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천사-12

로란 | 2002.12.16 14:27:16 댓글: 3 조회: 225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1106
                                                    백화절도사건

호걸이는 영어를 아주 열심히 배웠는데 다른 과목은 성적이 수수하지만 영어만은 반에서 일등이여서 영어과대표를 담당하고 있었다.그가 영어를 열심히 배우는데는 원인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외국유학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워낙 총명하고 언어를 배우는데 남다른 천부를 갖고 있는 호걸이는 영어 발음이 특별히 똑똑하고 정확했다.그가 영어를 하도 잘하니까 영어선생님은 호걸이를 아주 기특해 하였다.영어 선생님은 영어테이프를 들으면 공부에 많이 도움이 될것이라고 하면서 가정조건이 허락되면 녹음기를 사라고 하였다.호걸이는 선생님의 이 말을 가슴속에 새겨두었다.

호걸이는 무슨일에 마음이 동하기만 하면 꼭 해내야 하는 성격이였다.무엇에 마음을 빼앗기기만 하면 거기에 너무 집착한다.그래서 무슨 일을 하기만 하면 남보다 뛰여나게 하고 남들이 못해내는 일을, 혹은 남들이 상상도 못하는 일들을 현실로 만들수 있는것이다.일에 대한 이러한 집착성은 그의 가장 큰 우점이기도 하고 가장 큰결점이기도 하였다. 
선생님께서 녹음기에 대해 말한 그날로 호걸이는 현성에서 제일 큰 백화점으로 달려가서 녹음기의 성능이며 가격에 대해 상세히 알아내였다. 영어공부하기에 마땅한 작은 녹음기는 가격이 90원인것과 120원인 두가지가 있었다.가격을 본 호걸이는 좀 주저하였다.그때 아버지의 월급이 30원밖에 안되였기 때문에 이런 가격은 대단한 액수였다.그 시절에 100원이면 엄청난 돈이였다.그러나 호걸이는 진열장에 놓여있는 작고 까만 녹음기의 유혹을 떨칠수가 없었다.그때 11살밖에 안된 호걸이는 아직 철부지였다. 거기다가 무엇에 빠져들면 꼭 해내고야 말고 무엇을 갖고 싶으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꼭 가져야 하는 성격의 소유자인 호걸이는 녹음기를 꼭 자기것으로 만들리라 다짐했다.

그는 녹음기가 너무 욕심나서 틈만 나면 백화점의 전자제품 매대에 찾아가서 그 작고 깜찍한 녹음기를 한참씩이나 눈요기하곤 하였다.호걸이는 토요일에 집에 가면 엄마와 녹음기를 사달라고 하려고 작심하였다.
드디여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요일이 되였다.두 시간이나 걸어서 집에 돌아가는 호걸이는 오늘따라 학교와 집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집에 들어서자 마자 책가방을 구들에 활 던지고는 터밭에서 일하는 엄마한테 졸랐다.
"엄마, 우리 영어선생님이 그러는데 녹음기로 공부해야만 영어를 잘할수 있대요.엄마,녹음기를 사줘.내 꼭 공부 잘할게."
생뚱같은 녹음기소리에 엄마는 일손을 멈추고
"녹음기는 무슨 녹음기야? 가격이 얼만데?"하고 물었다.

"120원짜리와 90원짜리가 있는데 난 90원짜리만 사줘도 만족이예요."

엄마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뭐,90원?이자식아,집에돈이어디있어?어이구,기막혀라,90원이나,철딱서니없는것이..."

자식이 공부를 잘하려고 녹음기를 사달라는데 부모된 심정으로서는 당연히 사주고싶지만 집 형편이 그렇게 안되였던것이다.철없는 호걸이가 그러한 부모의 마음을 알리 없었다.그래서 계속 칭얼거렸다.

"엄마, 나 녹음기 사줘,내 꼭 공부 잘할게,응,엄마!"
그때 향정부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의 월급이 30원밖에 안되는데다가 외할머니가 재가하면서 남겨둔 작은 이모까지 호걸이네집에서 살고 있었다.게다가 여동생이 좋은 학교에 다니느라고 타지방에 있는 셋째 이모네 집에 기숙하였기에 돈이 많이 들었다.이렇게 어려운 생활형편에 아버지의 월급의 3배나 되는 녹음기를 사달라고 하니 엄마가 승낙할리 없었다.그러나 워낙 소가죽처럼 끈질긴 호걸이는 계속 엄마를 귀찮게 굴었다.엄마는 호걸이가 너무도 귀찮게 굴어서 연말에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엄마는 너무도 성가스리워 그냥 대답했지만 호걸이는 엄마의 말을 진실로 여기고 마음속 깊이 새겨들었다.그리고는 어서 연말이 돌아와서 쌀 팔기를 손꼽아 기다렸다.그동안 짬이 나면 백화에 달려가서 그 작은 녹음기를 눈요기하군 했다.속으로 (연말이 되면 너는 내꺼야.)하고 몇번이고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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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49.♡.87
rena (♡.170.♡.57) - 2002/12/16 18:12:15

난 뭐에 집착할때가 적고 또 집착한다면 넘 집착해서....^^



오랜만에 이어지는 이야기 같네요... 다음회 기대합니다.

로란 (♡.149.♡.255) - 2002/12/17 21:35:53

근데 아치미야, 너 내글 봤어?
나와 함께 찍은 사진은 언제 줄래?
전번 주말은 어떻게 보냈는지?
암튼 재밌게 보내...

아치미 (♡.48.♡.44) - 2002/12/19 13:10:36

언니. 아치미 인제야 나타났어요.
요즘 일이 넘 많아서 정말 미칠지경이예요.
넘 피곤하기두 하구...

사진 나오긴 했는데...
언제 시간나면 먼저 스캔떠 보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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