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돌릴수 있다면(85회)[역사판타지]

I판도라I | 2011.01.08 00:12:13 댓글: 9 조회: 685 추천: 5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79056

169.

수연은 도대체 정경원이 왜 그러는지를 이해할수 없었다.이판대감 상하 노소가 집을 떠난지 3일째,텅 빈 사랑채에서 이 집을 지켜주겠다던 정경원은 오늘 자신이 찾아갔을 때에는 이 세상 모든 믿음이 무너진듯한 얼굴을 하고있었다.수연은 정경원의 그런 얼굴을 처음 보았다.딱딱한 천체물리학 강의를 하던 H대 교수 시절에도,블랙홀에 휘말려 엉뚱한 시간대에 온 후에도 정경원은 줄곧 바르고 긍정적인 태도였었다.하지만 지금은

 

<식사는 하셨어요?>

 

수연은 자신의 문안에 초점없이 움직이는 정경원의 눈길을 마주하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했다.자신의 대뇌에 전달되는 첫번째 메시지는 아주 간단했다.눈앞의 이 남자는 지금 심하게 앓고있는것이 분명했다.

 

<어디 편찮으신가요?>

 

수연은 앞으로 다가가 정경원의 이마에 살짝 손을 갖다대었다.그녀의 행동에 정경원은 뒤로 흠칫했고 수연은 미간을 찌프렸다.

 

<열이 나는거 같진 않네요.그런데 얼굴은 왜 앓고있는것 같죠?당신 말대로 날이 갈수록 우리 면역력이…>

<잠깐 나가줄래?>

 

정경원이 입을 열었고 수연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

<미안하지만나 한동안 혼자 있고싶어.그러니 좀 나가줄래?>

 

수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이유가 어떻든간에 정경원의 이 한마디는 그녀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그동안 자신이 이 남자에게 소홀했던것은 인정하지만 그로 인해 정경원이 이토록 거부반응을 보일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그녀였다.정경원은 그녀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듯 그녀가 홱 몸을 돌려 사랑채를 나오자 바로 그뒤에서 문을 닫아버렸다.

 

<미쳤어미쳤어.>

 

수연은 입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잰걸음으로 피화당으로 향했다.웬지 눈물이 나려 하면서 정경원뿐만이 아닌 세상에 소외당한듯한 느낌이었다.그러고보니 지은이도,이시백도 요즘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전혀 신경쓰지 못한 자기 자신에게 새삼스럽게 자책이 들었다.하지만 자신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것은 아니였다.부인을 도와 행장을 준비하고 계화를 설득해 부인을 따라보낸후 그녀는 안채에 있으면서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차근차근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생각하면 할수록 수연은 지은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저체온증,좌수서그리고 유모의 증언과 이언립의 의심까지 겹쳐서 그녀는 웬지 지은의 일이 그렇게 간단한것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지 않다면 박교수는 왜 하필 지은이에게 블랙홀 실험을 하게 했을까.

 

피화당에 들어선 수연은 눈앞의 한적한 풍경에 웬지 처량한 기분이 들었다.가을바람 소슬한 피화당 마당에는 오동나무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전해오고있었고 지은은 마루에 치마를 포개고 앉아 멀거니 한곳을 응시하고있었다.수연은 한숨을 내쉰후 인기척소리를 냈지만 지은은 그대로 굳어진채 미동도 하지 않고있었다.

 

<난 정말 못참겠어!>

 

수연은 크게 발을 굴렀다.지은은 그제서야 머리를 들었고 수연은 씽 하니 앞으로 다가선후 두손으로 지은의 어깨를 잡아 흔들었다.

 

<다들 왜 이래?정신 좀 차려.교수님은 왜 저러고 넌 또 머야?연양군은?>

<사랑방에 있을걸…>

<잘들 한다.앞채에 두사람 뒷채에 한사람 모두 영혼이 빠져나간 시체놀이를 하고있구만..>

 

수연의 말에 지은은 그녀를 응시했다.그리고는 천천히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시체놀이?그쪽이 마음 편하겠군.>

<지금 나 빼고 다 정상이 아니야.다들 왜 이래?식구들이 피란가고 도성이 위험해서 나라 걱정들을 하느라 이러는거야?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

<때로는모르는게 더 행복해.>

 

지은이 빙긋 웃어보였고 수연은 그만 화가 치밀어 그녀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내가 미쳤지,미쳤어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하필이면 널 찾았구나.원래 너란 애는 종래로 사람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법을 모르니까.>

<어디서부터말했으면 좋을지 몰라서 그래.지금 나도 충분히 어지럽고 헛갈리니까.그만 좀 혼자 있고싶어.>

 

지은의 말은 또 한번 수연을 자극했다.그녀는 머리를 끄덕인후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래.다들 잘났어.지금 이 세상은 너네가 구하는것 같지?벽을 마주하고 있으면 답안이 나오는것 같지?다들 이렇게 답답하니까 지금까지 해답을 찾지 못하고있는거 아니야.너네 그건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엄청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거라고.>

<어떻게 말해도 좋아.>

 

지은은 귀찮다는듯 머리를 저었다.

 

<내가 해답을 찾기전에는그 어떤 말을 해도 그건 다른 사람까지 헛갈리게 하는거니까.부탁인데나 좀 내버려두라.>

 

지은은 말을 마치자 다시 한쪽으로 머리를 돌렸다.수연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그쪽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그러던 그녀는 갑자기 신대륙이라도 발견한듯 언성을 높여 말했다.

 

<저건네 엄마 초상화잖아.>

<정확히 말해서 윤소저의 어머니,윤진대감 부인 권씨의 초상화야.>

 

지은이 수연의 말을 시정했고 수연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게 그거지.암튼 저 그림을 눈박아보면 해답이 나오는건가?>

<내가 보는건 그림이 아니야.>

<그럼 뭔데?>

 

수연의 집요한 질문에 지은은 체념한듯 입을 열었다.

 

<글자.>

<글자?>

 

수연은 미간을 찌프리다가 뭔가 발견한듯 머리를 끄덕였다.

 

<이집사님이 좌수서를 알아봤던 글자그림밑에 글자가 있는게 신기한건 아니지.저 글자들이 왜?>

<그림과 무관한 글자들이여서 그래.>

 

지은의 말에 수연은 몸을 일으키고 허리를 굽힌후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그림에는 깨알같은 글씨로 81글자가 씌여져있었다.수연은 의혹에 찬 눈길로 지은을 돌아보았다.

 

<이건…>

<천부경(天符經)이야. >

 

지은의 말에 수연은 몸을 흠칫했다.그녀는 다시 머리를 숙이고 그림을 내려다보았다.81글자가 또렷이 눈에 안겨왔다.그림에는 단정한 필체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一始無始一
新三極無盡本
天一一地一二人一三
一積十鉅無匱從三
天二三地二三人二三
大氣合六生七八九
衷三四成環五七
一妙衍萬往萬來
用變不動本
本心本太陽昻明
人中天池一
一終無終一

 

수연은 놀라움이 가득찬 눈길로 지은을 바라보았다.중문과를 지망했던 그녀였지만 눈앞의 글자와 숫자들의 의미를 완정하게 해석할수 있는 사람은 아직 이 세상에 없다는것을 그녀는 잘 알고있었다.수연의 시선을 의식한 지은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갈수록 첩첩산중이지?천부경까지 나올줄은 나도 꿈에도 생각 못했어.>

<천부경환인(桓因)환웅(桓雄)에게 전해 세상에 내려왔다는 그 천부경?...>

<맞아.세계 모든 경전들은 다 풀었다고 하던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도유독 천부경 81글자는 풀지 못했다는절대로 풀수 없는 글귀들이지.>

<세상에…>

<우주의 진리,자연의 이치,과학의 이론,천문의 원리,그리고 인간의 삶과 운명을 완벽하게 풀이하고 제시한다는 경전이야.세상의 모든 학문과 과학의 근본인,몇천년전 우리 민족의 시원을 연 그때부터 전해내려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하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풀이할수 없는 경전이기도 하지.>

 

지은은 말을 마치자 다시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더 놀라운것은저건 엄마가내가 어렸을 때 노래처럼 배워주기도 했던 글귀들이였어. >

<내 짐작이 맞았어!>

 

수연은 급기야 두손을 탁 쳤고 지은은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짐작?>

<내 생각엔넌 이 그림속의 사람과 떼어놓을수 없는 인연이 있어.누가 알어?네 엄만어쩌면 애초부터 이분이였을지.넌 우리랑 다른 여기 사람이고,그냥 우연히 현대로 가게 된것뿐이야.네 엄만 이 시간대의 네 친엄마의 후생일뿐이고.어때?가능성 있지 않니?>

 

수연은 흥분해서 말했지만 지은은 천천히 머리를 가로저었다.

 

<그럴수 없어.난 태어나서부터 내 모든 기억이 또렷해.기억하기 전의 일은 모두 엄마가 기억해줬고 그것도 또렷해.난 우리 엄마 믿어.>

<너네 엄마가 거짓말을 했다면?>

<할 이유가 없잖아?>

<부득이한 상황이여서 했다면?>

<엄마 만나서 물어봐야지왜 그랬냐고이 모든것이 어떻게 된 일이냐고…>

 

지은은 고집스럽게 말했고 수연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원점으로 돌아왔네.그러면 이 모든것을 알기 위해선 현대로 돌아가야 하고현대로 돌아간후엔 꼭 시간을 돌려야 하는거잖아.어차피 애초부터 우리앞에 다른 길은 없는거였어.>

<그런셈이지.>

<그러면 머리 아프게 이 글자들을 연구해서 뭘 하는데?왜 고생을 사서 하는데?>

 

수연의 의문에 지은은 눈을 들어 멀리 하늘을 응시했다.그리고는 들릴락말락 중얼거렸다.

 

<저 두마디에 감촉이 깊어서 그래.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우주의 시작은 시작됨도 없이 시작된 우주로서,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모든 것이 끝남이 없는 마침이니라.>

<어휴내가 진짜 미쳐다들 미쳤어미쳤어…>

 

수연은 발을 구르면서 크게 탄식을 했다.오늘 이미 세번째로 되는 한탄이였다.

 

170.

정경원은 잔을 들어 단숨에 굽을 냈다.수연이 나가버린 다음 그는 행랑채에 가서 간단한 주안상을 갖춰온후 홀로 사랑채에 앉아서 연거퍼 잔을 비우고있었다.쌀로 담근 백로주여서 맑고 깨끗하여 머리가 아프지 않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한식경이 지나 한병이 거의 굽이 나자 취기가 올라 머리가 어지러웠긴 했지만 정신은 여전히 맑아있었다.그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사랑채 문을 열다가 마루앞에 서있는 한 사람의 그림자에 잠깐 몸을 휘청했다.그는 눈앞의 사람을 훑어보다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도령님이 어떻게 여기에오늘은 궐에 가지 않으셨습니까.>

 

이시백은 살짝 미간을 찌프리고 그를 눈박아보았다.

 

<어찌 낮술을 드십니까.>

 

정경원은 흥 하고 냉소를 했다.

 

<왜요.사대부 가문은 피란을 하는데 백성들은 도성 방위를 위해 낮술도 못마신단 말입니까.>

<그런 얘기가 아닌줄 아시지 않습니까.>

 

이시백은 잠깐 말투를 눅잦혔다.그는 정경원을 주시하다가 손을 내밀어 그의 팔을 부축했다.

 

<백로주가 곡주이긴 하지만 취기가 빨리 오를것입니다.잠시 몸을 뉘이시면 곧 나아질겁니다.>

<내가 왜 눕습니까.>

 

정경원은 팔을 뿌리쳤다.

 

<안취했어지금 술이 모자라서 술 가지러 가는 길인데주방이 어디 있더라…>

 

이시백은 그를 주시하다가 몸을 돌렸다.그리고는 조용히 한마디 내뱉었다.

 

<제가 갖다 드리겠으니 방에서 기다리십시오.>

 

정경원은 이시백의 뒤모습을 바라보다가 피씩 입꼬리를 치켜올린후 비틀비틀 방안으로 되돌아왔다.한식경이 채 안되어 이시백이 백로주를 가지고 들어왔고 정경원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턱짓으로 맞은켠을 가리켰다.

 

<거기 앉아봐.>

 

이시백은 눈섭을 움찔하다가 곧 허구픈 웃음을 지었다.

 

<부관님께서 취하셨군요.>

<취하다니?내가?>

 

정경원은 자신의 코를 가리켰다.그리고는 손을 홱 내저었다.

 

<나 안취했어.그리고 이젠 부관도 아니잖아.>

<그런데 왜 말씀이 짧아지신겁니까.>

 

이시백의 냉냉한 말에 정경원은 피씩 냉소를 흘렸다.

 

<나 올해 스물여덟이야.아니다여기 와서 몇년 있었으니너 몇살인데?>

 

이시백은 말없이 미간을 찌프렸고 정경원은 눈을 가슴츠레하게 뜨고 그를 훑어보았다.

 

<임마,우리 거기에 있었으면 넌 나를 깍듯이 형으로 모셔야 한다구.솔직히 니가 거기 가있었을때도 안그랬냐?설마 너보다 나이 많은 형들보고 함부로 야자 했어?>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시백은 짧게 대답했고 정경원은 픽 하고 웃었다.

 

<기억나지 않으면 다야?암튼 우리 거긴 그래.그러니 오늘부터 나 말 깐다.>

 

정경원은 말을 마치기 바쁘게 탕 하고 주안상을 내리쳤다.이시백은 묵묵히 그를 주시했고 정경원은 이시백의 냉정한 시선을 마주하자 피씩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짜아식나보다 내공 깊네.>

<취하셨습니다.몸을 뉘이고 쉬십시오.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시백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정경원은 손을 내밀어 그의 팔을 확 나꿔챘다.

 

<누가 너보고 일어서래?나 얘기 아직 안끝났어!>

 

이시백은 눈을 들어 담담히 정경원의 시선을 마주했다.

 

<말씀하십시오.>

<안아프냐?>

<?>

 

이시백은 눈섭을 움찔했고 정경원은 자신의 질문이 느닷없다고 생각되었지만 그대로 이시백을 눈박아보면서 또 한마디 곱씹었다.

 

<안아프냐고…>

<무슨말씀이신지…>

 

이시백은 의아한 표정이였고 정경원은 그의 팔을 잡은 손을 놓고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여기가말이다.>

<…>

<똑같이 당했는데안아프냐 말이다.난 아픈데아파 죽겠는데 네놈은 멀쩡해보여서…>

 

이시백은 여전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였고 정경원은 그를 한참 눈박아보다가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야됐어.가봐.>

<쉬십시오.>

 

이시백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방문을 나섰고 정경원은 그가 나가는것을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 쓰러졌다.그리고는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어떻게어떻게 그럴수가 있어그렇게 믿었는데그렇게 존경했는데어떻게 우릴 이렇게 속일수가 있어.왜 그런거지?도대체 왜 그런거야…>

 

정경원은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이튿날 해가 구중천에 떠서야 그는 부시시 잠에서 깨어났다.머리가 빠개지는듯한 느낌에 그는 애써 기억을 더듬다가 갑자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어제 취한김에 이시백에게 한 자신의 행동들이 생각났던것이다.

 

<에이실수했군어쩌면 그 도령한테 그랬냐가뜩이나 힘들겠는데…>

 

정경원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다가 옷매무시를 바로하고 사랑채를 나섰다.이시백을 찾아서 사과를 할 생각이였다.사랑채 옆의 사랑방에 이르러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입을 떼려는 찰나,방안에서 낮게 깐 이시백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게 정말입니까,[조관기행]에 계랑과의 내용이…>

<.두분이 정신적인 지기로만 남았다는 기록이 분명 있습니다.>

<혹시 기록이 삭제되거나 누락된건 아닙니까?>

<허균의 일부 저서가 불타거나 분실되긴 했지만 그 기록은 구전합니다.허균은 모든 기행기록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해서 경박하다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광주기생 산월,나주기생 퇴부,서울기생 낙빈,선래,이밖에도 춘랑,향란,옥일에 이르기까지 몇월 몇일에 누구를 만났고 무슨 얘기를 나눴으며 잠자리에서 있었던 일까지 상세하게 기록되어있습니다.하지만 유독 부안기생 계랑과는…>

<그만…>

 

이시백은 잠깐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책을 구할수 있겠습니까.>

<,허균의 맏사위 이사성에게 허균의 모든 문집이 있다고 합니다.허균이 옥중에서 처형당하기전 맏사위에게 자신의 모든 저서를 보냈을것입니다.소인이 방법을 대어 구해보겠습니다.>

<꼭 비밀히 하십시오.>

<알겠습니다.>

 

사랑방의 문이 삐걱 열리자 정경원은 급히 마루를 에돌아 몸을 숨겼다.무명 도포차림의 한 선비가 주위를 살피며 급히 대문을 나섰고 정경원은 머리를 기웃하다가 문 열린 사랑방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이시백이 서안에 팔을 고이고 이마를 짚고있는게 보였고 정경원은 문밖에서 기웃거리다가 그만 인기척소리를 내고말았다.이시백이 머리를 들었다.

 

<누구냐.>

<저올시다.>

 

정경원이 급히 소리내어 대답했고 이시백은 그를 발견하자 피씩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깨셨습니까.>

<.>

<어제는 주사가 심하시던데요.>

<제가 주량이 없는편이여서…>

 

정경원은 겸연쩍은 표정을 짓다가 이시백이 소리없이 웃기만 하자 그만 점직해서 머리를 숙였다.

 

<송구합니다.>

<아니요.멋있었습니다.>

 

이시백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마루쪽으로 나왔다.그리고는 정경원을 바라보면서 또 한번 싱긋 웃었다.

 

<앞으로는 형이라 불러드릴까요.>

<놀리지 마십시오.도령님…>

 

정경원은 펄쩍 뛰다싶이 하면서 두손을 가로저었다.그런 그의 모습에 이시백은 머리를 숙이고 풋 웃었고 정경원은 민망한 얼굴로 이시백을 바라보다가 스스로도 우스운지 허허 웃어버렸다.둘은 서로 마주보면서 한참 웃고있다가 약속이나 한듯이 갑자기 웃음을 거두었다.이시백이 머리를 돌렸다.

 

<아프지 않냐구요…>

<?>

 

정경원은 무슨 말인지 몰라 어정쩡해 있다가 문득 그것이 자신의 물음이였다는것을 떠올리자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그가 그건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려는 순간,이시백이 멀리 시선을 고정시킨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한번이면 아프겠지만두번,세번이면마비되고 습관되고잊혀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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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 잘 보내셨죠?새해 첫인사치고 너무 늦은듯 합니다만.^^
새로운 한해 새로운 시작으로 새출발을 할겁니다.(백수로부터.)ㅋㅋ
매회 분위기가 괜스레 어두운거 같아서 조금은 밝게 바꿔봤습니다.
즐감하시길 바랄께요.새해에 모이자 모든 분들께 행운이 깃들기를~~~

추천 (5) 선물 (0명)
IP: ♡.5.♡.123
체리향기 (♡.245.♡.101) - 2011/01/08 09:30:57

정경원이 박교수한테 너무 실망을 하여 많이 힘들어하네요.
어쩌면 수연이 말처럼 지은이가 고대사람이 였지 않았나 그 생각이 들기도하고 ㅋㅋ
수연이 어머니가 고대사람이였는데 현대로 와서 지은이를 낳앗고???
ㅠ,ㅠ 상상이 안돼욤. 이시백도 많이 힘들어하는듯하면서 뭔가 알고있는듯한 그런 느낌도 들고 ...담집 기대할게요...
언니두 새해복많이 받으시구요..몸 튼튼 마음 튼튼, 웃음가득 행복만땅~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

바이러스3 (♡.107.♡.178) - 2011/01/08 13:39:53

판도라님 ...나 감기걸렸어요..콜콜... 머리도 때끔거리고..코물도 나오고..힘도 없고..

년말이라 더 힘내야되는데

어제 그러지않아도 오면서 판도라님 글 올라올때 도지않았나싶었어요..

내가 그 심도가 깊다는 말을 baidu에서 찾아서 한참 읽어보았어요...음하하..

판도라님 글을 읽자면 이렇게 사전찾듯이 오묘한 뜻을 새겨가면서 봐야된다니깐요...

지은이의 엄마가 전생에서 지은이를 임신해서 현대로 간거는 아닐가요? 그래서 지인이도 저체온증이고...궁금해서 못살겠어요...수연이가 불쌍해죽겠어요...

바이러스3 (♡.107.♡.178) - 2011/01/08 13:41:00

이시백이 현대로 가면 정교수한테 한방 맞았어./...반말이라니..어험~~~

판도라님 대박나세요....^^

I판도라I (♡.5.♡.123) - 2011/01/08 15:01:28

체리야,한밤중에 올렸더니 니가 일빠했구나.ㅋㅋ이 이야기는 상상불가...나중에 한방에 터뜨려줄께.덕담 고맙고,너도 새해에 모든 일이 잘 풀리길...그리고 언제 좋은 소식도 기대할께.^^

바이러스3님,요즘 감기 장난 아닌데요...저는 일주일 조섭해서야 겨우 나았어요.^^저도 저 글자들 나름 풀이하려고 했지만 머리 아프더라구요.지은이 풀이하게 냅두죠.또 못풀면 말고...^^이시백이 현대 가면 정교수가 더 으시대지 않을까요?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감기 빨리 나아지시길~~~

노벨과개미 (♡.237.♡.109) - 2011/01/08 17:44:10

오늘은 웬지 글이 올랐을것 같아서 ..느낌이 맞았네요 ...이렇게 끝까지 이야기를 올려주시고 감동 ~~...오늘도 감사한 맘으로 잘 읽어보았습니다..나중에 한꺼번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겟어오..보면 볼수록 글의 깊이가 느꺼집니다..그리고 위에 바이러스님처럼 저도 바이두에서 찾아보아야겟네요 ..회사에서 낮에 보았는데 이제야 시간나서 플을 달게 되네요 ...새해에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기를 바랍니다...행복하세요 ^^

I판도라I (♡.5.♡.123) - 2011/01/08 22:23:48

노벨과개미님,오랜만입니다.^^업뎃속도를 빨리하겠다는건 그냥 제 욕심인가 봅니다.100집을 채우려면 이틀에 한편은 써야 하는데 말입니다.ㅋㅋ백수가 되면 시간이 더 많아질까 했는데 밀린 잠을 자느라 정신이 없네요.^^암튼 최대한 달려보도록 하겠습니다.노벨님도 새해에 몸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들 잘 풀리길 바랄께요~~

겨울국화 (♡.19.♡.75) - 2011/01/10 09:55:58

8일날에는 일이 있어서 하루종일 인터넷에 못 올랐네요
그래서 판도라님 글도 못보고 흠............
그 시 딱 첫구절하고 마지막 구절
판도라님 해석해준 덕분에 의미를 알게되고
다른것은 오리무중이라는거 ㅋㅋㅋ
암튼 판도라님 글의 신비함 그리고 깊은
역시적 의미는 알아봐줘야 한다니|까요
마지막 시백의 말도 찡땐이예요 한번이면 아프겠지만
여러번 아프다나면 마비된다 들러서 잘보고 갑니다

I판도라I (♡.5.♡.38) - 2011/01/10 16:18:26

국화선배님,메신저에서도 못뵙고 그리웠어요.ㅋㅋ새해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네요.집에서 놀다보니 밤낮이 완전 뒤바뀌었습니다.천부경 81글자는 지금 누구도 완벽하게 해석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저 역시 다른 사람의 풀이를 따왔을뿐입니다.아픔을 거친 정경원과 이시백,그냥 가만있지는 않을듯 합니다.이젠 슬슬 이들 관계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야죠.선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순조롭길 바랄께요~~~

강니 (♡.214.♡.34) - 2011/01/13 15:54:10

정경원이 박처사한테 심한 배신감을 느꼈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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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천생연분33
2011-01-08
1
1679
I판도라I
2011-01-08
5
685
악마공주
2011-01-07
5
623
첫사랑1
2011-01-07
8
840
첫사랑1
2011-01-07
12
955
악마공주
2011-01-07
5
882
첫사랑1
2011-01-06
19
1670
천생연분33
2011-01-06
5
1768
Shirley현
2011-01-06
5
1112
Shirley현
2011-01-05
5
1187
니나잘하셈
2011-01-05
5
1183
Shirley현
2011-01-05
5
1808
검은장미
2011-01-05
4
886
천생연분33
2011-01-05
5
1536
첫사랑1
2011-01-05
11
1071
천생연분33
2011-01-04
7
1737
첫사랑1
2011-01-03
21
1725
tanglong
2011-01-03
1
883
에덴동산
2011-01-03
9
2405
랑야
2011-01-03
13
3659
니나잘하셈
2011-01-03
8
1563
니나잘하셈
2011-01-03
3
980
첫사랑1
2011-01-02
19
1102
천생연분33
2011-01-01
5
1814
니나내나
2010-12-31
0
699
천생연분33
2010-12-30
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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