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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어디 갔니? (41)

해피투데이 | 2012.01.05 19:43:02 댓글: 4 조회: 933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0350


41. 소 귀에 경읽기

 

 

<으메, 저게 뭔 개소리여...

우리 고사리촌이 뭣이 어찌고 어째?>

 

잡담을 나누던 도도년(금이빨엄마)의 볼살이 나풀나풀거린다.

 

<참! 말을 곱게 하면 어디가 덧난답니까?

어떻게 된게 입만 벌렸다 하며는 쌍.소리가 술술 새어나오는지...

머릿속에 똥이 들어찬것도 아니고. 쯧쯧...>

 

곁에서 듣고있던 윤호할머니가 한소리 한다.

 

<윤호할매는 전생에 나한테 뭔 원수라도 졌답니까?

어째서 나만 보면 잡아먹지 못해 안달입니까?

나원참! 더러워서 이 동네를 뜨든지 말든지 해야지...>

 

<그려그려. 날래날래 가주소.

내 다른거는 못해줘도 가시는 길에 진달래꽃은 뿌리워드리리다.>

 

<노친, 그만 좀 하소.

어떻게 된 것이 둘이 만났다 하며는 쌈박질이오.

저 윗동네 김령감네 고양이와 개도 그렇게는 싸우지 않소.>

 

담배를 빨고있던 윤호할아버지가 나선다.

그러자 윤호할머니는 금새 조용해졌고,

볼살을 나풀대던 도도년도 [쿵]하고 콧방귀를 끼고 돌아선다.

 

<그나저나 저 할배(교장선생님)가 노망들었나?

고사리촌이 [진달래문화관광지]로 된다니?...

죽기전에 촌놈들한테 돌멩이 얻어맞을라고 작정한것도 아닐테고,

또 그렇다고 촌놈들한테 아주 대단한 선심을 써줄 것도 아닐텐데...

대채 뭔 궁리를 하고 있는건지...

아마도 염라대왕을 배알할때가 됐나보군!>

 

윤호할아버지는 그리 말하면서 [캑]하고 건 가래침을 뱉는다...

 

 

--------------------

 

다음날, 하학하자 동네어르신들은 하나같이 우리 학교에 모여들었다.

교장선생님의 통보내용이 뭔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교장선생님은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어르신들이 등장하자 정식으로 회의에 들어갔다.

 

<바쁘실텐데 다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갑작스런 소식을 전하여 다들 놀라셨죠?>

 

교장선생님은 예의를 지키면서 아주 정중하게 말하였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을 모신 것은 중대한 발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말했듯이 우리 고사리촌은 [진달래문화관광지]로 변신될것입니다.

내년부터 정식으로 공사에 임할것입니다.

본 공사의 완공시간은 2년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첫해에는 전체적인 광장의 뼈다귀를 만드는것이고

그 다음해는 이미 설계된 디자인대로 광장의 구석구석을 아름답게 미화시키는것입니다.

우리 [진달래문화관광지]는 연변의 제일의 광장의 상징물로서

그속에는 민속문화유람실, 야외조각공원, 놀이공원, 잔디광장, 온천오락실, 편의시설...

등등의 광범위한 관광시설을 공사함으로서

연변에서 가장 큰 유람관광지로 만들 계획입니다.

공사의 예산과 자원은 모두 제가 책임질것이며...>

 

<복잡한 말은 알아듣지 못하니까 본론만 간단하게 얘기해주십시오.

[진달래문화관광지]이고 나.발이고...

그딴 말을 들으러 여기 온 것이 아니니까

우리 고사리촌이 어찌되는가만 말해주십시오!>>

 

묵묵히 앉아있던 우리 아버지가 발끈하면서 소리지른다.

갑작스런 통지를 듣고 엊저녁부터 심기가 많이 불편해 하던 울 아버지였다.

 

<그게... 그러니까... 앞으로...

앞으로, 아니! 앞으로가 아니고 당장 내년부터 고사리촌은 없어지게 될것입니다.

집과 밭을 내놓는 고사리촌민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지급될것이며...>

 

<거 뭔 개 풀 뜯어잡수시는 소리입니까?

고사리촌이 왜 없어지고? 집과 밭은 왜 내놔야 합니까?>

 

우리 아버지가 버럭 소리지른다.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세요.

앞으로는 농촌이 소극화되어가고, 도시가 적극화되어가는 시대입니다.

즉 다중화된 도시가 피페해지는 농촌을 대신한다는 이 말입니다.

우리 세대까지는 그나마 농촌에서 발 붙이고 살수 있다 하지만 우리 자녀들은 틀립니다.

글로벌정보화시대에 사는 우리 자녀들은 절주 빠른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부단히 자아갱신하고, 부단한 자아발전을 모색하면서

경쟁력있고, 창의성있는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것입니다.

그런 변화발전은 피할수 없는 사회현상이 될것이며,

인간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런 변화무쌍한 사회발전을 받아들일줄 알아야 하며

또 그럼으로서 더 좋은 삶의 질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는것입니다.

저는 지금 앞으로 다가올 추세를 미리 예산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터전을 마련해주고자 하는것입니다.>

 

<여전히 못 알아듣겠습니다.

우리 고사리촌이 어찌되는가만 말씀해주십시오.>

 

교장선생님은 제법 진지하게 말하였지만

우리 아버지는 그 진지한 말을 딱 잘라버렸다.

 

<고사리촌에 대한 가장 명확한 답을 원하는것입니까?>

 

<예.>

 

교장선생님은 엄숙하게 물었고, 우리 아버지도 엄숙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궁금하다면 지금 대답해드리죠.

고사리촌은 저한테 회수될것입니다.

내년부터 정식으로 저한테 회수될것입니다.

저는 고사리촌을 회수하여 [진달래문화관광지]를 건설하여

우리 고사리촌민들의 자녀들한테 다시 돌려줄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진달래문화관광지]는 우리 자녀들에게 온정된 직장을 제공해줄것이고

자기 고향을 지킬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것입니다.>

 

<호호호... 배우신 양반이라 말도 제법 괘씸하게 하는구만 그려.

결국 그게 그거 아닌가요.

소불.알 떼어다 구워먹고 개.불.알을 도로 붙여놓겠다는 말이 아니오!>

 

잠자코 앉아있던 도도년이 시부렁시부렁 거린다.

 

<그런거 아닙니다.

아무리 못 배우고 가진게 없다 해도 사람은 길게 내다볼줄 알아야 합니다.

제가 고사리촌을 개발하려는 목적은 단순히 제 개인의 꿈 때문만은 아닙니다.

현재 연변은 일자리창출이 시급한 시점이고,

꽉 막힌 시장을 뚫어야 할 시점입니다.

그리고 제가 발견한 무궁무진한 시장은 바로 장백산이었습니다.

현재 중국과 한국은 과거사를 놓고, 장백산에 대한 논쟁이 분분합니다.

한 나라의 주권을 결정하는것은 정치나 경제나 군사뿐만 아니라

역사도 상당한 역할을 합니다. 명확한 역사를 가진 나라만이

자기주권을 강화해나가는 법이지요.

그리고 중국과 한국의 그 역사의 분쟁중심에는 장백산이 있습니다.

한국은 자아정체성을 주장하기 위하여 장백산에 더욱 투자할것이고,

그런 나라의 정책으로 인해 한국국민들이

장백산을 찾는 횟수는 현저하게 많아질것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싶이 우리 고사리촌은 바로 장백산으로 가는 지름길을 꿰차고있습니다.

중국에서 점점 소외되어가는 연변문화와 더불어

우리는 민족문화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것입니다.

우리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문화를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우리의 힘은 강해질것이고, 그 힘을 키우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진달래문화관광지]를 건설하는것입니다.

이는 우리 자체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일이 될것이고

또 더 나아가서 한국국민들이 장백산외에도

[진달래문화관광지]를 방문하는 계기가 되는것입니다.

저는 그 일을 성사시켜서 우리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자기 고향을 지킬수 있는 힘을 갖게 하고싶습니다!>

 

<발상은 좋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설사 [진달래문화관광지]가 완공된다 해도 사람들이 굳이 이곳으로

관광을 와야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윤호할아버지가 안경을 올리밀면서 묻는다.

 

<쉽지 않으니까 여러분들한테 이렇게 부탁드리는겁니다.

또한 [진달래문화관광지]에 대한 경제적소득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잠시동안은 적자가 될지는 몰라도, 앞으로 사람들의 생활의 질은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생활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여행이나 자아취미활동을 즐기게 될것이고,

다분화된 삶으로 인해 우리 관광지는 자연스럽게 주목받게 되는것이지요.

또한 연변제일의 관광지로 공사하는것이니까

관광지에 대한 홍보는 따로 필요없는것이지요.>

 

<교장선생님, 지금 조선말 하는거 맞습니까?

나는 어쩨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습니다.

귀신똥구멍 파는 얘기는 그만 하시고

우리는 대채 어찌되는겁니까?

고사리촌을 없앤다 하며는 우리는 어디 가서 살란 말입니까?>

 

말을 건네간 것은 역시 도도년이였다.

 

<아~~ 제가 여러분들의 생존문제를 빠뜨렸군요.

여러분들의 앞으로 삶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한국으로 가고싶은 분들은 한국에로 보내줄것이고,

연길로 가고픈 분들께는 연길로 보내줄것이며,

안도로 가고픈 분들께는 안도로 보내줄것입니다.

물론 기타 다른 곳도 다 가능합니다.>

 

<교장선생님이 보내주지 않아도 우리절로도 충분히 갈수 있습니다.

문제는 살아갈 집과 직장이 문제이죠.>

 

잠자코 앉아있던 경민의 아버지의 말이다.

 

<거기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드리죠.

만약에 한국에 가실 분이 계시다면 이 며칠내로 결정하여 말씀해주시죠.

제가 영사관에 미리 손을 써놓았습니다.

언제든지 가능하게 말입니다.

그리고 연길이나 안도에 계실분들은 아파트도 새롭게 마련해두었습니다.

아파트에 대한 요금은 제가 절반 지불해드릴것입니다.

그리고 원하는 직장에도 취직시켜줄것입니다.

또 다른 남방쪽으로 가고싶은 분들께는

아파트 절반요금을 직접 현금으로 드리겠습니다.

이 정도면 집 내놓고 밭 내놓는데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한평생 농촌에서 살아서 도시생활에 적응할지 모르겠습니다.

직장이라면 어떤 직장을 말하는지요?>

 

여전히 경민의 아버지이다.

 

<각자 능력이나 재주에 알맞은 직장을 선발해줄것입니다.

아~ 그리고 자녀들의 교육에 대해서도 제가 책임질것입니다.

우리 고사리소학교의 학생들은 일제히 연길공원소학교로 전학해갈것입니다.

이미 공원소학교측 교장선생님과 말이 다 통하였습니다.

지금 생활보다는 더 낳아질것이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교장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 ...

 

<명호(빈퉁재)아버지, 우리 당장 갑시다.

안도로 가며는 돼지고기 맨날 사먹을수 있잖소.

그럼 경운기 몰면서 춥다고 징징거리지 않아도 되고...

이 얼마나 좋은 일이요. 흐흐흐...>

 

도도년이 아리까리의 옆구리를 툭툭 친다.

 

<이 여편네, 아무것도 모르면 잠자코 있소.

내 한평생 아무리 게을리 살고, 없이 살았어도

촌놈이 땅 없으면 굶어뒤진다는것쯤은 알고 있소!

그러니까 그 주디 좀 봉쇄하우.>

 

상황의 심각성을 예감했는지 아리까리가 눈치없는 도도년에게 눈짓을 준다.

 

... ...

 

<우리 그냥 연길로 가요.

금희나 은희를 생각해서라도 연길로 갑시다.

애들 교육문제가 우선 아니오.>

 

금희아버지가 능청스럽게 묻는다.

그러자 금희엄마는 눈을 흘기면서 도도거린다.

 

<자식 위하는척 하지 마세요.

또 어디 가서 도박이나 할려고...>

 

... ...

 

<윤호할애비, 이참에 우리도 그냥 한국 가버립시다.

가서 자식놈들이랑 같이 삽시다.>

 

<한국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아무것도 모르면 잠자코 있소.>

 

윤호할아버지는 심각한 표정이 되어 쐐기를 툭 박는다.

 

 

... ...

 

<뒷산에 울 영감 무덤이 있는데...

여기가 내가 죽을 곳인데, 이 노친네는 여기 말고 갈 곳이 없는데...

이걸 어쩜 좋대!>

 

뒷구석에 얌전히 앉아있던 꼬부랑이 할매는

긴 한숨을 내쉬면서 연신 한탄한다.

 

... ...

 

<헤헤헤... 집 나간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보러 올거다.

길남(바보아저씨이름)이는 누렁이와 함께 여기서 살거다! 헤헤헤...>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아저씨는 그저 웃기만 한다.

 

... ...

 

<어쩜 좋을가요?>

 

엄마가 아버지한테 묻는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전에는 이 곳을 절대 못 떠나우!>

 

우리 아버지는 큰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왁작지껄한 회의장소를 박차고 나가버린다.

 

... ...

 

<대채 인간의 욕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걸가?>

 

멍하니 앉아있던 우리 선생님은 미소를 짓고있는 교장선생님을 멍하니 바라본다...




========================

새해 들어 첫 글을 올립니다.
올 한해도 열심히 살아야 할텐데...
자기절로 자기한테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ㅎㅎ
열븐들, 편한 저녁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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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우리의 공유된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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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제이 (♡.136.♡.130) - 2012/01/07 00:03:05

자기절로 자기한테 화이팅!ㅋㅋ

올해에도 여전한 해피님이길 ~

해피투데이 (♡.125.♡.63) - 2012/01/07 08:49:03

ㅎㅎ 감사합니다...
제가 이렇게 제 좋은 멋에 산답니다~
안나제이님도 새로운 계획목표를 다 실천하시고,
더욱 충실한 한해이기를 바랍니다~ ㅎㅎ

겨울국화 (♡.33.♡.29) - 2012/01/07 09:32:40

농민들한테서 땅을 빼앗는다는것은 목줄을 끊는것이나 다름 없는데
한평생 먹고 살아 갈돈 마련해 주면 모를가
아|빠트 반채 값에 땅을 넘긴다는게 기가 막히군요
한국 보내준다고 한평생 한국에서 살것도 아니고
돌아와서는 어디서 살라는지 ................
들러서 잘보고 갑니다

해피투데이 (♡.125.♡.167) - 2012/01/08 09:43:14

그러게 말입니다...
요즘 쓰는 내용, 경제상식이나, 토지상속문제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야 하는데
제가 모르는게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자료를 찾고있는중입니다 ㅎㅎ
님도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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