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채 되기전의 일이다. 얼마전까지 만나서 저녁식사 하고 소주한잔 하던
퇴직한 직장 상사 한테서 문자 메시지 한통이 왔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것이었다. 그분의 나이가 올해 62세 59년생이니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년세가
되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잠시후 동료 직원이 놀라서 얘기를 하는데
그분의 아버지가 아니고 얼마전 같이 술자리 했던 전 직장상사가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문자 메시지는 망자의 아들이 망자의 휴대폰을 이용하여
지인들에게 발송하였던 것이였다.
사실 며칠전까지만 해도 건강하게 보였고 건강에도 자신있던 분이라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 나올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때는
순서가 없다는 말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분의 부음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
아 예를 갖추고 소주 한잔을 걸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불
현 듯 나의 아버지 생각이 떠올랐다.
나의 아버지도 40세에 세상과 운명을 달리 하셨다. 그때 내 나이 세 살, 두돌
이 채 되기전의 일이였다. 슬하에 어린 삼남일녀만을 남겨 두시고 아버지는 눈을
감으셨다. 가장 내가 필요로 할 시기였고 집안이 어려울 때 아버지는 그렇게 우리의
곁을 떠나셨다.
그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흐르고 어린자식 넷을 온몸으로 길러주신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미어 온다. 너무 오래된 50년이 훌쩍 넘는 일이고 지금 내나이가 오십
중반임에도 가끔은 아버지가 생각나고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버지가 밉기도 하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것은 피는 물보다 진해서 인 것 같다...
물론 내가 너무나 어렸기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없고 그냥 가족들에게 이야기로
듣던 향수와 아버지등에 업혔을때의 체온만이 기억될 뿐이다. 시골 농촌의 가난한 집의
막내였던 나였기에 아버지란 존재는 정말 소중하고 누구보다도 필요했던것이었다.
그런 어려운 시절을 가장없이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생이 많았는지는 그 상황을
경험한 분들은 대부분 비숫하기에 공감할것란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홀어머니 밑에서 공부를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료를 몇 번이고 밀려서 내고
교무실에 불려갔던 일과 손목이 부러졌는데도 병원갈 형편이 되질않아 그냥 두었다가 일년
후에 손목을 수술해야 하는 일들. 지금은 그저 웃음거리로 치부할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졌지만 그때 그시절엔 너무나 아프고 힘들었고 사춘기의 모습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시기였다.
요즘 가끔은 내 주변의 젊은 친구들이 아이들을 업어주고 안아주는 모습을 보면 참 정겹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두 아이의 아버지 이지만 지금 젊은 친구들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살갑게
안아주고 업어준적이 제대로 없어서일 것같다. 그러면서도 나는 우리 아버지의 등이 그립고
아버지의 뒷모습이 그리워진다.
요즘 큰아이가 20대 후반이다 보니 만나는 여자 친구가 있는 것 같다. 며칠전에는 장문의 글을
카카오 메신져로 보내왔다. 자신을 믿어달라고 아버지의 아들이니까 어머니의 아들이니까 결혼
문제(여성)에 대하여는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난 여지껏 50년 이상을 어머니의 얼굴만 어머니의 등만 보면서 살아왔다. 더 이상 아버지가
계시지 않기에 내가 기댈 등과 비빌 언덕이 없어서다. 그래서 난 나의 아들에게 나의 등을 끝까지
내밀고 나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볼수 있게 하고 싶다. 아버지가 있어 든든하고 아버지의 울타리가
묵직 하다는 것을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다. 내가 기대보지 못한 내 아버지의 등이 아닌 내가 제대로
업혀보지 못한 내 아버지의 등이 아닌 이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스럽고 따듯한 그런 아버지의 체온을
느낄수 있도록 나의 뒷 모습을 아이들에게 오랫도록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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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참 감동이 깃드는 글임니다 누구
한테나 둘도없는 혈육을 잃는다는건
참 슬픈 일임니다 다 부모복이 없어서...
부모복 가족복 눍으막에 복도 지지리도 없어서
힘든 분들있우니 짐 행복한 가정 있다는거에
만족을 느끼며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켓음다
아부지는 든든한 존재인거같슴다 .
아버지는 산같은 존재 지붕같은 존재
기둥같은 존재입니다.
14년도 아버지 돌아갈 때 생각나네요. 불효자인지 아버지라는 글자나 말만 들어도 눈물나더군요.
푸하하 나도 늙어는 가지만 예기 참 더 살갑게 들립니다 .
也不是 韩国人 也不是中国人 人老了 经历得多 人的感情也是自然 而然 丰富喽 为你点赞 !!!!!在的时候多多孝顺为好 免得 后悔来不及 为人生加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