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슬픔

말가죽인생 | 2023.07.28 17:37:57 댓글: 10 조회: 1370 추천: 7
분류직장생활 https://life.moyiza.kr/lifejob/4490155
변호사직업은 겉보기와 달리 이런저런 안건들을 대리하고 변호하다보면 언제나 아쉬움

과 씁쓸함이 뒤따르는거 같다. 형형색색의 인간들을 만나는 일이고 골치아픈 일이 생겨

찾는게 변호사인만큼 그걸 접하는 일이 의사들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방금 원만하게 처리한 상속안건이 있는데...이후에 이런 사건들이 많아질거 같다.

오늘 뉴스에 보니깐 한국에 귀화한 조선족이 12만명을 넘어섰다는것이다. 귀화한 뒤

중국에 남은 유산을 상속받을때 이런저런 문제들이 생긴다. 내 당사자의 경우인데...

부모가 열살때에 이혼했다. 그뒤 중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엄마따라 한국에 갔고

한국에서 귀화했다. 중국에 남아있던 아빠와는 30년동안 몇번 만나본게 고작...헌데

아빠가 몇년전에 돌아가셨다. 급기야 돌아가신 바람에 아빠 장례식도 못참가하고 한달

넘어 소식 전해듣고 중국에 왔지만 아빠의 형제들의 이런저런 압력으로 아빠가 남긴

유산을 상속받겠다는 말도 못하고 한국에 돌아갔었다. 후에 아빠의 집은 고모가 들어가

살고 아빠의 저축은 사촌언니가 20만원가량 다 인출해 써버렸다. 헌데 아빠한테 그만한

저축이 있다는것도 몰랐었다. 저축은 아마 아빠 형제들이 나눠쓰려다가 서로 합의를 못

봐서 나의 당사자한테 서로 고자질하는 바람에 그만한 저축이 있다는걸 알았다.

변호사인 나한테 제공한 단서란 두가지다. 첫째, 아빠한테 저축이 20만원 있었다는데

사촌이 썼다는것, 둘째, 아빠가 집도 한채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유산을 상속받고싶다했다. 지인의 소개로 의뢰받은지라 거절못하고 맡기는 맡았는데

첩첩산중이였다. 첫째는 신분관계를 증명하는것이 힘들었는데...아빠의 생년월일만 기억

하고 있었다. 당사자는 이미 한국국적이고...부녀관계증명부터 힘들었다. 둘째, 아빠가

어디에 저축을 했고 친척이 어느 저축카드에서 얼마를 어떻게 꺼냈는지를 몰랐다. 셋째.

법적상속을 받으려면 다른 제1순위의 상속자들이 있는지 없는지를 몰랐고 제1순위

상속자에는 부모,배우자,자식인데...할아버지 할머니가 세상뜬건 아는데...사망증명을

뗄수가 없었다. 아빠가 그동안 몇번,누구와 결혼했는지?부양관계가 있는 자식이 있는지?

변호사가 탐정이 돼버렸다.한두달간 이리저리 뛰면서 겨우 유산선색을 찾고 소송까지

들어가서 거의다 찾아내고 저축도 돌려받고 집조와 열쇠까지 찾아왔다. 며칠뒤 의뢰인

한테 다 넘겨주면 되지만 저축을 꺼내쓴 친척과 집을 사용한 친척도 소송과정을 거쳐

느낀거지만 안쓰러운면도 있었다. 30년간 별로 아빠를 돌보지도 않고 몇번 련락도

안하고 무슨 낯으로 유산을 다 가지겠다는가고 엄청 화냈고 나보고 이말은 꼭 전달해라

면서 줄창 내 의뢰인을 욕했다. 열살때 이혼한 엄마손에 끌려 생활했던 내 의뢰인은 쉬웠

을가?첨엔 몇마디 대꾸하다가 듣는 사람이 욕이라고 변호사한테는 뭐라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의뢰인의 모든 리익을 수호해야 하는 변호사로서 글쎄 욕 한두번 먹는게 뭐 그리

바쁜 일이겠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의뢰인의 처사에도 답답했었다. 왜 그사이

홀로 남겨진 아빠한테 자주 련락드리고 문안하지 않았을가 하는 아쉬움말이다.

친척들은 그렇게 말했다. 생전에 그분이 자신을 잘대해준 친척들에게 모든 재산을

다 줄것이라고 여러번 말했었단다. 헌데 증거는 없었다. 또한 인간은 삶의 욕망때문에

대부분 먼저 유서를 써서 공증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나마 생전에 영정사진이랑 먼저

찍어두거나 유서도 남겨놓는 분들도 있으시다. 건강한 부모님보고 유서 써라고 강박

해라는것이 아니라 치매에 걸릴수도 있거나 혹은 건강이 심하게 안좋을때는 유서 공증

이랑 해놓는것도 바람직한것 같다.

오늘은 이만. 다들 무더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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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캔들 (♡.244.♡.188) - 2023/07/28 21:37:06

좋은 글 잘 읽었어요 ㅎㅎ 아들이 살아 있는 유일한 제1순위 상속권자여서 아버지 유산을 아들이 상속받는게 당연지사인데, 30년동안 아들이 아버지한테 연락 몇번 안했고 실제 아버지를 돌바준 사람은 형제들인것 같고...어떤게 맞는지...어렵네요.

달나라가자 (♡.116.♡.252) - 2023/07/28 21:48:58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지만, 제가 만약 의뢰인이라면 돌려 받은 돈 절반만 갖겠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아버지를 생전에 돌보던 형제들한테 나누어 주겠습니다.
다 가지기엔 좀 염치 없어서…

로즈박 (♡.91.♡.41) - 2023/07/28 23:18:57

저도 달나라님이랑 같은 생각입니다..30년동안 문안한번 안하다가 자식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어찌 혼자서 그 돈을 다 가질수 잇을가요?너무 염치없고 욕심많은 사람으로밖엔 생각이 안되네요..

핑피 (♡.104.♡.164) - 2023/07/29 09:15:50

이런 일도~~참

snow1025 (♡.106.♡.75) - 2023/07/30 13:41:24

음….어쩔 수 없이 일은 완벽하게 마쳤지만 인정상 납득이 안되는거네요~~~~
실은 법이 점점 완벽하게 변하고 있으니 상속권도 추가조건을 넣어야죠 ㅋㅋㅋ
이혼 할때도 몇년 분거하면 되듯이 상속권도 몇년 연락이 없고 건강이 안 좋은 부모님을 돌보지 않았으면 유서에 꼭 주라고 하지 않는한 상속권상실같은것을 ㅋㅋㅋ
이상 문외한의 생각입니다~~~ㅋㅋㅋㅋㅋ

코테츠 (♡.18.♡.44) - 2023/07/31 08:47:21

구하라처럼 몇십억씩 있으면 몰라도 30년씩 연락안하고 살다가 고작 20만저축하고 집한채를 받겠다고 打官司한다는 자체가 참
씁씁하네요
아버지 형제들은 엄마랑 아들 싸잡아서 욕할거같고 ...

일초한방울 (♡.104.♡.76) - 2023/07/31 12:18:32

돈앞에선 누구든 다 달라져요 ㅋㅋ 저의 친구 일인데 남편이 자살하는바람에 집 재산이 남편 아버지 그담에 자식한테로 가게 댄다네요 ㅜ 남편 아버지라면 30여년전초등시절 엄마아빠 이혼후로 만난적도 없는데,, 그 아버지 분이 재산 (상해집이라)노리고 잇어서 현재 저의 친구랑 소송중이예요 ㅜㅜ

Reminiscent (♡.191.♡.139) - 2023/08/06 06:03:35

진짜 법률 앞에서 사람의 진짜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변호사분들이 시간이 지나가면서 조금 더 냉철하시게 일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말가죽인생 변호사님은 인간미가 넘치시는 변호사 같네요.

닭알지짐닭알지짐 (♡.25.♡.212) - 2023/08/06 06:17:43

말가죽인생님 생활방 행차하셧네요 세공에서 좋은글 많이 남기셔서 재밋게 잘 읽고 잇었는데 생활방에서 보니 더 정겹지 말입니다. 자주자주 놀러오쇼 ㅋ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08/09 07:40:32

부모자식이 직속관계라 어쩔수없죠.형제끼리 돌바
줫다구 자식이 살아잇는데 유산으 상속받겟다고 의
뢰인을 욕하고 형제끼리 싸우는것도 우둔한 사람들
이네요.

형제끼리 돌바줄수도 잇고 베푼만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잇습니다.

어린나이에 아빠사랑 못받고 자란 의뢰인이 경제적
보상을 받는거지요.

어차피 형제끼리 싸워서 합의를 못보는데 차라리 자
식이 상속받는게 나아요.

...

한국에서는 어린애가 여행가서 물에빠져 죽엇는데 이
혼해서 다른여자랑 같이살던 친부가 찾아와서 자식
보험금 절반 타갓네요.

부모자식관계는 어쩔수없는 첫번째순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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