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으겸 소설 +19 제3편 죽음을 부르는 게임

제주소설가 | 2023.07.03 17:16:45 댓글: 0 조회: 3290 추천: 0
분류연재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484101

+19

김 으겸 소설

3편 죽음을 부르는 게임

갈대숲 작은 오솔길.

그 길을 따라 꼬불꼬불 올라가면 꽤 넓은 대여섯 평 남짓한 바위가 나온다.

언젠가 전설의 고향처럼 무서운 사건이 벌어졌던 곳.

4촌 오빠가 여동생을 강제로 범하고 들통 날까 두려워 돌로 때려 죽여 한강에 던져 버렸던 사건이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던 곳.

광나루다.

그 바위에서 한강물과 마주한 낭떠러지.

5미터 정도 아래 한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곳.

그 끝에 한 여인이 서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부유한 귀부인 티가 줄줄 흐르는데.

옷이며 몸에 걸친 액세서리들 모두 값이 비싼 명품들.

나이 40.

무척 잘생긴 미녀.

그녀는 지금 울고 있었다.

굳은 얼굴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며.

발걸음은 바위 끝으로 조금 씩 조금 씩 옮겨지고 있었다.

바위 끝.

이젠 한 뼘만 움직여도 한강물 깊은 곳으로 떨어질 위치에 서 있는 그녀.

눈물을 줄줄 흘리던 그녀가 결심을 한 듯.

한강으로 막 뛰어 내리려고 움직일 때.

엄마!”

그녀 등 뒤에서 다급히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한강으로 뛰어내리려던 동작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이제 20대 중반 같은 너무도 귀여운 아가씨.

바로 그녀의 사랑스런 딸이 눈물을 흘리며 서있었다.

지은아!”

그녀는 사랑스런 딸 이름을 부르며 딸에게 달려갔다.

엄마! 왜이래! 그까짓 돈 몇 억 날렸다고 자살이라도 하려는 거야?”

그녀의 사랑스런 딸 지은이 엄마를 부둥켜안으며 울먹이는 음성으로 물었다.

....... 돈이 아깝기도 하지만. 약이 올라서 그래! 분하고 너무 화가나! 미치겠다. 흑흑.......”

그녀는 사랑스런 딸을 품에 안고 울면서 말했다.

그렇게 억울하고 분하면 복수를 해야지! 죽긴 왜죽어? 엄만 바보야?”

지은이 엄마에게 한심하단 투로 말했다.

이미 눈물이 얼굴 전체를 얼룩지게 만들었다.

복수? 그게 가능하냐? 복수를 하려고 돈만 2억을 더 날렸잖아! 어떻게 복수를 해?”

그녀는 딸이 하는 말이 철없는 소리라 생각했다.

전혀 가능성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내 친구에게 부탁하면 뭔가 해결책이 있을 거야! 누가 엄마 혼자서 복수를 하래?”

지은이 자신 있다는 투로 말했다.

너무도 자신감 있는 딸의 말에 그녀는 조금은 희망을 갖고 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 친구가 있는데....... 컴퓨터엔 천재야! 게임도 물론 천재고. 일단 그 친구를 한번 만나서 해결책을 찾아보자 응?”

지은이 자신 있게 말했다.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그 딸아이 친구.

그녀도 이미 알고 있다.

주희 말하는 것이냐?”

그녀가 딸에게 물었다.

!”

지은이 대답했다.

그 애가 바쁠 텐데 도와줄까?”

그녀는 딸의 친구 주희가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얼마나 바쁜지 잘 알고 있다.

내가 이미 연락을 했어! 저녁에 집으로 온다고 했어!”

지은이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얼른 가서 저녁 준비해야지!”

그녀는 방금 죽으려던 결심을 잊고 사랑하는 딸 친구를 맞기 위해 서둘러 그 광나루를 떠났다.

지은이의 환한 미소만이 광나루 한강물위에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신당동.

일찍이 음식 문화가 발달한 신당동 골목은 하루 종일 음식 냄새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 허름한 5층 건물이 어울리지 않게 홀로 우뚝 서있었다. 식당들 사이에 있지만 상가 건물은 아니었다. 간판도 없었다. 그냥 하얀 페인트칠을 한 사각형 건물로 1층엔 현관문만 굳게 잠겨있었다. 하지만 이 지역 상인이라면 이 건물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일수쟁이. 또는 사채놀이를 하는 이여사의 건물이기 때문이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다. 오로지 이여사라고만 부른다. 그 이여사에게는 2명의 딸이 있다. 미진. 소진. 나이도 비슷한 2명의 딸은 어머니 이여사의 성을 따라 이씨다. 미진과 소진을 두고 상인들은 수군거린다. 모두 입양을 한 아이들이라고도 하고. 쌍둥이라고도 했다.

저녁때가 다 된 오후 시간이라 골목은 많은 사람들이 북적댄다.

식당마다 손님을 맞느라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많은 사람들 틈에 4명의 미녀들이 나타났다. 모든 사람들 이목을 끌며........

!”

이 골목에 처음 오는 남자들은 4명의 미녀를 침을 흘리고 바라보고 있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슬금슬금 길을 비켜주고 있었다.

? 다들 왜 그래요?”

이상함을 느낀 청년이 식당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었다.

붉은 거미라 부르는 사채업자 딸들이야. 둘은 친딸이라 하고 둘은 그 친구들.”

그런데요?”

그런데요 라니? 무서운 아이들이야. 아무도 건들이지 못해.”

싸움을 잘하나요?”

싸움뿐이겠어. 파출소장이 쟤들 혼내준다며 훈계를 하다가 오히려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 이 지역 정치인들까지 쟤들은 두려워해.”

왜요?”

저 생머리에 잘생긴 아이 있지?”

아주머니가 긴 생머리 아가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 다들 미인이지만 둘은 정말 눈에 띄게 잘생겼네요.”

그래 자네가 본 그 둘 이름이 미진이와 소진이야. 긴 생머리가 미진이. 유독 예쁘게 보이는 아이가 소진이. 저 둘이 요 옆 사채업자 이여사의 딸들이야. 나머지 둘은 친구들이고.”

! 사채업자라 돈이 많아서 다들 두려워하는군요.”

? 그까짓 돈이 무서워서 다들 두려워한다고?”

주인아주머니는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그럼 아니에요?”

아니지 당연. 둘은 컴퓨터 천재야. 거 뭐라더라........ 해킹에 천재라던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더라고. 파출소장도 쟤네들이 자신의 비리를 모두 알고 있자. 쟤들을 건들이지 않는 것이고. 다른 자들도 마찬가지야. 자신의 신상정보가 모두 쟤들 머릿속에 있다는 것을 무서워하는 거야.”

정말요?”

그렇다니깐.”

두 친구들은요?”

같은 학교에서 함께 무술을 배운 고수들이래. 저 노랑머리는 태권도와 유도를 합쳐 10단이 넘는다 하더라. 미진이와 소진이도 마찬가지야. 격투기를 배웠다지 아마. 불량배들도 쟤들이 오면 슬금슬금 도망쳐.”

주인아주머니 말에 청년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4명의 미녀들. 미진이와 그 친구들은 5층 건물 앞에 도착했다. 소진이 열쇠로 현관문을 열자 모두 건물로 들어갔다.

밖에서 보기완 다르게 1층은 식당으로 꾸며져 있었다.

구내식당처럼 보였다. 늘어선 식탁엔 이미 음식 세팅이 끝나 있었다.

아가씨들 오셨어요!?”

식당에서 음식을 세팅하던 아주머니들이 미진이 일행을 보고 인사를 했다.

준비가 다 됐네요? 다들 내려오라고 하죠.”

미진이가 말했다.

언니. 내가 올라갔다 올게.”

소진이 미진이 대답도 듣지 않고 이미 2층으로 오르는 계단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같이 가자!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같이 내려와야지.”

미진이도 달려갔다.

2층은 마치 pc방을 연상케 했다. 길게 늘어선 책상위로 컴퓨터들이 하나씩 있고 그 앞에 젊은 남녀들이 앉아 열심히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대략 20여명은 됐다.

오셨습니까!?”

미진이 나타나자 일제히 일어나 인사를 했다.

모두 내려가서 식사들 하도록.”

미진이 손을 들어 인사를 받으며 한마디 하고는 바로 3층을 지나 4층으로 올라갔다.

3층은 직원들 숙소였으므로 바로 4층 엄마 이여사가 거주하는 곳으로 향했다.

왔니?”

40대 아주머니가 미진이와 소진이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 여사는 40대 초반의 젊은 피부를 갖은 전형적인 미녀였다.

! 내려가서 밥 먹자. 배고프다.”

소진이가 이 여사 팔을 붙잡고 아양을 떨며 말했다.

돈은 입금 됐더라. 수고했다.”

이 여사가 미진이와 소진을 보며 말했다.

이제 한 군데 남았지? 내일 그곳에 가서 돈을 받고. 사채업은 이제 그만해.”

미진이가 말했다.

네가 그만 하라고 안 해도 그만 해야겠다. 세무서에서 과거까지 들춰내며 세금 폭탄을 터트릴 모양이다. 이쯤에서 그만 둬야지. 너희들 앞날도 생각하고.”

우리들 앞날이라니?”

사채업자의 딸이란 소릴 들으면 되겠냐?”

그래! 엄마도 이젠 그만해. 언니와 내가 하는 사업도 잘나가는데 뭘.”

알았다. 알았어. 내려가서 밥이나 먹자.”

이 여사는 두 딸의 손을 잡고 1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엄마도 이제 사채업은 그만 할 테니까. 너희도 이제 돈 받는 일을 그만 두렴?”

이제 한 군데 남았잖아. 그곳만 해결하고 그만 둘게. 나머진 액수도 적지만. 알아보니 정말 돈이 없고 불쌍한 사람들이더라고.”

이 여사 말을 듣고 미진이 대답했다

그 나머지 한군데가 문제야. 그만 잊고 말자.”

? 그 폭력배들 때문에? 아니면 그자의 형이 검찰이라서?”

그게 아니야. 너희들이 자꾸 들어나는 것이 불안해.”

? 복수 때문에? 걱정 마. 이번에 신입사원을 모집한다더라. 해서 내가 직접 지원하려고.”

미진이 네가?”

! 소진이는 실력은 좋은데 냉철하지 못해서 불안하고. 이번에 아마도 희가 지원을 할 것 같아서........”

희가? 무슨 이유로?”

이 여사가 의외라는 반응이다.

회사 회장 아들 때문이지.”

회장 아들? 문우? ? 좋아하나?”

아니야. 좋아하긴. 대결을 취미로 삼고 사는 희잖아. 문우가 그 방면에 천재로 통하거든.”

컴퓨터분야?”

! 대학 때 전국 대회를 싹쓸이 했다고 하더라. 3때 나와 소진이가 그를 상대했던 일이 있었는데. 별 볼일 없는 실력이었어, 그냥 학원용 실력이라고나 할까. 응용력이나. 대처능력이 없더라. 그때 나와 소진이 외에도 두 명이 더 있었는데. 그 애들 실력이 나와 소진이랑 비슷했어. 희는 그 당시 호주에 있었잖아. 2 때 한국에 들어왔으니. 문우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발동한 거야.”

호호......... 남녀 사이는 모르는 것이란다. 희가 우리 복수에 희생물이 되지 않게 그곳에서 일찍 발을 빼도록 유도해라.”

! 그렇게 할게요.”

이 여사와 미진이가 대화를 하는 사이 1층 식당에 도착했다.

어머니 오셨어요!?”

식당에 모인 20여명의 남녀들은 일제히 일어나 이 여사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모두 20대 젊은 남녀들이다.

! ! 모두 앉아요. 앉아서 식사합시다.”

이 여사가 인사를 받으며 말했다.

엄마는 여기 앉아!”

노랑머리 아가씨가 미리 식사를 준비해놓은 자리에 이 여사를 앉게 의자를 뒤로 빼었다.

이여사가 자리에 앉자 모두 자리에 앉았다.

혜린이와 윤지도 오늘 수고 많았다.”

이 여사가 노랑머리와 긴 다리를 갖은 아가씨 어깨를 양손으로 토닥거리며 말했다.

혜린. 노랑머리다. 다리가 유난히 긴 아가씨가 윤지다. 모두 이 여사의 딸이나 마찬가지다. 미진이 학교 친구지만. 이 여사는 친딸처럼 대하고 있었다. 혜린이나 윤지 역시 이 여사를 엄마라 부르며 딸처럼 행동했다. 해서 사람들은 입양을 한 아이들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기도 했다.

이 여사가 숟가락을 들자. 모두 맛있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식당의 아주머니가 쟁반에 음식을 차려들고 식당을 나가 2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둘째 언니는 오늘도 연구에 몰두하나봐?”

식당 아주머니가 음식을 들고 2층으로 오르는 것을 본 소진이가 미진이를 보며 물었다.

아직도 며칠 더 연구를 해야 한다더라.”

미진이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미진이가 둘째 행동이 탐탁치 않나보구나?”

이 여사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

연구도 좋지만 밥은 같이 내려와 먹어야죠. 하는 행동이.”

? 싸가지 없다고 하려는 거지?”

미진이 말을 중간에서 끊으며 계단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밥을 먹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공손히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쟁반을 들고 2층으로 오르던 주방 아주머니가 다시 쟁반을 들고 내려오고. 그 뒤로 치렁치렁한 긴 머리카락을 날리며 하얀 복장을 한 소녀가 내려왔다.

앉아! 앉아! 어서 밥들 먹어!”

일어서서 인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말을 하며 걸어오는 소녀. 옷도 얼굴도 너무도 하얗다. 너무 하얗다보니 신비롭기까지 한데.

스승님부터 앉으십시오!”

일어서서 인사를 하던 사람들 중에 청년 몇이 우르르 달려가 의자를 잡아주고 먼지를 털어주며 예를 다하는 모습이 절대 간사스럽게 보이진 않았다.

하얀 소녀가 자리에 앉아 숟가락을 들자. 그때서야 일어섰던 사람들이 일제히 앉아 밥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 언니가 봐도 내가 내려오면 제자들이 고생하잖아.”

하얀 소녀가 미진이를 보며 살짝 눈을 찡끗했다.

그래도 하루에 너와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겨우 밥 먹을 때뿐이잖아.”

그래! 작은 언니! 앞으로 밥은 같이 먹자? ?”

미진이 말끝에 소진이도 한마디 했다.

그래! 희경이도 쉴 때는 좀 쉬어가며. 너무 무리하지 마라!”

이 여사도 한마디 거들었다.

알았어요! 엄마!”

하얀 소녀 희경이 밝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둘째 언니 연구는 언제 끝나?”

소진이가 뭔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었다.

? 끝나면 또 놀러가자고?”

희경이가 소진이 속셈을 알고 있다는 투로 되묻는다.

! 이번엔 진짜 언니가 좋아할 장소로 데려갈게.”

! 소진이가 제대로 찾은 표정이네?”

! 진짜야. 이번엔 언니가 정말 좋아할 거야.”

기대되네. 그럼 내일까지 연구 끝내고 같이 가자!”

희경이 말을 마치고 밥을 먹는 청년들을 쭉 둘러본다. 희경이 의도를 알았다는 듯 모두 일제히 손을 들고 일어선다.

스승님 저요!”

스승님 저요!”

모두 같은 소리를 지르며 일제히 희경을 간절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번엔 우리끼리 가면 안 돼?”

소진이가 미진이와 희경을 번갈아보며 물었다.

안됩니다! 스승님 보디가드는 제가 가야합니다.”

청년하나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 말이 신호탄이 되어 여기저기서 같은 말을 하며 청년들이 나섰다.

스승.

그랬다. 여기 청년들과 소녀들 심지어 미진이와 소진이까지 모두 희경이가 컴퓨터를 가르쳐준 것이다. 희경이는 타고난 컴퓨터 천재였다.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갈 때는 물론 이 여사나 미진이 소진이까지. 희경이 존재를 철저히 비밀에 붙였다. 해서 누구도 희경이 존재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현제 이곳 식당에 모인 사람들 외엔. 희경이란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건 희경이가 컴퓨터를 가르치기 위해 사람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미리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심지어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까지도.

희경이가 자신을 철저히 숨긴 이유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 깊은 뜻은 오로지 희경이 자신만 알고 있을 것이다.

미진이나 소진이. 그 외 남녀 모두들 운동을 해서 스스로 안전을 지킨다 하지만 희경이만 몸이 약했다. 운동을 멀리하고 매일 컴퓨터만 만지니 몸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 해서 외출을 할 때는 언제나 청년들 두 명이 보디가드로 동행을 했다. 보디가드로 동행을 서로 하려고 하는 대는 존경하는 스승님이라기 보단. 희경이 옆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청년들 마음이 있다고 봐야 옳았다.

희경이와 말이라도 한마디 더 나누고 싶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외출 시 보디가드로 동행을 하는 것 외엔 없었다. 스승이라 하지만 언제나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만 대화를 할 수 있고. 얼굴 한 번 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웠다. 매일 연구를 한답시고 5층에 홀로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다.

그런 희경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식사시간이다. 그것도 간혹 가다가 한 번씩 식당으로 내려온다. 어쩌다 한 번 식당으로 내려오면 모두 공손하게 스승의 예를 다하느라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것이 청년들의 가슴을 애태운다. 이상하게도 미진이도 있고 소진이도 있고. 다른 소녀들이 있지만. 청년들은 오로지 희경이를 바라보고 있다. 언젠가 이여사가 청년들을 붙들고 물어봤다. 왜 다른 소녀들도 많은데 오로지 희경이만 바라보냐고?

청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다 남자들 같잖아요, 거칠고. 강하고....... 스승님만 여리고 보살펴주고 싶은 여자잖아요.”

그렇게 청년들 눈에 여리고 힘없어 보이는 희경. 자세히 보면 희경도 무척 미인이다. 알맞은 둥근 눈에. 검고 짙은 눈썹. 갸름한 얼굴에 적당한 크기의 코. 그리고 입술까지도 표준이다. 한국형 표준모델이라고 희경을 가리켜 이곳 사람들은 말한다.

민철이 하고. 준이가 같이 간다.”

희경이 손을 들고 서있는 청년들을 보며 말했다.

스승의 명은 떨어졌다. 보디가드로 당첨된 청년들은 기쁨에 눈물까지 보였고. 지목을 못 받은 청년들은 부러운 눈으로 두 청년들을 바라보았다. 허나. 시기나 질투 같은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동행하는 청년들을 지목하는 것도 희경은 공평했다. 누구하나. 빠트리지 않고 순서대로 지목했던 것이다.

윤지와 혜린이도 같이 가자!”

희경이 바로 앞 식탁에서 밥을 먹던 노랑머리 아가씨와 유난히 다리가 긴 아가씨를 보고 말했다. 노랑머리 아가씨 이름은 오윤지. 다리가 무척 긴 아가씨 이름이 유혜린이다.

둘 다 이 여사에겐 딸과 같은 존재들이다. 미진이 대학 친구들이지만. 한편으론 희경이 제자이기도 했고. 이 여사의 딸이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미진이와 같이 자라며 이 여사를 엄마라 부르고 있었다. 물론 혜린이에겐 양부모가. 윤지에겐 홀어머니가 있었다.

! 스승님!”

혜린이와 윤지가 동시에 대답했다. 비록 미진이 친구들이지만 희경이 제자이기 때문에 스승의 대우는 깍듯이 했다.

희경이가 모두에게 가르치는 컴퓨터 교육은. 학교와 인터넷이나 책으로 배우는 컴퓨터와는 그 접근부터 틀렸다.

제자로 들어 온 자들은. 생전처음 듣는 이름부터 생소한 파일이나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며. 새로운 컴퓨터 세계를 경험해야했다. 모두 희경이 스스로 만든 파일이고.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해킹이니 뭐니 하는. 타인의 컴퓨터와 핸드폰까지 마음대로 접근하고 조종하는 것은 물론. 유명한 소프트회사에서 만든 운영체제와 프로그램들도 마음대로 분해하고 뜯어고치는 것은 물론. 심지어. a게임에 있는 스킬이나. 몬스터. 또는 캐릭터까지 b게임에 접목시켜 온라인상으로 게임도하고. 아이피를 전혀 남기지 않는 접속과 케이블이 아닌 무선을 이용한 아이피가 없는 접근 방식까지. 이곳은 컴퓨터는 물론. 온라인. 인터넷. 모바일 등. 사이버 세상이 전혀 다른 세계에 있었다.

컴퓨터의 천재. 희경은. 존재를 하면서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투명 인간처럼. 이곳에 있었다.

희경의 존재는 극비에 부쳐졌다.

중학교 때. 세상에 나가 컴퓨터에 관한 대회를 경험하고. 그 출제 문제가 가소롭다던 미진이나. 소진이는 희경이 능력을 따라오려면 하늘과 땅 차이였다.

이곳에 틀어박혀. 있으면서도. 어느 소프트 회사에서 이번엔 어떤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내놓을 것이라는 것 까지 정확하게 예상하는 탁월한 능력까지 희경에겐 있었다. 모르는 사람은 미리 해킹을 해서 정보를 빼낸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어느 정도 능력으론 어디까지 갈 것이라는 것을 미리 내다보고 있는 희경이었다.

이곳에선 희경이에게 컴퓨터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는 동시에. 소소한 게임들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하기 때문에. 게임개발업체로 외부엔 알려져 있다.

밥이나 먹자! 찌개가 다 식었다.”

이 여사가 희경이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희경이에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다들 먹던 동작을 멈추고. 희경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스승이 밥숟가락을 놓고 이야기를 하니 다들 동작을 멈춘 것이다. 그 만큼 제자들은 희경을 존경했다.

! 엄마! 미안해요. 다들 밥들 먹어라!”

희경은 얼른 자신이 먼저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기 시작하며 말했다.

모두 일제히 숟가락을 들고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김 중사님! 오늘 저랑 같이 갈 곳이 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가서 이야기를 듣고 의논 하도록 하죠.”

장 주희는 김 형지 중사에게 그렇게 말을 했고.

김 형지 중사는 마치 명령을 듣듯 아무런 대꾸도 없이 장 주희를 따라 나섰다.

그렇게 장 주희는 김 형지 중사와 함께.

성내동 h아파트 5층에 도착했다.

딩동.......

초인종을 누르고 508호 아파트에 들어선 장 주희와 김 형지.

“......!”

김 형지 두 눈은 마치 뭔가에 홀린 듯 어느 한 곳을 바라보며 몽롱한 모습으로 멈춰있었다.

세상에 저런 미인이....... 완전 내 스타일이다!”

김 형지는 지은이 어머니를 바라보며 속으로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앉으세요!”

환한 미소로 좌석에 앉으라는 인사를 그녀가 했어도.

김 형지는 아직도 그녀에게 향한 두 눈을 돌리지 못 한 체 그대로 멈춰 있었다.

김 중사님!”

장 주희의 앙칼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김 형지는 언제까지 그렇게 멈춰있었을 것이다.

이런.

내가 실례를 했군.

김 형지는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 자리에 앉았다.

주희야! 엄마가 p게임을 하면서 조직적인 사기를 당한 것 같아! 한번 이야기를 듣고 해결 좀 부탁해!”

지은이 장 주희에게 말했다.

어머님! 한번 말씀해보세요!”

장 주희가 지은이 어머니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라고 했다.

그래! 내가 미쳤지 p게임에서 가장 비싸고 강하다는 무기+9짜리 검을 샀는데. 현금으로 9천 만 원 줬다.”

지은이 어머니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

김 형지가 너무 놀라서 비명을 토했다.

무슨 게임 상 아이템이 현금으로 1억이 다 되느냐 하는 것이며.

그걸 산다는 것 또한 돈도 많다고 하겠지만 미친 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요?”

장 주희는 침작하게 더 이야기 할 것을 재촉했다.

며칠간은 그 무기를 들고 다니면 상대방에게 죽을 염려가 없어서 기분이 좋았단다. 그러나 1주일 정도 지나자 누군가 접근해서 대화창을 통해 약을 올렸고 난 그 상대방을 그 무기로 간단하게 죽였단다. L게임에서 먼저 상대방을 치고 죽이면 살인자가 되어 케릭터가 빨갛게 변하는데.

그때 내가 죽으면 손에든 무기를 땅에 떨어뜨리게 된단다. 그들은 그것을 노린 것이다. 내 케릭터가 빨갛게 변하자. 10여명의 적들이 몰려와서

무차별 공격을 했고. 내 캐릭터는 죽었단다. 물론 9천만 원짜리 검도 땅에 떨어뜨리고. 그 무기는 그들이 주어 가지고 갔단다.+

지은이 어머니는 잠시 말은 멈추고 장 주희와 김 형지를 차례로 바라보았다.

그런 게임도 있군요!”

김 형지가 지은이 어머니를 바라보며 묻고 장 주희도 바라보았다.

! 그럼요!”

장 주희가 대답했다.

너무도 억울하고 화가 나서 다시 9천만 원을 주고 그 무기를 하나 사서 복수를 한답시고 당시 나를 공격했던 그 캐릭터를 찾아다니며 죽였단다. 그러나 역시 다 굴엔 장사가 없듯 난 또 그 무기를 땅에 떨어뜨리고. 다시 9천만 원짜리 무기를 샀고. 결국 다시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렇게 그 무기를 산돈이

무려 36천만 원. 내가 미쳤지. 절말 미쳤어.“

지은이 어머니는 자책하듯 말했다.

“p게임엔 그렇게 장사를 하는 폭력배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이건 혼자서는 절대 상대를 할 수 없어요. 그들이 움직이는 숫자보다 많아야 이길 수 있어요. 거긴 서버가 수시로 만들어지는데. 바로 그렇게 물건을 파는 폭력배들과 게임 인기를 추구하는 운영자 측의 계산이 맞아 떨어져서 같이 동고동락 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어요.”

장 주희가 말했다.

! 폭력배들까지......!”

김 형지가 놀랍다는 표정이다.

그래서. 그들을 이기려면 클럽을 만들어야하는데. 그렇다 하여도 제가 복수를 돕는 것은 서버 한 개뿐. 계속 그 게임을 할 수도 없고요 어머님이 요즘 당하신 그 서버 한곳만 복수를 도와드리죠! 그리고 어머님도 이젠 그 게임 그만 하세요. 아마 어머님께서 사기당한 그 돈은 찾아드릴 수 있을 거 에요. 그러니 이젠 그만 하시죠?”

장 주희가 지은이 어머님을 보고 결심을 강요하는 것이다.

게임에 중독되면 담배나 마약 같은 것과 또 다른 중독성을 갖고 있어서.

한번 중독된 사람이 벗어나기란 무척 어려운 것이다.

장 주희는 지금 지은이 어머니에게 그 중독을 벗어날 결심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래! 그러마!”

지은이 어머니가 굳은 결심을 보이며 말했다.

그럼 이제부터. 이렇게 하세요. 어머님과 지은이 너는 어머님이 하시던 서버에 수시로 접속해서 같은 피해를 본 아주머니들을 찾아 여기 김 중사님 연락처를 가르쳐주고 그 피해를 해결해주겠다고 하세요. 그리고 김 중사님은 연락이 오는 아주머니들을 일일이 만나서 진실여부를 판가름해서 클럽에 가입시키세요. 절대 적이 첩자로 가입하게 해서는 안 되니까. 아셨죠?”

장 주희가 지은이 모녀와 김 형지를 번갈아보며 말했다.

알았습니다! 그 것은 제 전문이지 않습니까!”

김 형지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또한 김 중사님은 오늘부터 p게임 지은이 어머님이 하시던 서버에 고렙 캐릭터를 하나 구해서 무기를 제련해주세요.”

장 주희가 말했다.

얼마나 제련 할까요? +9까지? 그 이상?”

김 형지가 어깨를 으쓱 거리며 물었다.

“+19까지 하세요

장 주희가 말했다.

! +19까지? 그건 불가능해! 그 게임에서 +9가 그리 비싼 이유가 +9를 만들려면 실패 확률도 많고 돈도 많이 들어서 그래!”

지은이 어머니가 장 주희가 아직 뭘 몰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며 가당치 않다는 투로 말했다.

걱정 마세요! 김 중사님은 그 방면에 전문가시니깐! 하지만.......”

장 주희가 뭔가 걸리는 것이 있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무래도 그 아이들이 자꾸 걸리죠?”

김 형지가 장 주희 표정을 보며 물었다.

! 만약에 말입니다. 이건 만약이지만 그 만약에 그 아이들이 반대편에 있다면 우린 수갑을 차야할겁니다.”

장 주희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말이야?”

지은이가 물었다.

응 그러니까 7년 전 컴퓨터 천재들을 영입하려고 대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나도 여기 중사님은 물론 컴퓨터 천재들이란 사람들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 여중생들이 있었단다. 듣도 보도 못한 신비로운 그들의 능력은 아직도 우리가 흉내도 낼 수 없단다.”

! 그런 소녀들이 있었어?”

지은이가 믿을 수 없다는 투로 되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장 주희는 지은이로서는 하늘과 같은 존재로 각인돼 있었다. 젊은 나이에 세계가 알아주는 컴퓨터 천재로 사이버경비대 대대장 까지 오른 선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그것도 겨우 중학생들을........

아니길 바라야지요. 정말 그 소녀들이 상대편에 없길 바라야지요.”

김 형지가 간절히 바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아이들이 지금은 대학생이 됐겠네요. 하나도 아니고 무려 3. 어디로 갔을까요? 벌써 7년을 전 그 아이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어요. 하지만 정말 그 아이들은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우리들 시아에서 사라졌네요.”

장 주희가 씁쓸하다는 말투를 보이자 지은이는 더욱 의구심이 생겼다.

장주희가 찾으려면 못 찾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사이버경비대 대대장이자 컴퓨터 천제요 특히 해킹은 물론 신상털이도 완벽하다는 그녀였기에 지은이는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아니 주희가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

하하........ 마치 신기루 같았다. 3개 대회를 마치 장난하듯 한 개 대회에 한 명씩 나타나 1등을 한 여중생들은 우리가 찾아가자 학교 기록도. 해당 동사무소에도 자신들의 기록을 다 삭제하고 유유히 사라졌단다. 그들이 누구인지 이름조차 알 수 없단다. 스스로 자신들의 기록은 모두 삭제하고 우리들을 따돌렸다. 지금도 그녀들 능력은 우리에겐 공포 그 자체란다.”

김 형지가 대신 지은이 물음에 대답했다.

아무튼 우린 필히 +19는 돼야 그 무기를 들고 조폭들 장사를 훼방 놓으러 갈수 있죠. 대신 흘리면 그 무기는 +1으로 변하게 만들어요.”

장 주희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래야 무기를 +19로 제련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를 테니까.”

김 형지가 얼른 대답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19?”

지은이가 의아하게 생각하며 물었다.

! 그건 +19가 게임 상에서 성공확률이 가장 낮은 것이고요. 그 이상은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190.01% 성공확률을 갖고 있지만 +200.000 완전 제로죠.”

김 형지가 얼른 대답했다.

세상에. 무슨 말들을 하는지.”

지은이 어머니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클럽 이름은 악녀클럽으로 합니다! 남자는 김 중사님 하나면 됐고요.”

장 주희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김 형지를 바라보았다.

감사합니다! 대대장님! 앞으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김 형지가 기뿐 표정으로 벌떡 일어서서 경례까지 하며 말했다.

얘야! 저분 왜 그러냐?”

지은이 어머니가 딸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

김 형지를 턱으로 가리키며.

혼자 꽃밭에서 놀게 해드렸다고 고맙다고 하시잖아요.”

지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호.......”

지음이 어머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추천 (0) 선물 (0명)
IP: ♡.189.♡.27
23,662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제주소설가
2023-07-03
0
3290
제주소설가
2023-07-03
0
3444
제주소설가
2023-07-03
1
3435
제주소설가
2023-06-23
0
3279
제주소설가
2023-06-20
0
2544
제주소설가
2023-06-08
1
3282
제주소설가
2023-06-01
0
3242
제주소설가
2023-06-01
0
3159
제주소설가
2023-06-01
0
3138
제주소설가
2023-06-01
0
422
제주소설가
2023-06-01
0
1373
제주소설가
2023-02-26
1
518
제주소설가
2023-02-18
1
490
제주소설가
2023-02-18
1
494
3학년2반
2022-03-17
3
2991
3학년2반
2022-03-16
1
1748
3학년2반
2022-03-16
0
1838
3학년2반
2022-03-16
0
1591
3학년2반
2022-03-16
0
1407
3학년2반
2022-03-16
0
2060
3학년2반
2022-03-15
0
724
3학년2반
2022-03-15
0
864
3학년2반
2022-03-15
0
578
3학년2반
2022-03-15
0
571
3학년2반
2022-03-15
0
593
3학년2반
2022-03-14
0
901
3학년2반
2022-03-14
0
556
3학년2반
2022-03-14
0
737
3학년2반
2022-03-14
0
759
3학년2반
2022-03-14
0
600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