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으겸 추리소설 기골탐정과 아가씨 [ 제2편]

제주소설가 | 2023.06.01 16:50:25 댓글: 1 조회: 342 추천: 0
분류추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476036

독아 밥 먹자!”

도현이 가지고 온 음식을 대나무 평상에 차려놓고 소리가 독이를 불렀다.

이집 대나무 평상은 언제 봐도 보물이라니까

도현이 평상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앉으며 말했다.

그래도 도현이 바보는 조금 똑똑하구나. 그 평상 가져다 보관했다가 나중에 나에게 돌려줘. 난 서울 가야하니깐.”

독이가 이미 외출복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오며 도현을 보고 말했다.

서울?”

도현이 다시 물었다.

그래 혹시 보천그룹이라고 알아?”

독이가 도현과 소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도현은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는데 소리는 잠깐 눈에 이채가 띠었다 사라졌다. 그 순간을 독이는 놓치지 않았다.

밥이나 먹자! 두 바보들도 어서 앉아.”

독이가 음식 앞에 앉으며 소리와 도현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도현과 소리가 음식 앞으로 다가 앉았다.

! 솜씨가 도현이 솜씨군! 도현이 넌 소리보단 똑똑한데 음식 솜씨는 아니야. 너무 짜. 조금 싱겁게 해야지. 잔소리를 하면 뭐해. 내 입만 아프지. 그래서 바보라는 것이고. 소리가 음식 솜씨는 그래도 좋지. 아무튼 잘 먹을게. 내가 정신이 없어서 벌써 이틀을 굶었거든. ! 그리고. 소리 넌 보천그룹 본사 위치와 전화번호를 메모해서 나를 줘.”

독이가 음식을 열심히 입으로 가져가며 도현과 소리를 힐끗 보고 말했다.

보천그룹은 왜?”

소리가 독이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소리도 도현도 나이로 따지면 독이보다 6살이나 많다. 그런 두 남자가 독이에게 바보소리나 듣고 있는 것을 유연이 봤다면 기절을 할 것이다. 아마도 독이를 야단치거나 유연 성격엔 때릴지도 모른다. 허나 도현과 소리는 마치 독이에게 바보소리를 듣는 것이 당연하다는 태도로 한마디 대꾸도 못하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두 사람 다 독이에게 목숨을 빗을 졌기 때문이다. 또한 살려주는 대가로 바보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했던 것이다. 바보라고 인정해야 살려준다고 했던 것이다.

미끄러져서 절벽에 매달린 도현에게 마치 나비처럼 절벽 위 나무에 앉아 독이가 말했다.

넌 바보니? ? 거기에 매달려 있어? 혼자 올라 올 수 있어?”

도현이 혼자 못 올라간다고 살려달라고 하자 그럼 넌 바보구나 앞으로 바보라고 부를게. 바보라고 인정하면 살려주지. 해서 도현은 스스로 바보라고 인정하고 살려달라고 했던 것이다. 반면 소리는 두 번이나 독이에게 구원을 받았다. 해서 도현은 한번이라고 그나마 소리보단 똑똑하다는 것이다.

난 보천그룹에 취직하려고.”

독이가 소리 물음에 대답을 하며 마치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취직? 왜 하필이면 보천그룹이야? 사업을 확장하지도 않기로 유명하고. 정규직을 5년에 한번이나 모집할까 하는 회사인데.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같다는 회사야.”

소리가 어이없다는 투로 말했다.

그래? 그럼 더 흥미가 생기네.”

독이가 두 눈을 반짝이며 소리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한마디 한다.

바보! 넌 대학 졸업도 아니잖아! !”

말을 하던 도현은 아차 했지만 이미 늦었다.

마치 순간이동을 하듯 독이가 움직이며 도현을 마당으로 집어 던졌다.

죽을래?”

도현을 집어던진 독이가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고통으로 일그러진 도현을 무섭게 쏘아보고 있었다.

미안. 잘못했어.”

도현이 얼른 일어나 무릎을 꿇고 비는 자세로 말했다.

바보는 너희들이지. 누굴 보고 바보래? 한 번만 더 그딴 소리를 하면 죽는다. 오늘은 음식도 가지고 오고 잘못을 인정하니깐 한 번 봐준다.”

독이가 표정을 풀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도현과 소리는 서로 시선이 마주치며 눈을 살짝 찡끗 거렸다.

호오! 두 바보들이 무슨 수작이지?”

독이가 소리와 도현의 행동을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독아! 부탁이 있어.”

소리가 독이 표정을 살피며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부탁?”

독이는 이미 눈치 채고 있었다는 표정으로 입가에 미소까지 지으며 물었다.

우리 좀 한번만 도와주고 서울 가면 안 돼?”

소리가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바보들이 탐정놀인가 뭔가 하면서 또 목숨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겠지?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독이가 이미 알고 있다는 투로 말했다.

! 역시 독이는 똑똑해.”

도현이 엉거주춤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말했다.

그래! 맞아! 독이가 우리 좀 도와주면 안 될까?”

소리가 도현을 힐끗 보고 다시 독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에 도와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독이가 소리와 도현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 알았어! 아가씨라고 부를게.”

소리가 얼른 대답했다.

도현이 넌?”

독이가 도현을 매섭게 노려본다.

! 한 번의 기회가 더 있다고 했잖아?”

도현이 독이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방금 나보고 바보라고 했으니 이미 기회를 상실했어.”

독이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어찌 보면 장난하는 행동 같지만 도현은 독이의 저런 미소가 가장 화가 났을 때라는 것을 안다. 단 한마디만 더 하다간 아마도 독이는 바로 서울로 가버릴 것이다. 져주는 것이 상책이었다.

! 알았어! 아가씨라고 부를게.”

도현은 얼른 말을 하며 소리에게 살짝 눈짓을 보냈다. 소리가 도현에게 잘했다는 눈짓을 보냈다.

그래도 문제가 하나 있어.”

독이가 뭔가 심각하게 생각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뭐가?”

소리가 독이에게 물었다.

! 다시 말해봐!”

독이가 화난 표정으로 소리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차! 아가씨 뭐가 문제에요?”

소리가 얼른 다시 말했다.

존칭은 빼고.”

독이가 소리에게 말했다.

! 아가씨 뭐가 문제야?”

소리가 다시 물었다.

바보들 여자 친구 말이야. 경찰이라고 했던가. 이름이 유연이지 아마.”

독이가 말했다.

어떻게? 아가씨 그걸 어찌 알아?”

도현이 놀랍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 독이 아가씨가 모르는 것은 없다.”

독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가씨가 모르는 것이 없지. ! 아가씨! 유연이 왜?”

소리가 독이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물었다.

그 언니가 내 말을 들을까? 바보도 아닌데.”

독이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

도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독이를 보며 물었다.

바보로 만들면 되지 뭐 호호........”

독이가 갑자기 웃는다. 소리와 도현은 영문을 몰라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됐고. 딱 한 번씩만 도와주고 간다. 나도 인생의 중요한 일이라서 꼭 보천그룹에 취직을 해야 하니깐.”

독이가 음식을 다 먹었는지 숟가락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가씨! 굳이 보천그룹엔 왜?”

도현이 독이에게 다른 회사도 많은데 왜 굳이 보천그룹이냐 묻는 것이다

나도 목표가 있거든. 반드시 보천그룹 본부장이 될 거야.”

독이가 결연한 표정으로 잘라 말했다.

! 본부장.”

소리가 갑자기 사례가 걸려 기침을 하며 말했다.

? 차라리 회장을 한다고 할 걸 그랬나?”

독이가 한 술 더 뜬다. 도현과 소리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서로 마주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무튼 오늘 읍내에 나가자. 핸드폰 다시 만들어야지. 호호........ 내 이름으로. 셋이 같이 나가자. 메밀 부침개와 수수부꾸미가 맛있더라. 내가 사줄게. 오늘이 평창 오일장이야.”

독이가 도현과 소리를 번갈아보며 의향을 묻고 있었다.

오일장에? 우리 셋이?”

도현이 소리와 독이를 번갈아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 사람들 많은 곳에서 아가씨라고 부르면 마치 하인 같아서?”

독이가 도현을 매섭게 쏘아보며 말을 하는데 한기가 풀풀 날린다.

.......! 아니! 그게 아니라.........!”

도현이 말까지 더듬으며 변명을 하는데.

바보라고는 부르지 않을게. 나도 그 정도는 알아! 그리고 그냥 나를 부를 때 아니면 아가씨라고 하지 않아도 봐줄게.”

독이가 한 발 물러서고 있었다. 소리와 도현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사람들 많은 장터에서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도 못할 짓인데. 바보라는 소리까지 들으면 정말 난감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도현과 소리는 한 가지 걱정은 덜은 셈이었다. 비록 19살 소녀지만 독이의 능력은 탁월했다. 무슨 무술을 배웠는지 모르지만 도현과 소리는 한주먹거리도 안됐다. 든든한 보디가드를 옆에 둔 셈이었으니 소리와 도현은 많은 안심이 됐다.

소리와 도현은 독이를 데리고 평창 오일장에 가기위해 소리네 마당에 주차해 있던 승용차를 타고 출발했다.

상쾌하다.......!”

독이가 차 창문 유리를 내리고 공기를 들이마시며 말했다. 허나 곧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

독이는 도현과 소리 표정을 살피며 혼자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독이는 내렸던 차 창문 유리를 다시 올렸다

! 바보들이 무슨 탐정이라고 킥킥........!”

독이가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 ? ?”

앞좌석에 앉았던 소리가 독이를 돌아보며 의문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도현 역시 백미러로 독이를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본다.

바보들아! 너희들이 무슨 탐정이냐? 잔말 말고 앞에 커브 돌면서 차를 천천히 소리 내지 말고 세워. 얼른.”

독이의 매서운 눈초리가 도현의 등 뒤에 꽂혔다. 도현은 자기도 모르게 차를 천천히 세웠다.

도현이 넌 저 앞에 순덕이네 집까지 갖다가 다시 차를 돌려서 집으로 와! 천천히. 소리는 나하고 여기서 내린다.”

독이가 말을 마치며 차문을 열고 내렸다.

순덕이네가 누구야?”

도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 이야기야. 독이하고 친구라나 뭐라나. 큭큭.......!”

소리가 웃으며 말했다.

나 참.......! 3차원 시대에 사는 독이를 이해하긴 어렵지.”

도현이 말을 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무슨 일인데? 이야기를 해야 이해를 하지.”

소리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독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바보야! 너희 집에 도둑이 들었단 말이야. 지금부터 그 도둑 잡으러 간다. 소리 네가 좋아하는 여자 도둑이다.”

독이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소리 소매를 잡아 당겼다. 소리는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다.

자세히 말해봐.”

소리가 조그만 목소리로 독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다가 차창을 열고 밖의 공기를 마시는데 특이한 향기가 났어. 여자들이 쓰는 향기. 그럼 뭘까?”

독이가 소리에게 퀴즈를 내듯 묻고 배시시 웃었다.

! 누군가 우리 집을 감시하고 있었구나! 그 것도 여자가! 우리가 집을 비우면 무엇인가 찾으려고!”

소리가 탄성을 발하며 알겠다는 표정으로 독이를 바라본다.

그래! 그러니 우리들이 완전히 떠나는 것을 확인 하고 움직이겠지. 저기 순덕이네 집 커브길이 소리 너희 집에서 잘 보이는 곳이니 아마도 우리를 태운 차가 저 곳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움직일 것이야. 그러니 도현은 얼른 고개 밑에 마트에 들려서 먹을 것도 사면서 잠깐 시간을 지체하고 집으로 와.”

독이가 자세히 말을 하자 도현은 알겠다는 눈짓을 하고 차를 몰고 고갯길을 내려갔다.

소리 너와 난 지름길로 걸어 올라가면 시간이 대충 맞을 거야.”

독이가 앞서 걸으면서 말했다. 소리는 독이 뒤를 따라 천천히 걸어 숲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헌데.......! 소리 넌 탐정이라며?”

앞서 올라가면서 독이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소리에게 물었다.

! 그런데?”

소리가 대답과 동시에 되물었다.

내가 차 창문을 내렸을 때. 넌 향수 냄새를 못 맡았어?”

독이가 여전히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걸어 올라가며 소리에게 물었다.

....... 맡았지. 난 독이 향수 냄새로 생각했어. 미안. 독이가 향수를 쓰지 않는데. 그걸 잊다니. 난 역시 바보가 맞네.”

소리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

앞으로는 절대 실수하지 마. 다음부터는 아마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도 있으니 말이야. 이번 역시 어쩌면 내가 또 목숨을 구해줬는지도 모르지.”

독이가 앞서 걸어가며 소리에게 당부하듯 한마디 한다.

맞아! 어쩜 그럴지도.”

소리 역시 독이 판단이 옳다고 봤다. 만약에 자신이 조사를 시작한 무덤에서 나온 손 사건과 관련된 도둑이라면 어쩌면 소리 집에 있는 자료들을 다 훔쳐갈 수도 있고. 소리의 정체가 노출될 수도 있으니 당연히 잡지 않으면 목숨과 직결될 문제이기도 했다. 소리 걸음은 자기도 모르게 빨라졌다. 마음이 조급했기 때문이다.

허나 독이는 태평했다. 천천히 마치 시간을 맞추는 걸음걸이였다. 소리의 마음은 급하지만 독이를 앞질러 갈 수는 없었다.

급하지? 바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잖아. 천천히 따라와. 뭔가 훔쳐야 도둑을 잡지. 아무것도 안했는데 도둑이라고 할래?”

독이가 소리 마음을 읽고 고개를 돌리고 소리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고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 알았어.”

소리는 독이에겐 늘 꼼짝도 못했다. 사실 독이 말이 다 맞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왠지 소리는 독이 앞에서는 마치 고양이 앞에 쥐 같았다.

그래서 도현은 소리 천적은 독이라고 늘 말했다. 헌데 도현 역시 독이 앞에서는 소리와 마찬가지로 고양이 앞에 쥐 꼴이었다.

이제부터 소리 넌 좌측 밭둑을 넘어서 집 뒤로 돌아가. 내가 시호를 하기 전엔 절대 나서지 말고. 내가 너희 집으로 들어가면 도둑은 집 뒤로 도망칠 것이니 앞을 가로막아.”

알았어!”

독이 말을 듣고 소리는 대답과 동시에 얼른 좌측 밭둑을 넘어 살금살금 집 뒤로 돌아갔다.

독이는 마치 산책 나온 사람처럼 천천히 걸어서 소리네 집으로 걸어갔다.

여유로운 독이의 모습과 달리 소리는 무척 긴장하고 있었다.

천천히 여유롭게 소리네 집 마당에 들어선 독이는 갑자기 번개같이 움직이며 소리네 집 방문을 열고 뛰어 들어갔다.

소리야!”

독이가 마치 소리를 찾아 온 사람처럼 뛰어든 방에서 낮선 눈빛과 마주쳤다.

검은 생머리에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쓴 여인. 두 눈은 놀람으로 잠시 흔들렸지만 바로 뒷문을 걷어차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뒷문밖에는 소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앞이 가로막힌 여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들었다. 무기를 꺼낼 것으로 알고 당황하던 소리와는 달리. 독이의 손이 이미 여인의 손에 든 것을 빼앗고 있었다. 여인이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무기가 아닌 호루라기였다.

쉿 조용히 해. 일행이 있었구나?”

독이가 이미 여인의 손을 뒤로 돌려 잡고 한 손으로 입을 막으며 조그만 소리로 물었다. 여인은 두 눈이 흔들렸다. 뭔가 반항을 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독이에게 잡힌 손이 얼마나 아픈지 꼼짝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비명이 나올 지경이었다. 소리가 다가와서 여인이 들고 있던 가방을 뺏어 열어보았다.

.......! 어느새 이렇게 많이?”

소리가 여인과 독이를 번갈아 보며 가방을 열어 독이에게 보여준다. 가방에는 소리와 도현의 신분에 관한 서류들로 가득 차있었다.

여권. 등본. 땅문서. 집문서. 앨범. 졸업증까지도. 돈이나 귀금속도 함께 있었다. 또한 3일 전에 음식점에서 사용한 카드 영수증도 1장 나왔다.

! 마치 좀도둑이 훔쳐간 것처럼 위장하려고 금품까지 훔쳤네. 호루라기를 불면 도와주려고 온다고 했어?”

독이가 여인을 보며 물었다. 잠시 망설이던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몇 명?”

독이가 다시 물었다.

?”

여인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투로 되물었다.

같이 온 사람들이 몇 명이냐고.”

독이가 말했다.

한사람인데요.”

여인이 말했다.

그럼 불어.”

독이가 여인에게 호루라기를 주며 말했다. 여인은 독이를 잠시 바라보더니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고 호루라기를 받아 입으로 힘껏 불었다.

? 널 도우러 온다는 사람이 무서운 사람이야?”

독이가 여인에게서 호루라기를 뺏어들고 묘한 미소를 입가에 지으며 물었다.

그래요. 당신들은 이제 큰일 났어요. 어서 도망이나 가세요.”

여인은 독이와 소리를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 바보들이 둘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하나 더 있었네. 킥킥........”

독이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이죽거리며 웃는다.

무슨 말이야?”

소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독이에게 물었다.

이 바보 말이야. 좀 잡고 있어. 호루라기를 불면 자기를 도우러 온다는 놈의 말을 믿는 모양이야. 멍청아. 도망가려는 것이지 널 구해주러 올 줄 알았어?”

독이가 여인을 소리에게 넘기며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소리 넌 도현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거의 왔을 것이니 집 앞 도로를 막고 차를 세워 두라고 해.”

독이가 서두르라는 표정으로 소리에게 말했다. 소리는 얼른 핸드폰으로 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바보야! 네 이름이 뭐냐?”

독이가 다시 여인의 손을 잡고 마스크를 벗기며 물었다. 여인은 이제 겨우 갓 스물은 됐을까 싶을 정도로 앳된 여인이었다.

저 바보 아니에요.”

여인은 앙칼지게 소리쳤다.

바보야 잘 들어. 너를 구해주려고 온다는 그 남자는 이미 도망쳤을 것이야. 헌데 어쩌나. 갈 길이 없는데. 여기서 올라가는 반대 방향 길은 어젯밤 산판트럭이 넘어져 통나무가 도로에 쏟아져서 길이 막혔거든. 어쩔 수 없이 돌아 나올 것인데. 이미 길을 막았으니 어쩔 수 없이 나타나겠지. 심심했는데. 장난감이나 되려나.”

독이가 생글거리며 말을 하다가 소리를 바라본다. 소리는 안다. 독이가 장난감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미 그 남자를 혼내주겠다는 생각인데. 솔직히 소리는 걱정이 됐다. 세상에 무서운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독이가 세상을 너무 몰라서 무서움을 모르는 것이라고.

헌데? 어찌 남자라는 것을 알았어요?”

여인이 독이를 바라보며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뭐가? 널 구해주러 온다고 하던 그 무서운 사람이?”

독이가 오히려 여인에게 되묻는다.

아하! 무서운 사람이라고 해서 남자로 알았군요.”

여인은 이해가 간다는 투로 말했다.

아니! 네 몸에서 찌든 남자 냄새가 나서 알았어. 에휴........담배 냄새에. 입 냄새에. 남자들이 쓰는 로션 냄새까지. 마치 넌 어떤 남자와 같이 왔어요. 하면서 광고를 하고 있잖아.”

독이가 말을 하는 내내 여인의 두 눈은 더욱 커졌다.

같이 차를 타고 온 것뿐인데. 그렇게 냄새가 배었어요?”

여인은 자기도 모르게 인정을 하고 말았다.

오늘 처음 본 남자라고?”

독이가 다시 물었다.

!”

여인은 얼른 대답했다.

이 바보가 누굴 바보로 아나? 넌 최소 그 남자를 3일 전에 알았어.”

독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 그걸 어찌?”

여인은 자기도 모르게 또 인정하고 말았다. 소리는 그런 독이를 바라보며 속으로 무척 놀라고 있었다. 이미 자신도 이 여인이 남자와 같이 왔고. 그 남자와 3일 전에 알게 되었다는 것을 눈치체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가방에서 나온 음식점 카드 영수증이 두 사람이 먹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허나 그 카드 영수증이 문제의 남자와 같이 먹었다는 증거는 되질 못했다.

내 코가 정확하거든. 네 몸에 밴 남자 냄새는 오늘 것은 로션과 담배 냄새지만 그 고약한 입 냄새는 최소 3일 전에 술과 함께 먹은 족발 냄새거든. 맞지?”

독이가 여인을 보고 입가에 미소까지 지으며 물었다. 여인은 그저 멍하니 독이를 바라보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또 무섭다는 것은 너도 이미 그 남자에게 호되게 당했다는 이야기지? 아니면 누가 당하는 것을 봤던가?”

독이가 다시 여인에게 물었다. 여인은 누가 당하는 것을 봤다는 이야기에서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독이는 그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넌 알바구나?”

독이가 여인에게 물었다.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바를 남에 것 훔치는 것을 한다는 것은 너도 그 남자에게 약점을 잡혔다는 근거지?”

독이가 다시 물었다. 여인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차 세워뒀다. 그 여자야?”

도현이 집 뒤로 걸어오며 말을 하다가 여인을 보고 소리에게 물었다.

그래! 얼른 테이프나 밧줄 가져와.”

독이가 소리 대신 대답하며 말했다.

알았어!”

도현은 얼른 방으로 들어가 청색 테이프를 들고 나왔다.

이 바보 좀 묶어 놔.”

독이가 도현에게 말했다.

? 도망가려고 해?”

도현이 여인 손을 묶으며 독이에게 물었다.

아니! 바보를 살리려고 하는 것이야.”

독이가 한심하다는 투로 대답했다.

이 여자를 살리다니?”

도현이 물었다.

도망가면 그 여자를 죽여서 입막음 하려고 할 것 아니야. 독이는 지금 그걸 말하는 것이고.”

소리가 대신 말을 하며 독이에게 맞지 않느냐고 묻듯 독이를 바라본다. 독이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저를 죽이려고 할까요?”

여인이 독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조용. 자동차 소리 난다. 놈이 내려오고 있어. 도현은 그 여인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서 만약을 대비해서 방문을 안으로 잠그고 내가 열라고 하기 전엔 절대 열지 마라.”

독이가 마치 명령하듯 말했다.

! 알았어!”

도현은 얼른 여인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명심해! 소리가 열라고 해도 절대 열지 말고. 반드시 내가 열라고 하면 열어. 그걸 지키지 않으면 넌 나한테 죽는다.”

도현의 등 뒤에 대고 독이가 소리쳤다. 독이의 말을 들으며 소리가 의문을 품었다.

무슨 말이야? 장난감이라며?”

소리가 독이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바보야! 놈이 혼자 오겠니? 이미 도망을 포기한 놈인데? 이판사판으로 가까운 패거리들을 불렀겠지. 물론 도둑질을 시킨 대가리들이야 조용히 알바만 죽이고 물러나라고 했겠지만 놈이 무서운 놈이라 했잖아. 우리까지 다 죽이려고 할 것이야. 조심해. 몽둥이라도 하나 들고. 킥킥.......”

독이가 킥킥 거리며 웃는다.

. .

도로를 막아 세워 둔 도현의 승용차를 치우라고 놈이 시끄럽게 하고 있었다.

허나 그 것도 겨우 3번뿐이었다. 아래쪽에서 차량 소리가 들리고 곧 차를 세우는 소리가 들렸다.

차를 치우라는 소리가 아니고 여기라고 동료들에게 신호를 보낸 것이야. 소리 솜씨 좀 볼까. 나야 여자니깐 건들이지 않을 것이니. 킥킥........”

독이가 장난스럽게 킥킥 웃는다.

? 그럼 나 혼자 상대하라고?”

소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독이를 본다.

뭐야? 탐정이 싸움도 잘해야지. 안 그래?”

독이가 다시 생글생글 웃는다.

우당탕탕.

요란한 소리를 내며 6명이 집안으로 들어와 방문을 열려고 하다가 안 열리자 뒷마당으로 나왔다. 한눈에 보아도 조폭들 같았다. 독이를 힐끗 보더니 소리에게 다가갔다.

이곳에 온 여자 아이를 어디로 데려갔지? 방안에 숨겼나? 좋을 말 할 때 문 열고 내어주면 죽음만은 면해주지.”

한눈에 보아도 대장처럼 보이는 자가 소리에게 말했다. 그러나 소리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마치 겁에 질려 벌벌 떠는 모습을 하고 한 쪽에 있는 독이가 너무도 야속했다. 그런 소녀를 누가 거들떠나 볼까. 독이는 놈들 관심 밖으로 벗어나 혼자 재미난 구경을 하고 있는데. 모두 소리에게 달려드니 소리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독이가 왜 나에게만 이래. 도현이는 놔두고.”

소리가 독이를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허나 독이는 혀를 날름 내밀며 약을 올리고 있었다.

이 새끼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네. 매들 쳐 맞아야 알아들으려나.”

두목 같은 남자가 말을 마치고 손을 들어 소리를 치라는 신호를 했다. 2명이 소리 앞으로 다가갔다. 손에는 몽둥이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고갯길을 반쯤 내려간 외딴 집 앞에는 경찰차가 와서 서 있었다. 독이가 순덕이라고 부르는 혼자 사는 할머니 집이었다.

할머니가 112에 신고를 했어요?”

경찰이 마치 죄인 다루듯 험악한 말투로 묻자 순덕 할머니는 기가 죽었다.

! ! 그런데요?”

순덕 할머니의 움츠리는 말투에 경찰의 말투는 더욱 험악해졌다.

아무 일도 없는데 왜요? 거짓으로 장난전화를 하면 감옥 갑니다. 알겠어요.”

경찰이 험악한 한마디를 하고 돌아가려고 하자 순덕 할머니가 얼른 경찰들 앞을 가로막았다.

조금 올라가면 보일 겁니다. 사람들이 죽을지도 몰라요. 얼른 가보세요.”

순덕 할머니가 핸드폰을 들고 앞을 가로막고 당당하게 말을 하자 경찰은 잠시 순덕 할머니를 노려본다.

순덕 할머니는 얼른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잠시 당황해하던 경찰은 순덕 할머니 손에서 전화를 걸지 못하게 핸드폰을 잡고 할머니 손을 내리도록 유도했다.

알았으니깐 잠시 기다려요. 가 보고 만약 거짓이면 할머니 잡으러 옵니다.”

경찰인지 폭력배인지 말투가 안하무인이다. 경찰들은 천천히 걸어서 차에 올라타고 한참을 더 시간 보내다가 느린 속도로 커브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우리 독이가 말한 그대로네. 저렇게 느려서 언제 거길 가나. 같은 통속이 아니면 저런 행동을 할까. 우리 독이는 안전 하겠지.”

순덕 할머니는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오르고 있는 경찰차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서 있었다.

소리는 두 명을 상대로 아슬아슬하게 싸우고 있었다.

독이 표정을 보면 나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려는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사람을 노리고 있어. 누굴까?”

소리는 두 명과 싸우면서도 독이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잠시 여유롭던 소리의 싸움은 1명이 더 가세하면서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었다.

독이 표정을 보면 다급해하긴 하는데. 누굴 기다리고 있다. 누구지.”

소리가 독이 표정을 살피며 의문이 생겼다.

바로 그때다.

소리 뒤편에서 누군가 뛰어들었다.

모두 멈춰라! 경찰이다.”

소리치며 뛰어든 사람은 유연이었다.

크크........ 경찰? 네 년도 뒈지려고 왔냐?”

처음에 나타난 두목 같은 남자가 유연에게 다가가며 욕설을 뱉고 있었다. 두목 같은 남자도 이미 유연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유연! 설마.......! 독이가 유연을........!?”

소리는 이제야 독이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소리는 얼른 3명과 싸우며 유연 옆으로 이동했다.

놈들은 경찰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내가 시키는 대로해.”

소리가 유연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을 했다.

뭐라는 거야?”

유연은 다가오는 남자를 경계하는 자세로 소리에게 물었다.

급해. 얼른 이렇게 소리쳐. 아가씨로 모실게 구해줘! 이렇게 말이야.”

소리가 유연에게 눈짓을 하며 말을 하다가 몇 대 얻어맞았다.

뭔 소리야?”

유연은 다가오는 남자를 향해 방어 자세를 취하며 소리에게 물었다

일단 그렇게 소리부터 치라고. 급하다고.”

소리가 다시 유연에게 말했다. 허나 유연은 상대 남자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미 여러 번 얻어맞고 두목 같은 남자에게 제압당해 꼼짝을 못했다. 남자는 유연의 목에다 면도칼을 갖다 대었다.

얼른 방문열고 나오라고 소리쳐. 이 여자 목을 그어버리기 전에.”

두목 같은 남자는 유연을 잡고 소리에게 협박을 했다. 소리도 결국은 남자들에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 아가씨로 모실게 살려줘! 라고 소리쳐.”

소리는 다시 유연에게 말했다.

뭐라는 거야? 이 년 놈들이. 얼른 방문 열고 나오라고 소리치라니깐.”

두목 같은 남자가 다시 유연에 목에 면도칼을 그을 듯이 하며 협박을 했다.

방문열고 얼른 그 여자 내보내.”

소리가 힘껏 소리쳤다. 어차피 독이 말만 들을 것이기에 순간의 위기나 넘기자는 속셈이었다.

유연이 뭐하냐?”

소리가 유연을 독촉했다. 유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체 소리가 시키는 것은 무슨 까닭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허나 그 것은 유연 생각일 뿐.

아가씨로 모실게 살려줘!”

유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는 너무도 작았다. 허나 독이는 그 말을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움츠리고 있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헤헤헤.........! 알았어! 아가씨가 구해줄게.”

독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앞으로 걸어 나오자 서 있던 남자 하나가 독이 앞을 가로막았다.

뭐냐? 어린애가 어딜. 으악!”

남자는 거드름을 피우다가 비명을 지르며 꼬꾸라졌다. 작은 체구에서 일자로 뻗는 다리가 남자의 턱을 그대로 차 올렸던 것이다. 소리를 제압하고 있던 남자만 남기고 두 명이 독이를 막으려 나오다가 다시 비명을 지르며 꼬꾸라졌다. 독이는 근처에 오지도 않았는데. 어리둥절한 두목 같은 남자는 갑자기 등 뒤에서 나타난 검은 옷을 입은 두 남자에게 제압당하고 유연은 풀려났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헤헤헤....... 네가 한 약속 어기지 마라!”

독이가 유연 앞으로 가서 생글거리며 말했다.

아가씨! 출발 준비 끝났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두 남자는 독이에게 꾸벅 인사를 하며 공손히 말했다.

알았어요. 가서 기다리세요.”

독이가 손을 들어 얼른 가라는 신호를 하며 말했다.

괜찮겠어요?”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두목 같은 남자를 독이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들어 놓고 독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경찰들 오고 있어요. 데려는 가겠죠.”

독이가 말했다. 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너희들도 이제 그만 경찰들 따라 갈래? 아니면 더 볼일이 남았을까?”

독이 말이 끝났을 때 경찰 둘이 들어왔다.

싸움이 생겼다는 신고를 받고 왔다.”

경찰 하나가 독이를 보고 말했다.

사소한 오해가 생겨서 그랬는데. 이젠 괜찮아요. 이분들만 데려 가시면 돼요. 여기 놔두면 다시 싸울지도 몰라요.”

독이가 경찰을 보고 말을 하자 경찰들은 두목 같은 남자를 보며 눈짓을 보냈다. 두목 같은 남자는 비실비실 일어서서 두 손을 내밀었다, 다른 남자들도 두 손을 내밀며 경찰 앞으로 걸어갔다.

경찰 둘은 남자들 손에 수갑을 채우고 아무런 말도 없이 돌아갔다.

! 그냥 보내면 어떻게?”

유연이 독이에게 소리쳤다.

!

순간 독이 손바닥이 유연의 뺨을 때렸다. 소리는 컸지만 아프지는 않았다.

아가씨라고 부른다며? 금방 잊었어?”

독이가 다시 때릴 자세를 취하자 얼른 소리가 유연과 독이 사이로 뛰어 들었다.

너도 봤잖아. 같은 패거리야. 경찰과 놈들 말이야. 그러니 서로 눈짓으로 수갑을 채우는 척 물러난 것인데. 그럼 이제 저 방안에 있는 여인은 어쩌지?”

소리가 유연에게 말을 하다가 독이에게 물었다.

네가 경찰이라며? 보호를 해야지. 증인인데.”

독이가 유연을 보고 말했다.

헌데........! 아가씨 어딜 가?”

소리가 독이에게 물었다. 조금 전 검은 옷을 남자들이 독이에게 출발 준비가 끝났다고 하는 말을 떠올리며 묻는 것이다.

보천그룹에 취직하러 간다니깐.”

독이가 톡 쏘듯 말했다

! 벌써........!”

소리가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젠 방문 열고 나오라고 하지 그래?”

소리가 독이에게 물었다.

아직 안 갔어. 놈들 말이야. 경찰차를 타고 떠났지만 아직 근처에 있어. 아마도 저 알바를 노릴 것이야.”

독이가 말했다.

네가. . 아니 아가씨가 어찌 알아?”

유연이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바보.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니깐 그렇지. 멀리 봐야지. 그러니깐 그렇게 무모하게 뛰어들지. 경찰이다. 멈춰. 이게 뭐야. 킥킥........”

독이가 유연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며 말했다. 유연은 소리에게 독이가 누구냐고 묻는 눈짓을 보냈다.

이 바보 생명은 두 번. 도현이 생명은 한 번. 그리고 네 생명도 한 번 구해준 은인이지. 뭘 자세히 알려고 해.”

독이가 유연을 보며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때 먼 거리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놈들이 갔네. 그럼 나도 간다. 뒤처리들 잘 하고 열심히 탐정놀이 해. 뭐든 열심히 해야지. 그럼 또 보자고.”

독이는 손을 흔들며 천천히 걸어갔다.

가는 거야? 놈들이 간 것은 어찌 알고?”

소리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알바에게 호루라기를 불라고 한 것은 놈들은 어차피 올 것이니 나의 보디가드 아저씨들도 부르고. 순덕이네보고 112에 신고도 하라는 신호였어. 이제 갔다는 신호가 왔잖아.”

독이가 생글생글 미소를 짓더니 후다닥 뛰어 가고 있었다. 독이는 그렇게 차츰 멀어져 갔다.

도현아! 이제 문 열어!”

소리가 독이가 안보일 때까지 서서 바라보다가 방문을 향해 소리쳤다.

독이가 말해야 나간다.”

도현이 단호하게 방안에서 소리쳤다.

갔다니깐. 독이 갔다고.”

소리가 다시 말했다.

그래도 독이가 나오라고 해야 나갈 수 있다.”

도현은 다시 방 안에서 말했다.

저런! 꽉 막힌 녀석. 맘대로 해.”

소리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잠깐. 아까 그 소녀가 독이지?”

유연이 소리에게 물었다.

. 맞아.”

소리가 대답을 하며 유연을 바라본다.

자기가 나오라고 할 때까지는 나오지 말라고. 했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야. 우리끼리 밖을 좀 정리하자. 그리고 조금 더 기다려보자. 내가 보기엔 그 독이라는 아이 보통이 아니야. 소리 너보다 더 탐정으로 어울리는 아이야. 잠깐 봤지만 대단했어. 마치 내가 낚인 것 같았어. 그 아인 내가 나타날 줄 미리 알고 나를 낚은 것 같았거든.”

유연이 자기 말이 맞지 않느냐고 묻는 눈짓을 소리에게 보냈다.

잘 봤어. 너에게 아가씨라는 호칭을 듣고 싶었고. 그 것은 어쩌면 너에게도 호감이 있다는 것이지. 어려서부터 도현이와 나에겐 귀여운 동생이자 꼬마 악마였지. 우리들 괴롭히는 재미로 시간을 보내는 녀석이었어. 하하........”

소리가 재미있다는 투로 말을 하고 웃었다.

내가보기엔 그 보디가드 아니래도 놈들을 다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무술이 강했는데. 어디서 배웠지?”

유연이 독이가 싸우던 장면을 회상하며 소리에게 물었다.

몰라! 그 보디가드란 사람들도 처음 봤고. 늘 돌아가신 할머니와 단 둘이었으니깐. 그 이상은 나도 몰라.”

소리나 도현은 독이에 대해서 정말 아는 것이 없었다. 그저 신비한 아이라 생각만 했지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독이가 자신의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소리와 도현 역시 굳이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헌데.......! 보천그룹엔 왜? 취직한다고 하던데? 하필 보천그룹이람.”

유연이 고개를 갸웃 하면서 뭔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보천그룹이 어때서?”

소리가 유연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아니야! 50대 회장이 중병으로 누워있다고 하던데. 후계자도 없다고 알려져 있어서 재계에선 안타깝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그룹이거든.”

유연이 별것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배고프다. 음식 좀 해서 줘라.”

방 안에선 도현이 조그만 소리로 밖에 소리에게 말했다.

! 알았다!”

소리는 냉장고가 있는 거실로 들어가서 냉장고를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 쪽지를 발견했다. 독이가 남긴 쪽지였다.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알바를 보호하려면 언론을 이용해 공개를 하는 것이 좋을 듯. 유연 혼자서 지키기엔 힘들 것이야. 방문은 소리 네 폰에 내가 남긴 음성 있잖아. 문열어! 라고 남긴 그 녹음을 사용해. 그럼 파이팅!**

소리는 쪽지를 읽고 한참을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 독이 생각도 일리가 있어. 허나 이번엔 내 생각대로 해야지.”

과연 소리 생각은 무엇일까. 유연과 소리는 도로를 막아뒀던 차량부터 마당으로 옮겨 놓았다. 날이 어둑어둑 할 무렵 소리 없이 도로에 서 있던 두목 같은 남자가 타고 온 차량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소리와 유연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누군가 지금까지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검은색 고급 승용차를 타고 슬그머니 잠이든 독이.

승용차를 운전하는 사람과 조수석에 탄 사람은 독이의 보디가드라던 그 검은 복장의 남자들이었다.

찐빵으로 유명한 마을 안흥면을 막 지나던 승용차는 갑자기 섰다. 앞에 경찰차가 서 있고 길가에 경찰이 서서 승용차를 세우고 있었다. 바로 두목 같은 남자와 그 일당을 수갑 채우고 떠났던 그 경찰이다.

경찰 차량엔 이미 그들은 안보였다.

승용차로 서서히 다가오는 경찰. 독이의 보디가드라던 운전석의 남자는 차창을 천천히 내리고 있었다.

수고하십니다.”

운전석의 남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 지금 올라가십니까?”

경찰은 운전석의 남자를 잘 아는지 반갑게 미소까지 지으며 말했다.

! 고생하세요.”

운적석의 남자가 대답을 하고 막 창을 올리려 하자 경찰이 차안을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아가씨께서 피곤하신 모양입니다. 주무시네요.”

경찰은 독이를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아가씨라고 부르며 무척 공경하는 태도를 보였다.

! 아가씨께서 그자들을 1년 정도 감방에 있게 하시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알바 여성을 건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조수석의 남자가 경찰을 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조심히 올라가십시오.”

경찰은 거수경례를 하고 인사를 했다. 독이를 태운 승용차는 다시 천천히 출발을 했다.

알바 여성을 건들이지 않을까?”

조수석 남자가 운전석 남자에게 물었다.

저 친구는 그럴지도 모르지. 다른 놈들이 가만 두겠어.”

운전하던 남자가 말했다.

“3일간의 시간만 벌어 준 것이야.”

독이가 자세를 바로 하면서 말했다.

아가씨 안 잤어요?”

조수석의 남자가 독이에게 물었다.

잠들었는데 떠드는 소리에 깼어. 좀 조용히 가시죠.”

독이가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운전석의 남자가 손가락으로 입을 막는 제스처를 하며 조용히 하자고 했고. 조수석의 남자도 그때부턴 입을 다물었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독이를 태운 승용차는 달리고 있었다.

늦은 밤이 돼서야 도현은 방문을 열고 알바 여성을 데리고 방에서 나왔다.

유연이 부른 형사들이 3명이나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심해.”

소리가 걱정이 되는 표정으로 유연에게 말했다.

나야 형사잖아. 내 할 일을 해야지. 소리 너도 조심하고 너무 나서진 말고.”

유연도 소리 걱정을 하면서 알바 여성을 태우고 동료 형사들과 떠나갔다. 이제 남은 사람은 도현과 소리뿐. 피곤한 표정의 도현은 늦은 밤이지만 출출함을 달래려고 라면을 끓이고 막걸리를 한잔 따라 마셨다.

맞은편에 앉은 허소리 역시 막걸리를 한잔 쭉 들이켰다.

유연이 너무 서두르는 느낌이야. 벌써 이 산골 마을의 형사로 자청해서 올게 뭐람.”

소리가 뭔가 못마땅한 투로 한마디 한다

내 생각은 달라. 유연이 온다고 해서 바로 올 수 있는 경찰조직도 아니잖아. 뭔가........! 이상해! 뭔가 있어.”

도현이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말했다.

누군가 유연을 이곳으로 내려 보낸 느낌이지? 그 무덤에서 나온 손 사건을 파헤치려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소리도 한마디 했다.

헌데 독이 말이야.”

갑자기 도현이 독이 이야기를 했다.

? 독이가 왜?”

소리가 물었다.

독이가 유연을 어찌 알지? 오늘 처음 봤을 것 아니야?”

도현이 이상하다는 투로 소리에게 물었다.

아마 내 생각엔 지난번 유연이 왔을 때 우리들 몰래 봤던 것 아닐까. 생각해. 우리를 만나러 왔다가 우연히 말이야.”

소리가 자기 생각을 말했다.

그럴까? 만약 그게 아니라면! 너무도 무서운 일이잖아.”

도현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가?”

소리가 물었다

아까 방에서 문틈으로 보니까. 놈들 수갑 채우던 그 경찰 말이야. 그 경찰이 독이를 잘 아는 표정이었어.”

도현이 말했다. 분명히 도현은 문틈으로 그 경찰 태도를 본 것이다. 독이에게 마치 인사를 하는 그런 모습을.

그래? 그렇다면? 도현이 네 생각은 마치 독이가 이번 무덤 속에서 나온 손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거야?”

소리가 화를 내는 목소리로 도현에게 따지듯 물었다.

그래! 내 생각은 그래.”

도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닐 것이야. 언젠가 독이가 하던 이야기가 있어. 너와 나 말고도 여러 명 더 있다고 했던 말. 자신이 생명을 구해준 사람이 말이야.”

소리가 지난 독이와 나누던 이야기를 회상하며 말을 했다. 그 당시 독이는 그런 말을 했었다. 소리와 도현이 아니어도 자신을 아가씨라 부르는 사람은 많다고. 모두 생명을 구해준 사람들이라고. 그때는 독이가 허풍 치는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헌데 보천그룹엔 왜 취직을 한다고 하는 거야? 그 이유는 알고?”

도현이 소리에게 물었다.

지난번에 독이가 그랬어. 보천그룹 본부장이 되려고 한다고. 난 농담으로 알았는데. 정말 가네. 너도 그렇고 나도 귀여운 꼬마 악녀로만 알았지 독이에 대해선 정말 아는 것이 없다.”

소리가 말했다. 소리의 말에 도현도 동의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젠 정말 독이와는 이별이네. 전화번호도 없고. 우리 번호는 기억이나 하려나? 연락이 오기나 기다려 봐야지.”

소리가 몹시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게. 헌데 이젠 어쩌지? 소리 넌 어디부터 시작해볼 생각이야?”

도현이 소리에게 물었다.

내 예감인데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려면 아마도 서울로 가야 할 것 같아. 이유는 유연이 서울에서 이곳으로 내려오는데 결정적으로 보이지 않게 손을 써서 유연을 이곳으로 보낸 그자가 어쩌면 실마리를 풀 끈을 잡고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어쩌면 우리도. 유연도.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조직이 관련돼 있는 느낌이야. 그러니 유연은 이곳에서 아래부터 하나하나 조사를 하게 놔두고 우리는 서울로 가서 위로부터 하나하나 조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소리가 두 눈을 반짝이며 도현을 바라본다. 마치 자신의 생각이 어떠냐고 묻는 표정으로.

! 혹시? 독이 찾으러 가려는 것 아니야?”

도현이 도끼눈을 치뜨며 물었다.

하하........ 아무렴 어때. 생각 했으니 움직이자. 늦으면 놈들이 들이 닥칠 걸. 어서 중요한 물건들 챙겨.”

소리가 벌떡 일어서서 물건을 챙기기 시작한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바라보던 도현도 일어나 짐을 싸고 있었다.

컴컴한 실내.

누군가 창가에 앉아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어서 그림자만 보였다.

그 등 뒤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유연은 현지로 발령받아 내려갔습니다. 탐정을 한다고 설치는 두 녀석들은 아마도 서울로 올 것 갔습니다.”

공손히 고개 숙이고 서 있는 그림자가 보고를 하고 있었다.

보천그룹 회장은?”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그림자가 물었다

오늘 낼 오늘 낼 합니다.”

고개를 숙이고 보고를 하는 그림자가 말했다.

새로운 회장이 될 녀석은?”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그림자가 다시 물었다.

이미 준비가 됐습니다. 다만.......! 지분의 36%가 넘는 주식을 보유한 ok라는 인물에 대해선 아직도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현제 중병을 앓고 있는 도회장의 12% 지분도 이미 ok에게로 넘어간 것으로 압니다. 현제 ok가 보유한 주식은 50%에 가깝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보고를 하는 그림자의 말은 떨리고 있었다.

이 나라의 방산 업체 1위를 가지고 있는 보천그룹이야. 겉으로는 건설과 방직. 전자로 알려졌지만 현제 보천그룹을 노리는 적들은 바로 방산 업체를 가지려는 수작이야. 철저히 살피라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그림자가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림자가 꾸뻑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

“ok........! 적이냐. 아군이냐. 그것이 문제인데......... ok가 보유한 주식 대부분이 그 방산 업체 주식이니 도회장이 죽으면 보천그룹은 ok손에 달렸군. 그가........ 부디 아군이길 바래야지. .........”

창밖을 내다보는 그림자는 한숨을 쉬었다.

덜컹. 소리가 나며 하나의 그림자가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남자가 물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병원에 누워있던 도회장이 사라졌습니다.”

검은 그림자가 보고를 하고 있었다.

도회장이 사라지다니?”

창밖을 내다보던 남자가 몸을 돌리고 보고를 하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다급히 물었다. 비록 몸은 돌렸지만 어두운 실내라 얼굴은 알 수 없었다.

병원을 옮기겠다고 퇴원을 했는데. 많은 기자들과 감시원들이 따라 붙었지만 교묘히 따돌리고 사라졌습니다. 혹시 이미 사망을 한 것 아닐까 의심들을 하는 눈치였습니다.”

어찌 감시를 했는데. 도회장을 놓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보고를 하는 남자는 어쩔 줄 몰라 죄송하다는 소리만 거듭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독이가 서울로 가고 소리와 도현이 산골을 떠난 지 벌써 3일이 지나갔다.

한강 물이 가득 호수를 만들고 남향의 아늑한 양지쪽 마을에 커다란 기와집이 있고 그 주변에 고급 승용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들어오는 사람들을 막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막 넘은 시간에 검은 승용차가 하나 마을로 들어섰다. 입구를 막고 있던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의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승용차는 곧바로 커다란 기와집 앞에 멈추었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콧수염이 유난히 돋보이는 얼굴에 약간 검은 색이 있는 안경을 끼어 눈을 볼 수는 없었다.

남자로서는 너무도 마른 체격이었다.

남자는 곧바로 기와집으로 들어갔다. 기와집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누구하나 제재를 하거나 아는 척하는 사람도 없었다.

남자는 기와집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커다란 침대가 하나 있고 그 침대위엔 나이가 50대 남자가 누워있었다. 남자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는 30대 여자2명과 50대 여자 한 명이 있었다.

남자는 침대 앞에 서서 3명의 여자들에게 말을 했다.

회장님과 나눌 이야기가 있으니 자리를 피해주십시오.”

3명의 여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고 누워있는 50대 남자 눈치를 바라보았다. 누워있던 남자가 여자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들은 천천히 일어서서 자리를 피해줬다.

여자들이 다 물러가자 남자는 안경을 벗었다. 안경 속에서 들어난 눈은 너무도 맑은 여자의 눈이었다.

바로 산골에서 올라온 독이였다. 콧수염으로 변장을 했지만 틀림없는 독이였다. 누워있는 50대 남자를 바라보는 독이 눈엔 눈물이 핑 돌았다.

옥이가 왔으니 이젠 회사 걱정은 하지 마세요. 몸조리나 잘 하세요.”

남자로 변장한 독이가 작은 소리로 누워있는 50대 남자 귀에다 입을 대고 말했다. 남자는 순간 몸을 부르르 떨며 독이 눈을 바라보더니 손에 뭔가를 쥐고 독이 손에 슬그머니 주고 있었다. 독이 역시 미리 알았다는 듯 50대 남자가 주는 물건을 받아 확인도 없이 주머니에 넣었다.

얼른 건강을 회복하세요. 회사는 걱정 마시고요.”

독이는 그 말을 남기고 일어서 방 밖으로 나갔다.

도대체 옥이는 언제 온다는 거야?”

밖에서 방금 방에서 자리를 피해 준 30대 여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묻고 있었다.

옥이 안본지도 벌써 15년도 더 됐는데 보면 알아보긴 하겠어?”

다른 여자가 퉁명스럽게 한마디 했다.

조용히 못해!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어쩌려고?”

50대 여자가 30대 여자 두 명에게 호통을 친다. 그런 소리를 들으며 남자로 변장한 독이는 다시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그 자리를 떠났다.

저 남자는 누구지?”

30대 여자가 다른 30대 여자에게 묻는다.

회사 사람이겠지 뭐. 다른 사람은 여기 올수도 없잖아.”

30대 여자가 대답했다.

사람이 갔으니 난 회장님께 가 볼게. 너희들은?”

50대 여자가 30대 여자 두 명에게 의향을 묻고 있었다.

우린 옥이 기다릴게요.”

30대 여자가 얼른 대답했다.

알았다!”

50대 여자는 다시 누워있는 50대 남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옥이는 언제 온다는 거야?”

30대 여자는 다시 짜증 섞은 목소리 다른 30대 여자에게 물으며 대문 밖으로 걸어 나간다.

도대체 옥이가 누구에요?”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던 아주머니가 옆의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나도 모르겠어! 이 집에서 14년은 있었지만 나도 첨 들어.”

다른 아주머니가 고개를 저의며 대답했다.

왜들 저렇게 기다린대요?”

다른 아주머니가 다시 물었다.

현제 어려운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들었어. 경영의 천제라고 하더라. 그 말만 얼핏 들었어.”

아주머니가 대답하며 아는 척 했다. 다른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독이를 태운 검은 색 승용차는 마을길을 벗어나 넓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아가씨! 도회장님과 대화는 잘 하셨어요?”

조수석에 앉은 남자가 물었다.

! 얼른 보천그룹 본사 건물로 바로 가요.”

독이가 대답을 하고 운전석의 남자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아가씨!”

운전석의 남자는 얼른 대답하고 운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헛소리하고. 도현이는 지금 뭐해요?”

독이가 조수석 남자에게 물었다.

경찰청 동창들에게 유연이 시골로 발령받게 된 경위를 묻고 다니고 있습니다. 연락드릴 가요?”

조수석남자가 대답과 동시에 묻는다.

! 본부장실로 오라고 하세요.”

독이가 대답했다. 조수석 남자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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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Happiness (♡.83.♡.3) - 2023/06/19 00:12:56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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