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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고 바람 피지 말란법 없다. 4부

지나간하마 | 2010.11.24 09:50:45 댓글: 13 조회: 2202 추천: 1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78886
온천에 몸을 잠깐 담궜다가 가운을 한벌 골라서 몸에 걸치고 찜찔방에 들어섰다.
여기저기 두리번 두리번 거려도 친구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 샤워를 하고 있겠지 하고 80도 황토방에 들어가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땀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얼굴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래도 내 인내가 어느 정도인지를 시탐하고 싶어서,
정말 독하게도 난 자리에서 또 한참을 버텼다.

드디어 더 이상 못 참겠다 싶어서 또 잠간을 아이스방에 들어가 있다가
잠이 밀려오자 옥돌판에 누워있기도 했다.
물론이지만, 출입구쪽을 계속 쳐다보는 것은 잊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가.
웬지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래도 행여나 하여 남자 목욕탕 쪽에 복무원을 보내보았으나
그런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갔구나...
결국은 가버렸구나...

목욕탕을 거쳐 탈의실에 가서 옷을 껴입으며 씁쓰레한 미소를 지었다.

카운터에 열쇠를 내밀며 결제를 요구했더니 직원이 날 쳐다보며 물어왔다.
"손님, 함께 오셨던 남자 손님의 비용을 함께 결제를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손님 것만 결제 하시겠습니까?"

그제야 난 아차 했다.
방을 빼겠다고 했었지...
어쩜 그 짧은 순간인데 깜빡을 했던 것일가...

"방 번호가 몇번이라고 했었지요?"
"217번입니다. 함께 결제 하시겠습니까?"
"아뇨. 저 다시 들어갈게요. 뭘 두고 나와서요."

허겁지겁 달려들어가는데, 목욕탕에서 복무원한테 저지를 당했다.
"손님, 이대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가운으로 바꿔입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잠간이면 되는데... 이대로 들어가면 안 될가요?"
"규정입니다. 바꿔입으셔야 해요."

별수없이 가운으로 다시 바꿔입고,
목욕탕과 찜질방을 관통하여 룸쪽으로 향했다.

"손님, 방을 이용하시렵니까?"
"네. 217번 룸이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복무원이 문앞에서 노크를 톡톡 했다.
"들어오세요."
분명히 친구 목소리였다.

문을 밀고 들어섰더니 친구가 한심하다는 듯이 날 내려다본다.
"너 집에 갔다 왔니?"
"아니."
"그럼 지금껏 샤워했어?"
"아니."
"그럼 화장실에 있었니?"
"아니. 찜질방에... 널 기다렸어."
"이런... 난 니가 집에 간줄 알고, 걍 여기서 잠자고 낼 내려갈가 했잖아."

벌쭘하게 웃어줬다.
"여기 와서 앉아. 왜 서있기만 해?"
"그냥... 조금 이상해서..."
"우리 와인 한잔씩 할가?"
"응."

좀 지나 복무원이 와인 한병과 약간의 다과를 들여다 줬다.
"아까 방 뺀다고 한말, 까먹고... 찜찔방에서 내처 기다렸어."
"바보같이...그러게 암만 기다려도 안 오지..."
"줘봐. 내가 따를게."

병을 들어 친구 잔에 따랐다.
"레드 와인은 잔의 반 정도만 따르면 돼. 소주 따르듯이 걍 따르면 안 돼."
"어떡해, 이미 따른걸, 나두 그냥 골똑 따라줘."
"너 이럴땐 꼭마치 장난꾸러기 같아."

내 잔에 친구는 반만 따라줬다.
"
에스쿠도 로호라고 칠레 와인이야. 과일 향이 부드럽지?"
"난 그런거 잘 몰라."
"그럴테지... 넌 착실한 가정주부였으니깐... 그렇지만 앞으로는 배워둬."
"응. 아마도 그래야겠지?"
"자. 너는 와인잔을 잡는 자세부터 잘못됐어.와인잔은 이렇게 밑부분을 잡아줘야 해. 그래 그렇지.  그리고 얀간씩 우아하게 흔들어줘봐. 그리고 향을 음미해 보는거야... 야야... 임마... 그걸 그리 원샷해 버리면 쓰나..."

나는 낄낄 웃어댔지만, 친구는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꿀밤을 때려줬다.
"이거 무식하게 원샥을 때리면 안돼. 분위기있게 마셔야지...  처음부터 이렇게 강하게 마셔대면 와인 맛을 못 느껴. "
"그냥 마시자. 너랑 나 사이에 뭔 원칙성을 강조하고 그러니? 나한테 술이란 말이지... 그냥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 그것 뿐이야. "
"못 말린다. 그래... 그냥 편한대로 마셔."

한병이 굽 나도록, 정신이 자꾸만 말똥말똥해지고 있었다.

"이제 자자. 오늘 술 많이 마셔서 너 내일 머리 아플거야."
친구는 먼저 침대쪽에 가서 걸터앉은 후 날 향해 손짓을 했다.

난 그러나, 미동도 하지 않은채, 소파에 앉은채 친구를 향해 웃기만 했다.
"안아서 데려오랴?"
"아니."
"그럼 어서 와."
"싫어. 이 상태가 좋아."
"그럼 나 먼저 잘가?"
"그래."

좀 지나 친구는 과연 잠에 들었는지 코부터 골아댔다.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열어젖혔다.
밤거리라 차량이 썩 드물게 지나다니고 있었다.

참 좋구나...
이렇게 한적한 밤거리를 내려다 보면서,
너의 코고는 소리를 듣는거가...
이 시간에, 너랑 함께 한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

한참 후에 난 문께로 가서 손잡이를 잡다가 다시 침대쪽으로 향해 걸어갔다.
잠자는 얼굴에 키스라도  해준 후, 그리고 가고 싶어서였다.

친구는 달게 자고 있었고,
손가락으로 머리를 약간 쓸어주고,
난 입술을 친구 이마에 갖다 대었다.

"잘자..."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친구가 내 허리를 으깨지도록 감싸 안은거가...
추천 (12) 선물 (0명)
IP: ♡.135.♡.186
큐티가위 (♡.246.♡.32) - 2010/11/24 09:55:27

짧지만 너무 재밋게보구 감미닥.

다음부터 좀 길게써주엇슴좋갯눈뎅.크크.

좋은 하루되시구여.

현이 엄마 (♡.142.♡.15) - 2010/11/24 10:04:39

오늘은 여태 본 중에 제일 길게 쓰셨네요. 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mr (♡.227.♡.13) - 2010/11/24 10:05:42

쓰레빠 신고 잘보구 갑니당...
좀더 길게 부탁드립니다...ㅎㅎ
담집 기대하면서 ....강추 때리구 갑니다...

lcb777 (♡.248.♡.154) - 2010/11/24 11:46:01

담집 기대하면서 ....강추 때리구 갑니다...

항이엄마 (♡.215.♡.230) - 2010/11/24 12:57:59

다음집은 오후에?? ㅎㅎㅎ
그 친구가 자는척했남?? ㅎㅎㅎ
이번집 잘 보고 갑니다...

far away (♡.216.♡.199) - 2010/11/24 13:20:49

잼있네요~ㅎㅎ 조회수는 참 많은데..금메달은 어디??그래서 눈팅만 하다가..댓글을..
담집 빨랑 올려주세욤

830306 (♡.81.♡.178) - 2010/11/24 14:13:23

5부가 기대되네요.
빨랑 올려주실거죠?

구미호천사 (♡.33.♡.194) - 2010/11/24 14:14:04

ㅋㅋ 친구가 자는척 햇는거 같슴덩 ..~ ..잼잇게 봣슴덩 ..담집도 기대함니덩~~

전명화 (♡.236.♡.50) - 2010/11/24 15:37:13

여자주인공도 많이 힘들었겠어요.다음집도 기대됩니다

꽃대지0606 (♡.64.♡.156) - 2010/11/24 16:07:57

재밋고 좋은 글인데 왜 추천수가 늘어안나는지 궁금해요..
눈팅만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이렇게 추천 누르구 가요..ㅋㅋ
이제부터는 자주자주 응원할테니 빨리 올려주삼~~~

tjkim (♡.238.♡.188) - 2010/11/24 21:23:33

제목에 끌려서 들어왔다가 1회부터 4회까지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자주 와서 응원할께요~~~담편 기대되네요.
빨리 올려주세요^~^
추천 추천~~~

맑은미소 (♡.198.♡.98) - 2010/11/25 09:41:55

제목보고 끌려서 읽었는데 이글 은근히 죽동성있을 글이네요 제 주위 지인의 생활과 많이 비슷한 글이라서 더 끌리네요~
5회내심히 기다릴게요~

망부초 (♡.87.♡.28) - 2010/11/25 11:05:20

담집 빨리 기대... 추천 꾹 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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