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장... 이게 마눌의 꿈이라는데~

랑야 | 2010.12.25 06:46:54 댓글: 36 조회: 2122 추천: 13
분류수필·산문 https://life.moyiza.kr/mywriting/1579002

                     덴장... 이게 마눌의 꿈이라는데~

                             -랑야-


   드르릉 드르릉 ~  

 

  공부를 하다말고,  가슴께 윗 호주머니에서 요란스레 진동하는 핸드폰을 꺼낸다.  까투리가 눈속에 대가리 틀어박듯,  핸드폰을 귀에 가까이하고 책상밑에 머리를 틀어박고 목소리 기껏 낮춘다.

  웬 전화질이야?”

  경아가 글쎄,  자기 꿈이 유치원 선생님이래.”

  그런데는?”

  난 의사가 좋던데,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유치원 선생님도 괜찮은거 같애.  매일매일 애들과 같이 웃고 떠들고~ 행복할거 같애.”

  ,  지금 나 수업중이거든. 전화 좀 끊자 제발 잉~”

  탁 소리나게 핸드폰 끊고, 머리를 드니 나보다 한참이나 나이 어린 선생님의 노한 눈길과 딱 부딪친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눈이 올롱해서 바라보는 어린 친구들,  너무나 창피하고 머쓱해서 딸랑방울 흔들 듯 연속 머리 조아리며 사죄를 했고 입속으로 씨부렁씨부렁~

  (이노무 여편네,  두고봐라. 가만 안둘 테다. 제길~) 

  나이 먹고 하는 공부라,  머리 싸매고 해도 기억력이 이제 많이 퇴화되였는지 시험만 치면 반급에서 꼴등이여서 강사 선생한테서 요즘 자주 문책을 당하는데 거기에 시도때도 전화까지 걸려오니 좋아할리 없다.  나 때문에 반급성적을 잡아먹는다고 같이 공부하는 어린 친구들도 두덜거릴때가 많다. 

  네시반이 되여 드뎌 지루한 공부시간이 어영부영 끝났고,  난 나무걸상에 넘 오래 앉아있어 살짝 마비가 오는 궁둥이를 비비적 거리며 밖에 나선다. 

  (유치원 선생?  그 자식 꿈이 재미있는데.)

  귀엽고 토실토실한 일곱살난 작은 딸애의 얼굴이 떠오르며 저도몰래 미소가 번져진다.  그러다가 발견한 매운 오리목 가게.  오리 심장을 류달리 좋아하는 딸애한테 선심 팍 쓰기로 했다.  오리심장 저그만치 스무개. ㅎㅎㅎ.  좋아서 팔짝팔짝 뛰겠지 ㅋ.

  잠시후 도착한곳은 6.1유치원,  근데 있어야 할 딸애가 없다.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제 엄마가 데려갔다고 하는데 ~ 아직 사무실에 있어야 할 이 여편네가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애까지 챙기고 부산을 떨어댈가?

  마눌한테 전화를 넣었고,  마눌님 지휘대로 이리저리 차를 운전해서 찾아간곳은 하남소학교 부근의 무용훈련반.

  오늘부터 애 무용시키기로 했어요. 유치원 선생 하려면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해야 하니까 ~”

  마눌... 변명비슷이 주어대며, 턱짓으로 교실안에 있는 딸애를 가리킨다.  몸에 딱 붙는 새까만 무용수 옷까지 받쳐입고 열심히 하나하나 동작을 따라하는 딸애 모습이 보인다.

  여기가 무용 젤 잘 가르치는 곳이래.”

  비용 장난 아닐텐데.”

  학비가 좀 비싸긴 해.  옷하고 가방하고 신은 젤 비싼거로 샀고. 학비까지 천원 좀 더 들었지.”

  마눌을 한참 쏘아보다 혼자 구시렁거린다.

  도끼가 있었으면~”

  무슨 소릴 하는데? 좀 크게 말해봐.”

  암것도 안야  ~”

   (암것도 아니긴.  도끼가 있으면 그냥 니 머리 통 쪼개서 뇌 구조 어떻게 되여먹었는지 함 보구싶다. 이노무 여편네야.)

다시 애한테 눈길을 준다. 비싼 옷 입었다는데 나라도 봐줘야지.  근데 ~  다른 애들과 비기니 그 모습이 영 아니다.

  ,  배가 넘 크잖어.  궁둥이도 크고.  너구리같어.”

  그게 다 당신 탓이잖어.  애한테 매일 오리 심장이나 사먹이고.”

  애가 좋아하니까 그런거지 멀.”

  다시 오리심장 같은거 사먹이기만 해봐.  둘다 집에서 쫓아낼 테니까 그런줄 알어.”

  눈을 부릅뜨고 엄포를 놓는 마눌을 보면서 난 호주머니에 넣고 온 오리심장 스무개를 만져본다.  요즘 오리심장으로 작은 딸애한테 환심을 얻었는데 이 방법도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니 인생 허무하단 생각이 든다.   큰 딸 작은 딸 할것없이 언제나 제 엄마 편이고,  당당한 남자대장부인 나는 울 집에서 넘버 투도 아니고 넘버 스리도 아닌, 쫄따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연이 넘버 원은 마눌이고.  공공장소에서까지 아빠보다 엄마가 더 좋다는 딸들의 환심을 사려고 준비한 프로젝트가 오리심장 사주기인데 그것마저 이제 길이 막히다니 ㅠ ㅠ .

  "아까 그말 다시 해봐,  아까 도끼라고 한거 같은데?"

  마눌 다시 걸고들 심사다.  난 언능 오리발 내밀었다.

  "우리애가 토끼같다구?  옷이 보기좋아. 허허허."

  "그치.  우리 애한테 딱 맞는 옷이지. 돈이 아깝지 않은 투자야."

  그제야 흡족한듯 웃음을 띄우는 울 마눌 님 휴~

  드디여 무용공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마눌이 내 옆구리를 쿡 찌른다.

  낼 토요일인데 우리 시장조사 한번 해요.”

  뭔 시장조사?”

  유치원 하나 인수할곳이 없나 해서요.”

  유치원 인수해서 머하게?  상업이 당신 취미가 아니잖어.”

  큰애 작은애 꿈이 다 유치원 선생님이잖아요.  내가 퇴직하고 유치원 원장하고,  애들이 유치원 선생 하고,  얼마나 좋아요.”

  ~ 꿈도 야무지셔라.  어떻게 하면 유치원 원장 할 생각까지 다 했을까?  원장 높은 줄은 알아가지고  이그그 ~

  그럼 나는?”

  운전기사 해야지요.  유치원 노란 뻐스 운전기사~”

   덴장... 헐  ~  내가 미쳐!
    (
지금 떡실신중 ~)


* 언젠가 긁적이였던 글인데여... 요즘꺼는 아닙니다... 아마 한 일년전꺼일거 같아요... 크리스마스 행복하세요 ^^

추천 (13) 선물 (0명)
IP: ♡.245.♡.108
유지 (♡.227.♡.14) - 2010/12/25 08:04:36

님 글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저절로 웃음이 나가고
지금 우리 조선족을 그대로 읽는 것 같습니다
한국 바람에 한국어로 짬봉된 글이 참 많아서 마음속 어딘가는
서운했는데 표준 조선어로 적어주셔서 이게 정말 우리 연변조선 말이구나 하고
아주 뿌듯 합니다 ㅎㅎㅎ오늘도 아침에 님글을 읽을수록 있어서 크리스마스 선물 같습니다 ㅎㅎ감사합니다 ㅎㅎ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ㅎ
메리크리스마스 하시구요
아직 일찍하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운 (♡.144.♡.156) - 2010/12/25 08:47:42

글 웃으면서 잘 보고 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좋은 하루 되세요~

wdb4019 (♡.228.♡.210) - 2010/12/25 08:48:22

랑야님의 글 참 실감있고 유머적이여서 재미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영미다 (♡.225.♡.167) - 2010/12/25 09:23:28

오늘도 글 넘 잼잇게 잘 봣습니다..
집에서 위치가 그렇게 됏나여??ㅋㅋㅋ 우리집은 언제 그렇게 될려나..
난 완전 보모나 다름없는데..ㅠㅠㅠ 애가 빨리 커서 유치원보내야 하는데..ㅠㅠ
그래서 누구나 놀면 안된다니깐여..ㅠㅠㅠ
나도 언젠간 님 마누라 위치가 될란지~~ㅠㅠ
님마누라 완전 부럽습니다..집에서 왕이라니..ㅋㅋ
잼잇어여...추천 추천

랑야 (♡.245.♡.108) - 2010/12/25 21:58:52

추천 감사하구요... 항상 자주 들려주세요...

사랑참88 (♡.188.♡.42) - 2010/12/25 10:14:03

오늘도 량야님의 글을 읽으면서 너무 유머적이셔서 항상 웃고 갑니다.ㅎㅎ 크리스마스 잘보내세요 .merry christmas

랑야 (♡.245.♡.108) - 2010/12/25 21:59:22

감사합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설화수424 (♡.37.♡.85) - 2010/12/25 11:02:01

역시 글은 랑야님이세여~~군더더기 하나 없이 읽을수록 감칠맛~~
오늘도 발도장 콱 찍고 갑니더~~행복한 성탄절되세여~~~~

랑야 (♡.245.♡.108) - 2010/12/25 22:00:04

즐겁게 보내세요 성탄절....항상 들려주어서 고맙습니다...

은소 (♡.96.♡.102) - 2010/12/25 11:13:28

ㅋㅋ 언제나 재미있는 량야님글 오늘 첨으로 플 심어놓구 갑니다.^^

랑야 (♡.245.♡.108) - 2010/12/25 22:00:25

감사합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란이123 (♡.108.♡.231) - 2010/12/25 11:19:55

전에쓴글 대타 리플이 하두 많아서 봤더니..
진짜...재밋었어요~~
글서 이렇게 여기까지 들어왔구영~~
글보면서 혼자 실실 거리니깐 옆에 사람들이 계속 쳐다보네요ㅠ.ㅠ

랑야 (♡.245.♡.108) - 2010/12/25 22:01:27

큰일이네요... 혼자서 웃음 안되지요 ... 자주 들려주시고요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요

끝없는방황 (♡.175.♡.14) - 2010/12/25 11:28:34

암튼 잠도 없어.신새벽에 한편뚝딱 올렷네.그리고 마누라꿈좋다뭐.온집식구 같이먹구자구 일도 같이하구 얼마나 좋아 ㅋㅋㅋ.언제 쓴다고 하던 니 친구넘글도 좀 퍼뜩 올려봐라

랑야 (♡.245.♡.108) - 2010/12/25 22:04:39

하하하... 글 쓸사이 없어서 지금 이러고 있는다... 올려야 하는데...

카푸치No (♡.160.♡.158) - 2010/12/25 13:32:03

언제나 재밌네요.... ^^ 잘 보구 갑니다.... 사소한 재미..ㅋㅋㅋ

랑야 (♡.245.♡.108) - 2010/12/25 22:04:56

감사합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러브에즈 (♡.162.♡.144) - 2010/12/25 17:11:04

오늘도 즐감합니다. 가정에서 충실한 디딤돌이시네요 ㅎㅎㅎㅎㅎ 메리 크리스마스 랑야님

랑야 (♡.245.♡.108) - 2010/12/25 22:05:57

댓글 고맙구... 자주 들려줘 고맙구... 앞으로도 자주 들려주시구... 메리 클마스...

elaine0402 (♡.237.♡.239) - 2010/12/25 20:02:17

랑야님 ~ 또 재밋는 스토리로 나오셧군요 ~
가족 유치원이라 ~ 재밋는거 같은데요 ~ ㅎㅎ
크리스마스에 온가족 행복하게 지내시길 ~ ㅎㅎ

랑야 (♡.245.♡.108) - 2010/12/25 22:06:15

감사합니다...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쓴웃음 (♡.131.♡.209) - 2010/12/25 20:39:47

랑야님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 참으로 모든 가정의 본보기이십니다. 근데요. 글마다 어쩐지 자꾸 돈냄새가 풍겨서요, 돈없는 사람을 비위를 상하게 할가봐 걱정되나이다~~

랑야 (♡.245.♡.108) - 2010/12/25 21:58:16

죄송합니다... 제가 자기 느낌에만 취해서 살다보니까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옆집아재 (♡.169.♡.69) - 2010/12/26 15:04:29

자작글방 첨 들어와보는데...글으 참 맛갈 나게 쓰심다.ㅎㅎㅎ
재밌게 읽고 감ㄷ...추천~~ㅎㅎ

랑야 (♡.245.♡.108) - 2010/12/27 07:37:55

추천 감사합니다... 자주 들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나야영이 (♡.112.♡.220) - 2010/12/26 19:39:19

ㅎㅎ 잼있게 보구 갑니다.............. 맬맬 행복하세요.............

랑야 (♡.245.♡.108) - 2010/12/27 07:38:17

님도 매일매일 행복하세요... 새해엔 몸두 건강하구요...

가슴에별 (♡.200.♡.174) - 2010/12/27 08:56:57

잼잇게 보구 갑니다 ^^ 참 행복한 생활을 하시는 분 같네요 ㅋㅋ 와이프분이 넘버 원이 대여야 가정이 평안 무탈 한거라고 하던데~~키킥~~~~ 행복하세요~~~

랑야 (♡.245.♡.108) - 2010/12/27 09:47:18

아마도 그런가봅니다... ㅠㅠ 님도 행복하세요 ^^

xue0509 (♡.246.♡.61) - 2010/12/27 17:06:35

랑야님의 글을 보면 저도 몰래 웃음이 나옵니다. ㅋㅋ 혼자서 웃으면서 잼나게 읽었어요.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추천할게요.^^

랑야 (♡.245.♡.108) - 2010/12/27 19:37:25

추천 고맙구여... 자주 들려주세요 ^^

블랙지존 (♡.131.♡.70) - 2010/12/27 18:03:38

푸흪'' 글마다 (차)(운전) 안빠지는곳이 없음 - 또 속으로 (씨부렁 ???ㅋ)

그래도 재밋게 보고 가요 ^^

랑야 (♡.245.♡.108) - 2010/12/27 19:37:57

그러게요 ... 그 룰을 이젠 벗어날때도 되였건만 휴 ... ㅋㅋㅋ

복쥐두마리 (♡.226.♡.185) - 2010/12/28 15:41:04

ㅎㅎ 결국은 기사자리밖에 안차레지네요..그것두 유치원 노란 뻐스 ㅋㅋ

랑야 (♡.245.♡.108) - 2010/12/28 16:15:11

댓글 무지 고맙구여... 자주자주 리플 달아주세요 ^^

붉은향기 (♡.205.♡.236) - 2010/12/29 12:58:53

랑야님 글을 보면은 항상 유쾌해져요.
글과 같이 슬슬 웃으면서 아랫글을 상상하면서 읽어요..
많이 아주 마니 올려주세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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