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편지..

가을애 | 2011.10.28 02:26:44 댓글: 1 조회: 1445 추천: 1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0139

오늘도 잠 깨자마자 커피를 탔고 담배를 태웠습니다
당신이 목소리가 담겨있는 녹음 파일을 찾아 듣고 있으면
이보다 행복할 수가 있나 싶습니다
그러고 또 당신께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눈을 뜨면 냉수 한 잔 마시라는 말씀을 어기고
빈 속에는 커피와 담배를 해서는 안된다고 매일 말씀하셨는데............
당신이 걱정하시는 걸 알면서도 눈을 뜨면
어느새 또 담배를 물고 커피를 따르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젠 속도 많이 좋아졌고 자주하던 기침도 이젠 저를 괴롭히지않습니다 
이게 다 당신 덕분인가 봅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속상해 하는 것이
나에겐 커다란 행복이라는걸 그때는 왜 몰랐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당신께 또 하나 사과드려야 할 일 있는데,,
왜 어느 해 가을에 함께 맞춰 입었던 셔츠를 기억하시는지요
당신은 하얀색, 나는 파란색, 당신은 제게 검은색이 어울리지만
검은색은 외로워보인다면서  엷은 파랑으로 골라 주셨지요.
그 소중한 셔츠가 글쎄 조끼처럼 줄어들어지 뭡니까..
소에 부탁해 봤지만 손질해도 원래의 크기처럼 늘어나지 않는답니다
어찌나 속상하던지, 며칠을 고민하다 옷장에 넣어뒀습니다... 
그해 가을 셔츠를 입고 멋부리던 그때처럼 그럴수는 없지만
그 옷을 입고 멋부리며 다닐따가 그리워집니다 

올해들어 술도 많이 산것같네요..
전에 저희가 다니던 호프집도 올해도 자주 갔네요..
어제는 호프집 아저씨가 글쎄 맥주 네병과 마른 명태를 올리며
죄송합니다, 즐겨드시는 마른 오징어는 오늘 없습니다 하면서
다음에 올때는 준비해두겠다고 하시는겁니다..
이토록 이제는 제가 가면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올려준답니다..
음, 벌써 당신이 당신 목소리가 담긴 파일이 마감을 하네요..
이별을 말하는 당신 목소리라도 늘 듣고 살수있었으면 좋을텐데.....................

<미안해.. 날 용서하지마..
어디 아프지 말고,
아침에 눈을 뜨면 냉수한잔 꼭 마시는거 잊지말고....
빈속에 커피와 담배는 절대 하지마....................
...........날 용서하지마, 건강하고.........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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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45.♡.36
라벤다향이 (♡.162.♡.99) - 2011/10/28 17:43:54

가을애님의 슬픈사랑도 어쩜 행복이 아닐가 싶어요...그런 사랑이 있어서 그런 사랑을 했었기에 또 그런 추억이 있기에 우리삶은 헛되지 않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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