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그저 내곁을 스쳐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일거라 느꼈습니다.
아마도 전 당신이란 사람을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르니까요.

시간이 이만큼 지나간 지금...
전 이제 당신이란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스쳐가는 사람들 중에
하나가 아님을...

하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도
당신을 잘 안다고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단 한순간도 당신과 전 서로를 알기위해
애써 노력하진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당신 주위에 있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난 특별히 소중한 존재는 아닐런지도 모르니까요...

당신에 대해 좀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싶습니다.
나란 존재 또한 당신께 좀 더 인식시켜 주고 싶습니다.
당신이 제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들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하지만, 당신은 어느날 말없이 그렇게 내 앞에 나타났듯,
이젠 이렇게 말없이 떠나려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렇게 떠나가는 이 순간이
당신이 떠나버리고 난 후의 허무함속에서 혼자 느껴야 할
외로움보다는 조금은 덜 가슴아픈 순간일지도 모른다 생각됩니다.

그러기에 어쩌면 전 웃는 모습으로
당신을 떠나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거구요...

당신께 결코 많은 것들을 원하는 건 아닐 겁니다.
당신과 함께 만들 수 있었던
작고, 어쩌면 하찮다고 느껴질지도 모를 일들까지도...
'추억'이라는 단어속에 고이 간직해줬으면 하는 겁니다.
언제, 어느 순간에 서로를 다시 만나더라도
그 추억으로 인하여 어색함없이 웃을 수 있도록...

그리고, 한가지만 더 기억해 주십시요.
이세상에는 당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은
분명 '나'일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