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천사-16

로란 | 2003.01.22 19:44:34 댓글: 4 조회: 252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1246
  키를 보고난 호걸이는 씽하니 상품진열대로 달려갔습니다.
독자들은 아마 그가 녹음기가 진열된곳으로 달려갔으리라고 생각할것입니다.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호걸이를 너무 단순하게 보는것입니다.

  그가 제일 먼저 달려간 진열대는 녹음기진열대도아니고식품진열대도 아니고장난감진열대도 아니였습니다.그것은 노동장갑 보호용품을 파는진열대였습니다.호걸이는 여기에서 우선 하얀 노동장갑 한컬레를 끼고 뻰찌,드리이버,망치,스파이나등로동공구를 찾아들었습니다.장갑은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고 공구들은 물건을 훔치는과정에 도움이 될것 같아서였습니다.심리상에서도 손에 그것들을 들고 있으니 공포감이 줄어들었던것입니다. 그외에 커다란 들가방도 두개 훔쳤습니다.
그다음 녹음기가 있는 3층으로 쏜쌀같이 달려갔습니다.꿈에도 갖고 싶던 녹음기를 지척에 두고 있는것이 꿈만 같아서 몇초간 품에 꼭 껴안고 있었습니다.(너를 얻느라고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느냐?)

  녹음기를 조심조심 가방에 넣었다.그런데 곁에 있는 600여원짜리 큰 녹음기를 그대로 두고 오기가 너무도 아쉬웠습니다.에라,이것도 가져가자. 이렇게 큰 녹음기도 가방에 집어넣었습니다.

  녹음기진열대 맞은켠에 카메라 진열대가 있었습니다.그때는 아주 희귀한 카메라가 유리안에서 반짝반짝 빛을 뿌렸습니다.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습니다. 호걸이는 카메라도 가방에 집어넣었습니다.

  호걸이는 역시 아이였습니다.녹음기를 손에 넣은 후,1층의 식품매장에 가서 평소에 기막히게 먹고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사먹지 못했던 부식을 가방이 터지도록 쑤셔넣었습니다.공구를 사용하여 과일통졸임과 돼지고기통졸임을 따 먹었습니다.
<쨥,쨥,쨥>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전에 얼마나 먹고싶었던것인가?그러나 사람의 배는 하나뿐이니 과일통졸임과 돼지고기통졸임을 각각 한통씩 먹고나니 배가 불러서 더이상 먹을수가 없었습니다.

  공책이랑 원주필이랑도 한가방 가득히 집어넣었습니다.
배도 부르고 가방에 더 밀어넣을 수도 없게 되자 호걸이는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뒷창문가에 몸을 붙이고 서서 뒤울안을 곁눈으로 살펴보았습니다.사전에 관찰한데 의하면 뒷울안에서 경비를 서는 할아버지가 일정한 시간간격을 두고 백화점을 한바퀴씩 쭉-돌아보는것이였습니다.그외의 시간에는 할아버지가 경비실에 딱 앉아 지키고 있었습다.호걸이는 경비할아버지가 경비실에서 나와 순찰하기를 기다렸습니다.
  할아버지가 마당을 죽-돌고나서 경비실에 들어간 그시각이 바로 가장 안전한 때이며 도망치는 절호의 기회라고 호걸이는 분석하였습니다.경비할아버지가 순찰이 끝나서 경비실에 들어가자마자 밖을내다보거나 다시 경비실에서 나올 확율이 영에 가깝기 때문이다.할아버지는 경비실에 들어선후 일반적으로 난로의 석탄을 떠넣던지 물이 끓어넘치지나 않았는지를 확인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윽고 경비할아버지가 경비실에서 나와서 백화점주변을 손전등으로 빗질하면서 순라하였다.할아버지가 열심히 구석구석 손전등으로 비추는것을 보면서 호걸이는 속으로 <킥,킥>웃었습니다.글쎄 백화점안에 도둑이 웅크리고 있는줄도 모르고 바깥만 열심히 검사하고 있으니.

  백화점의 안전상황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경비할아버지는 뒷짐을 지고 어슬렁 어슬렁 회색 콩크리트벽으로 된 자그마한 경비실로 들어갔습니다.뼁끼칠이 다 벗겨져 색깔이 희미하고 세월이 녹쓴 소리가 삐걱거리는 경비실의 문이 "찌꺽-"하더니 푹석 닫겨졌습니다.

  백화점의 뒷문 키를 열어놓고 문가에 대기해있던 호걸이는 "찌꺽-"하고 문닫기는 소리가 나자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가방을 양손에 든채 삼십륙계 줄행랑 만세를 속으로 웨치며 밖으로 총알처럼 달려나갔습니다.어려서부터 나무타기를 잰내비 무색할듯이 하면서 자란 호걸이가 어떻게 담을 넘어 도망쳤는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담을 넘고나니 숨이 활 나왔습니다.호걸이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숙소로 향해 빠른 걸음을 옮겼습니다.시커먼 어둠속에서 오늘따라 선뜩한 느낌이 감도는 창백한 달빛을 즈려밟으며 호걸이는 무언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뒤잔등이 오싹오싹 시려났습니다.

  숙소의  희부연 전등불이 멀지않은 곳에서 껌벅거렸습니다.
  호걸이는 곧장 숙소에 달려가지 않고 숙소부근의 돌무지앞에 멈춰섰습니다.애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속이 깊고 "교활한"호걸이는 커다란 가방을 두개나 들고가면 남의 의심을 산다고 여기고 가방을 돌무지속에 잘 감추어두었습니다.
나중에 일요일에 집에 갔다 올 때 숙소에 메고 들어가서 집에서 오는 길에 주었다고 거짓말을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요일이 끝내 다가왔습니다.집에 갔다고 돌아오는 길에 돌무지 속에서 숨겨두었던 가방을 꺼내가지고 숙소에 갔습니다.그는 형님들에게 공책이랑 먹을 것은 엄마가 준 돈으로 샀다고 거짓말하면서 숙소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녹음기와 카메라는 길에서 주었다고 둘러댔더니 모두들 참 운이 좋은 놈이라고 부러워하였다.누구도 이 철부지 같은 애가 백화점을 털리라고 상상을 못했습니다.
추천 (0) 선물 (0명)
IP: ♡.72.♡.33
karen (♡.108.♡.65) - 2003/01/23 09:08:59

후...내가 더 조마조마하네..
아직 철부지여서 저런가...참...

rena (♡.151.♡.213) - 2003/01/23 16:52:12

후에 어떤 상황...애가 어떻게 발전할지...

아치미 (♡.48.♡.27) - 2003/01/27 16:03:28

후~~

로란 (♡.160.♡.137) - 2003/01/29 17:01:47

하회를 보십시오.기막히게 재밌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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