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소녀 1ㅡ가즈코가 쓰러지다

뉘썬2뉘썬2 | 2023.11.03 03:20:02 댓글: 15 조회: 274 추천: 2
분류단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14248
지은이ㅡ츠츠이 야스타가/筒井康隆

1934년 출생.천재적인 두뇌를지녀 어릴때부터 영재교육을 받앗으며 도시샤대학 문학부에서
심리학과 연극에 심취하고 미학을 전공하엿다.

옮긴이ㅡ김영주

2008년 출판

ㅡㅡㅡㅡ

1

방과후의 교정은 고요하다못해 어딘지모르게 썰렁한 기운마저 맴돈다.가끔씩 어느교실의 문
이 열렷다닫히는 소리가 아무도없는 복도에 울려퍼진다.3학년인 요시야마 가즈코는 동급생인
후카마치 가즈오,아사쿠라 고로와함께 과학실청소를 끝마쳣다.

"이제다됏다.쓰레기는 내가버리고 올테니까 너희들은 손을씻고 오도록해."

"그럴래?이거미안한데."

가즈오와 고로는 나란히 화장실로 향햇다.두사람의 뒷모습을 나란히 비교해본 가즈코는 웃음
이 터져나올것 같앗다.이둘의 조합은 정말재미잇다.가즈오는 키가크고 마른편인데 고로는 땅
딸막하다.공부는 둘다잘하는데 고로는 노력가에 생각하는대로 거리낌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타
입.그와반대로 가즈오는 몽상가이다.멍하니 잇을때가많아 무슨생각을 하고잇는지 알수가없지
만 그모습은 왠지 우수에 차보이면서 신비롭다는 느낌도들엇다.

화장실에서 손을씻으면서 고로가 가즈오를 올려다보며 말햇다.

"가즈코말야,상냥하고 귀엽기는한데 모성애가 좀과다한것 같지않아?"

고로는 잘난체하며 어려운말을 쓰려고하는 버릇이잇다.가즈오는 약간 무표정한 눈으로 자기보
다 20센티작은 고로를 내려다보앗다.

"흐음,어째서?"
"아니그럼 너는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거야?"

고로는 가슴을 젖히며 말햇다.새빨갛게 부풀은 얼굴 때문인지 노상 힘을쓰고잇는 것처럼 보인
다.

"가즈코는 우리들을 마치 어린애처럼 생각하는것 같다고.흥!'손을씻고 오도록해'라니!"

"그런가.."
가즈오는 꿈이라도꾸는 눈빛으로 그렇게말하고 계속 천천히 솔을씻엇다.

화장실에서 나와서 고로는 가방을 가지러 교실로갓고 가즈오는 청소가 끝난것을 보고하러 교
무실로갓다.

교정뒤뜰에 쓰레기를 버리고 과학실로 돌아온 가즈코는 청소도구를 치우려고 옆실험실의 문
에다가가 손을뻗엇다.이실험실이라는 곳은 과학수업교재를 두는방으로 문은 과학실을향해 난
것과 복도로 통하는것 두개가잇다.가즈코가 열려고한것은 과학실쪽으로 난 문이엿다.

"어?"

가즈코는 문의손잡이를 쥔채로 여는것을 잠시망설엿다.실험실안에서 무슨소리가 낫기때문이
다.

실험실이라고는해도 제대로 된 과학실험을 할수잇는 공간은 거의없다.마치 창고처럼 여러가
지 물건이 뒤죽박죽 즐비해잇을뿐이다.게다가 그것이 여러가지 생물표본이나 골격모형,박제
나 약품장같은 그다지 기분좋지 않은것들뿐이다.그런것들이 가즈코에게는 아무렇지 않앗지만
여학생중에는 이방에 들어오는것을 싫어하는 아이도잇엇다.

"이상하네,아무도 없을텐데.."
가즈코는 소리를내여 그렇게 중얼거렷다.

"후쿠시마 선생님인가?"
아냐 그럴리가 없는데 하고 가즈코는 생각햇다.

후쿠시마 선생님이라면 아까 실험실에서 복도로나와 문을잠그고 돌아가시는것을 분명히 봣으
니까 ..도대체 누굴까?가즈코는 어쩐지 조금 으스스햇지만 과감히 문을열엇다.

쨍그랑!유리깨지는 소리가들렷다.

"거기..누구잇어요?"

가즈코는 눈을 가늘게뜨고 어슴푸레한 방안을 빙둘러보앗다.방 한가운데잇는 책상위에 시험
관이 줄지어잇고 그중한개가 바닥에 떨어져 깨져잇엇다.그리고 바닥위에는 시험관에서 흘러
나온듯한 액체가 넘쳐 흘러 희미하게 하얀연기 같은것이 나고잇엇다.

'누군가 무슨실험을 하고잇엇나보네..그런데 누구지?어디잇는걸까..?'

가즈코가 시험관과함께 놓여잇는 약병의 이름표를 확인하려고 책상에 가까이가던 때엿다.검은
그림자가 약품장뒤에서 휙하고 나타나 복도로나가는 문 바로앞에잇는 칸막이 너머로 뛰여든
것이다.

"앗..!"

도둑인가?심장이 두근거렷다.그녀는 한동안 몸이 딱딱하게 굳어져 우두커니 서잇엇다.손발이
저려오는것같아 움직일수가 없엇다.

"누구?!"
가즈코는 무서움을 참을수가 없어 소리쳣다.

"나 놀라지 않앗어!이리나와봐."
복도를향해 난 문이 덜커덩거리는 소리를냇다.

"복도로 나가려고 하는거라면 안될거야!"
가즈코는 칸막이 너머를향해 소리쳣다.

"그문은 잠겨잇거든!"

뭐라도 계속해서 소리치지않으면 너무무서워서 정신을 잃을것만 같앗다.그러자 문은 덜컹거리
는 소리를 내는것을 멈췃다.칸막이 너머에서는 아무소리도 들려오지않앗고 방안은 쥐죽은듯
이 고요해졋다.

"알겟다!가즈오지?아니면고로?나를 놀라게하려고 장난치는거지?"

가즈코는 발소리를 죽이고 칸막이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말햇다.하지만 칸막이 너머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응답이없다.가즈코는 무서움을 꾹참으며 조심조심 칸막이 너머를 들여다보앗
다.그리고는 저도모르게 그만 소리를질럿다.

"꺄ㅡ악!"
그곳에는 아무도 없엇던것이다.

"아니 어떻게 된거지?"

가즈코는 놀라서 소리쳣다.조금전에 잇엇던 사람의 그림자는 환영이아니다.일시적인 눈의착
각 같은것도 아니다.그녀는 분명히 무언가가 이 칸막이 뒤로 숨는것을보앗다.

가즈코는 시험삼아 복도쪽으로난 문을 당겨보앗다.잠겨잇다.그렇다면 이문으로 도망을간것도
아니다.그럼도대체 어디로 가버렷단거지?

사라졋나?설마.그런 말도안되는 일이 잇을리없다.하지만 사라졋다고 할수밖에없는 불가사의
한일이다.가즈코는 생각에잠긴채 다시 천천히 시험관이놓인 책상앞으로 돌아갓다.

아까부터 어렴풋하게 달콤한 냄새가 실험실안에 자욱하게 퍼져잇다는것을 가즈코는 그제서야
알아챗다.아무래도 깨진 시험관안에 들어잇던 액체냄새인것같다.

"이게 무슨냄새지?"

너무도 향기로웟다.가즈코는 왠지 그냄새를 어렴풋이나마 알고잇는것같은 생각이들엇다.'뭐엿지?
내가아는 냄새인것같은데 달콤하고 왠지 그리운향기..언젠가 어디에선가 나는 이냄새를..'

그녀는 책상위에 뚜껑이닫힌채 놓여잇는 세개의 약병중 하나를 집어들고 이름표를 살펴보려
햇다.그러나 읽을수가 없엇다.

이상하게도 그녀의의식이 희미해진것이다.달콤한 냄새가 갑자기 가즈코의 후각을 강하게 덮쳐
왓고 다리에 힘이풀려 비틀거렷다. 의식이점차 가물가물해졋다.가즈코는 천천히,허물어지듯이 바
닥에 쓰러지고말앗다.

그로부터 1,2분쯤 지낫을까?가즈오와 고로는 집에갈 채비를 끝마치고 과학실로 돌아왓다.

"이봐 가즈코,이제집에가자.네가방도 가져왓어!"

고로가 큰소리로 덜렁덜렁거리며 문을열고 들어왓다.아무도없는 과학실을 돌아보며 얼굴을 찡
그렷다.

"뭐야 쓰레기 버리러가서 아직안왓잖아.분명히또 누군가를 만나서 재잘대고잇겟지.여자애들
은 우물가에 모여서하는 쑥덕공론을 좋아하니까!"

"아니 그런것같지 않은데."
가즈오는 실험실문을 가리키며 말햇다.

"실험실에 잇을거야.청소도구 치우고잇나보네."

고로는 가즈오의말에 대꾸하지않고 자신의 책가방과 가즈코의것을 양손에들고 어슬렁어슬렁
실험실안으로 들어갓다.

"역시..없잖아!"

고로는 자신이 이겻다는듯이 큰소리로 외쳣으나 말이끝나기가 무섭게 마치 여자같은 날카롭
고 드높은 비명을질럿다.그것이 고로의 비명이라는것을 눈치챈 가즈오도 허둥지둥 실험실로
뛰여들어갓다. 실험실 바닥에 가즈코가 쓰러져잇고 그옆에 고로가 꼼짝도못하고 서잇엇다.

"어 어떻게 된일이지?죽은걸까?"
고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즈오에게 말햇다.

"바보같은 소리마,그럴리가 잇겟어?"
가즈오는 가즈코에게 다가가 침착한 태도로 손목을잡고 맥을살펴본뒤 그녀의 상체를 안아올렷다.

"괜찮아 자 너는 다리를 들어줘."
"어 어떻게하려고?"
"당연한거아냐?양호실로 데려가야지.아무래도 빈혈같아."

가즈오와 고로는 축늘어진 가즈코의몸을 양호실로 옮겻다.양호실에는 아무도 없엇다.두사람은 가
즈코를 침대에눕혓다.

"나는나가서 아무선생님이나 좀찾아올게."
가즈오가 고로에게 말햇다.

"그러니까 너는거기 창문을 열고 가즈코의 이마를 차가운 물수건으로 식혀줘."

고로는 주뼛주뼛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엿다.가즈오가 나가자 고로는 창문을 열어둔채 양호
실에잇던 수건을 물에적셔서 가즈코의 하얀이마위에 살며시 올렷다.

"피곤하기도 햇겟지."
고로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렷다.

"그렇게넓은 교실을 달랑셋이서 청소를 하게하다니 말도안되지."
가즈오는 좀처럼 돌아오지않앗다.고로는 몇번씩이나 수건을 적셔서 가즈코의 이마에 올려주엇다.

"빨리 정신차려,응?가즈코."
고로는 걱정이돼서 거의울 지경이엿다.

드디어 가즈오가 아직 교무실에 남아잇던 후쿠시마 선생님을 데리고돌아왓다.후쿠시마 선생
님은 세사람의 과학선생님이다.

"음 빈혈이네."

후쿠시마 선생님은 가즈코를 잠시살펴보더니 그렇게 말햇다.그리고나서 가즈코는 금세 정신이
들엇다.

"아아..저 어떻게 된거예요?"
"빈혈을 일으켜서 쓰러져잇엇어.실험실에.."

가즈오의말에 가즈코는 조금전 잇엇던일을 떠올렷다.기분이 좀나아지고 안정이된후 그녀는 수
상한 사람의 모습에대해 이야기햇다.

"뭐어?그런일이잇엇어?"
가즈코를 제외한 모두가 얼굴을 마주보앗다.

"그런데 뭔가 좀이상하다."
가즈오가 의아하다는듯이 말을꺼냇다.

"네가 쓰러져잇는것을 발견햇을때 책상위에는 약병도 시험관도 없엇고 그런냄새도 안낫어."

"어머 정말?"
가즈코는 깜짝놀랏다.

"이상하네.나는 분명히.."
그렇게 말하며 가즈코는 침대에서 몸을일으켯다.

"그럼 다시한번 가서 살펴봐야겟다.같이가줄래?"
후쿠시마 선생님이 놀라서 손을올렷다.

"아니 빈혈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돼.좀나아졋니?"
"네 괜찮아요."
"그래?좋아,그렇다면 선생님과함께 가보자."

후쿠시마 선생님도 일어섯다.네사람은 다시 실험실로 돌아갓다.확실히 가즈오가 말한대로 책
상위에는 아무것도 없엇고 바닥에 흐트러져잇던 시험관 파편도 깨끗하게 치워져잇엇다.

"이상하네요.."
생각에잠긴 가즈코에게 후쿠시마 선생님이 물엇다.

"네가맡앗던 그냄새라는게 어떤냄새엿니?"
"달콤한 냄새엿어요.뭐랄까.."

가즈코는 간신히 알아낸듯 손뼉을쳣다.

"맞아!그건 라벤더향기예요."

"라벤더?"

"네.제가 초등학생이엿을 때인가?언젠가 엄마가 라벤더향이나는 향수를 뿌려준적이 잇어요.맞
아,분명히 그것과 똑같은 냄새엿어요!"

가즈코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뿐만이 아니야..라벤더냄새에는 그밖에도 뭔가더 추억이잇어..훨씬소중한 추억이..'

하지만 가즈코는 생각해낼수가 없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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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35.♡.104
로즈박 (♡.39.♡.172) - 2023/11/04 18:03:32

음마야..이건 무슨 학교안의 그 머더라?혹시 귀신이 나오는거 아닌가요?
살짝 무섭네요..

뉘썬2뉘썬2 (♡.102.♡.122) - 2023/11/05 08:19:58

괴담 아니예요.과학환상소설임 ㅋ

단차 (♡.252.♡.103) - 2023/11/11 11:11:10

이제보니 소설책이네요. 잘 볼게요.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1/11 11:15:29

빨래방과 커피숍에 갠찮은 소설이 엄청많은데 어느세월에 다볼란지
까마득해요.집에다사논 소설책은 아직 펼치지도 못햇어요.

단차 (♡.252.♡.103) - 2023/11/11 11:30:34

여기에 하나하나 타자치시는건가요? 이런 환상소설을 좋아해요.

뉘썬2뉘썬2 (♡.203.♡.82) - 2023/11/11 20:59:12

정시없이 타자한담에 한번쭉 훑으면서 수정합니다.
틀린철자 용납못해요.ㅋ

단차 (♡.252.♡.103) - 2023/11/11 20:59:59

저도 맞춤법에 예민한데 우리 또 통한건가요? ㅋㅋ

뉘썬2뉘썬2 (♡.203.♡.82) - 2023/11/12 21:09:50

두루두루 정말 잘통하네요.ㅋ

단차 (♡.252.♡.103) - 2023/11/12 21:11:46

저는 이런 기분 좋네요 ㅋㅋ

뉘썬2뉘썬2 (♡.203.♡.82) - 2023/11/12 21:14:50

나두 단차님을 통해서 마음이 봄날처럼 따스해졋어요.

단차 (♡.252.♡.103) - 2023/11/12 21:17:19

저도요. 여신님의 몇 마디에 마음이 평온해졌어요.

뉘썬2뉘썬2 (♡.203.♡.82) - 2023/11/12 21:25:15

내가또 사람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죠.허허

단차 (♡.252.♡.103) - 2023/11/12 21:26:57

힘들어본 사람이 힘든 사람 마음을 잘 안다고 하더라고요.

뉘썬2뉘썬2 (♡.169.♡.51) - 2023/11/13 06:42:35

因为淋过雨,所以会给别人撑伞。

단차 (♡.252.♡.103) - 2023/11/13 07:11:50

동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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