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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밤 인연 - 3

곰곰 | 2008.07.04 09:53:24 댓글: 17 조회: 2785 추천: 14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75100

잠깐 잠이 든거 같다...

인택이가 아닌 다른 남자품에서 깨는거 참 느낌이 이상하다....

근데 싫지가 않다..

 

그리고 난 분명히 취했다... 근데 젠장 하나도 빠짐없이 다 기억난다...

이젠 나도 인택이를 원망하고 용서해줄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되여 버렸다...

조용히 옷을 챙겨입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직 새벽이지만 짐을 챙겨서 공항으로 떠났다...

그야 말로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아는것 하나두 없는 사람이랑 하루 밤을 지낸거다...

 

내가 이런 여자였나??

이렇게 쉬운 여자였나?? 내가??

왜 그랬을가???

의문들이 머리에서 둥둥 떠다녔다..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생각이 아주 아주 복잡했다....

생각하러 떠난 사람이 생각을 안고 돌아왔다...

걱정에 걱정을 더해서 돌아왔다....

머리가 터질것 같다...

돌아 가서 인택이를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아 그렇다 인택이한데 도착해서 전화하기로 하고 이제 닷새째 전화 한통 안 한거다..

내가 지금 뭔 짓을 한걸가.....

 

공항에 내려서 택시에 앉자마자 1번을 꾹 눌렀다.

 

- 어..

자다 깬 목소리이다..

시간이 몇시인데... 아 오늘은 주말이였지...

다시 출근하기전에 주말 같이 보낼려구 내가 돌아온거였지..

 

최대한 밝게...

- 아직 안 깼어?

- 뭐야 너? 아무리 바빠두 전화는 해줘야 될거 아니야.... 핸드폰도 꺼져있구...
   내가 걱정한다는 생각이 안 들어?

- 어... 걱정했어요? 미안해....

- 미안한건 알리나 보다 순순히 승인하는거 보면... 어디야? 언제와....

- 나 지금 막 도착했어... 집 가는중.. 뭐 사갈가?

 

너무나 보고싶다.. 인택이.. 나의 남자...

 

그리고 생각을 정리했다...

이젠 누가 누구를 용서 한다는거는 없다..

서로 얼마나 이해해주는것밖에 없다....

바람 핀 인택이도 잘못이지만

거기에 다른 남자랑 하루 밤을 지내고 온 나의 잘못도 만만치 않았다..

난 덮어두기로 했다....

인택이가 말만 안 하면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로 할거다..


그런데 나의 바램은 현실이 되기 힘들었나보다...

나한테는 청천병력 같은 소리였다....

 

- 임신이래....

- 뭐? 누가 니가? ㅎㅎ 내가?

 

장난치는 나한테 자기는 심각하다고 말해주는 인택이다..

 

- 나 지금 장난하는거 아니야
   나도 정말 고민 많이 했어...
   그리고 애 지우라고 그사람 많이 괴롭히기도 했구...    
   책임을 져야 하는거 아니냐구 너랑 헤여질가 생각두 했어...
   근데 이젠 애가 지울수 없게 커버렸대...

이젠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바람을 펴도 좋으니 나만 버리지 말라고 기도하면서 한달 넘게 살아온 지금에 와서...

인택이가 나를 안고 이렇게 말해준다...

그것도 뜨거운 사랑을 한 다음에 꼭 안고.....

 

이럴때는 뭐라고 말해줘야 하는지?

눈물도 안 난다... 충격이 커서 인가?

아니면 이미 알아버린 사실이여서 인가?

또 내가 상상했던 그 이상이여서 인가...

 

내가 너무나 조용한것이 이상해서 인지 안았던 손을 풀고 나를 쳐다본다...

이 상황에 맞지 않은 말이지만 인택이는 내가 잠든거 아닌가 의심스러워서 확인 하였을거다...

인택이가 뭐라고 심각하게 말할때 내가 이렇게 잠든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근데 오늘은 아니다..

말짱 했다... 차라리 잠이나 들어있지 하는 생각도 든다...

 

품에서 벗어나 옷을 입으면서 내가 입을 열었다...

내가 들어도 소름 끼칠 정도로....밷은 한마디..

 

- 축하한다... 아빠 되는거....

 

그리고 말없이 밖에 나와서 짐을 챙겼다....

 

속옷차림에 따라나온 인택이가 변명아닌 변명을 시작했다.

 

- 정말 실수였어.... 그 실수가 하필이면 임신했대...
   첨에는 믿을수가 없었고 너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웠어... 이대로 너랑 헤여질가봐...
  처음에는 니가 먼저 시작했을지 몰라도 나 이제 너 없이는 못 살게 니가 길 들여놓았잖아...
  무섭구 후회스럽구....그런데 또한 태여날 생명한테 내가 너무 무책임한 사람이 되기 싫어..
  그 사람 나랑 결혼 안 하구 애 낳는대... 애를 낳는다는데 가만히 볼수가 없다...
  정말 미안하다....

이상하게 이 말들이 다 귀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해가 된다.

정신이 빠져서 뭐라구 하는지 귀에 들어오지 않아야 정상인거 아닌가?

조용히 짐을 싸다가 내가 한 말...

 

- 미안해 하지마... 너의 선택이 맞는거야.... 남자답게 책임져라...


난 내가 그를 원망할 자격이 없다는걸 안다...

다시 방에 돌아가 옷들을 챙기고 집을 나오려는데 인택이가 자기가 나간다고 한다...

난 고집을 부리고 나왔다... 거기에 있을수가 없었다..

거기에는 너무나 많은 추억이 있었기에 더는 살수가 없다...

 

내가 첨으로 나의 모든것을 주고 사랑한 남자....

이 남자가 눈앞에 안 보이면 숨 막힐거 같았고...

이 남자가 없는 세상은 빛이 없는 세상이였고...

이 남자가 ..... 이 남자가 나의 전부였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정리가 되지?

십년이다.... 하나 둘 셋 넷 ....

간단한 필수품만 챙기고 나온 나는 길을 걸으면서 하나에서 열을 세고 또 셋다...

 

목적지가 없이 걸던 내가 다리에 맥이 풀리면 벤치 같은 곳을 찾아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다시 정신이 들면 하염없이 숫자를 세면서 걸고 또 걸고.....

 

밤이 깊어간다... 마냥 이렇게 길거리를 돌아다닐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갈 곳도 없다...

하루밤만 신세질수 있는 친구가 없어서가 아니다...

나의 친구면 다 인택이의 친구다... 갈수가 없다..

 

나는 회사근처에서 민막집 하나를 찾아 들어갔다...

다행이 혼자서 쓸수 있는 방이 있었다...

한달 숙박비를 내고 대충 씼고 침대에 누웠다...

잠자리를 유난히 가리는 나는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면 생각이 복잡해서 잠이 안 왔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생각 저생각 끝에 나는 결심했다.

마음의 정리를 끝내서 그런지 잠이 온다......

추천 (14) 선물 (0명)
IP: ♡.209.♡.120
꼬마신부 (♡.10.♡.180) - 2008/07/04 10:04:23

1빠다 찍고 봐야지 ㅋㅋㅋㅋ

그뒤로 (♡.29.♡.38) - 2008/07/04 10:04:42

넘 안타 깝네여 ~~
이번집도 잘보고 갑니다 .

잠탱이 (♡.112.♡.74) - 2008/07/04 10:16:42

출근하고 보니 새글이 쭉 세개 올려져 잇어서..
봤어요..엉덩이 한번 안떼고...1집부터 3집까지요..
재밋네요~~~ 지금은 줄거리를 잘 모르겟지만
제목봐서 하루밤 그 남자랑 다시 엮일것 같기두 하구요~~~
잘보고 가요~~~ 오늘처럼 담집도 빨리빨리 올려줫으면 좋겟어요
기다릴게요

jiayan (♡.250.♡.160) - 2008/07/04 10:21:11

재밌는 글이네요,
1회부터 쭉 봤습니다.
담회 기대합니다.

사랑한단말 (♡.36.♡.245) - 2008/07/04 10:30:04

hh
넘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곰곰 (♡.209.♡.120) - 2008/07/04 10:35:22

아싸...여러분들의 응원의 메세지로 힘입어 글이 쭉쭉 나갔으면 좋겠네요....
그뒤로님, 사랑한단말님... 너무 안타까워 하지 마세요... 인생살이가 좋을 때도 있고 슬플때도 있고 뭐 그래야 되지 않겠나요?? 4집금방 올려드릴게요...^^

이젠안녕 (♡.221.♡.107) - 2008/07/04 10:42:04

ㅎㅎ 곰곰님 진짜 겪은 사실인가요? 너무 실감나게 썼네요. 본인도 같은 잘못을 하면 상대방 잘못도 그렇게 쉽게 용서되는거, 이거 겪어보지 않은 사람 모를텐데요. 아무튼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다음 내용도 얼른 올려주셍.

수병아리 (♡.94.♡.139) - 2008/07/04 10:48:10

곰곰님의 글 한번에 3집을 다 보니까 참 통쾌 ~~~ 담집 빨리 올려요 빨리 ~~~~~

작은 도둑 (♡.224.♡.60) - 2008/07/04 10:49:02

표현이 깔끔하고 담백한것 같습니다.

남친외도에 대체하는 방법도 현명하구요.
사랑은 영원한게 아니라는게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뭐나 변한다는것때문에 더 생활이 자극이 필요한것 같기도 하구요.
남자의 외도에 여자는 마음이 상하지만
여자가 외도하면 남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것두 잼있구요.
생활은 늘쌍 변수가 있어서 더 살맛나는것 같습니다.

꼬꼬닭 (♡.129.♡.70) - 2008/07/04 16:32:13

참나 배드씬 볼라구 왓는데 헛탕쳣네...
그래두 잘 보구 갑니다 ㅎㅎ

곰곰 (♡.209.♡.120) - 2008/07/04 17:21:27

이젠 안녕님 수병아리님 작은 도둑님 그리고 꼬꼬닭님....
글주변이 변변치 않은 제 글을 재밌게 보구 간다니 너무 기분이 날거 같습니다.
끝까지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꾸벅

tmjinxue (♡.245.♡.149) - 2008/07/04 17:24:00

윗분 넘 재밋으시네요 ㅎㅎㅎㅎㅎ
글이 넘재밋어요 .

애다나비 (♡.235.♡.23) - 2008/07/05 10:37:19

잼있기는 한데요,....눈물이 날라 그러네요....

촉촉한바람 (♡.238.♡.227) - 2008/07/05 10:43:02

휴....
남자친구의 외도를 생각했지만 임신이라는 사실은....
사랑에 너무 실망하게되면 오히려 더 냉정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것 같아요...

1.2.3편 보는 사이 두 편이 또 올라왓네요...수고하셧습니다..

곰곰 (♡.209.♡.192) - 2008/07/05 16:27:11

애다나비님 여기서 우시면 어케해요... 뒤에 더 슬픈 일들이 많을지도 모르는데...ㅠㅠ

반달 (♡.32.♡.193) - 2008/07/06 13:01:28

남자들은 다 그러는가봅니다.
자기의 잘못을 실수라고...나 원 참~~~
담집으로 ~~

딸기맛캔디 (♡.245.♡.112) - 2008/07/10 12:12:26

전 개인적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고집하는데 주위에서나 소설에서나 보면 많이 다르더라고요.참 안타깝습니다.주위에서 저한테 하는 말이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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