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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소설]선녀와 나무군-2

네로 | 2002.03.08 17:16:11 댓글: 1 조회: 1120 추천: 1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500
[전호의 계속]

첨벙! 물방울이 산산히 부서지면서 빛난다.
벅벅..벅벅... 선녀는 수세미오이로 열심히 때를 벗겼다.보름정도 목욕을 잘 안했더니 칼국수같은 때가 묻어나온다.<이크,드러워라.> 옆에서 헤염치던 송어가 코를 막고 도망간다.

<샤워기가 고장난지 어느땐데 아직도 수리안하는거야? 얼음장같이 차거운 천지물에서 목욕하는것도 이젠 지긋지긋해. 요즘따라 하늘나라가 부실하게 운영된다니까,음식도 형편없어지고,게다가 의무제로 하루에 노을 다섯필이나 짜내게 하다니,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는것이 그렇게 좋은가? 혁명 콱 해서 우두머리들을 갈아치워야 해!>

한편 천지언저리까지 다가간 무우는 바위뒤에 몸을 숨기고 머리를 빠금이 내밀고 훔쳐보기 시작했다. 쿵쾅쿵쾅... 가슴이 뛴다. <선녀는 어떻게 생겼을까?  오~하늘나라 선녀시여..당신은 분명 꽃보다도 아름답고 구름보다도 희고 이슬보다도 맑으리라...>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선녀는 물속에 몸을 담군데다가 물가를 등지고있어서 뒤모습만 약간 보인다. 아아..인내를 가지자. 주변을 눈으로 쓸어보니 활짝 피여난 만병초위에 널어놓은 날개옷이 보인다.(옷부터 감춰둬야지) 행여나 들킬세라 엉금엉금 기여간 무우는 날개옷을 꿍져가지고 숲속 깊은데로 찾아가 풀숲에다가 꽁꽁 감춰두었다. 그리고 혹시 산짐승이 물어갈가봐 커다란 돌멩이로 눌러놓는것도 잊지 않았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니 선녀는 이미 목욕을 마치고 뭍위로 올라와있었다.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살피는 품이 날개옷을 찾는게 틀림없었다.
(오~ 저 새뽀얀 살결..저 칠흑같은 눈동자며 저 가~~슴!)
무우는 그만 입을 벌린째 넋을 잃고야 말았다.
<야! 너 누구야?> 깜짝 놀란 무우는 정신이 버쩍 들었다.
<저요?>
<여기 너말고 누가 있어? 혹시 여기 있는 날개옷 못보았어?>

홀랑 벗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선녀는 무우를 노려보며 묻는다.

<제가 안보이는데 숨겨뒀는데요. 저랑 혼인을 하고 애를 셋...>
<혼인?혼인 좋아하네.>

철썩! 선녀의 손이 번뜩 하나싶더니 뺨이 얼얼해난다.
<당신 나를 쳤어?> 팅팅 부어오른 뺨을 붙잡고 무우가 대들었다.
<그래,쳤다,어쩔래? 당장 안내놓으면 오늘이 니 제삿날인줄 알아랏!>
<꿈깨...나랑 혼인해서 애를 셋 낳을때까지 안내놓을거다!>

퍽퍽! 이번엔 이단옆차기다. 무우는 보기좋게 쓰러졌다. 뒷이어 주먹과 발길이 우박처럼 쏟아졌다.불쌍한 무우는 그만 까무러치고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가? 촤르륵....푸헉푸헉...찬물세례를 받은 무우는 번쩍 두눈을 떴다. 몹시 춥다.
<얼른 일어나서 옷이나 찾아와~ 찾아내면 안때릴게... 몹시 아프지?>
선녀는 빵끗 웃는다,

(아...햇살같은 이 웃음.. 하지만 속엔느 독사와 같은 심보가 숨어있다니... 제아무리 선녀라 해도 싫다.옷을 돌려주고 말아야지.)

<돌려주겠소!> 무우는 벌떡 일어섰다.
<아이쿠 허리야~>허리뿐만 아니라 온몸 모두가 욱신욱신거리고 쑤셔난다.

그건 그렇고 왠지 허전하다.내려다본 순가,아니! 알몸이잖어?
무우는 황급히 부끄러운데를 가렸다. 그제야 자기의 토스레옷을 지금 선녀가 걸치고있다는것을 의식했다..
<내옷 돌려줘!> <너두 옷을 빼앗긴 심정을 이제야 좀 알겠구나...호호호>

잎에 쓰리우고 가시에 할퀴면서 허둥지둥 걸어서 무우는 드디여 옷을 숨겨둔 곳으로 도착했다.그리고 낑~ 하고 옷위에 눌러놓았던 돌을 치웠다. 하지만 옷은 보이지 않고 귀가 옆에 달린 토끼모양의 그림만 딸랑 남아있었다.

무우와 그뒤를 바싹 따라오던 선녀는 그자리에 굳어지고말았다.
워낙에 음흉한 옆귀토끼는 무우뒤를 미행하다가 무우가 옷을 숨길때를 기다려 슬쩍 가로챘다. 그리고는 날개옷을 입고 하늘나라로 옥토끼를 찾아떠났던것이다.

옥토끼는 뜻밖에 찾아온 옆귀토끼를 보고 깜짝 놀라는데 주인인 선녀야 어찌됐건말건 그 정성에 감동되여 둘이서 심심하면 절구질이나 하면서 오래오래 같이 잘살았다는데...

한편 땅에 남은 선녀는 그만 얼굴이 흙빛이 되고말았다. 엽귀토끼가 나무가지로 오려놓은 그림을 보자 어렴풋하게 짐작이 갔던것이다.

넋이 나간 눈으로 멍하니 무우를 바라보던 선녀의 시선이 그의 울퉁불퉁한 가슴에 머물렀다. 자세히 보니 키가 훤칠한데다가 부리부리한 두눈, 무우도 미남이였다.

<뭘봐!> 무우는 빽 소리를 지르며 돌아선다.
선녀의 얼굴이 발가우리하게 홍조가 감돈다.
<너,아니... 당신 나를 책임질수 있어?>
<책임지긴 뭘 책임져? 날개옷은 어디 다른데서 구할수도 없는데... 아무튼 죽이고살리고 니맘대로 해.>
<아이,뭘 모르긴. 그게 아니구...아까 당신이 말했잔아,혼인하고 애를 셋을 낳으면..어마나, 몰라몰라!>

아무튼 무우와 선녀는 이렇게 맺어졌고 둘은 맨날 티각태각 싸우고 으르렁거리며 원쑤처럼 살았다고 한다.

오늘 이시간에도 무우는 아침밥도 못얻어먹은째 백두산 어느깊은 숲속에서 나무를 하고있을지도 모른다. <이럴줄 알았더면 차라리 홀아비로 늙을걸 그랬는데..ㅠㅠ..마누라가 아니고 원쑤야 원쑤!>


PS: 재삼 후편을 써달라는분이 한분 계셔서 이렇게 마저 써올립니다. 애독해줘서 고맙습니다. 혹시 이글을 보고 "모방범죄"를 하지 맙시다.법적처분을 받을수도 있습니다.우리모두 범죄없는 명랑사회 이룩하자!
추천 (1) 선물 (0명)
IP: ♡.157.♡.150
왕징 (♡.212.♡.125) - 2006/10/29 23:52:18

재미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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