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yingxiong | 2020.04.09 11:28:34 댓글: 11 조회: 1857 추천: 3
분류40대 공감 https://life.moyiza.kr/sympathy/4092014
오늘아침 잠이 일찍 깨서 일어나 닭알튀김을 했다
닭알 마사서 파 잘게 썰어넣어 골고루 썩은후 튀기니
색상도 괜찮고 먹음직해 보이더라 .
갑자기 옛날 도시락 싸서 다니던 일이 생각난다 .
22살 되던 해던가 무대설비 안장공장 다녔다
점심이면 한조 사람들 모여 같이 식사하는지라
여럿이 모인장소서 반찬이 너무 스산하면 안된다며
엄마 거의 날마다 반찬에 파 섞어 튀긴 닭알 하나씩 넣어주군 했다 량도 많아보이고 ㅎㅎ
집체공장이라 5대명절(원단 5.1 추석 국경 설)때면
닭 물고기 갈비 같을걸 꽤나 나누어 주어서 열흘 정도는 고기 붙이 반찬 잘 싸다니군 할뿐
생활수평이 낮을때라 평소엔 고기 별로 사먹지 못했다
유치원땐 별로 기억에 남은게 없고 아버지 사다준
고무공 다른애들 가져 놀게하고 장졸임 소고기 쪼각 얻어먹던 일이 생각난다
소학교땐 학교 소재지 마을 애들은 점심 집에 가 먹고
나같은 외마을 애들은 밥 벤또 싸 다녔다
점심이면 난로우에 놓아 덥히는 번또들에서 냄새 허파
자극하며 풍겨왔고.
여름철 되니 남자애들 어느날부터 벤또 들고 나가 먹기시작한다. 덩달아 따라 나가 먹어보니 집에서 소매점 경영하는 애가 집에서 담배 한통씩 훔쳐나와 한대씩
피우게 나누어 주기 때문이네...
한번은 무슨일로 학교마을 애네 집에 가 먹게 되였다
그애 엄마 내 벤또밥 덥혀주고 사발에 새밥 더 담아주는걸 고지식하다 못해 한심한 내란넘 제 벤또밥만 싹 싹 끌어먹었겠구나 농촌서 쌀이 모자란것도 아니고 그집 밥 꺼리는거 그집 엄마 섭섭해했을건데..
중학교땐 현성에 숙사생활 했기에 식당밥 먹다 집에서
형님이나 엄마 아버지 어쩌다 현성에 일보러 오시다
갖춰준 번또밥 폭식하군 했을뿐
세멘트공장 다닐때도 늘 도시락 싸다니군 했다
제일 인상깊은게 통나물반찬 자주 싸다니군 한거다
맛도 괜찮지만 보기에도 좋고
복장회사 다닐땐 어떤반찬 위주로 다녔던지 생각 안나고
한번은 이사로 집에서 키우던 비둘기 잡긴 아깝고 아버지 팔려 시장에 나가셨다 팔지 못해서 잡게 되였는데
엄만 울며 한점도 안 잡수시고 난 번또에 싸가지고
갔다가 점심에 둬점 짚고 다른애들 나누어 주고 말았다
북경회사에 10몇년 출근할땐 사흘이 멀다하게는 몰라도
주마다 한번씩은 깐두포채 싸 다닌것 같다.
그래도 질리지 않고 후에 회사 가까운 애들 나가 훠궈
회식할때마다 老大 爱吃豆皮 하며 깐두포 한접시 꼭 꼭 시키군 한다.
그땐 도시락 싸 다니는게 위생이고 건강이고 깨끗해서 보단 돈 절약하느라 경제적인것 같다.
돌이켜보니 동북두부 깐두포 통나물 닭알이 참 좋은 반찬감이다.어떻게 해먹어도 다 좋으니...
추천 (3) 선물 (0명)
闲谈莫论人非,静坐常思己过。
IP: ♡.202.♡.65
보라빛추억 (♡.137.♡.147) - 2020/04/09 12:58:53

저와 친구들은 학교때 벤또에 감자채, 콩나물,김치볶음채를 많이 싸갔던거 같아요. 여름이면 장물열콩이랑 가지채도 싸구요.
서로 다른 채소를 싸오면 서로 바꿔먹기도 했죠. 가끔씩 닭알볶음이나 멸치볶음도 쌌지만 자주는 아니였구요.

단 원족이나 운동회때면 닭알볶음,멸치볶음이 꼭 등장했지요.

아, 구차했지만 즐거웠던 학창시절이여!ㅎㅎㅎ 주인장님 덕분에 학창시절 추억에 잠겨보네요.

yingxiong (♡.202.♡.65) - 2020/04/09 14:15:12

장물열콩 이라니 연변분이시군요 저두 추억속에 잠겨보기 좋아합니다

보라빛추억 (♡.137.♡.147) - 2020/04/13 14:28:28

전 아직도 장물열콩 표준어로 뭐라하는지 잘 모릅니다. ㅎㅎㅎ 한족말로는 豆角라고 알았는데 남방에서는 扁豆라구도 하네요.
한족말 조선말 다 표준어로 정확한 단어를 못찾아서 그냥 연변식으로 말했어요.ㅎㅎ

에그아홉쪽 (♡.214.♡.50) - 2020/04/09 13:07:27

그 복장공장에 다니던 처녀하고 같이 변또 먹엇나요?

yingxiong (♡.202.♡.65) - 2020/04/09 13:36:41

차암~먹고싶은거 못 짚었죠.

에그아홉쪽 (♡.136.♡.114) - 2020/04/09 15:36:23

춤으 퉤퉤해놓고 다 내꺼다!
하고 혼자 다 먹어야지요 ㅋㅋ

지금쯤 어디서 할머니질 잘 하고 잇겟지요?

길에 (♡.208.♡.228) - 2020/04/09 14:14:05

ㅎ ㅎ

돌덩이 (♡.208.♡.35) - 2020/04/09 22:30:28

도시락 이렇게 많이 드신분은 처음 보네요 하하

돈귀씽 (♡.62.♡.82) - 2020/04/10 04:45:12

감재채.김치볶음...아주 좋아는데....
특히 썅창에 계란볶음은 아 다른사람 싸오는게 그렇게 탐나구 고급 쓰럽워보여는데
....
다 크구 아무리 해먹어두 그때 그맛 못느끼겠서요...

flower (♡.80.♡.205) - 2020/04/10 13:00:56

말만 들어도 친근감을 느끼네요.
같은 도시락을 먹으며 컷다는건 같은 문화를 공유한다는거죠.
감자채, 콩나물,김치볶음채등등은 참으로 좋은 회억이였네요.

지금도 고기를 몇점 더 넣는거외에는 그래도 여전이 비슷한 채소로 도시락을 들고다닐때가 많네요.
어릴적식성은 잘 고치기 어렵나봐요.

cosmos00 (♡.63.♡.8) - 2020/04/15 19:52:17

소학교때 번또를 싸고 다녔는데요.. 제일 밑에 놓은 번또가 밥이 타서 가마치가 붙을때도 있었어요 ㅋㅋ 그 냄새에 네번째 시간은 어정쩡 흘러가는거죠

30,213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다가온인연
2009-10-13
0
76645
안동김씨
2020-05-12
2
1631
안동김씨
2020-05-12
1
1526
헤이디즈
2020-05-11
2
2065
금라아니
2020-05-11
4
2093
용정시내남자
2020-05-10
3
4581
경찰공무원
2020-05-10
7
1972
용정시내남자
2020-05-10
2
1817
현재2020
2020-05-09
3
1377
로컬푸드
2020-05-09
1
2019
보라빛추억
2020-05-08
4
2185
헤이디즈
2020-05-08
3
2747
냥이00
2020-05-08
1
1456
핸디맨남자
2020-05-08
3
2326
rkqhwk
2020-05-07
1
1886
rkqhwk
2020-05-06
0
1826
장백산늑대
2020-05-05
0
1665
현재2020
2020-05-05
1
2954
yingxiong
2020-05-05
2
1911
허옥자
2020-05-04
4
2320
galaxy2
2020-05-04
8
1865
봄봄란란
2020-05-03
5
1560
개선자
2020-05-02
1
2278
강신돈
2020-05-02
0
1651
핸디맨남자
2020-05-02
2
1683
장백산늑대
2020-05-01
0
1370
rkqhwk
2020-05-01
2
1208
개선자
2020-04-30
9
3160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