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장... 이게 마눌의 꿈이라는데~
-랑야-
드르릉 드르릉 ~
공부를 하다말고, 가슴께 윗 호주머니에서 요란스레 진동하는 핸드폰을 꺼낸다. 까투리가 눈속에 대가리 틀어박듯, 핸드폰을 귀에 가까이하고 책상밑에 머리를 틀어박고 목소리 기껏 낮춘다.
“웬 전화질이야?”
“경아가 글쎄, 자기 꿈이 유치원 선생님이래.”
“그런데는?”
“난 의사가 좋던데,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유치원 선생님도 괜찮은거 같애. 매일매일 애들과 같이 웃고 떠들고~ 행복할거 같애.”
“야, 지금 나 수업중이거든. 전화 좀 끊자 제발 잉~”
탁 소리나게 핸드폰 끊고, 머리를 드니 나보다 한참이나 나이 어린 선생님의 노한 눈길과 딱 부딪친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눈이 올롱해서 바라보는 어린 친구들, 너무나 창피하고 머쓱해서 딸랑방울 흔들 듯 연속 머리 조아리며 사죄를 했고 입속으로 씨부렁씨부렁~
(이노무 여편네, 두고봐라. 가만 안둘 테다. 제길~)
나이 먹고 하는 공부라, 머리 싸매고 해도 기억력이 이제 많이 퇴화되였는지 시험만 치면 반급에서 꼴등이여서 강사 선생한테서 요즘 자주 문책을 당하는데 거기에 시도때도 전화까지 걸려오니 좋아할리 없다. 나 때문에 반급성적을 잡아먹는다고 같이 공부하는 어린 친구들도 두덜거릴때가 많다.
네시반이 되여 드뎌 지루한 공부시간이 어영부영 끝났고, 난 나무걸상에 넘 오래 앉아있어 살짝 마비가 오는 궁둥이를 비비적 거리며 밖에 나선다.
(유치원 선생? 그 자식 꿈이 재미있는데.)
귀엽고 토실토실한 일곱살난 작은 딸애의 얼굴이 떠오르며 저도몰래 미소가 번져진다. 그러다가 발견한 매운 오리목 가게. 오리 심장을 류달리 좋아하는 딸애한테 선심 팍 쓰기로 했다. 오리심장 저그만치 스무개. ㅎㅎㅎ. 좋아서 팔짝팔짝 뛰겠지 ㅋ.
잠시후 도착한곳은 6.1유치원, 근데 있어야 할 딸애가 없다.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제 엄마가 데려갔다고 하는데 ~ 아직 사무실에 있어야 할 이 여편네가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애까지 챙기고 부산을 떨어댈가?
마눌한테 전화를 넣었고, 마눌님 지휘대로 이리저리 차를 운전해서 찾아간곳은 하남소학교 부근의 무용훈련반.
“오늘부터 애 무용시키기로 했어요. 유치원 선생 하려면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해야 하니까 ~”
마눌... 변명비슷이 주어대며, 턱짓으로 교실안에 있는 딸애를 가리킨다. 몸에 딱 붙는 새까만 무용수 옷까지 받쳐입고 열심히 하나하나 동작을 따라하는 딸애 모습이 보인다.
“여기가 무용 젤 잘 가르치는 곳이래.”
“비용 장난 아닐텐데.”
“학비가 좀 비싸긴 해. 옷하고 가방하고 신은 젤 비싼거로 샀고. 학비까지 천원 좀 더 들었지.”
마눌을 한참 쏘아보다 혼자 구시렁거린다.
“도끼가 있었으면~”
“무슨 소릴 하는데? 좀 크게 말해봐.”
“암것도 안야 휴~”
(암것도 아니긴. 도끼가 있으면 그냥 니 머리 통 쪼개서 뇌 구조 어떻게 되여먹었는지 함 보구싶다. 이노무 여편네야.)
다시 애한테 눈길을 준다. 비싼 옷 입었다는데 나라도 봐줘야지. 근데 ~ 다른 애들과 비기니 그 모습이 영 아니다.
“야, 배가 넘 크잖어. 궁둥이도 크고. 너구리같어.”
“그게 다 당신 탓이잖어. 애한테 매일 오리 심장이나 사먹이고.”
“애가 좋아하니까 그런거지 멀.”
“다시 오리심장 같은거 사먹이기만 해봐. 둘다 집에서 쫓아낼 테니까 그런줄 알어.”
눈을 부릅뜨고 엄포를 놓는 마눌을 보면서 난 호주머니에 넣고 온 오리심장 스무개를 만져본다. 요즘 오리심장으로 작은 딸애한테 환심을 얻었는데 이 방법도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니 인생 허무하단 생각이 든다. 큰 딸 작은 딸 할것없이 언제나 제 엄마 편이고, 당당한 남자대장부인 나는 울 집에서 넘버 투도 아니고 넘버 스리도 아닌, 쫄따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연이 넘버 원은 마눌이고. 공공장소에서까지 아빠보다 엄마가 더 좋다는 딸들의 환심을 사려고 준비한 프로젝트가 오리심장 사주기인데 그것마저 이제 길이 막히다니 ㅠ ㅠ .
"아까 그말 다시 해봐, 아까 도끼라고 한거 같은데?"
마눌 다시 걸고들 심사다. 난 언능 오리발 내밀었다.
"우리애가 토끼같다구? 옷이 보기좋아. 허허허."
"그치. 우리 애한테 딱 맞는 옷이지. 돈이 아깝지 않은 투자야."
그제야 흡족한듯 웃음을 띄우는 울 마눌 님 휴~
드디여 무용공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마눌이 내 옆구리를 쿡 찌른다.
“낼 토요일인데 우리 시장조사 한번 해요.”
“뭔 시장조사?”
“유치원 하나 인수할곳이 없나 해서요.”
“유치원 인수해서 머하게? 상업이 당신 취미가 아니잖어.”
“큰애 작은애 꿈이 다 유치원 선생님이잖아요. 내가 퇴직하고 유치원 원장하고, 애들이 유치원 선생 하고, 얼마나 좋아요.”
허~ 꿈도 야무지셔라. 어떻게 하면 유치원 원장 할 생각까지 다 했을까? 원장 높은 줄은 알아가지고 이그그 ~
“그럼 나는?”
“운전기사 해야지요. 유치원 노란 뻐스 운전기사~”
덴장... 헐 ~ 내가 미쳐!
(지금 떡실신중 ~)
* 언젠가 긁적이였던 글인데여... 요즘꺼는 아닙니다... 아마 한 일년전꺼일거 같아요... 크리스마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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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글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저절로 웃음이 나가고
지금 우리 조선족을 그대로 읽는 것 같습니다
한국 바람에 한국어로 짬봉된 글이 참 많아서 마음속 어딘가는
서운했는데 표준 조선어로 적어주셔서 이게 정말 우리 연변조선 말이구나 하고
아주 뿌듯 합니다 ㅎㅎㅎ오늘도 아침에 님글을 읽을수록 있어서 크리스마스 선물 같습니다 ㅎㅎ감사합니다 ㅎㅎ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ㅎ
메리크리스마스 하시구요
아직 일찍하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 웃으면서 잘 보고 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좋은 하루 되세요~
랑야님의 글 참 실감있고 유머적이여서 재미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도 글 넘 잼잇게 잘 봣습니다..
집에서 위치가 그렇게 됏나여??ㅋㅋㅋ 우리집은 언제 그렇게 될려나..
난 완전 보모나 다름없는데..ㅠㅠㅠ 애가 빨리 커서 유치원보내야 하는데..ㅠㅠ
그래서 누구나 놀면 안된다니깐여..ㅠㅠㅠ
나도 언젠간 님 마누라 위치가 될란지~~ㅠㅠ
님마누라 완전 부럽습니다..집에서 왕이라니..ㅋㅋ
잼잇어여...추천 추천
추천 감사하구요... 항상 자주 들려주세요...
오늘도 량야님의 글을 읽으면서 너무 유머적이셔서 항상 웃고 갑니다.ㅎㅎ 크리스마스 잘보내세요 .merry christmas
감사합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역시 글은 랑야님이세여~~군더더기 하나 없이 읽을수록 감칠맛~~
오늘도 발도장 콱 찍고 갑니더~~행복한 성탄절되세여~~~~
즐겁게 보내세요 성탄절....항상 들려주어서 고맙습니다...
ㅋㅋ 언제나 재미있는 량야님글 오늘 첨으로 플 심어놓구 갑니다.^^
감사합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전에쓴글 대타 리플이 하두 많아서 봤더니..
진짜...재밋었어요~~
글서 이렇게 여기까지 들어왔구영~~
글보면서 혼자 실실 거리니깐 옆에 사람들이 계속 쳐다보네요ㅠ.ㅠ
큰일이네요... 혼자서 웃음 안되지요 ... 자주 들려주시고요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요
암튼 잠도 없어.신새벽에 한편뚝딱 올렷네.그리고 마누라꿈좋다뭐.온집식구 같이먹구자구 일도 같이하구 얼마나 좋아 ㅋㅋㅋ.언제 쓴다고 하던 니 친구넘글도 좀 퍼뜩 올려봐라
하하하... 글 쓸사이 없어서 지금 이러고 있는다... 올려야 하는데...
언제나 재밌네요.... ^^ 잘 보구 갑니다.... 사소한 재미..ㅋㅋㅋ
감사합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도 즐감합니다. 가정에서 충실한 디딤돌이시네요 ㅎㅎㅎㅎㅎ 메리 크리스마스 랑야님
댓글 고맙구... 자주 들려줘 고맙구... 앞으로도 자주 들려주시구... 메리 클마스...
랑야님 ~ 또 재밋는 스토리로 나오셧군요 ~
가족 유치원이라 ~ 재밋는거 같은데요 ~ ㅎㅎ
크리스마스에 온가족 행복하게 지내시길 ~ ㅎㅎ
감사합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랑야님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 참으로 모든 가정의 본보기이십니다. 근데요. 글마다 어쩐지 자꾸 돈냄새가 풍겨서요, 돈없는 사람을 비위를 상하게 할가봐 걱정되나이다~~
죄송합니다... 제가 자기 느낌에만 취해서 살다보니까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자작글방 첨 들어와보는데...글으 참 맛갈 나게 쓰심다.ㅎㅎㅎ
재밌게 읽고 감ㄷ...추천~~ㅎㅎ
추천 감사합니다... 자주 들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잼있게 보구 갑니다.............. 맬맬 행복하세요.............
님도 매일매일 행복하세요... 새해엔 몸두 건강하구요...
잼잇게 보구 갑니다 ^^ 참 행복한 생활을 하시는 분 같네요 ㅋㅋ 와이프분이 넘버 원이 대여야 가정이 평안 무탈 한거라고 하던데~~키킥~~~~ 행복하세요~~~
아마도 그런가봅니다... ㅠㅠ 님도 행복하세요 ^^
랑야님의 글을 보면 저도 몰래 웃음이 나옵니다. ㅋㅋ 혼자서 웃으면서 잼나게 읽었어요.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추천할게요.^^
추천 고맙구여... 자주 들려주세요 ^^
푸흪'' 글마다 (차)(운전) 안빠지는곳이 없음 - 또 속으로 (씨부렁 ???ㅋ)
그래도 재밋게 보고 가요 ^^
그러게요 ... 그 룰을 이젠 벗어날때도 되였건만 휴 ... ㅋㅋㅋ
ㅎㅎ 결국은 기사자리밖에 안차레지네요..그것두 유치원 노란 뻐스 ㅋㅋ
댓글 무지 고맙구여... 자주자주 리플 달아주세요 ^^
랑야님 글을 보면은 항상 유쾌해져요.
글과 같이 슬슬 웃으면서 아랫글을 상상하면서 읽어요..
많이 아주 마니 올려주세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