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필요해요

단밤이 | 2024.01.11 12:32:38 댓글: 12 조회: 1179 추천: 4
분류생활잡담 https://life.moyiza.kr/lifejob/4539369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생겨요.
그중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가 저는 가까운 사람의 부탁이었어요.
저는 누군가에게 신세 지지 말자는 생각이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터라 웬만하면 제 선에서 해결하려고 한 편이에요.
한마디로 아쉬운 소리 하기 싫어하는 편이죠.
돈을 빌려달라던지, 일을 도와달라 이런 말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혼자 힘들더라도 꾸역꾸역 해결해왔어요.
심지어 부모님이 잘해주시는 것에도 부채감이 있을 정도였고요.
사회 나와서도 친해진 친구들이나 언니, 이모들이 있어도 받기만 하는게 미안해서 뭔가를 받으면 꼭 되돌려주려고 애썼죠.
그러니 저보다 나이 많은 언니, 이모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긴 했지만 저는 꿋꿋이 더치페이를 했어요. 그래야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다른 인간관계에서도 일방적으로 받는 게 불편해서 연인 친구 동생 할 것없이 다 그렇게 해왔어요.
경험상 이렇게 하는게 잡음도 없고 좋았어요.
친한 동생들도 비슷한 성향으로 자각적으로 그렇게 해왔어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는 했어요. 가끔 서로 기분 좋을 때 한번씩 칭커 하는 건 있었어요.
생일때 케익 사준다던가, 카페에서 음료수를 사준다던가 하는 건 너무 빡빡하게 더치페이 이런거 없었어요.
이런 성향이 있다보니 무조건 얻어먹으려고 하는 사람과는 오래 가지 못하고 멀어지더라고요.
특히 어떤 한국 여자애와 친해졌던 일이 있었는데 제가 몇 살 더 많은 언니니까 당연히 제가 밥 사야 하는 줄 알고 식사 끝나면 자리에서 딱 앉아서 제가 계산하기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같이 일어났어도 계산대에 제가 가면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면서 제가 계산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솔직히 좀 정이 떨어지더라고요.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당연하다 여기는 그 태도가 좀 거슬렸었어요. 영화를 보러 가도 "언니가 예매 해줘." 이러고 몇 번 만나보니 계속 그런 식이라서 그 친구 연락은 피하게 되더라고요. 아예 연락을 끊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한 1년가까이 연락이 없다가 문득 연락와서는
돈을 10만원만 빌려달라고 하는 거에요.
자기가 백화점에 왔는데 뭐 사려고 하니 돈이 모자라다고요.어이가 없더라고요. 가족도 있고 남친도 있는 애가 돈 빌릴데가 그리도 없었을까요? 저는 아예 답장을 안 했어요.
이 경우 빼고도 어쩌다 알고 지내다 친해진 여러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제안을 받았죠.
다단계, 사이비 전도, 보험 등등 이 경우는 무난하게 거절을 했어요. 별로 친하다 생각한 사람들이 아니었으니까요.
거절이 어려운 경우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한 친구의 부탁이죠.
저는 부탁을 웬만하면 다 들어주는 편이긴 했는데 제 일을 제쳐두고 남의 부탁을 들어주다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고 그렇다고 해서 안 들어주면 실망+원망을 사는 게 걱정이 돼서 거절을 잘 못했어요.
하지만 도움을 주고도 큰 보람을 못 느낀 이유가 있다면 제가 도움을 주는 것을 호의가 아닌 응당 해줘야 한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보여서였어요.
그러다가 도저히 못 견디겠어서 못하겠다고 말하고나니 속은 시원했는데 그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지더라고요.
가깝고 친한 사람에게 자기 부담을 떠넘기고 도움을 바라는 게 과연 저를 진심으로 좋아하긴 하는 행동일까요? 아님 친하다는 빌미로 의지만 하고 싶은 걸까요.
혼자 많은 생각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나 자신을 챙기면서 여유가 있으면 도움도 주자 이거에요.
누군가가 저에게 너무 의지하고 일일히 다 도와달라고 매달리는 건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생각이 돼요.
책을 읽다가 저에게 혹은 저와 비슷한 고민을 했을 분들에게 필요한 글을 가져와봤어요.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면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길 바라요.


죄책감 없이 ‘No!’라고 말할 수 있는 10가지 권리

1. 나는 내 행동을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질 권리가 있다.
2. 내 판단에 대해 설명하거나 변명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3. 도움을 제공할지 여부를 나 스스로 판단할 권리가 있다.
4.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지 변덕을 부릴 권리가 있다.
5. 매사 완벽할 필요가 없으며, 때때로 실수할 권리가 있다.
6. 모르는 것에 대해 ‘나는 모른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
7. 상대방이 제공한 호의와 상관없이 행동할 권리가 있다.
8. 때론 비합리적이거나 즉흥적으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
9. 시간이 남아돌아도 ‘바쁘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
10. 하기 싫은 일에는 단호하게 ‘관심이 없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


'생각의 각도' 중에서


로즈박님이 100포인트 선물하셨습니다.
가을의야옹이님이 100포인트 선물하셨습니다.
추천 (4) 선물 (2명)
IP: ♡.252.♡.103
들국화11 (♡.136.♡.110) - 2024/01/11 12:47:23

거절할줄 아는게 가장 현명한거 같아요 저도 어릴때부터 거절할줄 모른다는 소리 항상 듣고 살다가 지금은 저만 낙동강오리알 신세 됫어요 ㅋㅋㅋㅋ 거절하면서 사시는게 맞아요

단밤이 (♡.252.♡.103) - 2024/01/11 12:49:12

로즈박님 글을 보고 저도 생각나는게 있어서 글을 올려봤어요. 자기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사람들과는 멀리 떨어져 지내는게 맞는 것 같아요 ㅋㅋ

기억을걷는시간 (♡.36.♡.183) - 2024/01/11 14:33:36

한국사람들은 언니거나 형이면 좀더 사야한다는 문화는있더라구요.
하지만 최소 두번먹었으면 한번은 사야는게 맞는도리인데
이친구는 별로네요. 돈도 쬐끔식 빌려가는사람 좀 이해안되긴해요.
어린미성년도아닌데 ..평소는어떻게 살았는지 그작은돈 없나싶네요.

단밤이 (♡.252.♡.103) - 2024/01/11 14:36:43

어려서 그런지도 모르죠. 밥을 사면 커피라도 사야하는데 그게 좀 그렇더라고요 ㅋㅋ
돈도 저보다 더 많이 버는 애가 왜 그랬을까요?
조금 이해가 안되긴 했어요.

기억을걷는시간 (♡.101.♡.135) - 2024/01/11 15:04:11

돈도 더벌면 님호구로보고있네요.
밥사면 커피라도 사야는게 기본인데
아직 기본이 안되네요.

단밤이 (♡.252.♡.103) - 2024/01/11 17:09:35

다 지나간 일이에요 ㅋㅋ

로즈박 (♡.163.♡.224) - 2024/01/11 17:18:35

생각에 잠기게 하는 글이군요..
저도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누가 도움 요청하면 다른 사람을 시켜서라도 꼭 해줘야 시름놓아요..돈 빌려달라고 하면 내한테 잇는걸 알면 거절 못하고 빌려주기도 하고..
단차님이랑 비슷한 성격같애요..
속으로는 거절하고싶은데 입으로는 또 거절을 못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라 갠히 나만 상처를 받은적도 많아요..
항상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내라면 어쨋을가 그러면서 결정을 내렷던거고..
그게 그 사람을 위한 배려엿는지 아님 나만 호구가 된건지도 모르고..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결국엔 나만 아파지는같더라구요..
이제부터는 확실하게 싫은건 싫다하고 살아야겟어요..

단밤이 (♡.252.♡.103) - 2024/01/11 17:56:49

상대방이 도움 주는걸 감사하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는지는 당사자가 가장 잘 알죠. 처음엔 몰라도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느낌이 오잖아요. 기꺼이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줘도 되지만 괴로워하면서까지 도와주는건 호의를 넘어선 희생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럴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자기가 판단하는거구요. 다른 사람이라면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을테지만 저도 가족일이면 많이 망설이게 되더라고요.

봄날의토끼님 (♡.65.♡.126) - 2024/01/12 01:38:26

인간관계는 책에서처럼 쉽지도 않고 또 남의 일처럼 그렇게 쉽지만은 않더라구요.
아주 오랜 친구도 오랜만에 자주 만나니 소비관념도 틀리고 해서 이해가 안될때가 많더라구요. 짜개바지 친구가 한국에서 오래 살았는데 제가 5번 이상 살때 한번을 살가 말가 하고 그 친구가 먼저 커피를 사고 항상 제가 밥을 샀는데 돈을 떠나서 마음이 불편하더라구요. 그 친구만의 소비관념이 있겠지 이해하려고 하고 만나는 횟수를 조금 줄이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저는 미국에서 더치페이를 어린 나이에 배웠음에도 정이 없어 보여서 친한 친구하고는 안하고 있어요. 현재 여기서 만난 친구는 남아공 사람인데도 저랑 같은 생각이더라구요. 친한 사람하고는 더치페이 안한다고 해서 우리는 각자 눈치껏 계산을 한답니다.
저는 얻어먹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항상 조금 더 낸다 생각해야 마음이 편해서 좋아요 ㅋㅋㅋ
단밤님은 똑부러지게 잘하고 계신것 같아요, 역시 요즘 젊은 세대는 틀리긴 틀리네요.

단밤이 (♡.252.♡.103) - 2024/01/12 07:55:30

제가 더치페이를 하게 된 이유는 회사 다니면서 모임 할때 배웠어요. 1인당 1만원씩 걷어서 밥도 먹고 카페도 가고하니 마음에 부담이 없고 좋더라고요. 그리고 친구는 한 명하고만 만나는게 아니고 동시에 여럿을 만나다보니 자연스럽게 더치페이를 하게 됐어요. 계산할때 '따로 계산해주세요.'라고 하면 카운터에서 알아서 나눠서 각자 지불이 되더라고요. 그렇지 못하다면 한 사람이 먼저 계산하고 나중에 단톡방에 영수증 올리면 다른 친구들이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을 썼어요. 서로 불만도 없고 좋았어요.
1대 1로 만나면 부담없이 번갈아 계산을 하기도 했어요. 제가 사주고싶어서 계산해도 친구가 다음에 자기가 계산을 하겠다며 고집부리더라고요 ㅋㅋㅋ

가을의야옹이 (♡.228.♡.246) - 2024/01/15 11:50:08

단밤님은 마음이 여린 분이였구나, 호의를 권리로 아는 사람은 진짜 별루인거 같아요.
이제부턴 나만 챙겨요,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은 챙겨줄 필요 1도 없어요.

단밤이 (♡.234.♡.110) - 2024/01/15 12:00:26

저도 바뀌어야죠. 노력하고 있어요. 도울 수 있는건 돕고 어려운건 잘 거절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가을의 야옹이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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