查拉图斯特拉如是说 4部 제물로 바친 꿀

나단비 | 2024.01.25 04:51:03 댓글: 0 조회: 89 추천: 0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4292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물로 바친 꿀
차라투스트라의 영혼 위로 다시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머리는 허옇게 세었다. 하루는 그가 자신의 동굴 앞 바위에 앉아 말없이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서 구불구불한 계곡들 너머로 바다가 내다보였던 것이다. 그러자 그의 짐승들이 생각에 잠겨 그의 주위를 맴돌다가 마침내 그의 앞에 멈추어 섰다.
짐승들이 물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자신의 행복을 내다보는가?" 그가 대답했다. "행복이 무슨 소용인가! 행복을 바라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내 일을 생각할 뿐이다." 다시 짐승들이 말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선한 것에 진력을 다하여 그런 말을 하고 있다. 그대는 행복이라는 푸른 하늘색 호수에 누워 있지 않은가?" 그러자 차라투스트라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대들 어릿광대들이여, 참으로 절묘한 비유를 들고 있구나! 하지만 그대들도 나의 행복이 무겁고, 흐르는 물결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나의 행복은 나를 몰아붙이고, 나에게서 떠나려고 하지 않으며, 녹아내린 역경과 같다는 것을."
그러자 그의 짐승들이 다시 생각에 잠겨 그의 주위를 맴돌다가 또 한 번 그의 앞에 멈추어 섰다. 그들이 말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 때문에 그대 자신은 점점 더 누렇고 더 어두워지지 않았는가? 그대의 머리칼은 허옇게 세어 아마(亞麻)처럼 보이건만. 보라, 그대는 그대의 역청51) 속에 앉아 있구나!" 차라투스트라는 웃으며 덧붙여 말했다. "나의 짐승들이여,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내가 역청이란 말을 한 것은 사실 비방하기 위해서 였다. 익어가는 온갖 과일들에게도 나에게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나의 피를 보다 짙게 하고, 또한 나의 영혼을 보다 침착하게 하는 것은 나의 혈관 속에 든 꿀이다." 이 말을 들은 짐승들이 그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럴지도 모른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런데 그대는 오늘 높은 산에 오르려는게 아닌가? 공기가 맑아 오늘은 어느 때보다 세상을 더 잘 볼 수 있다."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그렇다. 나의 짐승들이여, 적절한 조언이고 마음에 드는 말이다. 나는 오늘 높은 산에 오르려고 한다! 그런데 거기서도 내가 꿀을 손에 넣을 수 있게 해다오. 더욱 노랗고 더욱 희고 더욱 좋은, 얼음처럼 신선한 벌집의 황금 꿀을, 그대들은 거기서 내가 꿀을 제물로 바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라투스트라는 산꼭대기에 올라섰을 때 자신을 뒤따르던 짐승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혼자 있게 된 그는 마음껏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제물에 관해, 꿀이라는 제물에 관해 말한 것은 하나의 술수에 불과했지만, 참으로 유용한 어리석음이었다. 이 위에서는 은둔자의 동굴 앞이나 은둔자의 짐승들 앞에서 보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제물을 바치다니! 나는 손이 천 개나 되는 탕진하는 자로서 나에게 주어지는 것을 탕진한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제물을 바친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내가 꿀을 갈망했을 때 투덜거리는 곰과 이상하고 무뚝뚝하며 심술궂은 새도 먹고 싶어 입맛을 다신 최상의 미끼와 달콤한 즙, 점액을 갈망했을 뿐이다.
사냥꾼이나 어부에게 필요한 최상의 미끼를 바란 것이다. 이 세계가 짐승이 사는 어둑한 숲과 같고, 온갖 거친 사냥꾼들의 유원지와 같다면, 나에게는 오히려 그 세계가 바닥을 알 수 없는 풍요로운 바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알록달록한 물고기와 갑각류로 가득 찬 바다, 신들도 어부가 되어 그물을 던지고 싶어 하는 바다 말이다. 이처럼 세계에는 크고 작은 기이한 것으로 가득하다!
특히 인간 세계, 인간의 바다가 그러하다. 이 바다에 나는 이제 황금 낚싯대를 던지며 말한다. 열려라. 그대 인간의 심연이여!
열려라. 그대의 물고기와 반짝이는 갑각류를 나에게 던져라! 나는 오늘 최고의 미끼로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라는 물고기를 낚으리라!
나는 나의 행복을 저 멀리 사방으로 던진다. 일출에서 정오를 지나 일몰 때까지. 인간이라는 많은 물고기들이 나의 행복을 끌어당기고, 매달려 버둥거리는 법을 배우지나 않을까 해서.
그 물고기들이 감추어진 뾰족한 낚싯바늘을 물고 나의 높이로 올라올 때까지. 심연의 바닥에 있는 더없이 알록달록한 것들이 인간을 낚는 낚시꾼 중에서 가장 심술궂은 낚시꾼에게 올라오도록.
나는 원래부터 잡아당기고, 내 쪽으로 잡아당기고, 내 쪽으로 끌어올리고, 끌어올리는 그러한 낚시꾼이다. "너의 모습 그대로 되어라!" 라고 말했듯이 잡아당기는 자, 훈육하는 자, 관리하는 자가 되어라.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인간들이 내가 있는 이 위로 올라와야 할 것이다. 나는 내가 내려갈 때를 알리는 조짐을 아직 기다리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내려가야 하겠지만 아직은 인간들 사이에 내려갈 생각이 없다.
여기 높은 산 위에서 교활하게 비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참을성이 없는 자나 참을성이 있는 자로서가 아니라 참을성을 잊은 자로서 기다리고 있다. 더는 '참을성' 이 필요 없기 때문에.
나의 운명이 나에게 시간을 주었다. 운명이 나를 잊어버렸단말인가! 아니면 운명이 커다란 바위 뒤의 그늘에 앉아 파리라도 잡고 있단 말인가?
그리고 참으로 나는 나의 영원한 운명에 고마워한다. 나를 독촉하지도 몰아붙이지도 않고, 나에게 장난치고 심술부릴 시간을 주었으니까. 그리하여 나는 오늘 고기 잡으로 이 높은 산으로 올라온 것이다.
지금까지 높은 산에서 고기를 잡은 인간이 있었을까? 내가 이 위에서 하기 원하고 하고 있는 일이 어리석다 하더라도 이것이 더 낫다. 내가 저 아래에서 기다림에 지쳐 엄숙해지고, 얼굴이 푸르죽죽하고 창백해지는 것보다는.
기다림에 지쳐 거드름을 피우며 분노로 인해 씩씩거리는 자가 되고, 산에서 신성하게 울부짖는 폭풍이 되고, 골짜기 아래를 향해 "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신의 채찍으로 너희들을 때리리라!" 라고 외치는 참을성 없는 자가 되기보다는.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화내는 자들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나에게 그저 웃음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위험을 알리는 큰북은 오늘이 아니면 결코 다시는 말할 기회를 얻지 못하므로 초조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와 나의 운명은, 즉 우리는 오늘에게 말하지 않으며, 결코 오지 않을 것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말하기 위한 참을성이며 시간은 시간을 뛰어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그것은 오고야 말 것이고, 그냥 지나쳐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오고야 말 것이고, 그냥 지나쳐가지도 않는 것인가? 우리의 위대한 하자르52) , 즉 우리의 위대하고도 머나먼 인간 왕국, 차라투스트라의 천년왕국이다.
이 '머나먼' 것은 얼마나 먼 것일까? 하지만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겠는가! 아무리 멀다고 해도 나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두 발로 이 토대 위에 굳건히 서 있을 뿐이다.
이 영원한 토대 위에, 견고한 태고의 바위 위에, 더없이 높고 더없이 견고한 이 태고의 산맥 위에 서 있는 것이다. 모든 바람이 폭풍을 가르는 이곳으로 "어디에서?" , "어디로부터?" , "어디로?" 라고 물으며 불어온다.
자, 웃어라. 나의 밝고 온전한 악의여 웃어라! 높은 산에서 아래로 번쩍이며 조롱하는 그대의 큰 웃음을 던져라! 그대의 번쩍거림으로 더없이 아름다운 인간이라는 물고기를 나에게 꾀어내라!
그리고 모든 바닷속에 있는, 나에게 속하는 것, 만물 속에 있는 그 자체로 나의 것, 그것을 나에게로 끌어올려라. 그것을 이 위로 끌어올려라. 모든 낚시꾼 중에서 가장 심술궂은 나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다.
저 멀리, 저 멀리, 나의 낚싯바늘이여! 저 안으로, 저 아래로, 나의 행복의 미끼여! 내 마음의 꿀이여, 그대의 다디단 이슬이 방울져 떨어지게 하라! 잡아라. 나의 낚싯바늘이여, 모든 시커먼 슬픔의 복부를!
밖을 보라, 밖을 보라, 나의 눈이여! 오, 얼마나 많은 바다가 내 주위에 있는가! 밝아 오는 인간의 미래가 나를 둘러싸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내 머리 위의 장밋빛 고요를 보라! 구름 한 점 없는 침묵을 보라!
​​
51) 역청(Pech)에는 '곤경, 궁지, 불운' 이란 뜻도 있다.
52) 하자르(Hazar)는 고대 페르시아어로 천(千)을 뜻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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