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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2

yinzhengyi | 2014.04.14 01:11:43 댓글: 7 조회: 2593 추천: 4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2125800

목이 타는듯한 갈증에 눈을 뜨고

내 집에 내 방이라는걸 확인하는데까지 15초의 시간이 소요 됐다.

약간의 두통과 더불어 살짝 어지럽기까지 하다.

 

머리맡 테이블에 수민이가 준비해준 물한컵을 다 비우고 나니 머리속이 한결 개운해 진거 같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새벽 425.

 

-깼어?

 

부시럭거리는 내 기척에 수민이가 잠이 덜깬 목소리로 묻는다.

 

-좀더 자자.

수민이가 내쪽 이불을 여며주고 다시 껴 않으면서 하는 말이다.

 

수민이 가슴에 얼굴을 뭍고 한껏 심호흡을 해본다.

익숙한 수민의 체취가 페부 깊숙히까지 느껴지는 감이 너무 좋다.

그렇게 그의 체취에 취해 나는 다시금 잠을 청해 본다.

 

 

 

 

-어제는 무슨술 그렇게 마셨어?

수민이가 운전대를 잡은채 의문스러운어투로 묻는다.

 

-……… 뭐 그냥…… 마시다 보니 그렇게 됐네……

요즘 스트레스가 좀 심했나 봐……^^

-무리 하지 마라

-^^…… 알았어.

-참 니네회사서 결혼휴가 몇일정도 줄수 있어?

-글쎄길어봐야 열흘정도?

-그검 신혼여행은 다음으로 미뤄야 되는건가?

-아마도구정때 가는거로 하지 뭐…^^

 

이런저런 얘기중에 회사에 도착했고

우리는 저녁에 보자는 인사를 하고 헤여졌다.

 

 

 

[너랑 나……… 다시 만나지 말자………]

(그래, 어제 마지막으로 준수한테 그랫었지.)

 

-희경아, 무슨생각하길래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야?

 

점심먹고 회사에 희연언니랑 사무실빌딩 밑층에 카페에서

간만에 티타임을 즐기고 있다.

 

-ㅎㅎ그냥

-결혼준비는 잘 돼가?

-양가 부모님들 기본적인거 다 준비 한다고 하셨어.

우리 가서 한복 맞추고 웨딩촬영하고 사돈보기 하고 결혼식 하면 된다고…^^

-좋으니?....ㅋㅋ

-언니는언니는 결혼할때 안 좋았어 그럼?

-ㅎㅎ결혼은 여자에게 고생문이라고 했어.

지금은 좋지만 나중에 애 엄마가 돼봐

-뭐가 어때서그래두 내 자식인데

힘들어도 자식크는거 보면서 행복하다고 우리 엄마는 그러더구만

-뭐 하긴ㅎㅎ

 

희연이 언니는 같은 회사에 2년 선배로

나보다 3살 많고 6년전에 결혼해서 지금은 2살나는 아들이 있다.

언니네 친정집 어머니가 일찍 남편을 여의고

지금 언니네 집에서 외손주를 돌봐 주신다고 한다.

시부모들은 한국에서 불고기집을 운영하시고

일년에 한번쯤 중국에 다녀 가신다고 한다.

 

희연이 언니랑은 성격도 비슷한데가 있고 말도 통해서

평소에도 무척이나 가깝게 지내는 편이다.

 

-참 언니한가지 물어볼게 있는데

-뭔데?

-저기언니 첫사랑이 언제야?

-? …… 얘기 뭐래니? …ㅋㅋ……

-얘기해봐…… 궁금해서 그래…^^

-새삼그레 그건 왜 궁금하대? ………ㅎㅎ

 

갑작스레 닥치는 물음이라 나를 살짝 흘겨주는 희연언니

 

-그게 아마…… 중학교 2학년땐가?

-서로 많이 좋아 했었어?

-글쎄그때는 많이 좋아 했는데……

나 그남자 때문에 자살시도까지 했었다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었지만 말이야…^^

-진짜? ………

 

평소에 너무 밝아보이는 희연언니가

남자때문에 자살시도까지 했었다는 얘기는

어느정도 충격적이다.

 

-? …… 남자가 헤여지자 그래서?

-아니…… 내가 임신을 했었거든……

-………

-놀랐니? ……

-…… ……… 조금…….

 

나는 어색한 웃음을 입에걸었다.

 

-첫사랑이 우리반 담임이였어.

사범학교 졸업하고 우리 학교에 온지 얼마 안됐었거든.

임신하고 그사람이랑 얘기도 못하고 혼자 속 앓이 하다가…………

너두 알잔아그시절에 가문에 그런일이 있으면

맨날 동네 사람들한테 손가락질 받으면서 살아야 하잖아.

나만 죽으면  다해결된다고 생각했었어 그때……

-…………

 

추억에 잠겨서 씁쓸한 표정으로

남 얘기 하듯이 지난일을 얘기하는 희연언니 이야기에

나는 끼여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목마다 머리를 끄덕여 보이는거로

듣고 있다는걸 표현하고 있었다.

 

-밤중에 강물에 뛰여 들었는데……

충격에 애만 떨어지고

나는 대출혈로 한동안 병원신세를 지다가 나왔지…^^

 

 

점심시간에 들었던 희연언니 말이 자꾸 생각나서

오후에 도저히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언니…………

 

끝내는 희연이 언니 메신저를 건드리고 말았다.

 

-ㅇㅇ

-나중에 다시 그사람언니 그 첫사랑 말이야

후에 다시 만나본적 있어?

-아직도 그얘기야?....

-ㅎㅎ…… 그냥 못들은거로 해……

-병원에서 나와 엄마 아빠가 전학시켜 줬어.

그후에 한번 만난적이 있었는데 미안하다고 그러더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자기랑 그런얘기 했어도

자기는 책임 못질거 같다고………

-………

-중학교 동창들 중에 은연이라는 친한친구 한놈 있는데

삼년전인가 그 남자랑 결혼 했어.

요즘도 가끔 연락하고 있고.

은연이 몇일전에 아들 낳았다고 연락 왔드라…^^

-언니 그사람 이해할수 있어?

-솔찍히 원망한적 없어.

강박적으로 당한것도 아니고 내가 원한거잖아……

그리고 그땐 우리 모두 너무 어렸고……

그래도 남자치고는 괜찮은 사람이야

-그래두……

-ㅎㅎ…… 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니? ……ㅎㅎ

- ~~ 내가 졌다……ㅋㅋ

-ㅋㅋ…………그나저나너 요즘 이상하다

결혼을 앞둔 애가 갑자기 첫사랑 타령이나 하구……

솔찍히 말해봐……너 뭔가 있지.

-예리하기는……

-있구나…… 맞지……너 뭔가 있구나…… 그지………

-십몇년전에 첫사랑 만났어……

-?

-오래전에 갑자기 소식이 끊겼었는데………

몇일전에 예고도 없이 갑자기 만났어……

 

 

 

[너랑 나다시 보지 말자…]

그녀가 했던말이 또다시 내 머리속을 어지럽힌다.

 

그날 수민이라는 그녀의 미혼부라는 남자의 등에 업혀나간뒤로

다시 그녀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말 그게 마지막인가? 정말 이제 다시 볼수 없는건가?]

 

다시 그녀를 볼수 없다는 생각이들자

가슴이 아프고 쓰리다.

 

-85년산 와인 있어요?

정교한 화장발에 가슴이 확 트이는 빨간색 드레스 차림의 손님이 물어온다.

 

-제가 한잔 드리죠.

내가 마시는 와인을 그녀 앞에 잔에 따라주었다.

 

바에 다니는 미모의 여인은 잘만 구슬리면 돈줄이나 다름 없다……

잘하면 지갑 두둑한 남자손님들 잘 물어 오니까……

 

여자와 이런저런 얘기에 와인을 곁들이는데

 

갑자기 내시아에 뛰여든 그녀………

 

이차로 온듯 두눈 초점이 살짝 풀려 있는 그녀 뒤로

일행인듯한 사람이 여러명 따라 들어온다.

 

회식인듯 여러사람들 권커니 작커니를 한참 동안 반복하다가

드디어 그녀가 살짝 비틀리는 걸음걸이로 화장실쪽으로 가고 있다.

 

-이만 실례 할꼐요………

나는 그녀 뒤를 쫒아 갔다.

갑자기 오늘은 얘기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다시 보지 말재메……

한참 있따가 나온 그녀에게 내 던진 말이다.


-
……

내말을 무시 하고 지나려는 그녀의 확 낚아 채버렸다.

왼지 오늘 이대로 지나가서는 안될거 같다.

 

-뭐야?

그녀의 목소리가 앙칼져 있다.


-
할 얘기가 있어.


-
찾아 와서 해달라고 할때는 쌩무시 하더니……

이제야 할 마음이 생긴거야?

약간은 혀가 꼬부라진 소리고 앙탈 부리는듯한 그녀의 고함소리다.

 

그녀를 잡고 있던 내 손에서 힘이 빠져 나간다.

 


-
만나면 얘기 해주겠다고……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 했는데……

준비가 덜 됐었나 바……

 


-
그럼 이제 준비가 다 됐다는 소리네?


-
……… 어……


-
얘기해봐


-
……… 화장실 앞에서? …………

- ㅡㅡ”……


-
조용한데 가서 얘기 하자…… 밖에서 기다릴께.

 

그러고는 바로 돌아서 카운터로 다가가

먼저 들어간다고 이것 저것 주의를 주고

나와서 차를 뺴고 좀 있다가 나온느 그녀를 태우고

무작정 운전 했다.

 

-어디가?


-
조용한데…… 얘기 할수 있는곳에………

 

한참 운전 하다가 왼지 조용하다 싶어 옆을 봤더니

그녀는 좌석에 몸을 묻은채로 잠이 들어 있었다.

피식 웃음이 나온다.

어디로 갈까 궁리를 하다가

끝내는 내 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는 그녀를 살짝 들어 안고 집에 들어가

그녀를 내 방 침대에 살며시 눕혔다.

 

기절한듯 잠드는 주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나 보다.

 

고이 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한참 내려다 보다가

나는 머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살짝 입마춤을 해줬다.

 

그렇게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십여년동안 얼어붙었던 심장속에 다시 피가 흘러드는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방에서 나와 거실에 딸린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고

독한 양주 둬잔 마셔주고

나는 거실에 쏘파에 몸을 뉘이고 잠을 청한다.

추천 (4) 선물 (0명)
IP: ♡.245.♡.152
xing520 (♡.50.♡.198) - 2014/04/14 11:17:26

너무나도 잘 보고 갑니다. 결말이 궁금해지네요~~~추천

yinzhengyi (♡.50.♡.226) - 2014/04/17 21:41:33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추천도 고맙습니다..... 애 엄마라... 조금 늦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엔 끝까지 올릴겁니다...
지켜봐 주세용....^^

북위60도 (♡.60.♡.229) - 2014/04/15 11:07:45

어쩐지 수민이 결혼이 안이뤄질것같은 느낌...나만 이런가요...

yinzhengyi (♡.50.♡.226) - 2014/04/17 21:44:26

글쎄요.... 결혼하는게 좋을까요? 안하는게 좋을까요?.....ㅎㅎ.......

newsky (♡.239.♡.170) - 2014/04/16 09:55:09

결혼앞두고 그리웠던 첫사랑과의 재회...너무나도 드라마틱하네요.

yinzhengyi (♡.50.♡.226) - 2014/04/17 21:44:51

좀 그렇죠....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ㅎㅎ...

꽃길을함께 (♡.188.♡.91) - 2014/05/08 13:49:57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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