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전집4-태항산록-(수필)한담설화

더좋은래일 | 2024.05.03 16:55:01 댓글: 0 조회: 61 추천: 0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66021


수필


한담설화


영국녀왕 엘리자베스2세의 단 하나밖에 없는 사위 마크 필리프스대위는 결혼한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장모인 녀왕이 령지를 골라놓고 백작으로 봉하겠다는것을 받아들이지 않고있다. 그리고 결혼 10년주년을 대대적으로 한번 경축하자는 녀왕의 어버이심정도

<<저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한마디 말로 간단히 사절해버렸다. 뿐만아니라 그 두 아들을 귀족학교에 보내자는데도 응하지 않고 10년이 여일하게 안해 앤공주-녀왕의 외동딸과 함께 한집안 네식구 농장집에서 살고있다. 그는 하루에 10여시간씩 농업로동에 종사하고있다.

그들 내외는 처녀총각시절에 다 소문난 기마선수들이였다. 다같이 국제올림픽에 출장하는통에 서로 마음이 맞아서 결혼을 하기는 하였으나 처음부터 피차에 언약한바가 있었다. 즉

<<저는 일생을 보통평민백성으루 살 작정인데... 그래두 좋으십니까, 공주전하?>>

<<좋아요.>>

<<어디까지나 제힘으로 벌어먹구 살지... 처가 <왕실>의 신세는 질 생각이 하나두 없는데... 그래두 좋으십니까, 공주전하?>>

<<좋아요.>>

평민총각과 왕족처녀의 결합은 이렇게 이루어졌었다. 그러므로 필리프스대위는 이날 이때가지 그 안해 앤공주의 년금(年金) 22만딸라로는 자기 농장에서 부리는 뜨락또르의 다이야 하나도 사본적이 없다. 그러니가 영국의 일등부자인 처가-왕실의 신세는 피천 한잎 지지 않고 제힘으로 산다는 말이 되는것이다.

처가의 덕을 좀 보려고 또는 시가의 덕을 좀 보려고 아득바득하는 속물들이 우글우글하는 세상에 이야말로 한잔의 샴팡같이 상쾌한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일가문중에서 누가 좀 출세를 한다는 소리만 나면 덩달아 어깨바람이 나서-상투가 국수버섯 솟듯해서-나돌아치는 추물들과는 천양지차의 인격자라고 아니할수 없다. 그가 비록 련합왕국 녀왕의 부마로서 자산계급에 속하는 인물이기는 할망정.

올해 48살의 팽곤지는 사천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한후 20년동안을 산서대학 물리학부에서 교편을 잡아왔는데 현재는 부교수다. 그이 안해 사상덕도 역시 같은 대학 물리학부에서 강사로 사업하고있다. 그들 부부는 근자에 2년 반 동안 미국류학을 하고 돌아왔는데 미국과학잡지에 발표된 팽곤지의 론문을 읽어본 미국광학학회 회장은 그 재능을 대단히 높이 평가하여 그더러 미국광학학회에 가입하라고 권유하였다.

팽곤지의 부친은 현대 대만에 있는데 국민당의 높은 관원이다. 팽곤지가 1982년 5월에 자비(自费) 공파(公派)로 프랑스에 류학을 갔을 때의 일이다. 그의 부친과 프랑스국적을 가진 화가인 그의 아우 팽만지 그리고 일가친척들은 모두 그더러 돌아가지 말고 국외에 머물러있으라고 그를 붙들었다. 그의 아버지는 대만에다 연구사업에 가장 좋은 조건을 마련해놓았으니 자기하고 같이 가자고 아들은 끌었다. 그러나 팽곤지는 웃으면서

<<저는 그래두 조국 대륙으루 돌아가렵니다.>>

하고 사절하였다.

팽곤지부교수는 작년 6월과 10월에 또 두차례 미국에 건너가서 국제학술회의에 출석하였는데 회의석상에서 그가 발표하는 론문을 근청한 미국대학의 책임자는

<<축하합니다, 팽선생. 봉급을 후히 드릴테니 여기 남아서 같이 일해보실 의향은 없으십니까?>>

하고 그를 끌었다. 여기서 한가지 념두에 두어야 할것이 있다. 봉급을 특히 후히 주지 않고 그저 보통으로 준다 하더라도 미국대학의 봉급은 중국대학의 그것보다 10곱절이 넘는다는것이다. 그러니깐 만약 팽곤지부교수가 미국에 떨어져서 글을 가르친다면 한달봉급이 산서대학에서 그가 현재 받고있는 봉급의 1년분에 해당한다는 이야기가 되는것이다.

그렇지만 팽곤지부교수와 그의 안해 사상덕강사는 현재 여전히 산서대학에서 내외 함께 유쾌한 심정으로 사업하고있다.

<<나는 아무 부장의 아들이요.>>

<<나는 아무 주임의 처남의 조카요.>>

<<나는 아무 서기의 사돈의 팔촌이요.>>

치사스레 이런 명함 아닌 명함을 내대고 무슨 덕을 좀 보려고 급급해하는 사람기와깨미들은 골백번을 죽어도 팽곤지부교수의 이런 고매한 품성은 리해하지를 못할것이다.

(그 자식이 머리가 돌잖았나? 받은 밥상을 왜 차내던져!)쯤 생각하고 혀를 쯧쯧 차기가 고작일것이다.

부모가 잘나면 자식도 꼭 잘나란 법은 없다. 부모가 못나면 자식도 꼭 못나란 법도 없다. 순전히 부모를 존경하는 마음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 부모를 존경하는 마음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 부모의 기치를 높이 추켜드는것이라면 량해할 여지도 바이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면

<<나는 살인강도 아무개의 아들이요.>>

<<나는 사기횡령군 아무개의 딸이요.>>

이런 명함 아닌 명함을 내대고 큰길을 활보하는 용사는 어째 하나도 없는가? 더 말할것도 없이 그런 명함을 내대고는 아무 덕도 볼수가 없을것이기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주 명백한바<<순전히 부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운운>>성립되지 않는다. 이래도 이렇게 하는데는 불순한 동기, 너절한 동기, 지저분한 동기가 없다고 딱 잡아뗄 배심이 있을것인가?

어떤 지위있는 간부가 한번은 나를 보고 자기의 아들딸들이 다 사법기관에 들어갔다고 자랑스레 말하는것을 듣고 나는

(저게 사람인가?)

생각이 들어서 그 얼굴이 빤히 쳐다보였었다. 의심할바 없이 그의 아들딸들은 저들의 실력으로 사법기관에를 들어간것은 아니였다. 그 부모의 이른바 덕택으로 들어간것이였다. 그가 만약 공금 만원을 횡령했노라고 자랑스레 말한다면 나는 차라리 그 솔직성과 용기에 감복할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여 그는 수치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철면피한이랄 밖에 더 달리는 무어라고 말할수 없다.

지난해 12월 8일 <<인민일보>> 제1면 <<금일담>>에 어느 시 재정국장의 딸 오민이 가정탁아소를 꾸렸다는 짧은 글이 실렸었다. 지식청년인 그녀의 아버지의 <<덕택>>에 의뢰하지 않고 제 갈길을 제가 개척한 독립적인격을 가진 존경할만한 처녀다. 존경을 받을것은 그녀만은 아니다. 그 아버지 재정국장도 그 딸과 마찬가지로 존경을 받아야 할것이다. 이런 존경할만한 부녀(父女)들이 살아있는 한 이 나라의 전도는 희망차고 양양하다. 직업을 선택하는데 들어서 간부의 자녀나 일반근로인민의 자녀나 다 지위가 평등하고 기회가 균등해야만 이 나라는 륭성하고 번영할것이다.

두서없는 한담설화를 마무리면서 역시 지난해 11월 27일 <<인민일보>> 제1면 <<금일담>>에 실렸던 글 한편을 우리 말로 옮겨놓는다.


심수 어느 고급료정에 북방 몸차림을 한 젊은이 몇이 들어왔는데 그중의 하나가 료정의 녀접대원과 아는 사이여서 아주 자랑스레 자기의 동행들을 가리키며

<<이분은 어느 군단장의 아드님이구 저분은 아무 국장의 따님이구...>>

이와 같이 소개를 하였다. 그런데 소개가 다 끝나기도전에 그 녀접대원은

<<어째 저분들은 다 제 이름두 없구 제 직업두 없나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 여기선 그런 투가 통하지 않는답니다!>>

일순간, 두마디 말, 서로 완전히 다른 가치관념이 맞부딪쳐서 눈부신 불꽃을 튕겼다! 낡아빠진 봉건적문벌관념이 야유적인 미소앞에 여지없이 무너져내려앉았다.

나는 그 몇몇 젊은이들이 정말로 어느 군단장이나 국장의 자녀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설혹 정말로 그렇다 하더라고 그것은 간부자녀들중의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아직도 출신에 턱을 대고 무엇을 좀 누려보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어리석어도 이만저만이 아니랄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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