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도 내성이 생긴다. 술이 늘었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알코올 내성' 때문이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술 마시는 강도와 빈도를 늘려야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알코올에 내성이 생겼다는 건 그 만큼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칫 건강에 큰 해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빨리 취할 수 있는 상황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여성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은 대체로 남성보다 빨리 취한다. 체격이 작은 만큼 알코올을 희석시킬 수 있는 수분의 양이 적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알코올 탈수소 효소' 역시 적다. 이밖에 술을 빨리 취하게 만드는 몇 가지 요인들이 더 있다.
◆어떤 술잔을 이용하나=미국 공공과학도서관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맥주잔의 형태에 따라 술 마시는 강도가 달라진다. 술을 빨리 마시도록 유도하는 형태의 잔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브리스틀대학교가 진행한 이 연구에 따르면 세로로 홈이 파여 있거나 곡선 형태를 지닌 잔은 일직선으로 쭉 뻗은 잔보다 60% 빠른 속도로 술을 마시도록 만든다. 직선으로 된 컵은 얼마나 마셨는지 파악하기 쉬운 반면, 굴곡이 있는 잔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나=맥주 355㏄는 와인 147㏄, 독주 118㏄와 견줄만한 양의 알코올이 들어있다. 그런데 '알코올중독: 임상 및 실험연구(Alcoh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얼마나 마시느냐 못지않게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는가도 중요하다.
특히 보드카처럼 활기를 꺾는 종류라면 더욱 그렇다. 이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에 따르면 실질적으론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이더라도 맥주나 와인을 마신 사람보다 보드카를 마신 사람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다. 맥주 355㏄와 독주 118㏄를 마시면 독주를 마실 때 더 빨리 술기운이 오른다는 의미다.
◆밥 먹기 전 마시는 식전주=빈속에 술을 마신다는 건 언제나 좋지 않은 생각이다. '임상약학저널(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적어도 술을 마시기 한 시간 전, 550칼로리 정도의 음식을 섭취해야 몸의 알코올 분해 속도가 빨라진다.
물론 음식 자체가 알코올을 흡수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알코올을 처리하는 간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음식을 먹으면 간의 혈류가 증가해 알코올을 처리하는 능률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밥 먹기 전 마시는 식전주는 바람직한 음주문화라고 보긴 어렵다.
◆최근 수술을 받았다면=비만을 치료할 목적으로 위장을 접합하는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위의 크기를 줄어들게 만들뿐 아니라 해부학적인 구조에도 큰 변화를 일으킨다. 입, 위, 소장을 거치는 알코올의 진행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는 것이다. 즉 체내로 흡수되는 알코올의 양이 많아진다.
'미국의학협회 수술저널(Journal JAMA Surger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했다면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보단 수술을 받은 사람이 2배 정도 빠른 속도로 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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