나는 중국 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입니다
 
김성우
 
민족을 물으십니까
저는 중국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입니다
명함장 신분증도 그렇거니와 
저의 넋과 피가 증명합니다
중국의 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입니다
생활을 물으십니까
부럼도 많고 자랑도 많고
걱정도 노력도 남보다 많은 생활입니다
슬플 때는 눈물 삼키며 막힌 억을 달래다가도
기분 좋으면 즐겁게 어깨춤 들썽입니다
  
만주 황야에 논을 풀고 정착한 할할아버지
그때는 코리언 차이니즈가 아니였습니다
일본인의 뻐드렁이 사이에 튕기는 말끝마다
‘센징’, ‘센징’ 으로 불리여졌습니다
간혹 저도  ‘꼬리’에 ‘빵즈’를 듣고
열기 띤 모습으로 항변도 했습니다
중국 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를 모르는 사람에게 
중국 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를 알려주고 싶고
드팀없는 존재로 살아가려 하였습니다 
 
차이나의 의식과 코리언의 감정에
면양과 사자의 성미 한데 반죽하여
저의 혈관 속을 세차게 흐르며
중화의 대지 높푸른 하늘 아래
남부끄럽게 살지 말라 가르쳤습니다
 
중국 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이면서 아닌 체 하는 사람들
참말이지 머리 틔우는 약이 있었으면
한 바가지씩 푹푹 안겨주고싶습니다
 
보십시오, 저기 산발 우를 꿈틀거리는 
위대한 장성 중화의 넋 가운데는
우리 중국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의 넋도 분명 스며있습니다
보십시오, 세계코리언 평화의 날 대렬에는
우리 중국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의 노력도 슴배여 있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 살아도 어디를 가도
저는 중국 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입니다
중국의 광활한 대지 우에서
잘살아보자, 잘살자 노력하는 
중국조선족-코리언 차이니즈 그 자랑찬 이름의 한 성원입니다 
 
주: 제8차 ‘두만강 여울소리’에  내놓은 작품으로서 ‘천지’ 잡지 1991.9월호에 실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