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과 웬디 6

나단비 | 2024.02.06 10:32:22 댓글: 2 조회: 137 추천: 2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45810
제6장 작은 집


다른 아이들이 무기를 들고 각자의 나무에서 뛰어나왔을 때, 어리석은 투틀스는 마치 정복자라도 된 것처럼 웬디의 시체를 밟고 서 있었다.

“너희는 이미 늦었어!” 그는 자랑스럽게 외쳤다. “웬디는 내가 쐈어. 피터가 나를 보면 무척 기뻐할 거야.”

이들의 머리 위에서 팅커 벨이 소리를 질렀다. “이 멍청한 바보야!” 곧이어 요정은 재빨리 숨으러 가 버렸다. 아이들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들 웬디 주위에 서서 들여다보는 동안 숲에는 섬뜩한 침묵이 깔렸다. 만약 웬디의 심장이 아직 뛰고 있었다면, 아마 아이들도 그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었으리라.

슬라이틀리가 맨 먼저 입을 열었다. “이건 새가 아닌데.” 그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내 생각에 이건 숙녀가 분명해.”

“숙녀?” 투틀스가 이렇게 대꾸하면서 몸을 떨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녀를 죽인 거야.” 닙스가 목쉰 소리로 말했다.

아이들은 모두 자기 모자를 벗었다.

“이제야 알겠군.” 컬리가 말했다. “피터가 그녀를 우리에게 데려오고 있었던 거야.” 그는 슬퍼하며 자기 몸을 땅에 내던졌다.

“마침내 우리를 돌봐 줄 숙녀가 생긴 거였는데.” 쌍둥이 가운데 하나가 말했다. “그런데 네가 그녀를 죽였어.”

아이들은 투틀스를 한심스럽게 여기면서도 자신들은 더더욱 한심스럽다고 생각했으며, 투틀스가 한 발짝 자기들 쪽으로 다가오자 모두들 그를 외면해 버렸다.

투틀스의 얼굴은 아주 하얗게 질렸지만, 이전까지 결코 나타난 적이 없었던 위엄 같은 것도 이제 엿보였다.

“내가 그랬어.” 그가 곰곰이 생각하며 말했다. “꿈속에서 숙녀들이 내게 다가오면, 나는 이렇게 말했거든. ‘예쁜 어머니, 예쁜 어머니.’ 하지만 마침내 그녀가 정말로 왔는데, 내가 그녀를 쏴 버렸어.”

그는 천천히 아이들에게서 멀어져 갔다.

“가지 마.” 아이들이 딱한 마음에 그를 불렀다.

“나는 가야만 해.” 그는 몸을 떨면서 말했다. “피터가 너무 무섭단 말이야.”

바로 이 비극적인 순간에 아이들은 어떤 소리를 들었고, 그로 인해 모두의 심장이 입까지 벌떡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은 피터의 수탉 울음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피터!”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가 돌아올 때에는 항상 이렇게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녀를 감추자.” 아이들은 이렇게 속삭이고는, 서둘러 웬디를 에워쌌다. 하지만 투틀스는 저만치 혼자 서 있었다.

다시 한 번 수탉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피터가 아이들 앞에 내려앉았다. “안녕, 얘들아!” 그가 외치자, 아이들은 기계적으로 경례를 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는 인상을 찡그렸다.

“내가 돌아왔어.” 그가 열띤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왜 환호성을 지르지 않는 거야?”

아이들은 입을 벌렸지만, 환호성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멋진 소식을 전하려고 마음이 급한 나머지 이 사실을 간과해 버리고 말았다.

“대단한 소식이 있어, 얘들아!” 그가 외쳤다. “너희 모두를 위한 어머니를 한 명 데려왔어.”

아이들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고, 다만 나지막이 털썩 소리와 함께 투틀스가 무릎을 꿇었을 뿐이었다.

“너희 혹시 그녀를 못 봤니?” 피터가 점차 불안해하며 물었다. “그녀는 이쪽으로 날아왔는데.”

“아, 이런!” 누군가가 말했고, 또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아아, 애통해할 만한 날이야.”

투틀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터.”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그녀를 너한테 보여 줄게.” 다른 아이들이 여전히 그녀를 숨기고 서 있자, 그가 말했다. “뒤로 물러서, 쌍둥이, 피터한테 보여 주라고.”

그리하여 아이들은 모두 뒤로 물러섰고, 피터에게 웬디를 보여 주었다. 피터는 잠시 살펴보았지만,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자기도 몰랐다.

“그녀는 죽었어.” 그가 불편한 듯 말했다. “이렇게 죽은 상태로 있으면 겁이 날지도 모르겠어.”

그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펄쩍펄쩍 뛰어가 볼까 하고, 그렇게 해서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가면, 두 번 다시는 이 장소로 돌아오지 말아 버릴까 하고 생각했다. 만약 그가 정말로 그렇게 했다면, 아이들은 기꺼이 그를 따라 하고도 남았으리라.

하지만 여기 화살이 있었다. 그는 그녀의 가슴에 박힌 화살을 뽑아 들고 자기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누구 화살이야?” 그가 엄한 말투로 물었다.

“내 거야, 피터.” 투틀스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아아, 비겁한 자의 손 같으니.” 피터는 이렇게 말하며, 화살을 단도처럼 치켜들었다.

투틀스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을 풀어헤쳤다. “찔러, 피터.” 그가 굳은 어조로 말했다. “제대로 찌르라고.”

피터는 두 번이나 화살을 치켜들었지만, 두 번이나 도로 손을 내리고 말았다. “나는 찌를 수가 없어.” 그는 놀란 듯 말했다. “뭔가가 내 손을 붙잡고 있어.”

모두들 놀란 나머지 피터를 바라보았지만, 닙스는 그렇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그는 웬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한 거야!” 닙스가 외쳤다. “웬디 숙녀가 말이야. 저것 봐, 그녀의 팔을!”

정말이지 놀랍게도, 웬디가 한쪽 팔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닙스는 그녀의 위로 자기 몸을 숙이고 뭔가를 공손하게 들었다. “내 생각에는 그녀가 이렇게 말한 것 같아. ‘불쌍한 투틀스.’” 그가 속삭였다.

“그녀는 살아 있어.” 피터가 짧게 말했다.

슬라이틀리가 곧바로 외쳤다. “웬디 숙녀가 살아 있어!”
곧이어 피터는 그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자기 단추를 찾아냈다. 여러분도 기억하겠지만, 그녀는 그 도토리 단추를 사슬에 엮어서 자기 목에 걸어 두었다.

“이것 봐.” 그가 말했다. “화살은 여기에 맞았어. 내가 그녀에게 준 키스에 말이야. 이게 그녀의 목숨을 살린 거야.”

“키스가 뭔지는 나도 기억이 나.” 슬라이틀리가 재빨리 끼어들었다. “나도 좀 봐 봐. 그래, 저게 바로 키스야.”

피터는 슬라이틀리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웬디에게 빨리 몸이 나으라고, 그래야만 자기가 그녀에게 인어를 보여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그녀는 아직 대답조차 할 수 없었는데, 왜냐하면 여전히 끔찍스럽게 녹초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모두의 머리 위에서 누군가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팅크가 내는 소리 좀 들어 봐.” 컬리가 말했다. “웬디가 살아 있는 것 때문에 쟤가 울고 있어.”

곧이어 아이들은 팅크의 죄를 피터에게 이야기해야만 했으며, 그러자 피터에게서는 이전에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엄한 표정이 나타났다.

“잘 들어, 팅커 벨!” 그가 외쳤다. “나는 더 이상 네 친구가 아니야. 내 곁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려!”

그녀는 그의 어깨로 날아와 애원했지만, 그는 그녀를 손으로 밀어내 버렸다. 그러다가 웬디가 다시 한 번 한쪽 팔을 들어 올리고 나서야, 그는 수그러들어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음, 영원히까지는 아니야, 앞으로 일주일 동안만.”

여러분이 생각하기에는 웬디가 한쪽 팔을 들어 올려 준 데 대해 팅커 벨이 고마워했을 것 같은가? 아니,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웬디를 꼬집어 주고 싶어 했다. 요정이란 정말로 기묘한 존재이며, 피터는 그들을 가장 잘 이해했기 때문에 종종 그들을 때려 주곤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웬디가 체력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녀를 우리 집으로 데리고 내려가자.” 컬리가 제안했다.

“그래.” 슬라이틀리가 동의했다. “그거야말로 숙녀에게라면 누구나 할 만한 일이니까.”

“아니, 아니야.” 피터가 말했다. “너희들은 그녀를 건드리면 안 돼. 그건 충분히 예의 바른 일이 아니니까.”

“바로 그거야.” 슬라이틀리가 동의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계속 거기 누워만 있으면” 투틀스가 말했다. “그녀는 죽고 말 거야.”

“그래, 그녀가 죽고 말 거야!” 피터가 외쳤다. “그럼 그녀의 주위에다가 작은 집을 하나 지어 주자.”

아이들은 모두 기뻐했다. “서둘러.” 그가 아이들에게 명령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 중에서 제일 좋은 것들을 이리로 가져와. 우리 집에서 모조리 꺼내 와. 얼른.”

순식간에 이들은 마치 결혼식 바로 전날의 재단사처럼 바빠졌다. 모두 이리 뛰고 저리 뛰었으며, 침구를 가지러 아래로 내려가고, 장작을 가지러 위로 올라갔다. 이들이 이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 거기 있어야 마땅했지만 실제로는 없었던 사람은 존과 마이클뿐이었다. 이들은 길을 걷는 동안에 선 채로 잠이 들었고, 그렇게 잠시 멈춰 섰다가, 다시 깨어나서 한 걸음 더 내딛자마자 또다시 잠들어 버렸다.

“존! 존!” 마이클이 외쳤다. “일어나 봐! 나나는 어디 있어, 존? 그리고 어머니는?”

그러자 존은 두 눈을 손으로 비비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정말이었어. 우리는 날았던 거야.”

여러분도 짐작이 가겠지만, 이들은 피터를 발견하게 되어서 무척이나 안심했다.

“안녕, 피터.” 두 사람이 말했다.

“안녕.” 피터는 친절하게 인사로 답했지만, 사실은 두 사람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 순간 그는 자기 발을 자로 삼아 웬디의 크기를 측정하고 있었는데, 그래야만 그녀가 필요로 하는 집이 얼마나 클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는 의자 여러 개와 탁자 하나가 들어갈 공간은 남길 생각이었다. 존과 마이클이 그를 바라보았다.

“웬디는 자는 거야?” 그들이 물었다.

“그래.”

“존.” 마이클이 제안했다. “우리, 누나를 깨워서 저녁 만들어 달라고 하자.” 하지만 그가 이렇게 말하는 동안, 다른 아이들 몇몇이 집을 짓기 위한 나뭇가지를 가지고 달려왔다. “쟤들 좀 봐!” 그가 외쳤다.

“컬리.” 피터는 가장 대장다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아이들도 집 짓는 일을 도울 수 있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대장님.”

“집을 짓는다고?” 존이 깜짝 놀라며 외쳤다.

“웬디를 위해서야.” 컬리가 말했다.

“웬디를 위해서라고?” 존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외쳤다. “하지만 누나는 아직 어린 여자아인걸.”

“그거야.” 컬리가 설명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는 그녀의 하인이 된 거지.”

“너희가? 웬디의 하인이라고!”

“그래.” 피터가 말했다. “그리고 너희도 마찬가지야. 쟤들을 따라가.”

깜짝 놀란 형제는 집 짓기에 쓸 나무를 자르고 베고 나르기 위해 끌려갔다. “의자 여러 개와 난로 울 하나가 먼저야.” 피터가 명령했다. “그걸 만들고 나서, 그 주위에다가 우리는 집을 지을 거야.”

“그래.” 슬라이틀리가 말했다. “그게 바로 집을 짓는 방법이지. 나도 이제 전부 생각이 나.”

피터는 모든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슬라이틀리!” 그가 외쳤다. “의사를 데려와!”

“예, 알겠습니다.” 슬라이틀리가 곧바로 대답하고 사라지면서 머리를 긁어 댔다. 그는 피터의 말에는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잠시 후에 존의 실크해트를 쓰고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돌아왔다.

“죄송합니다만, 선생님.” 피터가 그에게 다가갔다. “혹시 의사이신가요?”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그와 다른 아이들의 차이가 있다면, 아이들은 이게 다 꾸며 낸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던 반면, 그에게는 꾸며 낸 것과 진짜인 것이 완전히 똑같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때때로 곤란을 겪기도 했는데, 왜냐하면 자기들이 저녁을 먹은 것처럼 꾸며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들이 꾸며 낸 것을 하다가 실패할 경우, 피터는 아이들의 손마디를 때렸다.

“그래요, 젊은 양반.” 슬라이틀리가 불안한 듯 대답했다. 그는 손마디가 터 있었다.

“죄송합니다만, 선생님.” 피터가 설명했다. “숙녀가 너무 아파서 누워 있어요.”

그녀는 두 사람의 발치에 누워 있었지만, 슬라이틀리는 일부러 그녀를 못 본 척할 정도의 눈치는 있었다.

“쯧쯧쯧.” 그가 말했다. “그녀가 어디에 누워 있다는 거죠?”

“저 너머 빈터에요.”

“그러면 내가 그녀의 입에다가 유리잔을 대고 약을 먹이죠.” 슬라이틀리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하는 척했고, 피터는 가만히 기다렸다. 유리잔을 도로 떼었을 때, 불안한 순간이 찾아왔다.

“그녀는 어떤가요?” 피터가 물었다.

“쯧쯧쯧.” 슬라이틀리가 말했다. “이 약 덕분에 나았어요.”

“기쁜 소식이네요!” 피터가 외쳤다.

“저녁때 다시 들르도록 하죠.” 슬라이틀리가 말했다. “주둥이 달린 컵에다가 쇠고기 수프를 담아서 좀 먹이세요.” 하지만 존에게 실크해트를 돌려준 다음에 슬라이틀리는 큰 한숨을 내쉬었는데, 이는 그가 뭔가 어려운 일에서 벗어날 때마다 하는 버릇이었다.

그사이에 숲은 도끼 소리로 활력이 넘쳤다. 아늑한 거처를 만드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물건이 이미 웬디의 발치에 놓여 있었다.

“우리가 알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가 말했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집이 어떤 건지를 말이야.”

“피터!”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녀가 잠든 채로 움직이고 있어!”

“그녀가 입을 열었어!” 세 번째 아이가 이렇게 외치더니, 감격한 듯 그녀의 입안을 들여다보았다. “와, 예뻐라.”

“어쩌면 그녀는 잠든 채로 노래를 할지도 몰라.” 피터가 말했다. “웬디, 네가 갖고 싶은 집이 어떤 건지 노래로 불러 봐.”

그러자 웬디는 눈을 뜨지도 않은 채 노래를 시작했다.
 
“나는 예쁜 집을 하나 갖고 싶어,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작고
귀여웁고 작달막한 붉은 벽에
초록색의 이끼 지붕 있는 집을.”
 
아이들은 이 노래를 듣자마자 기뻐하며 꼴깍꼴깍 소리를 냈는데, 무척이나 운 좋게도 이들이 가져온 나뭇가지에는 붉은 수액이 끈끈하게 묻어 있었던 데다가, 이곳의 땅에는 온통 이끼가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작은 집을 만드는 동안 모두 함께 노래했다.
 
“작은 벽과 지붕까지 만들었어,
거기다가 예쁜 문도 만들었어,
그러니까 말 좀 해 봐, 웬디 어머니,
혹시라도 더 원하는 게 있으신지?”
 
이 노래에 그녀는 욕심꾸러기처럼 대답을 했다.
 
“아, 그러면 나는 이걸 갖고 싶어
사방으로 멋진 창문 있으면 해,
장미꽃이 창문 안을 쳐다보고
아기들이 창문 밖을 쳐다보게.”
 
아이들은 주먹을 휘둘러서 벽에 창문을 만들었고, 커다랗고 노란 나뭇잎을 차양으로 삼았다. 하지만 장미꽃은─?

“장미꽃!” 피터가 엄한 목소리로 외쳤다.

곧바로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장미가 벽 위로 돋아난 척 꾸며 냈다.

아기는?
피터가 졸지에 아기까지 대령하라고 명령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아이들은 서둘러 다시 노래를 불렀다.
 
“장미꽃이 바라보게 만들었어,
아기들은 대문 앞에 놓여 있고,
우리들이 새로 아기 될 순 없어
우리들은 이미 아기였으니까.”
 
피터는 이것이야말로 좋은 생각이라고 여기고, 곧바로 이게 마치 자기 생각인 척했다. 집은 무척 아름다웠으며, 그 안에서 웬디가 매우 아늑해하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물론 아이들은 더 이상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말이다. 피터는 이리저리 오가면서 마지막 손질을 지시했다. 독수리 같은 그의 눈을 그 무엇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완전히 끝난 것처럼 보일 때에는 특히 그러했다.

“문에 문고리가 없잖아.” 그가 말했다.

아이들은 매우 창피했지만, 투틀스가 자기 신발의 밑창을 건네주었고, 그러자 그 물건은 아주 훌륭한 문고리가 되었다.

이제는 완전히 끝났다고 아이들은 생각했다.

털끝만큼도 아니었다. “집에 굴뚝이 없잖아.” 피터가 말했다. “굴뚝은 반드시 만들어야 해.”

“굴뚝은 당연히 있어야지.” 존도 잰 체하며 말했다. 이 말에 피터는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그는 존의 머리에서 실크해트를 낚아채더니, 모자 뚜껑을 툭 쳐서 떼어 낸 다음, 실크해트를 지붕 위에 올려놓았다. 이 작은 집은 이처럼 훌륭한 굴뚝을 갖게 되어서 무척 기뻐했으며, 마치 고맙다고 말하려는 양 실크해트에서는 곧바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진짜로, 그리고 정말로 끝이 났다. 이제 남은 일은 그저 문을 두들기는 것뿐이었다.

“모두들 최대한 단정하게 해.” 피터가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첫인상은 무척이나 중요하니까.”

아무도 첫인상이 뭐냐고는 물어보지 않았으므로 그는 기뻤다. 아이들은 모두들 최대한 단정하게 차리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그는 공손하게 문을 두들겼다. 이제는 숲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무척이나 조용해져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들리는 것이라고는 어느 나뭇가지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며 노골적으로 비웃고 있는 팅커 벨의 목소리뿐이었다.

아이들은 궁금했다. 과연 문을 두들긴 것에 누군가가 대답을 할까? 만약 어떤 숙녀가 대답을 한다면, 그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문이 열리고 숙녀가 한 명 밖으로 나왔다. 바로 웬디였다. 아이들은 모두 모자를 벗었다.

그녀는 적잖이 놀랐고, 이것이야말로 아이들이 원한 그녀의 모습이었다.

“여기가 어디지?” 그녀가 물었다.

당연히 맨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슬라이틀리였다. “웬디 숙녀.” 그가 재빨리 말했다. “너를 위해 우리가 이 집을 지었어.”

“부디 기쁘다고 말해 줘!” 닙스가 외쳤다.

“예쁘고, 아름다운 집이야.” 웬디가 대꾸했다.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했으면 하고 아이들이 바라던 바로 그 말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네 아이들이야!” 쌍둥이가 외쳤다.

곧이어 모두들 무릎을 꿇고 양팔을 앞으로 내밀며 외쳤다. “아아, 웬디 숙녀, 우리의 어머니가 되어 줘!”

“내가 그래야 할까?” 웬디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 그건 무척이나 매혹적인 일이지만, 너희도 보다시피 난 그저 어린 여자아이에 불과해. 진짜 경험은 전혀 없어.”

“그건 걱정 없어.” 피터가 말했다. 자기야말로 지금 여기 있는 사람 중에서 그 일에 관해 다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도 되는 듯한 말투였지만, 사실은 피터야말로 그 일에 관해 가장 적게 아는 사람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훌륭한 어머니와 비슷한 사람이니까.”

“이런 세상에!” 웬디가 말했다. “있잖아, 내 생각에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 같아.”

“맞아! 맞아!” 아이들은 모두 외쳤다. “우리도 한눈에 알아봤어!”

“좋아.” 그녀가 말했다. “나도 최선을 다할게. 얼른 안으로 들어와, 이 개구쟁이 아이들아. 분명히 너희발은 젖어 있겠지. 너희를 침대에 눕히기 전에, 내가 신데렐라 이야기를 마무리할 시간이 있을 거야.”

아이들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 모두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어떻게 있었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여러분도 네버랜드에서는 아주 바짝 비집고 들어갈 수가 있다. 이것은 아이들이 웬디와 함께 보낸 여러 번의 즐거운 저녁 시간 가운데 첫 번째였다. 잠시 후에 그녀는 아이들을 땅속의 집에 있는 커다란 침대에 눕혀 주었으며, 대신 자기는 그날 밤에 작은 집에서 잠을 잤고, 피터가 검을 꺼내 들고 밖에서 망을 봐 주었는데, 왜냐하면 해적들이 멀리서 술잔치를 벌이는 소리가 들렸으며, 늑대가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녔기 때문이었다. 작은 집은 어둠 속에서 아늑하고 안전하게 보였으며, 차양 사이로는 밝은 빛이 흘러나왔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멋지게 새어 나왔고, 피터는 서서 망을 보고 있었다. 잠시 후에 그는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개구쟁이 요정 몇이 잔치를 벌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를 발견하고는 몸 위에 올라갔다. 한밤중에 요정이 가는 길을 방해한 다른 아이라면 혼쭐이 났겠지만, 그들은 단지 피터의 코를 꼬집고 나서 가 버렸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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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52.♡.103
뉘썬2뉘썬2 (♡.169.♡.51) - 2024/02/07 23:19:56

아이들이 웬디를위해 신나게 집짓는 모습은 마치 백설공주를 만난 일곱난쟁이같네요.
모자를 잘라서 굴뚝을 만들다니 정말 동하긴 동화네요.ㅋㅋ

나단비 (♡.252.♡.103) - 2024/02/07 23:33:15

이 부분이 제일 재밌었어요. 동화스럽고요. 불도 때지 않는데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게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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