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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탐내도 될까? (80회)

죽으나사나 | 2024.05.26 23:35:07 댓글: 2 조회: 435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71139
너를 탐내도 될까? (80회) 좋아하니까 밉기도 하지.

하정이 눈물을 흘리자 정연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토닥해주었다. 그러나 하정이 흐느낌은 잦아들 줄을 몰랐다.

정연은 뭐라도 위로를 해주어야 했다. 제 대표님이 얼마나 하정을 좋아하고 있는지 이한을 통해서 잘 알고는 있었지만 티를 내지 말라고 해서 모른 척 하고 만 있었을 뿐이었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는 아니었다. 

최근 들어서 대표님은 업무를 보다가도 이한을 붙들고 별소리를 다 한다고 들었다. 

[네에? 대표님께서 진짜 그런 걸 물어보셨다고요?]

[네. 정연 씨랑 어떻게 연인 사이가 되었냐고 그러시던데요.]

[그래서요?]

[술이라고 했죠. 처음에 뭐 대표님께서 하정 씨에 대해 알아오라고 지시한 것도 있어서 그 핑계를 삼아 식사를 여러 번 했었잖아요. 저희가.]

[그렇죠. 밥만 먹어야 하는데 또 어색하다고 술을 한두 잔 곁들다 보니 어느새 취하고 그랬죠.]

정연이 저를 지그시 내려다보는 이한에게 예쁜 눈을 맞추며 빙글 웃었다. 대표님 얘기가 궁금해서 이내 입꼬리를 내렸지만. 

[그래서, 하정을 그렇게 꼬셔보겠다는 소리예요? 대표님께서?]

[뭐… 그런가 본데요.]

이한이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자 정연이 풋 하고 웃어버렸다. 

[씁…. 저희 대표님 생각보다 숙맥이시네. 자기 부하직원한테 연애에 관해 묻다니… 은근 귀여우셔.]

[저도 놀랐어요. 제 귀가 이상해진 건 아닌가 의심도 했고요.]

이한도 낯선 기혁이 모습에 그 당시 얼어버렸던 제 기분이 다시 떠올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정을 꼬셔보겠다고 부하 직원한테 별의별 소리를 다 했다던 대표님이셨다. 그래, 강은서의 동생이란 걸 알면서도 말을 안 한 건 아마도 강은서에 대한 배려가 있었을 것이다. 

하정은 또 기억을 잃지 않았는가. 강은서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었는데 그걸 강은서가 아닌 타인인 자신의 입으로 쉽게 꺼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좋아하는 감정은 근데 대체 언제…

혹시 그때 이미….

크루즈 선 시범운항으로 스태프로 참석을 했던 하정이가 오밤중에 미친 메일을 보냈었지.

자기가 대표님한테 덮쳤다는 뭐 그런…? 그때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거고 그때부터였나? 그때부터 하정에게 눈길이 갔을 수도 있겠네. 

그래. 강은서의 존재에 대해 말을 안 했던, 못 했던 하정에게는 자신을 속인 나쁜 사람이라 여겨질 수도 있을 거야. 강은서의 남자라 생각해서 밀어내는 걸거고. 좋아하면서도 제 쌍둥이 언니의 존재를 무시한 채 그녀를 좋아했던 남자와 아무 일이 없다는 듯 하하 호호 즐겁게 살 수는 없겠지.
하지만 어떡하니. 하정아.
그 사람 애까지 생긴 이 상황에 너의 그 생각이 언제까지 굳건할까.
"저, 하정아."
눈물이 가득 차 시야가 흐려진 하정을 바라보며 정연이가 입을 떼었다. 그녀의 어깨를 꼭 잡아 저를 바라보라고 진정시켰다. 하정이 얌전히 그런 정연을 쳐다보기만 했다.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지금은 이거 하나만 생각해. 넌 대표님을 좋아하고 대표님 역시 너를 많이 좋아하고 있어. 그리고 그 사이에 아이도 생겼다고.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너희 셋만 생각하란 말이야."
"그게 그렇게 쉬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은서를  좋아했던 사람이야. 내가 나타나서 변수가 생긴 거고 난 그것도 모르고 바보같이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밀어붙였었단 말이야. 그때라도 나한테 강은서의 존재를 알려줬더라면 난 이렇게 비참하지 않을 거야. 내 속이 지금 어떤지 알아? 그냥 그 사람한테 놀아난 느낌이라고. 날 좋아한다고? 안 믿어. 설령 그게 진짜라고 해도 강은서에게서 그리 쉽게 마음이 떠난 권기혁도 싫어. 다 싫어."
하정이 더 크게 울었다. 정연이 뭔가 더 말하려고 입을 벌렸다가 다시 꾹 다물었다. 지금은 그 어떤 말도 하정이 귀에 들어가지 않을 거고 오히려 자극을 주는 셈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아무 말도 더 보태지는 말아야겠다고 정연이 다짐했다. 좋아하니까 밉기도 하겠지. 뭐 어때, 내일 다시 말해주고, 모레 다시 말해주면 되지. 
하정이가 무얼 염려하는지 저도 알 거 같았지만 그래도 돌고 돌아서는 같이 있어야 할 두 사람이겠지. 
새로운 생명이 저한테 찾아와서의 기쁨을 누리지도 못 한 채 다른 고민을 하며 울고 있는 자신에게 크나큰 질책을 하면서 하정은 끼어끼어 울었다.

“끄윽…. 정연아. 나 어떡해. 이제 진짜 어떡해…”
터져버린 눈물은 쉬이 끝나지 않았다. 정연은 그저 하정의 어깨를 열심히 두드려주는 걸로 위로를 더했다.
***
참 이상한 일이었다. 소화가 안 되는 기분은 꽤 되었지만 먹었던 걸 다시 겨워내거나 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어제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 게 된 이후로 오늘 아침 조식으로 올라 온 병원 밥을 보자마자 하정은 순간 메스꺼움을 느껴 화장실로 뛰어갔다. 그 뒤로 밥을 먹기는커녕 냄새도 싫어서 미연이가 급히 식판을 빼버려 야만 했다.
"많이 힘들어? 어제까지 괜찮더니 왜 그러지? 엄마가 제 존재를 알기까지 기다리기라도 한 건가?"
미연이가 걱정스레 하정을 바라보았다. 하루 만에 더 핼쑥해진 딸을 보며 안타깝기까지 했다. 이럴 때 애 아빠인 기혁을 부르지도 못해서 더욱 그랬다. 하정이가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린다니... 너무 여유로운 생각을 가지는 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어제 집에 갔다가 병원에 와보니 정연은 옆에 앉아있었고 하정은 곤히 잠들어있었다. 
눈덩이가 발갛고 퉁퉁 부은 하정을 보고 정연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고 정연은 어색한 표정을 짓더니 그랬었지.
[하정이가 많이 혼란스러운가 봐요. 하정에게는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요.]
뭔가 더 들어야 할 얘기가 있는 거 같았지만 정연에게 더 묻지를 않았다. 말을 안 한 거에는 이유가 있겠지.
"엄마..."
아침부터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드나들던 하정이가 힘없이 미연을 불렀다.
"응. 하정아."
"나 사과 먹고 싶어."
어제 정연이가 깎고 남은 사과들을 가리키며 하정이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눈은 퉁퉁 부어서 꼴이 아니어서 미연은 피식 웃으며 알겠다고 했다.
하정은 미연이가 곱게 잘라준 사과를 맛있게 먹어줬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또 화장실로 뛰어갔다.
***
<xx 법원>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변을 몇 번이나 다녀가면서 납치할 기회를 보았고 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돈을 요구하며 피해자를 놔줄 것처럼 했지만 현장에 살해할 범행 도구들을 미리 준비했다는 점을 보아, 만일 피해자가 도망을 못 쳤더라면 그 결과는 안 봐도 끔찍합니다. 이건 명백히 계획적인 납치, 살인 미수입니다."
유능한 변호사가 피해자인 하정이가 없는 법정에서 열심히 변론하고 있었다.
"아니야! 그 물건들은 나도 처음 보는 거라고!"
김재중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꽥 소리를 질러 댔다. 부러진 양팔은 아직 붕대를 감고 있었다. 칭칭 감긴 팔을 겨우겨우 들며 방청석에 목석처럼 앉아있는 기혁을 향해 소리를 더 질렀다.
"권기혁이에요! 이 모든 게 권기혁이 꾸민 일이라고요! 재판장님!!"
김재중이 기거이 눈물까지 흘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범행 도구에 제 지문이 잔뜩 찍혀있었다는 증거 앞에 고개를 떨구었다. 판사는 판단 끝에 죄질이 무겁다며 18년 형을 내렸다.
김재중의 두 눈이 곧바로 저한테 무감한 시선을 꽂고 있던 기혁에게 향했다. 파랗게 질린 김재중의 표정을 마주한 기혁이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가는 걸 확인한 김재중의 두 눈이 빨갛게 변해갔다. 곧바로 방청석을 향해 돌진했지만 대기하던 경찰에 의해 잡혔고 정신 나간 놈처럼 기혁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
기혁은 미친X처럼 날뛰는 김재중을 뒤로하고 법정을 유유히 빠져나왔다.
재판이 끝나자 김재중은 바로 교도소로 끌려갔다. 부러진 팔 때문에 어깨 위로 밧줄이 묶여있는 김재중이 떨구었던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교도소 안으로 향했다. 교도소 울 안엔 마침 자유 시간인지 흉악해 보이는 인상의 죄수들이 그늘에서 바깥공기를 맡으며 앉아있었다. 철창 너머로 '신입'을 발견한 그들이 모여서 키득 거리고 있었다. 김재중이 그중 한 놈과 엉겁결에 눈이 마주쳤고 김재중은 보았다. 저를 향해 여유롭게 싱긋 웃고 있는 그 사악한 입꼬리를. 
설마... 이 안에도...?
김재중이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꾸만 권기혁이 했던 그 말들이 떠올랐지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으니.
<김재중 씨, 아픕니까? 이 정도에? 어쩌나, 이제 당신은 평생 감옥에서 썩게 될 거고 문제는 내가 당신을 그리 곱게 감옥에서 잘 먹고 싸게 두진 않을 거란 말이지. 지금 겪는 이건 시작에 불과하단 소리야.>
제발... 아니어야 하니까.
***
퇴근 시간이 되어가자 도하가 기혁이 집무실을 찾아왔다.
"아직 업무 중입니까?"
"응."
모니터에서 시선을 못 뗀 기혁이가 짧게 답했다.
그를 힐끗 쳐다보던 도하가 소파에 걸터앉으며 입을 떼었다.
"한잔하러 안 갑니까?"
"응."
여전히 단답형이었다.
"얼마 전까지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그러시던 분이 갑자기 비포 모드로 간다고요?"
도하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혁이 컴퓨터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서 그런 도하를 쳐다보았다. 입꼬리엔 미세하게 미소가 걸려있어서 도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왜 저러시지?
"이제 술이 필요하지 않거든. 그 여자는."
"아..."
도하가 이해가 안 간 얼굴로 고개만 끄덕이었다.
"그럼 이제 대표님한테 술 마시자는 얘기는 안 하는 걸로 해야 합니까?"
"그렇지."
허,
도하는 저도 모르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다 다시 저한테로 시선을 돌린 기혁이 서늘한 눈을 마주하자 짐짓 모르는 척 등을 돌려버렸다. 온탕은 볼만해도 기혁이가 뿜는 냉탕은 나름 강심장인 도하도 별로 체험하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뭐, 이제 술에 재미를 붙인 줄로만 알았는데 벌써 안 마신다고 하니 술친구 하나를 잃은 셈이네. 섭섭하게.
도하는 피식 웃어넘기더니 대표실을 빠져나갔다.
일에 집중하던 기혁이는 도하가 조용히 나가는 걸 힐끗 쳐다보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밥은 조금이라도 먹었을까,
하정이가 입덧이 시작되었다는 말은 미연에게서 낮에 연락을 받아서 안다.
참 웃기는 녀석이네. 여태 엄마가 제 존재를 몰랐을 땐 조용히 있다가 알 게 된 순간부터 이렇게 엄마를 못살게 군다고? 
하정이 걱정에 미간을 좁혔다가 미연이가 하정이 몰래 찍어서 보낸 초음파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내 아이라니... 실감이 안 나긴 기혁이도 매한가지였다. 
생각대로 하정은 아이가 생겼다는 거에 큰 충격을 받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거 같다는 말도 전해 들었다. 그래서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도 또 기다려야 한다는 게 괴로웠다.
기다림에 익숙한 사람이라 자칭을 했었는데 자신은 아니었다. 적어도 하정에게는 그랬다.
너무 보고 싶다. 보고 싶어서 당장 뛰어가서 안아주고 달래주고 싶다. 
기혁이 휴대폰을 매만지다 결국 못 참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뚜루루루...
연결음만 들렸지 하정은 받지 않았다.
그래. 몸이 힘들어서 잠깐 자고 있는 지도 몰라. 잠이 엄청 많아졌잖아. 
기혁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폰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다시 업무에 집중을 했다.
***
태풍은 한반도에 잠깐 머물렀다가 다행히 금방 해양으로  빠져나갔다. 그래서 이번 태풍에는 예년에 비해 피해가 그리 크지 않아 다행이었다.
하정은 병원에서 3 일을 입원하고 퇴원했다. 미연이는 뭐 제대로 먹는 것도 없는데 좀 더 영양제 같은 걸 맞자고 했지만 하정은 거절했다.
병실이 제 방보다 훨씬 크고 별게 다 있었지만 제 집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니면 환자처럼 병원에 그리 있는 게 너무 불편했다.
차라리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속은 계속 메슥거리긴 했지만 다행히 모든 음식을 거부하는 게 아니었다. 
과일은 그래도 거의 다 먹을 수 있었고 냄새는 밥 냄새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웃기게도 고기에는 조금 괜찮았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하정은 저번에 기혁이와 같이 갔었던 그 족발 가게로 찾아갔다. 입덧 중인지 모르겠을 정도로 하정이는 족발 뼈를 손으로 잡아 뜯고 있었다. 희한한 광경에 미연은 놀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뭐라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조금 있다가 기혁에게 사모님이 임신했을 때 혹시 족발을 그리 좋아했는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도 잊지 않았다. 기혁이 애를 뱄으니 비슷할 수도 있다고 여겨졌다. 저 역시 임신했을 때 시어머니가 저 자신이 임신했을 때랑 똑같은 반응이었다고 시어머니가 많이도 외웠었으니... 
그 아이는 불행하게도 이 세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갔지만 대신 저에게 이런 예쁜 딸을 만나게 하지 않았나. 이렇게 어여쁜 딸을 앞에 두고 왜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그리 슬픔에만 빠져서 살았는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거의 발골 수준으로 뼈를 훑던 하정이가 앞에 앉아있던 미연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하던 행동을 멈추었다.
"왜 그래, 엄마?"
"아니야. 엄마는 네가 이렇게 잘 먹으니 너무 예뻐서 그래. 너무 예쁘다. 우리 딸."
냅킨을 집어서 하정이 볼에까지 묻은 족발 기름을 닦아주며 미연이 빙그레 웃었다.
하정은 뭔 싱거운 얘기를 꺼낸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다른 뼈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이틀 뒤,
하정은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복귀했다는 소리에 부담스럽게도 대표가 사무실까지 찾아와서 몸은 어떠냐 물었다. 왜 그러는지 모를 하정은 그냥 어색하게 괜찮다고 했다.
그냥 평범한 하루였다. 열심히 제 할 일을 마친 하정이가 또 속이 더부룩함을 느껴 휴게실로 잠깐 들어왔다. 
커피를 들었다가 내려놓고 정수기 옆에 가득 채운 티백을 훑었다.
차는 괜찮겠지?
흠... 녹차나 마실까.
하정이 일회용 종이컵에 녹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받으려는데 어느새 휴게실에 들어왔던 장 대리가 급하게 하정을 불렀다.
"녹차는 안 돼요! 윤 대리님!"
"네?"
깜짝 놀란 하정이 하마터면 종이컵을 떨굴 정도로 몸을 부르르 떨자 이번엔 장 대리가 깜짝 놀랐다.
"어,어어? 괜찮아요?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급해서... 괜찮으신 거죠?"
저도 모르게 하정의 배와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다 임신했다는 사실을 밝힌 적도 없는데 노골적으로 이러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딴 얘기를 했다.
"그게... 녹차보다는 이런 유자차 같은 게 나아요. 카페인이 없거든요."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며 장 대리가 냉장고에 들어있던 유자차를 꺼내들었다.
"아... 그런 가요?"
다행히 하정은 장 대리의 이상한 행동을 못 느꼈는지 유자차에만 관심이 있었다.
휴우...
병원에서 들은 건 있는데 어디 가서 막 입을 떠벌릴 수는 없었던 장 대리는 왠지 벙어리가 된 느낌이었다.
정말 권기혁 대표의 아이인지. 현재 만나는 사이는 아닌 거 같은데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건지 너무 나도 궁금했지만 물을 용기가 없어서 입만 뻐금 거리고 있었다.
"대리 님도 타 드릴까요?"
하정이 유자차를 한 숟가락 푹 떠서 꺼내며 물었다.
"아, 아니요. 저는 커피 마셔야죠. 어제 늦게 잠들어서 피곤해요. 난 카페인! 카페인!"
장 대리는 바보처럼 실실 웃으면서 믹스  커피를 집어 들었다.
"아, 그리고 매실차가 그렇게 임.... 아니, 속이 더부룩하고 안 좋을 때 마시면 좋대요. 저희 사촌 언니가 임신 중인데 맨날 그렇게 속이 부대껴하고 그러더라고요. 매실차를 마시고 나서는 그렇게 많이 좋아졌다네요."
장 대리가 활짝 웃으면서 제 궁금증에 도전을 해보았다. 하정은 고개를 끄덕이다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그 자리에 멈칫했다.
추천 (2) 선물 (0명)
IP: ♡.101.♡.13
Figaro (♡.161.♡.35) - 2024/05/27 12:42:46

역시 글빨 대단하셔
화이팅입니다.

죽으나사나 (♡.101.♡.13) - 2024/05/28 07:50:50

오랜만이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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