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어디 갔니? (30)

해피투데이 | 2011.10.29 09:35:02 댓글: 6 조회: 450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0141


30. 우리 선생님의 결정

 

 

<흑흑... 나쁜 놈, 나쁜 자식!>

 

이쁜 선생님은 흐느끼면서 멋진 형의 넓은 가슴을 연신 때린다.

때린다 하며는 좀 너무 거친 표현인가! 어쨌든 때리는 흉내를 내면서

그 작은 손으로 모든 투정과 기쁨을 동시에 노출시키고 있었다.

 

<미안해. 오빠가 좀 많이 바빴어.>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그때 그 전화통화후 어쩜 단 한번도 연락을 안할수가 있어!

난 오빠가 정말로 날 버린줄 알았단 말이야!>

 

<널 버리다니? 오빠도 마음이 편치 않았어.

바삐 일하면서도 내내 네 생각만 했어.

그러면서도 웬지 너의 그 버릇은 고쳐주고싶더구나.

그래서 독한 마음을 먹고 전화를 안 한거야.>

 

<엉엉... 오빤 너무 나빠!>

 

이쁜 선생님은 드디어 왕왕 울면서

멋진 형의 넓은 가슴에 쓰러질 듯 안긴다.

 

<미안해. 그래서 이렇게 깜짝 선물을 해주려고

아무 연락없이 불쑥 찾아온거잖니.>

 

멋진 형은 이쁜 선생님의 등을 살살 어루만져준다.

그러자 이쁜 선생님은 아예 흐느끼기까지 하면서 엉~엉~ 하고 운다.

 

<아~ 부러워! 너무 로맨틱하다.>

 

언제 왔는지 깜순이가 두손을 꼬옥 잡고 어깨까지 움츠리면서

감싸안고 있는 두 사람한테 부러움의 눈길을 보낸다.

아마도 깜순이가 이런 광경을 보려고 이쁜 선생님을 데려온 듯 했다.

 

<칫! 뭐가 부러워. 질질 짜는 것이 아주 귀찮아죽겠구만...>

 

나는 깜순이 옆에 가서 성가스럽다는 듯 슬쩍 말했다.

 

<흥! 그래서 넌 안 되는거야!>

 

<뭐가 안 된다는거야?>

 

<나중에 크게 되며는 자연적으로 다 알게 되거든.

저런건 어린애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거야!>

 

그러면서 더욱 부러운 눈길로 꽈악 감싸안고 있는 한쌍의 연인을 바라본다.

 

<울 애기. 이제 놓아줘. 오빠가 너한테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어.>

 

멋진 형은 자신의 목을 꽈악 껴안고있는 이쁜 선생님의 손을 푼다.

그러자 이쁜 선생님은 어느새 퉁퉁 부어오른 두 눈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서있는 멋진 형을 말똥말똥 쳐다본다.

 

<오빠를 따라와봐.>

 

멋진 형은 이쁜 선생님의 손을 잡고 우리 선생님의 앞에 다가가 선다.

 

<중학교때 오빠와 결의형제를 맺은 오빠의 절친이야.>

 

멋진 형은 우리 선생님을 가르키면서 말한다.

그러자 이쁜 선생님은 이외라는 듯 두 눈이 휘둥그래진다.

 

<오빠가 입버릇처럼 얘기하던 친구가 바로 이 사람이야?>

 

<녀석... 이 사람이가 뭐야? 너의 오빠다.>

 

멋진 형은 이쁜 선생님의 이마를 살짝 튕겨주면서 말한다.

 

<여긴 나와 4년동안 사귀어온 내 여친이야.

미흡한게 많지만 앞으로 잘 부탁해.

애가 부족한게 없이 부유하게 자라서

뭐든 자기맘대로 하려고 들지.

그래서 좀 버릇 없어보이긴 해도

마음 하나만은 더없이 여린 애야.>

 

멋진 형은 이쁜 선생님에 대해 소개시켜줬고

이쁜 선생님은 언제 울었냐듯 멋진 형의 팔짱을 꼬옥 잡는다.

 

<응. 그래.>

 

우리 선생님은 간단하게 대답했고

이내 뒤돌아서서 집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해수야. 어디 가!

어서 내 차에 타. 우리 오늘 실컷 재미나게 놀기로 했잖니.>

 

<노는 일은 다음으로 미루자.

나 내일 또 애들을 가르쳐야 해.

하루종일 수업이 꽉 차있어.

술 많이 마시고는 내 업무를 제대로 해낼수가 없어.

오늘 반가웠다. 잘 내려가라!>

 

우리 선생님은 그리 말하고는

멋진 형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은채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멋진 형도 우리 선생님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 그리고, 시간이 한참이나 흐르는가 싶더니

멋진 형이 혼자서 나온다.

 

<다음에 볼때는 내 제안 받아들이는 것으로 믿고 가겠다.

그럼 잘 지내. 또 올게!>

 

멋진 형은 집밖에 나와서도 마지막 한마디를 더 한다.

그리고야 안심이 되는지 차에 오른다.

물론 이쁜 선생님도 함께 승차하였다.

 

그리고 털컥~ 하고 차문이 닫김과 동시에

차는 흙먼지를 뿌리면서 멀리 사라져버린다...

 

--------------

 

<앙~ 너무 멋져! 우리 이쁜 선생님은 넘 행복할 것 같아.>

 

승용차가 떠나갔지만 깜순이는 여전히 하트모양의 눈을 한 채

차가 사라진 쪽을 바라본다.

 

<야, 침 좀 닦아라.>

 

나는 양손을 꼬옥 잡고 멍해있는 깜순이의 이마를 탁 튕겼다.



<아갓파라.>

 

깜순이의 아프다는 말과 함께 하트모양의 눈도 깨졌다.

 

<너 죽고싶어?>

 

깜순이는 자신의 이마를 슬슬 만지면서 날 쫓는다.

 

<응, 죽고싶어. 호호...>

 

나는 깜순이가 약이 올라하는 것을 보고 너무도 재미나서

기를 채워주면서 냅다 뛰었다.

이러저리, 올리 뛰고, 내리 뛰고 하던 나는

집에서 나오는 우리 선생님과 부딪쳤다.

 

<앗! 선생님...>

 

선생님과 부딪친 나는 뒤로 자빠지면서 크게 소리 질렀다.

 

<똥수야, 선생님이랑 밤 낚시 갈래?>

 

선생님은 넘어진 나를 일쿼세우면서 묻는다.

 

<네.>

 

나는 낚시란 말에 신이 나서 대답했다.

그리고 나를 뒤쫓던 깜순이는 선생님과 함께 있는 날 보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멍하니 쳐다만 본다.

 

<박미림, 선생님이 동수를 좀 빌려가도 되겠지?>

 

선생님은 애간장이 타서 서있는 깜순이한테 말한다.

 

<네에? 네...>

 

깜순이는 어리둥절하다는 듯 한참동온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러다가 선생님의 의도를 알겠다는 듯 [네]하고 대답한다...

 

 

-------------------

 

우리 선생님은 심심하거나 우울하거나 적적할때면

강에 가서 낚시를 하군 했다.

옛날 조선시대 귀양살이를 떠난 신하들이나,

세상에 뜻을 버린 선비들은 풍류에 젖어 살거나,

혹은 낚시를 하는 것으로 울적한 인생을 보내군 했다.

우리 선생님도 그들을 닮았는지 곧잘 낚시를 하군 했다.

커다란 삿갓을 쓰고 점잖이 앉아서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그 모습은 자못 우아해보일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개학하여서 한번도 낚시대를 잡지 않았던

우리 선생님이 낚시가방을 챙겼다.

게다가 나까지 데리고 가는것이었다...

 

 

앞강은 늘 그대로 있어서 변화된 것이라곤 없었다.

다만 가을을 잡아들어서 그런지 물이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었다.

남포를 터치워 태림이의 생명을 앗아간 그 곳도

언제 그래냐듯 많이 얕아져있었다.

그러고보니 수없이 변화해가는 것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림이를 앗아갈때만 해도 그토록 무서워보이던 물결이

더없이 잠잠해지고 조용해져있었다.

그리고 물결의 변화를 보니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변화의 한 순간만을 참았다면, 정말 그렇게 되었다면

계속하여 안일한 삶을 살수 있었을건데...

그럼 탈북자였던 태림이 엄마도 무사했을것이고 말이다!

우리의 인생도 저 강물의 변화처럼

언제 어디서든 무수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음을...

그런 변수를 능동적으로 령활있게 처리할수만 있다면,

또 그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변화속에서 자신을 발전시켜가면서 즐겁게 살수만 있다면...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이 세상의 강자가 되는것이고

그 삶속에서 진정으로 합격된 사람으로 승화되어 가는 것은 아닐런지!

 

<동수야.>

 

어느새 낚시를 강물에 던진 선생님이 날 부른다.

 

<네. 선생님.>

 

<동수는 선생님이 밉지 않어.

매일 때리고 벌을 세우고 버럭버럭 소리 지르고 그러는데

이 선생님이 밉지 않어?>

 

<아니요. 안 미워요. 전 선생님이 좋아요.

선생님은 늘 진실하게 우리를 대해주잖아요.

늘 긍정적으로, 세상을 어찌 사는가에 대해 가르쳐주잖아요.

전 선생님의 그런게 너무 좋아요.

만약에 선생님이 저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굳이 저에게 벌까지 세울 필요는 없잖아요!>

 

<허허허...>

 

선생님은 작고도 미세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이 웬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수는 연길에 몇 번 가봤어?>

 

<5번이요. 엄마를 따라서 세 번 가보고

아부지를 따라서 두 번 가봤어요.>

 

<연길은 어때? 좋아?>

 

<아니요. 별루 안 좋아요.

너무 시끄러운 것 같고 너무 시시한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글쎄요. 시끄러운건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고

시시한건 사람은 많은데 다들 모른척 하면서 살아서 그런 것 같아요.

분명히 어제 본 사람은 맞는데 모른척 하고

또 옆집에 사는 사람은 맞는데 모른척 하고

엄마의 친구의 친구라서 서로 소개받은적은 있는데 또 모른척 하고...

암튼 그 모른척이라는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사람은 많은데 피차간에 모르면서 지낸다는 것이

이상하기도 하고 좀 불쌍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연길이라는 곳은 너무 시시한 것 같아요!

우리 고사리촌은 비록 작지만 서로간에 형제자매보다도

더 가깝게 지내잖아요. 무슨 일이든 발 벗고 도와주고...

사람이 사는 인정이 느껴지잖아요. 근데

연길은 그게 없는 것 같아요!>

 

<네 말이 맞구나!>

 

<동수는 아까 그 형의 말을 어떻게 생각해?>

 

<멋진 형 말인가요? 그 형 말은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부담돼요. 부담되니 웬지 나쁜 사람 같기도 하구요.

하지만 분명한건 전 선생님이 저희들을 버리지 말아줬음 좋겠어요!>

 

<그래... 너도 선생님처럼 생각하는구나!>

 

선생님은 다시 한번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쉼없이 움직이는 낚시찌는 본체도 안한채

먼 앞산만을 쳐다본다. 낚시찌가 위로 붕붕 뜨는걸 봐서는

분명히 큰 붕어가 물었을텐데 말이다...



=================================================


스토리를 어어갈 글감이 쉼없이 떠오르긴 하는데
게을러서 쓰기 싫네요 ㅎㅎ
역시 글은 인내와 근면이 필요한가 봅니다...
지 자랑이라고 욕하기 없기입니다 ㅋㅋ
제가 넉살좋게 글 자랑을 하는건
그만큼 열정도 많다는걸 의미합니다.
살면서, 신념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할수 있다는거.
이거 해보니 엄청 행복한 일이더라구요 ㅎㅎ
님들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 즐겨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에 대한 시간을 투자해보시길...
그렇게 한다면 그 시간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님을 깨닫게 될겁니다...
그리고 생활을 이어나가기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건 사실이지만,
그 돈이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는건 아니잖아요 ㅎㅎ
자신의 취미의 분야를 찾아서 능력껏,
열심히 하면서 충실하게 삽시다^^


간만에 낮에 글 올려보네요~
암튼 좋은 주말입니다...
즐거운 시간들 되세요~~

추천 (3) 선물 (0명)
사랑은 우리의 공유된 생활이다...
IP: ♡.37.♡.11
guo79 (♡.36.♡.102) - 2011/10/29 10:33:02

제가 1빠인가요?ㅋㅋㅋ
이번집도 잼있게 잘 읽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즐겨하는 일을 하려면 해피님의 말씀처럼 인내와 근면이 필요한것도 있겠지만
시간 투자와 경제적 여유도 뒷 따라줘야 될것 같아요...저를 본다면 인내는 있지만
근면이 부족하고 시간적 투자를 하려면 경제적 여유가 허물어지네요..ㅋㅋ 어쩌면
이런저런 핑게때문에 여직껏 하고싶은 일을 못하는가봐요..에효~누굴 탓하겠습니까^^;
아, 그리고 한가지 미안한 질문입니다만...동수가 몇학년이죠?^^

해피투데이 (♡.37.♡.11) - 2011/10/29 10:41:19

ㅎㅎ 맞는 말씀입니다...
경제가 안정되어야 마음상태도 온정될것이고, 마음이 편하고 시간이 따라줘야 글을 쓸 여가가 있는 법... ㅋㅋ 예전에 님도 부지런히 창작활동을 하시던데... 요즘은 요런저런 핑계로 쉽게 시작 못하나봐요 ㅎㅎ 언젠가 여유가 있을때 글을 올려주세요. 제가 충실한 독자가 되어드리겠습니다 ㅎㅎ
아~ 그리고 동수는 이제 4학년이 된것입니다. 원래는 3학년이었는데 여름방학이 끝났으니 4학년이 된거죠. 그리고 깜순이는 동수보다 한학년 위인 5학년인거구요 ㅎㅎ
이번 회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겨울국화 (♡.19.♡.17) - 2011/10/29 17:06:10

역시 맺고 끊는 성격의 소유자인 동수의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
아무리 돈이 못해내는 일이 없다해도
그래도 사람은 자신의 본심 자신의 의지를 잃지 않고 사는게
제일 행복하지 않을가요 ....ㅋㅋㅋ
오늘은 바뻐서 이만 잠간 들러서 보고 갑니다

해피투데이 (♡.37.♡.11) - 2011/10/29 19:22:43

아~ 월말이라 많이 바쁘시죠...
그래도 잊지 않고 들려주시네요 ㅎㅎ
조폭인 동수선생의 친구가 좋은 제안을 해올때,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은 흔들리게 됩니다...
인맥을 통하여 화려한 인생을 얻을수 있다,
흔들리게 되는게 정상적이고 사람인것입니다.
하지만 동수선생님은 낚시를 하면서 초심을 얻죠.
동수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원칙을 되돌아보는겁니다.
ㅎㅎ 님의 댓글에 제가 해석 아닌 해석을 하게 되네요~
일 너무 무리하지 마시구요,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샤 (♡.245.♡.34) - 2011/10/29 23:27:10

ㅎㅎㅎ 오늘은 스레빠 신고 ... ㅋㅋ 타닥타닥 두드리고 갑니다

강추 누르고 가요 즐거운 주말보내시구요 또 뵈요 ㅋㅋ

해피투데이 (♡.37.♡.11) - 2011/10/30 18:27:18

ㅎㅎㅎ 요즘 마니 바쁘셧나봐요. 오래만에 뵙네요 ㅋㅋ
첫사랑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ㅎㅎ 아니다, 이젠 주말도 다 지나가는군요 ㅎㅎ
대신 행복한 다음 한주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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