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전집2 격정시대 하-48

더좋은래일 | 2023.11.06 10:07:26 댓글: 0 조회: 180 추천: 3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15280


48

8월 13일 일본침략군의 함대가 황포강을 거슬러올라온 뒤 불과 넉달만에 수도 남경이 함락되여 인류력사상 그 류례를 보기 드문 대도륙의 참극이 벌어졌다. 남경을 피바다속에 잠근 야수들은 다시 서진을 시작하여 불과 몇달후 마침내는 군사요충지 구강을 점령하기에 이르렀다. 구강까지 오면 철길의 대동맥과 물길의 대동맥이 교차되는 유서깊은 무함삼진이 지척이다. 이렇듯 나라와 민족의 흥망지추에 수백만, 수천만 사람들의 입에서 하나의 웨침이 터져나왔으니 그것은 곧 <<대무한을 보위하자!>> 였다. 세계의 눈이 이때 동방의 마드리드로 묘사되던 무한에 돌려진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무창에는 장개석의 림시대본영-행영(行营)이 설치되고 그리고 강건너 한구에는 공산당의 대표부-팔로군판사처가 설치되였다. 날마다같이 해가 서산에 기울어질무렵이면(해를 등에져야 눈이 부시지 않아 공중전을 하는데 유리하므로) <<정의의 검>>이라고 불리는 쏘련공군의용대의 전투폭격기편대가 우렁찬 폭음을 울리며 무한시민들의 머리우를 날아지나 구강으로 일본침략군의 함정들을 폭격하러 가군 하였다. 이러한 정세하에서 조선의용대의 건립이 이루어졌으니 더 말할것도 없이 거기에 망라된것은 산해관이남 각지에 흩어져가지고 활동을 하던 조선혁명자들 특히 군사교육을 받은 청년층이였다.

<<8.13>>에서 부상당한 서선장이가 끝끝내 자기 부대와 운명을 같이하며 양자강 남북안을 전전하던중 구강과 대야 사이의 요충인 양신에서 불시에 사단참모장 곽소장의 소환을 받게 되였다. 이날 중대본부의 통신병이 달려와 중대장이 얼른 좀 왔다가란다고 전갈하여 선장이가 갑자기 또 무슨 일이 났나 하고 부지런히 달려가보니 중대장 왕세영대위는

<<서소위, 희소식이요.>> 하고 웃으며 걸상을 권한 뒤 대각에 초인사로 권연 한가치를 뽑아주다가

<<오 참 그렇지... 안 피우지.>>

깨닫고 도로 제 입에 갖다 물고 성냥을 찾았다.

<<대체 무슨 희소식입니까?>>

<<사단참모부에서 소환명령이 내려왔소. 소대의 일을 아주 인계해주고 래일해전에 도착하라는 명령이요. 인제 서소위는 밤에 발편잠을 자게 됐소. 이게 희소식이 아니구 뭐요.>>

<<후방에 들어가 발편잠을 자는게 희소식입니까, 남들은 다 일선에서 싸우구있을 때?...>>

<<괜한 객기 부릴것 없소, 굴러들어온 복은 그대루 받아들이는게 수요. 가거든 원부관한테 안부나 전해주오. 그리구 인계는 잠시 1소대장에게 해두시오. 갑자기 인계받을 사람을 구할수가 없으니까.>>

서선장이가 자기 소대를 돌아와 생사고락을 같이해온 부하들과 작별할 때 그중의 몇몇이 눈물이 글썽하여 얼굴을 돌리는것을 보고 선장이도 자연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몸조심하구 잘들 있어.>>

<<소대장님 안녕히.>>

<<우리를 잊지 마십시오. 소대장님.>>

<<안녕히.>>

<<안녕히 안녕히.>>

소박한 사람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는데는 긴말이 필요 없었다.

<<아 서소위, 그대를 소환하는것은 다름이 아니라.>>

선장의 거수경례를 받자 첫밗에 곽참모장은 설명을 해들리는것이였다.

<<그대네 사람들이 지금 무한에 모여가지고 의용대를 건립할 준비를 하구있어. 그래서 그대네 사람들은 다 돌려보내라는 지령이 군사위원회에서 내려왔어. 그러니 신주임한테 가 통행증을 떼구 그리구 려비두 타가지구... 곧 떠나두룩.>>

전시였으므로 군인들이 통행증이 없이는 단독으로 행동을 못하였다. 휴대한 무기도 그 종류와 수량을 통행증에 명기하는것이 통례였다. 례컨데 <<권총 1정>> 따위.

선장이가 통행증까지 뗀것을 알고 원부관은 섭섭해 야단이였다. 신주임과 둘이서 석별연을 베푼다고 선장이를 거리로 데리고 나왔다. 어느 술집 아늑한 뒤방에 들어앉혀놓고 어디 가 덜 밉지 않게 생긴 기생까지 하나 불러다가 선장이옆에 앉히였다. 얼굴에 분가시가 돋은 그 기생은 원부관이 시키는대로 이 연회의 주빈격인 성장이에게 특히 아양스레 부닐었다. 선장이가 기생의 아양 떠는것을 잘 받아주지를 않아 자리가 버성기는것을 보고 능란한 원부관이 한판 차리고 나앉아 기생에게 수작을 걸었다.

<<여보게 춘매, 저 량반이 우리 사단의 으뜸가는 도덕군자신걸 자네가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일세. 웬만한 수단으루는 녹여내지를 못할테니 미리 단단히 차비를 차리구 달라붙게.>>

<<나중엔 별 기급할 소릴 다 듣겠네요. 차비가 무슨 차비란 말이예요.>> 하고 개생은 원부관에게 곱게 눈을 흘겼다.

<<여보게 눈 흘기지 말고 내 말 좀 듣게. 향로를 하나 얻어다가 향불을 피워놓구... 자네 오늘 번 해우값 있지? 그걸 다 전물루 바치게. 그러구 손이 발이 되두룩 한번 싹싹 빌어보네. 지성이면 감천이라구... 누가 아나, 혹시 또 말을 들어줄지.>>

<<그건 나리가 늘 해봐서 잘 아는짓이구려. 난 그런 치사한짓 할줄 모르니 하구싶거든 나리나 하시오.>>

<<자네가 수단껏 저 량반의 오입길을 터뜨리면 내 신주임께 말씀해 상급을 후히 주두룩 해줌세. 자네 생각에 어떤가?>>

<<난 싫소. 상급이 욕심나거든 나리가 실컷 수단을 써보시오.>>

기생의 만수받이하는 소리를 듣다가 신주임이 배갈잔을 내려 놓으며 허허 웃어서 포도주 두잔을 겨우 마신 선장이도 따라 웃으니 술자리에 화기가 감도는것 같았다.

이튿날 선장이가 군용트럭에 편승하여 악성까지 오는데 길에는 적점령구에서 빠져나온 피난민들이 남부녀대로 살길을 찾아 떠돌아다니는것이 끊임없이 눈에 띄웠다. 일본침략군이 이 나라백성들에게 들씌운 재난을 단적으로 또 극명하게 보여주는 비참한 화폭이였다. 악성에서는 무창까지 가는 군용트럭을 기다리느라고 하루밤을 묵어야 하였다. 양자강에는 빈틈없이 기뢰가 부설되여(흡사 잘된 수박밭의 수박덩이들 같았다)물길로는 갈수가 없었다. 선장이가 길에서 중위 자동차사령 하나를 친하여 그의 소개로 어떤 허술한 려관에다 역시 허술한 방 한간을 얻어놓고 저녁도 먹을겸 구경도 할겸 거리로 나왔다. 거리거리와 골목골목에 세간 나부랭이와 함께 한둔하는 피난민들이 버걱버걱하도록 많았다.

<<나리 한푼만 줍쇼.>>

<< 이 어린것이 오늘 종일 굶었습니다요. 나리.>

<<저의 앞을 못 보는 어머니가 지금 다 돌아가시게 됐습니다 나리.>>

이런소리를 들을적마다 선장이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였다. 허술하나마 자신은 방에서 자고 또 별다르지는 못하나마 자신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소매동냥을 해먹고 한데밤을 자야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곧 딴세상사람이였다. 선장이는 그들의 고난이 자신의 잘못으로 말미암은것 같은 가책을 느꼈다. 선장이는 정직한 인간이였다. 인류의 고난에 외면을 하고 자기 하나의 안일만을 추구하는 짐승 매한가지의 인간이 아니였다.

가로등의 불빛이 희미하게 비끼는 어느 골목안에서 끼끗한 젊은 녀자난민 하나와 국민당군대의 하사관 하나가 밤거리의 흥정을 하는것이 눈에 띄워 선장이는 가까운 집그늘에 잠시 발을 멈추었다. 녀자는 중고품군대담요 개킨것 하나를 손에 들고 뒤적거려보고 또 쓰다듬어보고 하였다. 갑갑증이 난 하사관이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녀자에게 볼멘 소리를 하였다.

<<부족해?>>

녀자는 하사관을 흘끔 쳐다보고 말없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신품이나 다름없어. 아무리 못 받아두 열장은 받아, 열장. 작자는 얼마든지 있어. 싫거든 고만두어.>>

자신처럼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작자>>가 얼마든지 있는것을 잘 알고있는 녀자가 마침내 결심을 내리고 고개를 까댁였다. <<열장>>즉 10원을 놓칠가봐 겁이 난것이다. 이어 녀자가 선셈해받은 담요를 안고 앞을 서고 물무교환으로 흥정이 되여 초보적으로 만족한 하사관이 뒤를 서서 어둑컴컴한 골목안으로 남녀 함께 사라졌다. 그 광경을 한동안 지켜보다가 선장이는 복잡한 심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산 사람의 입에 거미줄 치랴.)

생각하다가 다시 입속말로 중얼거렸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더니!>>

선장이가 무창에 도착하는 길로 즉시 사산맡에 있는 군사위원회접대소라는데를 찾아와보니 뜻밖에도 거기에는 <<사로니까행동>>때 가짜의사노릇을 하던 말라꽹이 윤대성이 기다리고있었다. 소성 세알이 박힌 대위의 령장을 단 윤대성이 전화를 걸고있다가 문으로 들어오는 선장이를 눈결에 보고 수화기를 귀에 댄채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려 알은체한 뒤 다시 하던 통화를 마저 하였다. 수화기를 걸자 윤대성이 얼른 일어나 책상을 둘러나와 선장이의 손을 덥석 잡고 흔들며

<<반갑습니다 무사해서. 그런데 팔을 다쳤다더니 좀 어떻습니까?>> 하고 살틀하게 묻는것이였다. 선장이가 일부러 대수롭지 않게

<<껍질이 좀 벗겨진걸요, 아무렇지두 않습니다.>> 하고 웃으니 윤대성은

<<다행입니다 다행입니다.>> 하고 잡은 손을 더욱 힘주어 흔드는것이였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뒤에 윤대성은 간단히 정황을 설명하고 또 갈 곳을 지시하였다.

<<지금 각 전선에서 우리 동무들이 륙속 모여드는중입니다. 벌써 한 절반 모였습니다. 아직은 한구에 한군데, 무창에 한군데 따루따루들 갈라져있습니다. 한구에서는 왜놈들의 이전 조계지에다 집을 잡았구 그리구 무창에서는 동호풍경구역 근처에다 잡았습니다. 서동무는 후수가엘 가야 헤염을 실컷 칠수가 있을테니 그리루 가십시오.>>

윤대성이 선장이가 배군의 아들인것을 잊지 않고있어서 선장이를 물 가까이로 보내는것이 우스워 갈 사람과 보내는 사람이 다같이 하하 웃었다.

<<커서 기계배의 선장이 되라구 아버지가 이름을 선장이라구 지어주셨다는데 그게 정말입니까?>>

<<그런 소린 뉘게서 들었습니까?>>

<<양씨동동무가 언젠가 그런 소릴 합디다... 다들 들었는데 그때.>>

<<조롱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름이 우습다구. 나 있던 부대의 부관 하나는 숫제 미스터 캡텐이라구까지 부릅디다.>>

<<미스터 캡텐... 아하하... 좋지요, 미스터 캡텐!>>

<<우리 아버지가 한평생 손바닥만한 돛배를 타구 고기잡이를 하는데 기계배 타구 고기잡이하는게 어지간히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그래 그게 원이 돼 아마 내 이름을 그렇게 지었나봅니다.>>

<<그럼 그게 정말이로구먼요. 얼마나 원이 됐으면 아들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겠습니까.>>

<<우리가 현재 전선에서... 우리의 전투기. 폭격기를 바라는거나 비슷한 심정이였겠지요.>>

<<전선에서 우리 공군력이... 형편없지요?>>

<<형편이 없으나마나... 공중은 완전한 무방비상태라구 해두 좋을 지경입니다. 전선의 방공은 령점 5예요 령점 5.>>

두 사람은 바주보고 차탄해마지않았다. 약소민족으로 태여난것이 한스럽고 분하였다.

선장이가 동호기슭에 있는 그 동네에를 와보니 숩속에 민가 일여덟채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데 남쪽으로는 동호의 좁은 목을 격하여 무한대학이 마주 바라보이고 북쪽에 난 신작로와의 사이에는 고사포진지가 엄페되여있었다. 우리 사람들은 민가 대여섯채에 각각 방 두서너칸씩을 얻어서 갈라들었는데 매인당 참대로 짠 격자침대 하나와 장방형의 모기장 한채씩이 차례진 병영 쇰직한 집단생활을 하고있었다(취사 일체는 취사병 둘이 도맡아하였다). 고사포진지는 무한대학을 보위하기 위한것인데 이때 무한대학은 장개석의 행영의 부속건물로 사용되고있었다. 적의 폭격기들이 이 좋은 목표물을 단 한번도 폭격하지 않은것은-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일본놈들이 무한을 점령하면 저들의 군사령부를 설치할 심산에서였다(사실 그렇게 되였다). 청기와를 이은 흰색의 3층건물이 그 청초한 자태를 동호 맑은 물우에 거꾸로 비추고 섰는 풍정은 이루 형언할수없이 아름다왔다. 그 교정의 끝이 바로 천여평방메터 너비의 수영장인데 그 3면에는 한획이 없는 입구자형으로 잔교가 놓였었다(물우를 거니는 산책로나 마찬가지였다). 수면보다 자칫 높은 그 잔교에는 역시 목조의 고약대들이 군데군데 세워져있었다. 동호 서단-좁은 목의 막다른 곳이 수상비행장인데 거기에는 무한-중경 사이를 하루에 한번씩 왕복하는 쌍발비행정-수상려객기 한대가 매여있었다. 호면은 거루배나 매생이 한두척이 이따금 떠다닐뿐 별천지같이 한적하였다. 옥에 티라면 가끔가끔 고사포가 요란하게 짖어대는것이였다. 고사포소리만 아니면 전쟁은 어느 먼 서반구나 남반구에서 있은 일 같았을것이다. 매 월요일 오전마다 무한대학 대강당에서 한주일에 한번씩 열리는 손중산기념회에서는 위원장 장개석이 훈유를 하는 까닭에 50인조 군악대가 멋거리진 환영곡을 울려서 맞은편 기슭에 사는 사람들까지 공연히 마음이 싱숭생숭해났다.

선장이가 온것을 보고 다들 반겨맞는중에 양씨동이가 무엇보다도먼저

<<너 다쳤다더니 괜찮냐?>> 하고 물어서 선장이는

<<그놈의 6점8이 살가죽에다 인사만 치렀소.>> 하고 우스개말로 대답하였다. <<38식>>의 구경은 6.8밀리이고 중국군대가 사용하는 소총의 구경은 7.9밀리였다. 장준광이 옆에서 나서며

<<나두 마찬기지야.>> 하고 제 군복의 바지가랭이를 끌어올려보였다. 그의 종다리에도 적탄이-선장이 말대로 인사를 치른 자국이 뚜렷이 남이있었다. 오쎌로가 계제를 놓칠세라 얼른 앞으로 나서서

<<자, 이 두 무훈용사의 개선을 축하해 우리 다같이 한잔 할것을... 본인은 엄숙히 제의한다.>> 하고 익살을 부렸다.

<<먹자주의!>>

<<또 술타령이야?>>

<<찬성!>>

<<동의 동의!>>

<<그놈의 먹자주의는 죽어두 못 고치는 모양이지?>>

<<세살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단 말 못 들어?>>

<<선장인 술을 못 먹으니까 어디 가 감주라도 좀 구해와얄텐데.>>

<<그건 걱정 말아. 우리 주인집마누라가 만성위장병으루 감주만 먹구 산다. 내 얻어오마.>>

한바탕 떠들썩 중구난방으로 지껄였다. 전선에서 긴장한 전투의 나날을 보내온 이들에게는 긴장을 푸는 휴식이 절실이 필요하였다. 이른바 밤에 발편잠들을 좀 자야 하였다.

하지가 막 지나 이글이글 타는 해가 한껏 긴데다가 무한은 중국의 유명한 <<시루>>였으므로 방안에 가만히 앉았어두 땀이 자꾸 흐르는 판이였다. 그래서 씨동이의 발기로 대여섯이 어울려 맞은편 무한대학 수영장에를 가게 되였다. 헤염에 자신이 있는 배군의 아들들인 씨동이와 선장이는 헤여가고 그 나머지 거루배를 타고 가기로 하였다. 거루배는 이웃간에 삽이나 삼태기를 빌어쓰듯이 손쉽게 빌어쓸수가 있었다.

씨동이와 선장이가 한창 헤여나가는데 거루배의 노를 젓던 오쎌로가

<<이봐 선장이!>>하고 소리쳐 불러서 선장이가 물속에서 고개를 들고 쳐다보니

<<이 노 좀 올라와 저으라구. 난 손에 설어서... 틀렸어.>>

오쎌로가 자담해 맡았던 사공의 역을 사퇴하였다.

<<고것두 하나 못 저어?>>

<<뽀트 같으면 얼마든지 젓지 왜 못 저어? 이따의 촌놈의 노를 못 젓는단 말이지!>>

오쎌로가 그래도 입은 살아서 고패를 빼려 들지 않았다.

몸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 선장이가 노를 저어가는데 이물에 앉았던 리정호가 자신의 아는바를 자랑삼아 피로하였다.

<<바루 저 락가산중터에 이 대학 교수들의 사택이 있어. 아주멋이 있는 3층양옥들인데 장개석이가 지금 거기 들어있어. 진성이두 거기 들어있구, 곽말약이두 거기 들어있구. 아 그런데 전번에 보니까 글쎄 곽말약이가 중장이 아니겠어? 금판대기령장에다 왕별을 두알씩이나 박았지 뭐야...>>

락가산은 무한대학의 교사가 서있는 언덕같이 나지막한 산이다.

<<지금 이 수영장은 국민당정부 요인들의 전용수영장이나 다름없이 돼버렸어.>>

<<전용이거나 공용이거나... 우리야 알배때기 있나.>>

<<지당한 말씀.>>

<<자 다 왔다!>>

아닌게아니라 반천연 반인공으로 된 거대한 풀모양의 수영장에는 수영복을 입고 왔다갔다하거나 헤염체것을 치고있는 사람들중에 유명짜한 인물들 적잖았다. 얼굴이 곱살하게 생긴 진립부는 알락달락한 구명환을 띠고 물우를 동동 떠다니고 이름난 친일파이며 또 진립부와는앙숙인 장군이는 물에 들어오지 않고 줄무늬가 간 파라솔밑에 선선하게 앉아서 사이다를 마시고있었다. 그중에서도 제일 우스운것은 하응흠이였다. 선장이가 전에 군관학교에서 볼 때는 금판대기가 번쩍번쩍하는 령장을 달고 우쭐렁대여그런지 아주 대단해보이던 작자가-군정부장인가 참모총장인가 하는 작자가-이번에 보니까 헤염은 하나도 칠줄 몰랐다. 대가리가 무거운 망치나 한가지였다. 물우에 조금도 뜨지 못하고 자꾸 가라앉기만 하였다. 할수없이 그 양돼지 같은 몸뚱이를 젊은 부관 둘이 하나는 두팔로 가슴을 떠받들고 또 하나는 넙적다리를 떠받들고 물우를 왔다갔다하는데 하응흠이 당자는 물우에 엎드린채 팔다리를 허우적거려 헤염치는 흉내만 내였다. 그 장관의 수영구경을 하느라고 선장이는 제가 헤염칠것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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