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71~75장

단차 | 2023.12.12 05:50:36 댓글: 0 조회: 265 추천: 1
분류교양서적 https://life.moyiza.kr/fiction/4528155
 71 장

자신이 아직 알지 못하는 바가 있음을 아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知不知, 尙30)矣.

  

  

  30)上으로 표기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不知知, 病也.

  

  夫唯病病, 是以不病.

  

  聖人不病, 以其病病.

  

  是以不病.

  

   

  자신이 아직 알지 못하는 바가 있음을 아는 것, 이것이 가장 현명하다.31)

  

  31)이 구절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하나는 “자신이 알고 있지 못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알다.” 다른 하나는 “알고 있지만, 스스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다.”이다.

   

  알지 못하면서 모두 아는 체하는 것은 병病이다.

  병을 병으로 알아야 병이 되지 않는다.

  성인은 병이 없다. 그것은 자기의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러한 까닭에 병이 되지 않는다.

   

 
 

   


   

   

  ― 한자 풀이

   

  病病 앞의 병病은 동사로서 “어느 것을 어떻게 생각하다.”는 뜻이고, 뒤의
  병病은 명사다.

   

   

  ― 깊이 보기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하는 것은 병病이다

   

  진정한 학문의 자세를 논하고 나아가 과연 무엇이 가장 현명한 삶의 길인가를 역설하고 있는 글이다. 노자에 보기에, 도道의 정수에 통달한 사람은 언제나 가벼이 단언하지 않는다. 비록 자신이 이미 알고 있더라도 함부로 억측하지 않으며, 알고 있는 것이라도 아직 모르고 있는 것처럼 한다. 이것이 바로 허심虛心의 구학求學 태도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러한 ‘성인’의 모습을 보면서 부단하게 진리를 탐구하게 된다.



 
 72 장

성인은 자신의 총명을 알면서도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다

   

   

   

  民不畏威, 則大威至.

  

  無押其所居, 無厭其所生.

  

  夫唯不厭, 是以不厭.

  

  是以聖人自知不自見.

  

  自愛不自貴

  

  故去彼取此.

  

   

  백성들이 통치자의 압박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곧 백성들의 반란이 닥칠 것이다.

  백성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핍박해서는 안 되고, 백성들의 삶을 짓밟아서도 안 된다.

  오직 백성들을 압박하지 않을 때 백성들도 비로소 통치자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러한 까닭에 성인은 자신의 총명을 알면서도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다.

  스스로 아낄 뿐 고귀하다고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드러냄을 버리고 자중자애를 택한다.


   

  ― 한자 풀이

   

  大威 대위 ‘백성들의 반란’을 의미한다.

  押 압 ‘압박’, ‘핍박’을 뜻한다.

   

   

  ― 깊이 보기

   

  백성들이 통치자의 압박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곧 반란이 닥치게 된다

   

  이 글은 통치자가 지녀야 할 올바른 자세에 관한 글이다. 이 장을 백성들의 반란에 대한 노자의 적대감을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노자가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바로 백성들에 대한 통치자의 고압적 폭정이다. 노자는 위정자란 마땅히 “백성들이 살아가는 터전을 핍박해서는 안 되고, 백성들의 삶을 짓밟아서도 안 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그래야만 백성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반란으로 저항하는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직 백성들을 압박하지 않을 때 백성들도 비로소 통치자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동시에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水能載舟, 亦能覆舟].” 당 태종의 말이다. 백성들이 존재함으로써 비로소 왕조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며, 때에 따라서는 백성들이 왕조를 갈아엎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백성들이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을 때, 왕조라는 배는 백성이라는 물의 힘에 의하여 엎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므로 노자는 그러한 상황이 오지 않도록 백성을 핍박하지 말고 백성들의 삶을 짓밟지 말라고 충고한다. 노자가 대단히 높이 평가하고 중시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물’이다. 당 태종은 바로 노자가 중시한 ‘물’이라는 용어로 제왕과 백성의 관계를 핵심적으로 정리해냈다. 이러한 점에서 당 태종은 가히 노자의 충실한 학생이었다. 좋은 학습으로부터 좋은 정치가 비롯된다.

 

 73 장

하늘의 그물망은 광대무변하여 성기지만, 한 점 새어나감이 없다

   

   

   

  勇於敢則殺, 勇於不敢則活.

  

  此兩者或利或害.

  

  天之所惡, 孰知其故?

  

  是以聖人猶難之.

  

  天之道, 不爭而善勝, 不言而善應, 不召而自來, 然而

 
 善謀.

  

  天網恢恢, 疏而不失.

  

   

  나서는 데 용감한 자는 목숨을 잃게 되고, 나서지 않는 데 용감한 자는 능히 살 수 있다.

  이 두 가지 모두 용감한 것이지만, 이로울 수도 있고 해로울 수도 있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니, 누가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그러한 까닭에 성인은 매우 신중하다.

  하늘의 도란 다투지 않고도 이기는 데 능하고, 말을 하지 않지만 만물이 호응하며,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고, 담담하게 천하대사를 도모한다.

  하늘의 그물망은 광대무변하여 성기지만, 한 점 새어나감이 없다.

   

   

  ― 한자 풀이

   

  敢 감 “앞에 나서다.”로 해석한다.

  恢恢 회회 ‘광대무변’을 뜻한다.

   

   

  ― 깊이 보기

   

  하늘의 도란 다투지 않고도 이기는 데 능하다

   

 
 이 글은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 보이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조급하게 전면에 나서는 것을 경고한다. 앞 67장에 “나에게 세 가지 보물이 있어”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 세 가지 보물 중 세 번째 보물이 바로 不敢爲天下先, 즉 “감히 천하를 위하여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 나오는 勇於敢則殺, 勇於不敢則活 중 ‘감敢’, ‘불감不敢’은 “(천하를 위하여) 감히 앞에 나서는 것 혹은 나서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즉, 앞에 나서지 않고 유약함을 선택하는 것은 “나의 세 가지 보물 중 하나”로 천명할 만큼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며 진정으로 현명하게 삶을 영위하는 방법이다. 하늘의 도는 겉으로 보기에 용기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다투지 않아도 이기며 말을 하지 않아도 만물이 호응한다. 그리하여 하늘의 그물망은 성긴 듯 보이지만, 한 점 새어나가는 법이 없다.

 




 
 74 장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民不畏死, 奈何以死懼之?

  

  若使民常畏死, 而爲奇者, 吾得執而殺之, 孰敢?

  

  常有司殺者殺.

  

  夫代司殺者殺, 是謂代大匠斫.

  

  希有不傷其手矣.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죽음으로써 위협한들 그들이 두려워하겠는가?

  만약 백성들이 정말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죄를 짓고 나쁜 짓을 한 자는 곧바로 붙잡아 죽이게 되니 누가 감히 죄를 짓겠는가?

  본래 사람을 죽이는 일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관이 있다.

  그러한 기관을 대신하여 사람을 죽이는 것은 마치 목공일을 모르는 자가 목공일을 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의 손을 상하지 않게 할 자가 드물다.

   

   

  ― 한자 풀이

   

  奇 기 “나쁜 행위를 하다.”, “죄를 짓다.”의 뜻이다.

  執 집 “체포하다.”, “붙잡다.”의 의미이다.

  司 사 “관장하다.”의 의미로 해석한다.

   

   

  ― 깊이 보기

   

  이러한 정치는 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올바른 정치와 형벌에 관한 논술이다. 가혹한 형벌과 강압적인 폭정 그리고 가렴주구의 수탈에 의해 백성들이 마침내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고 저항과 반란에 나서는 모습은 『도덕경』의 다른 장에서도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노자는 그러한 상황에서 위정자들이 사사로이 불법적으로 백성들을 붙잡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폭력적이고 잔혹한 장면들을 수없이 목격하면서 이를 크게 탄식하여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동시에 노자는 그러한 야만적인 통치 행태는 곧 통치자 스스로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임을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다.

 


 75 장

백성들을 다스리기 어려운 까닭은 통치자가 강제적인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民之饑, 以其上食稅之多, 是以饑.

  

  民之難治, 以其上之有爲, 是以難治.

  

  民之輕死, 以其上求生之厚, 是以輕死.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32)

  

  

  32)是賢貴生으로 표기된 판본도 있다.

 
 백성의 굶주림은 통치자가 세금을 무겁게 거둬들여 가렴주구苛斂誅求를 했기 때문에 굶주리는 것이다.

  백성들을 다스리기 어려운 까닭은 통치자가 강제적인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에 다스리기 어렵게 된 것이다.

  백성들이 죽음을 가벼이 여기게 된 까닭은 통치자가 백성들로부터 빼앗아 과도하게 사치하기 때문에 죽음을 가벼이 하게 된 것이다.

  오직 자신의 삶만을 위하지 않는 통치자가 진정으로 삶을 귀하게 여기며, 이야말로 현명하다.

   

   

  ― 한자 풀이

   



   

  上 상 ‘통치자’와 ‘위정자’를 지칭한다.

  厚 후 ‘과도한 사치’를 의미한다.

  夫唯無以生爲者, 以生爲는 ‘자신의 삶만을 위한’으로 해석한다.

   

   

  ― 깊이 보기

   

  백성들이 죽음을 가벼이 여기게 된 까닭

   

  앞 장이 주로 정치적 측면에서 잘못된 통치 방식을 비판하는 글이라면, 이 장은 경제적 측면에서 잘못된 통치 방식을 비판한다. 이 글은 백성들이 굶주리는 이유, 백성들을 다스리기 어려운 원인, 백성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반란을 일으키는 이유를 말하면서 모두 통치자의 탐욕을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즉, 통치자가 가렴주구를 하고 강제적인 정책을 시행하며 백성의 고혈을 짜내 수탈하기 때문이라고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지막 구절, 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은 통치자가 오직 자신의 삶만을 위하여 백성을 괴롭히면 백성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반란을 일으킬 것이며, 그렇게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워지게 되면 결국 나라가 붕괴되어 자신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고 아끼던 자신의 삶조차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일신一身의 부귀영화만을 추구하는 그러한 삶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준열한 경고이다. 동시에 백성들의 삶을 귀중하게 생각하는 그 방법만이 자신의 삶도 귀중하게 여기는 길이며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도덕경』 전편에 걸쳐 노자는 “소득의 양극화”에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노자는 ‘천도天道’의 원칙은 균형, 협동, 조화의 발전인데,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으로 인하여 양극화 탈하기 때문이라고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지막 구절, 생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은 통치자가 오직 자신의 삶만을 위하여 백성을 괴롭히면 백성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반란을 일으킬 것이며, 그렇게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워지게 되면 결국 나라가 붕괴되어 자신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고 아끼던 자신의 삶조차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일신一身의 부귀영화만을 추구하는 그러한 삶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준열한 경고이다. 동시에 백성들의 삶을 귀중하게 생각하는 그 방법만이 자신의 삶도 귀중하게 여기는 길이며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도덕경』 전편에 걸쳐 노자는 “소득의 양극화”에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노자는 ‘천도天道’의 원칙은 균형, 협동, 조화의 발전인데,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으로 인하여 양극화가 초래된다고 파악했다. 노자에 의하면, 인간의 도, 인도人道는 승자가 모두 독식하여 재부와 자원이 모두 강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되게 하는 반면, 천도天道는 조화를 추구하고 자원의 공동 향유를 실현하여 균형을 이룬 이상적 상태에 도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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