查拉图斯特拉如是说 4部 일자리를 잃음

나단비 | 2024.01.31 09:57:06 댓글: 0 조회: 108 추천: 2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44402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일자리를 잃음
그런데 차라투스트라가 마술사에게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않아 다시 누군가가 자신이 걸어가는 길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검은 옷을 입은 길쭉한 남자였는데 얼굴이 마르고 창백했다. 그자는 차라투스트라를 무척 짜증 나게 만들었다. 그는 혼잣말을 했다. "슬프구나. 슬픔이 가면을 쓰고 앉아 있구나. 성직자들 같아 보이는데, 저들이 내 영토에서 무얼 하려는가?
어찌된 일인가? 마술사에게서 겨우 벗어났더니 또 다른 마술사가 내 길을 가로막는구나.
손을 얹어 마술을 부리는 마술사, 신의 은총을 빌어 미심쩍은 기적을 행하는 자, 성유를 바란 염세주의자, 이런 자들은 악마가 잡아가야 한다!
하지만 악마는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는 법이다. 언제나 너무 늦게 나타난다. 이 망할 난장이, 안짱다리여!"
차라투스트라는 조바심치며 이렇게 마음속으로 저주하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외면한 채 어떻게 살짝 빠져나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다. 바로 그 순간 앉아 있던 그 남자가 자신을 보았다. 그는 뜻하지 않게 행운을 잡은 사람처럼 벌떡 일어서더니 차라투스트라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말했다. "그대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대 방랑자여, 길을 잃고 헤매는 자, 찾고 있는 자, 자칫하면 여기서 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이 늙은이를 도와다오!
여기 이 세계는 나에게 낯설고 먼 곳이다. 맹수들이 울부짖는 소리도 들렸다. 그리고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자가 이곳에는 이제 없다.
나는 최후의 경건한 사람, 성자이자 은둔자를 찾고 있었다. 홀로 숲 속에 살며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것을 하나도 듣지 못한 그를."
그러자 차라투스트라가 물었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것이란 무엇인가? 가령 한때 세상 사람들이 모ㅗ두 믿었던 낡은 신이 더 이상 살고 있지 않다는 것 말인가?"
이 말을들은 늙은이는 슬픈 어조로 말했다. "바로 그것이다. 나는 이 늙은 신이 마지막 임종하는 순간까지 섬겼다.
하지만 나는 이제 주인이 없어 일자리를 잃었다. 그렇다고 자유롭지도 않다. 추억에 잠길 때 말고는 한시도 즐겁지 않다.
내가 이 산에 올라온 것은 마침내 다시 나에게, 늙은 교황이자 고위 성직자에게 어울리는 축제를 베풀기 위함이다. 나는 경건한 추억과 예배의 축제를 주관하는 마지막 교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한없이 경건한 그는 죽었다. 노래하고 웅얼거리며 계속 자신의 신을 찬양한 숲 속의 그 성자는.
내가 그의 오두막을 발견했을 때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두 마리 늑대만이 그곳에서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모든 짐승이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내가 이 숲과 산에 온 것이 정말 아무 소용없는 일인가? 그래서 나의 마음은 다른 사람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신을 믿지 않는 모든 인간들 중에서 가장 경건한 자인 차라투스트라를 찾기로!"
노인은 이렇게 말하고 자기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날카로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차라투스트라는 늙은 교황의 손을 잡고 경탄하는 눈으로 한동안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말했다. "보라, 그대 존귀한 자여, 손이 참으로 아름답고 기다랗구나! 언제나 축복을 나누어준 손이지. 그런데 이제 이 손은 그대가 찾고 있는 자인 나, 차라투스트라를 꽉 붙잡고 있다.
내가 바로 신을 부정하는 자다. 나는 말한다. '내가 그 가르침을 반길 만큼 나보다 더 신을 부정하는 자는 누구인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고, 늙은 교황의 생각과 그 녀석의 생각을 꿰뚫어 보았다. 마침내 교황이 입을 열었다.
"신을 가장 많이 사랑하고 소유한 자, 그가 이제 신을 가장 많이 잃어버린 자다.
보라, 우리 둘 중에서 이제 나 자신이 보다 신을 부정하는 자가 아닌가? 그렇다고 누가 이를 기뻐할 수 있겠는가!"
차라투스트라는 깊은 침묵에 잠겼다가 골똘히 생각하며 물었다. "그대는 마지막까지 신을 섬겼으므로, 그가 어떻게 죽였는지 알고 있을 테지? 동정심이 그를 목 졸라 죽였다고들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
그러나 늙은 교황은 대답하지 않고, 고통스럽고 음울한 눈초리로 눈길을 돌렸다.
"신을 그냥 보내줘라." 차라투스트라는 여전히 늙은이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한참 생각한 후에 말했다.
"신을 그냥 보내줘라. 그는 갔다. 그대가 이 죽은 신에게 좋은 말만 하는 것은 그에게 명예로운 일이다. 그가 누구였는지, 그가 유별난 길을 걸었다는 것을 그대도 나만큼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러자 늙은 교황이 말했다. "우리 세 개의 눈끼리(교황의 한 쪽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하는 말이지만, 신은 내가 차라투스트라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야 당연하지 않겠는가.
나는 오랜 세월동안 사랑으로 신을 섬겼고, 나의 의지는 그의 모든 의지를 따랐다. 훌륭한 종은 주인의 모든 걸 알고 있으니, 주인이 자기 자신에게 숨기는 것조차 알고 있다.
그는 비밀에 가득 찬 숨겨진 신이었다. 참으로 그는 독생자를 찾아올 때도 샛길로 왔다. 그래서 그의 신앙의 문턱에는 간음이란 것이 있다.
그를 사랑의 신으로 찬양하는 자는 아직 사랑 자체를 재대로 생각해 보지 않은 자다. 이 신은 재판관이기를 원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사랑하는 자는 보답과 보복의 저편에서 사랑하는 것이다.
동방에서 온 이 신은 젊은 시절 냉혹하고 복수심에 불탔으며, 자신이 총애하는 자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지옥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늙고 쇠약하고 물러지고 동정을 받는 자로서 아버지보다 할아버지를 닮았다. 아니 몸이 흔들리는 늙은 할머니를 가장 많이 닮았다.
그는 시들한 채 난로가 놓인 구석에 앉아, 자신의 발에 힘이 빠진 것을 슬퍼하며 세상사에 지치고 의욕마저 잃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너무 큰 동정심 때문에 질식하고 말았다."
그때 차라투스트라가 끼어들었다. "그대 늙은 교황이여, 그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는가? 어쩌면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 신들이란 언제나 여러 가지 유형으로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렇게 됐든지 저렇게 됐든지 그는 갔다! 그는 나의 귀와 눈에 거슬렸다. 그에게 더 고약한 말은 하지 않겠다.
나는 밝게 바라보고 솔직하게 말하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대도 알다시피, 그대 늙은 성직자여, 그대에게는 그대, 즉 성직자와 유사한 점이 있었다. 그는 모호한 자다.
그는 분명하지 않았다. 씩씩거리며 분노하는 이 자는 우리가 자기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고 얼마나 화를 냈던가? 하지만 왜 그는 보다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던가?
그게 만약 우리의 귀 탓이라면 왜 그는 자신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귀를 우리에게 주었는가? 우리의 귓속에 오늘이 들어 있다면, 누가 그걸 넣어두었는가?
제대로 기술을 배우지 못한 도공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다! 그런데도 그가 자신의 항아리와 피조물이 잘못 만들어졌다면서 복수하는 것은 그의 훌륭한 미의식에 거슬리는 죄악이다.
경건함에도 훌륭한 미의식이 있는 법이다. 마침내 그 미의식이 말했다. '이런 신은 떠나라! 차라리 신이 없는 게 낫고, 차라리 혼자 힘으로 운명을 만들고, 차라리 바보가 되고, 차라리 자신이 신이 되는 게 낫다!' "
그때 귀를 곤두세우고 있던 늙은 교황이 말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무슨 말인가! 그대는 신앙이 없으면서 그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경건하구나! 그대 마음속의 어떤 신이 그대를 무신론자로 개종시켰구나.
그대가 더 이상 유일신을 믿지 못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그대 자신의 경건함이 아닌가? 그리고 그대의 지나친 솔직함은 그대를 선악의 저편으로 데려갈 것이다!
보라, 그대에게 남겨진 것이 무엇인가? 그대에게는 아득한 옛날부터 축복을 내리도록 미리 정해진 눈이며 손, 귀가 있다. 손으로만 축복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대는 비록 신을 가차 없이 부정하려고 하지만 나는 그대 곁에서 장구한 축복의 은밀하고 신성한 향기를 맡는다. 그것은 나에게 기쁨과 슬픔을 충만하게 한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나를 그대의 손님으로 받아주오. 단 하룻밤만이라도! 지금 나에게는 그대 곁에 있는 것이 지상에서 가장 아늑하다!"
"아멘, 그렇게 될지어다!" 차라투스트라는 무척 의아해하며 말했다. "저 위로 올라가면 차라투스트라의 동굴이 나온다.
정말이지 나는 그대를 직접 그곳에 데려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대 존귀한 자여. 나는 경건한 사람이면 누구나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대 존귀한 자여. 나는 경건한 사람이면 누구나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도움을 청하는 외침이 급히 그대 곁은 떠나라고 한다.
나는 나의 영토에서 아무도 상처 입지 않기를 바란다. 나의 동굴은 좋은 피난처다. 나는 슬픔에 잠긴 모든 사람이 다시 굳건한 대지에 굳건한 두 발로 서기를 바란다.
하지만 누가 그대의 슬픔을 그대의 어깨에서 덜어줄 것인가? 그러기에는 나의 힘이 너무 약하다. 우리는 참으로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그대의 신을 다시 깨울 때까지.
이 늙은 신은 더 이상 살아 있지 않다. 그 신은 완전히 죽은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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