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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하루밤 인연 - 5

곰곰 | 2008.07.05 00:34:16 댓글: 10 조회: 2407 추천: 8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75109

한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아빠 엄마 그리고 아직 얼굴을 못 본 오빠가 마중 나와 있었다..

(엄마 아빠는 일년에 한번은 나를 보러 중국을 왔었지만 오빠는 기회가 없어서 오늘이 첫 만남이다)

오빠는 엄마보다 먼저 다가와서 나를 안아주었다...

엄마가 지갑이며 핸드폰에 내 사진을 넣고 다닌단다..

그래서 얼굴을 알수 있었나 보다...

 

- 너 몸관리 안 하니? 어쩜 살이 더 찐거 같다..

 

엄마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게 핀잔을 주셨다..

 

- ㅎㅎ 내가 뭐 어때서... 미스코리아 나가두 된다...치...

 

나는 일부러 익살스레 받아치고는 엄마 아닌 아빠 품에 안겼다...

 

우리는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고...

오빠는 우리랑 같이 안 살기때문에 놀러 오라는 말을 여러번 남기고 돌아가셨다...

나의 방은 아빠가 꾸며주셨다...

내가 아직도 애같아 보이나보다...완전 공주방이다..

웃음이 절로 났다..

핑크색 벽지에 핑크색 옷장에....온통 핑크다..

컴퓨터도 핑크로 맞추어 주셨다..

이불은 엄마가 골라주셨단다...난 연한 초록을 좋아한다...

시원한 느낌의 연한 초록색....

아빠는 여자애는 핑크를 좋아해야 숙녀라면서 핑크를 고집하여 꾸미셨다나...

 

나는 너무 만족한다면서 아빠한테 다가가 얼굴에 가벼운 뽀뽀를 해주었다..

그런 나를 흘기시면서 엄마가 그러신다.

 

- 다 큰 계집애가 부끄럼이 없어요...

- 왜 질투해?? ㅋㅋ

 

그러면서 엄마 볼에도 뽀뽀를 해주었다...엄청 세게....

 

- ㅋㅋ 엄마 보금자리가 너무 이뻐...^^

- 어... 어여 자라... 우리도 피곤하다...

쑥스러우신가? ㅋㅋ

 

엄마 아빠가 나가시고 나는 침대에 누웠다..

이제 새로운 시작인가 보다...

 

여기에는 인택이의 그림자를 찾아 볼수가 없다...

어디를 다녀도 인택이와의 추억은 없다...

행여나 길에서 우연하게 마주칠수도 없다...

 

난 과연 잘 할수 있을가?

언제부터인가 나는 하나부터 열을 세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하나...둘... 셋...

그렇게 얼마나 세고 있었을가?

한국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갔다...

 

아빠는 등산을 즐기셨다...

출근을 하기전까지 아빠랑 집에서 가까운 산이란 산은 다 돌아다녔다..

엄마는 내가 살을 빼야 한다면서 이른 아침부터 깨워서 아빠랑 등산을 내보냈다.

잡생각을 할 틈을 안 주려고 그러시는걸 잘 알고 있다....

 

나름 즐거운 열흘남짓 시간을 보내고 출근을 하였다.

직원이 열둘밖에 안되는 작은 회사였다..

아빠의 거래처라고 한다..

오빠랑 동갑인 젊은 사장님은 아빠가 내 자랑을 하도 많이 하고 다녀서

나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거 같다고 한다..

너무나 고마웠다... 가슴이 따뜻했다...

아빠가 나를 그렇게 이뻐해주는건 엄마를 사랑해서가 아닐가?

엄마가 부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엄마의 말이 이해가 된다...나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근데 내가 다시 사랑을 할수 있을가???

그렇게 죽고 못 살것만 같던 사람도...

십년이란 추억이 있는 사람도 하루 아침에 정리하고 떠나온 내가...

사랑이 두렵고... 사랑을 믿을수가 없다..

아니 나 자신이 두렵고 믿을수 없었던것이 아닐가?

 

누군가가 그랬다...사랑했던 사람을 잊는데는 사랑한 시간의 배의 시간이 든다고..

그럼 난 이십년뒤에야 비로소 인택이를 잊을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 난 사랑이 아닌 일에 매진하기로 결심 내렸다..

 

나는 그야말로 일에 미친듯이 살았다...

짬짬히 아빠가 가져다준 알바도 하고 학원도 다니고 바쁜 생활을 했다..

그러다보니 이년이란 시간이 정말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갔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달이 길다고 느꼈던 내가...

그를 잊는게 생각보다 어려운건 아니였다....

이십년이 아닌 이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그를 생각하면 그냥 아련한 감정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람이 아닌 일과 사랑에 빠졌다...

요즘은 잠도 줄이고 새로운 사업을 한다고 설쳤다...

 

한국에서의 이년생활에 빡세게 몸을 굴린 보람이 있다...

나 절로도 많이 성숙된거 같고 작은 일을 할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회사생활에 지장이 안 될만큼 작은 쇼핑몰을 시작했다....

물론 아빠와 오빠의 도움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회사에 묶여있을 때는 엄마의 도움을 청했다...

 

엄마가 도움이 될수 있도록...나는 맞고로 엄마를 유혹해서...컴퓨터 공부를 시켰다..

나의 작전이 먹혔다... 오십대 아줌마 치고는 컴퓨터를 제법 잘 다루는거 같다...

요즘 생활은 매일매일 새롭고 좋았다..

 

그런데 엄마가 자꾸 선을 보라고 한다...

내 나이가 벌써 설을 쇠면 29이다...

일년만 좀 더 지나면 난 삼십대에 들어선다..

서른 들어서기전에 빨리 결혼하라고 성화시다...

 

연애를 하지 말라고 할때는 그렇게 하더니만

시집 갈 나이가 다 지나가는데 남자친구 하나 안 데려온다고 엄마는 불만이 나날이 늘었다..

오빠도 장가 안 가고 나도 소식없고 언제 손주를 안아보냐구 노부부가 매일 같이 나를 볶았다...

 

그런 성화에 못 이겨 주말에 아빠 친구가 소개해준 남자를 만나기로 했다..

큰 회사에 다니는 아주 미래가 촉망되는 사나이라고 그렇게 칭찬하신다...

선을 보라면서 사진두 안 가져다 준다고 투털대는 나한테 쐐기를 박는 엄마의 말..

 

- 사진을 보여주면 너 트집 잡고 안 나갈거 아니야?

- ...(할말 없음)

 

역시 난 엄마 배속에서 나온거 맞나보다..

 

엄마는 나보구 잔머리 굴리지 말고 만나구 와서 된다 안된다를 논하자고 한다...

이번 주말에는 영낙없이 선을 봐야 한다...싫은데....

추천 (8) 선물 (0명)
IP: ♡.128.♡.10
rena (♡.33.♡.187) - 2008/07/05 00:40:13

6집도 올려주실거죠...

단숨에 1부터 4까지 읽고...
5 읽고 대기중...

코코 (♡.32.♡.9) - 2008/07/05 01:52:51

ㅋㅋ 2빠네요 .....
먼저 찍구 읽을께요 ....
빨리 올려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ㅎㅎ
힘내세요 ........

해달별 (♡.1.♡.6) - 2008/07/05 02:29:38

4집이랑 어딘지 모르게 그냥 제 감각인데요

좀 다른거 같아요 ^^

근데 진짜 한사람을 사랑햇다 잊는데

배로되는 시간이 걸리는가요? ㅎㅎ

갑자기 궁금해서 ... 추천 날리고 갑니다

곰곰 (♡.128.♡.10) - 2008/07/05 07:51:11

해달별님 앞에 내용이 너무 무거운거 같아서 좀 밝게 전개해보았는데...
역쉬 좀 이상했나요?? 뒤에도 좀 무거운 내용들이 많아서요...
초보는 어디서 티가 나도 나는법이네요^^
코코님 오늘도 힘을 얻고 갑니다..
콰나님도 감사하구요 앞으로 많이 사랑해주세요...

촉촉한바람 (♡.238.♡.227) - 2008/07/05 11:15:55

선 보는 날이 기대되는군요...
혹시 또 그 사람이랑?......^^
잘 봤어요......
수고하셧습니다...

천당의현실 (♡.113.♡.37) - 2008/07/05 12:29:36

6집부터 꺼꾸로 읽엇습니다 ㅋㅋ
하루에 두편씩이네요 넘 좋아..
담집 기대하면서 물러갑니다.

경아 (♡.196.♡.38) - 2008/07/05 13:13:32

좋은글 넘 잼있게 읽었습니다 ...ㅎㅎㅎ

인택이도 마음속에서 멀어져가구 ...사업두 하구 , 온가정이 행복해서 부럽습니다 ^^

담에와서 읽으게요 추천 한표 드립니다 ....

곰곰 (♡.209.♡.192) - 2008/07/05 16:44:24

수정처럼닌, 촉촉한바람님, 천당의 현실님, 경아님...
여러분들도 이번글에서 저랑 같이 조금이나마 행복을 느꼈으면 합니다...
아무리 사랑이 좋아도 세상에서 가족이 제일로 소중한거 같습니다...

반달 (♡.32.♡.193) - 2008/07/06 13:28:57

선을 보게 되네요...
어떻게 새로운 인연이 시작될지?
혹시 하루밤인연을 보낸 그남자와 다시 만나게 되는게 아닐가요?
혼자서 궁금해하기보다 직접 담회 가보는게 낫겠죠?ㅋㅋㅋ

딸기맛캔디 (♡.245.♡.112) - 2008/07/10 12:39:27

제 느낌으로는 하루밤인연을 만나서 새로운 로맨스를 시작할것 같은데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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