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습작시입니다. 마니 사랑해주세요

케히지 | 2003.01.20 15:15:58 댓글: 0 조회: 252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1195

만남이 있었다.
둘사인가 셋사인가
고정된 하나속에 여럿이 어우러졌음에도
그것은 만남이었다.

마찰후에 울음이
서러운 응어리 되고
북치고 장구치는 무녀의 춤사위와
겨울 찬바람에 소주잔은 조금씩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다.


누구도 나를 잉태시키지 못했음에
나 또한 누구도 잉태할 수 없는
서러운
눈물겨운
한.

혼자 웃고 울고하는
독배를 거룩히 수행해야만 하고
스스로 일어서고 자멸하는
병신춤을 추어야 한다는,
그 누구도
이해나 오해할 수 없는
휘청임으로 걸음을 걸어야 했다.


바위를 처 받으며
산산히,
무수한 파편을 흩날리며 밀려나가는
파도치는 바닷가에서
잔을 기울이며
사랑굿을 집전한 나는
바위옆 조그만 모래사장에
쓸쓸히 뒹구는 소줏병을
부릅뜨다 못해 게슴츠레한
눈으로
지켜보아야 했다.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
설령
마찰사랑을 접한다 해도
결국은 시린 가슴을 부어안아야 한다.
나를 사랑해줄
미친년은
결국에는 미칠 수 없다는 부조리는
엄연한 사실이었다.


희부연 안개가
섬을 잠들게 할 제
나의 멍한 눈은 안개속으로,
안개속으로 잠수해 간다.

휘청거리는 걸음걸이로
무언가를 부등켜 안고
안개처럼
신음해볼 만한
희미한 관념조차 부재중임에도
석가와 예수의 성스러운 생명의 관념들을
멍한 눈으로는
믿을 수가 없었다.


바람이
멸치막사를 휘돌아
둔덕을 뛰어 올라오면
나는
짧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둔덕위에 서있었다
웃음을 날리면서.

웃는다는 건
만사를 이해하다 못해 미쳐버린
정신병자의 안면에서나
찾아볼수 있는
고귀한 표정이기에
바람은
나의 웃음을 휘감으며
섧게 울었다.


태풍에 귀뚱이기 무녀져내린
축강에서 나는
섬주민들속에 휩싸여 어물거린다.
기다릴 사람이 없음에도
혹시나 하는 어리석음에
육지갔던 배는
닻을 내렸다.

올사람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오지 않을 사람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법인데
왜 그리 애를 태워야 했는지.

고동소리에 고개를 들면
이번에도 오지 않았고
최후까지 맞이할 수 없다는
절망감만 안겨놓고 배는 저만큼
달아나고 있었다.


별빛에 묻히는 모래사장에
홀로 서 보았다.
물결은 잔잔하고 바람은 차지 않았다.
허리를 굽히고 하나 둘 셋 넷...... 수를 헤다
발로 짓이기고 차버렸다
애매한 것들인데.

우주는
지구상에 산재해있는 모래갯수보다
더 많은 별로 이루워졌다
나는
태양계 지구 아시아 한국 전북 옥구 옥도의
자그마한 해변 모래밭에 서있는
거인이었다.

왜 생존하시는지
고귀한 이상실현을 위해서
혹시나 해서
죽으면 더 재미없으니
아냐 아냐
그냥 사는거야 사는 이윤없어
마냥 열심히 성실히 절실히 부대끼며
살아가는 거라구

힘없는
절규였다.

              -    비응도 군복무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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