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천천히 자라다오

보라빛추억 | 2020.05.08 16:00:04 댓글: 13 조회: 2186 추천: 4
분류30대 공감 https://life.moyiza.kr/sympathy/4106930

요즘 독서 교육 금융 인생살이 등 의미있는 글이 많이 올라와서 간만에 세대공감이 흥성흥성한거 같네요. 전 간단한 육아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걸 가지고 온 계기는, 며칠전 대만작가 龙应台의 "아이야 천천히 자라거라.孩子你慢慢来" 라는 수필집을 아주 흥취깊게 보았는데 흥미로운건 내가 작년년말에 썼던 육아일기의 마지막구절이 수필집 제목과 같네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올립니다. 그저 재미로 읽어줬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육아방에 올리려 하다가 여기가 더 흥성한거 같아서 여기에 올립니다. 관리자님이 옮기시지 않겠죠.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
, 자기전에 아들한테 오늘 저녁 산타크로스가 가만히 들어와서 선물을 머리맡에 놓고간다고 하였다. 그러자 아들이 하는 말,

근데 엄마 문을 안으로 잠갔잖아, 산타할아버지 어떻게 들어와? 오 알았어. 산타할아버지 마술방망이가 있는거지?”

. 그래 산타할아버지 마법이 있길래 들어올수 있어.”저도 모르게 애가 하는 말이 맞다고 해버렸다.

솔직히 산타할아버지가 어떻게 잠긴 문을 열고 들어오는지 해석할 방법도 없었던것이다. 우리집은 굴뚝도 없으니 굴뚝으로 들어온다고도 할수 없는 노릇이고.

이튿날 아침, 애가 머리맡에 놓인 놀이감선물을 보고 좋아한것은 더 말할나위도 없는 일이다. 산타할아버지는 참 좋은 사람이란다.

그리고 며칠후, 애가 자꾸 패드를 가지고 놀길래 시력에 안 좋을가 념려되여 감춰놓았다. 여기저기 구석구석 찾아봤지만 나오지 않자 애가 나한테 물어본다.

엄마, 내 패드가 어디 있어?”

글쎄 엄마도 몰라, 니가 너무 오래 보니까 산타할아버지가 감췄나봐.”

오 맞다. 산타할아버지 마술방망이로 가만히 들어와서 감추었겠다.”

ㅎㅎ 산타할아버지 졸지에 나쁜 사람 되여버렸네. 하지만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거기에 한마디 보탰다.

니가 매일마다 조금씩 보고 말을 잘 들으면 산타할아버지 내일 돌려줄거야. 알았?”

, 알았어, 적게 볼게 말을 순순히 믿고 따르는 아들, 너무 귀엽고 재미있다. 요 며칠은 아들입과 내입에서 산타할아버지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제 몇년쯤 지나면 애가 산타할아버지는 그저 전설속의 인물이라는걸 알게 되겠지. 그리고 그때면 더는 천진하지 않겠지?!

아이야, 엄마는 천진한 니가 참 좋단다. 천천히 자라다오. 아이야.

추천 (4) 선물 (0명)
IP: ♡.137.♡.147
금나래 (♡.173.♡.136) - 2020/05/08 16:10:43

ㅎㅎ 이런 방법이 울애 이젠 10살 거의 되는데 쓸모가 잇을가요 ㅠㅠ

보라빛추억 (♡.137.♡.147) - 2020/05/08 16:43:58

10살이면 아마 산타할아버지정도로는 속이지 못할걸요.ㅎㅎ 집에서 안 알려줬다 하더라도 친구들이 말해줬을수도 있고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걸 이미 알거에요.
좀 더 레벌이 높은 방법을 생각해보심이.

코스모스Q (♡.221.♡.164) - 2020/05/08 16:14:14

애기 몇살인가요? 꼭 개구쟁이 우리 딸 보는같네요, ㅎㅎ 우리 딸은 선물받고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엄마 자지 말고 싼타할아버지 나타나면 자기를 깨우라네요 꼭 만나보고싶다구요 올해 6살입니다

보라빛추억 (♡.137.♡.147) - 2020/05/08 16:47:30

우리 애는 우리나이로 5살이에요. 만 4살이구요. 아직도 2,3년이야 천진하겠죠, ㅎㅎ
애가 산타할아버지랑 만나고싶다하면 남편한테 협조를 바라면 될것 같아요.
먼저 애한테는 그날 저녁에 아빠가 출장간거로 해놓고, 자정에 남편이 산타차림을 하고 나타나면 될것 같아요.말은 많이 하지 말고 선물만 주고 인차 나가버리면 아빠란걸 눈치채지 못할거에요.

물흐르듯이 (♡.152.♡.206) - 2020/05/09 08:19:08

울 아들내미는 소학교 2학년까지 아주 굳건히 산타할아버지가 해마다 선물을 준다고 믿더라구요. 친구들이 산타는 거짓말이라고 해도, 본인은 "걔들이 선물을 못 받으니깐 괜히 질투하는거라"고 이 엄마한테 해석해주더이다. 크리스마스 한달쯤부터 산타할아버지 선물을 받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더라구요. ㅎㅎㅎ 즐거웠던 추억이였습니다.

보라빛추억 (♡.137.♡.147) - 2020/05/09 09:08:09

애들이 부모말을 친구들말보다 잘 믿네요.
우리애도 언제면 산타가 없다는걸 알게 되겠는지 은근히 기대되네요.
한달전부터 노력하는 모습 눈앞에 보는거 같아요. 우리애도 올해 그럴거 같아요.작년에는 어려서 노력까지는 안했지만.ㅎㅎ

제인3 (♡.168.♡.86) - 2020/05/09 10:25:35

그 당시는 모르겠는데 애는 진짜 퍼뜩 크는거 같아요 이 글보고 저도 잠깐 추억해보았네요,소학교 1.2학년쯤인가 애가 산타할어버지가 없는거라고 엄마가 선물 사서 논거라고 하더군요ㅋㅋ

보라빛추억 (♡.137.♡.147) - 2020/05/09 16:32:50

저도 그래요. "벌써 이런 말도 할줄 아는구나 언제 어디서 배웠지?" 하면서 문득문득 놀랄때가 많습니다.
애를 먹일때는 빨리 컸으면 싶을때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 시간은 천천히 컸으면 좋겠다 싶네요.

제인3 (♡.168.♡.86) - 2020/05/09 16:37:52

무척 공감입니다.

인생만사새옹지마 (♡.136.♡.246) - 2020/05/09 11:26:22

동심 ㅎㅎㅎ
어른이 되여서는 그립기만한 추억속의 그나날들...

딸이 20대에 막 들어설라니까 늘 모순돼요. 착하게 정직하게만 살라는 말은 안나오네요. 휴... 부디 험한 세상을 잘 살아가길...
세상을 다 알고서도 세상을 사랑할수 있기를. ㅋㅋㅋ

보라빛추억 (♡.137.♡.147) - 2020/05/09 16:37:48

좋은 사람을 만나면 착하게 정직하게 대하고 나쁜 사람을 만나면 똑같이 악하게 대처하는 령활성을 읽혀야 하는데 애들한테는 그 도가 어렵겠죠. 나쁜 사람이라고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는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너무 근심하지 맙시다. 한두번은 좌절하고 상처받을수도 있겠지만 그러면서 차차 세상이치를 읽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울겁니다.

dulaan (♡.3.♡.28) - 2020/05/09 23:21:05

지금이 제일 재미있고 천진한 시절입니다. 이제 소학교부터는 각종 경쟁에 세월가는 줄 모르고 십여년 살아야 될겁니다. ㅎ
자식의 성장과 함께 우리 어른들도 심성이 성숙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우리에게는 천사같은 존재죠.ㅋㅋ

보라빛추억 (♡.137.♡.147) - 2020/05/11 16:51:29

세월가는줄 모르고 십여년 살면 40대후반 거의 50이 되네요. 왜 이렇게 겁나죠? ㅎㅎ

아이가 있기전에는 모든 일에 자기가 최우선이였죠. 이기적인 면도 많았구요.
근데 애가 있으니 무슨 일을 결정할때 애를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애를 키우면서 자기자신도 커가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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