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괘나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왓다 . 내가 첨 대학나와서 다니던 회사라
정이 많이 들엇엇다 . 그때 차장님으로 계셧던 분은 나한테 많은 도움을 주셧고 , 지금은 부장님으로 날로
커져가는 회사의 경영을 거의 책임지고 이끌어나가고잇다고 좀전에 회계로부터 전해들엇다 . 내가 사직
하고 나가던 날 , 마지막 봉급을 내밀며 거기에 500원까지 덧주시면서 << 너 공부하러 간다기에 놔주
는거다 . 난 공부하겟다는 사람 잡지 않아 . 나중에 꼭 열심히 많이 배우구 그때 다시 만나자 . 기회가 되면
다시 같이 일하구 . 같이 일하는 동안 열심히 잘해줘서 항상 고마웟구 , 이건 차비에 보태구 잘 다녀와라 .
결국 나는 오전내내 울면서 나머지 인수인계를 끝마쳣고 , 동료들의 아쉬운 눈길을 뒤로한채 떠나
야만 햇다 . 그중에 현장 창문너머로 오빠의 애처로운 그림자를 보앗지만 난 못본척 외면하고말앗다 .
고향에 내려와서 이것저것 수속하는데 석달이란 시간이 지나버렷다 . 그사이 나는 언어학교 지원서
를 사가지고 혼자서 모든 수속을 끝마쳣고 나머지떠나는 날자만 기다리고잇엇다 . 그중에 나랑 같이
같은 학교를 가게 될 스무살짜리 향화를 만나게 되엿고 , 우린 언니 동생으로 가깝게 지내면서
모든 준비를 차곡차곡 함께 해나가고잇엇다 . 그러면서 , 나는 향화의 오빠 철이가 2년전에 일본에 갓
으며 향화가 가서 살 세집을 미리 맡아놓고 잇다는 사실을 알게 되엿다 .
솔직히 나는 그때 일본에 친척들이 잇엇지만 갈곳이 아직 정해진건 아니엿다 . 어느날 향화네 집
에서 전화가 와서 하는말이 자기네 딸이랑 같이 집맡으면 어떻겟냐 하는 의견이엿다 . 다시 말해서 그냥
이미 맡아논 세집에 나를 같이 입주시켜주겟다는 뜻이엿다 . 물론 나는 고맙게 그 제의를 받아들엿고 ...
허나 그때는 몰랏엇다 . 향화네 부모들이 미리 내가 마음에 들어서 자기네 아들이랑 엮어줄려고 그리
햇다는것을 ....
그렇게 나는 부모친척들의 배웅으로 일본에 왓엇고 , 역시 약속대로 향화오빠 철이가 친구랑 마
중을 나오게 되엿다 . 지금생각해도 참 한심햇던건 나랑 향화가 나리타공항에서 집까지 끊은 전차표
를 그냥 개찰구에 넣은채 빼지도 않구 그냥 왓엇다는것이엿다 . 내 기억으로는 인민페 몇백정도는 됫을
거라고 기억된다 . 그렇게 철이와의 첫만남부터 나는 전차안에서 멀미를 하면서부터 시작되엿다 .
집에 도착하니 저녁 여덟시 정도가 되엿고 , 나는 철이로부터 밥 사주겟다고 동생이랑 같이 나가자는
건의를 받아들엿다 . 가는 길에 핸드폰으로 어딘가 전화를 하더니 나보고 집에 전화해란다 . 참 어찌나
고맙던지 . 그렇게 나는 엄마목소리를 들엇고 , 이국이라는 두글자만으로 서러움에 가득햇던지라 옆에
철이가 잇다는것도 생각할새없이 결국 눈물을 보이고야 말앗다 . 잔잔한 비속에 묵묵히 건네주던 종
이 한장 , 지금도 그 기억을 잊을수가 없다 .
이튿날 , 철이는 전기밥솥이랑 가정용 생활품들을 잔뜩 사들고 우리한테 왓다 . 그때 철이는 학교다
닐라 알바하랴 별루 시간적 여유가 없엇는지라 화요일마다 찾아왓던 기억이 난다 .
우리는 알바를 찾지 못해서 , 그냥 학교에만 가다니 시간이 남아돌고잇엇다 . 그러던 어느날 , 향화의 청
에 못이겨 나는 향화랑 같이 철이가 사는 집에 놀러가기로 햇다 . 그때 또 한가지 철이가 날보구 이력
서 한장 들구오라해서엿다 . 그날은 내가 알바면접을 본 이튿날이엿고 채용여부를 기다리는 날이기도
하엿다 . 그렇게 겨우겨우 물어서 찾아갓고 우리는 거기서 맛나는 음식을 먹고 , 근심하지 말고 천천히
기다려보라는 철이의 당부도 들엇다 . 근데 돌아오는 길에 나는 채용전화를 받앗고 이튿날부터 나는
한 식당의 청소하는 아르바이트를 다니게 되엿다 .
그렇게 내가 알바나가면서부터 철이를 볼 기회가 적어졋다 . 때론 집에 들어오면 냉장고 가득 과
일들이 채워져잇는가 하면 ,때론 맛잇는 밥상이 갖춰져잇는것이 철이가 집에 다녀갓다는 사실을 증명해
줄뿐이엿다 . 일본에 간 사람들이 대개 다 그러하듯이 나중엔 향화가 오빠 스케줄에 맞춰 휴식일을 정
하고 내가 향화스케줄에 맞추다 보니 우리셋은 휴식일이 같은 날이 되고야 말앗다 .
그렇게 우리는 차츰 차츰 자주 만나게 되고 서로 핸드폰번호를 알려주고 . 너무나 자연스레 모든
것이 진행되고 , 어느날부턴가 철이한테서 메세지가 오기 시작하엿다 . 첨엔 향화와 관련된것들이엿는데
차츰 차츰 나에 대한 관심이 보이기 시작하엿다 . 그때는 철이를 만나서 반년이란 시간이 지난 때엿다 ...
너무나 가슴아픈 기억이라 쓰고나니 참 기분이 이상하네요. 겨우 아문 상처를 꼬집어서 터뜨리는것 같은 느낌 . 행복한 시절을 쓸때는 이상하게 타자가 빨리되는데 슬픈 기억은 그와 정반대짐 다들 안그런가요 ㅎㅎ
좋은 주말 보내세요
이국 타향에서 고생 많으신 우리 교포 친구들 수고 많으십니다. 세련되고 알찬 내용들을
읽느라니 내가 타향에서의 서러움을 직접 느끼는것 같네요.. 잘읽고 다음기를 기대합니다.
이국 타향에 가서 고생한 것 만큼 많은것을 배워서 다시 자기 나라에서 더 멋지게 잘 되기를 바랍니다. 이국 타향 고생은 더 말할것두 없겟지만......
사랑이 힘들어 지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