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 아저씨에 미쳤나봐 #5

모모김 | 2012.01.19 22:08:05 댓글: 2 조회: 1252 추천: 1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0384

아저씨가 너무 보고 싶어서일까 연속 이틀동안 꿈에 아저씨가 보인다

처음 꿈에는 내가 방문판매원인가 뭔가가 되어 그집 거실에 앉아서 마누라와 얘기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 왔다 나는 아저씨를 쳐다보지 않고 일부러 등을 돌리고 있었다

두번째 꿈에는 내가 그 집에 무슨 경조사가 있어서 손님들 무리에 섞여 들어 갔는데
아저씨 아들이 나 보고 누구시냐고 물어 보려는 찰나 아저씨가 나타나서 제지해 주는 장면이었나

솔직히 아저씨 마눌하고 언니 동생하면서 잘 지내고 싶다
근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아저씨 마누라는 우연치 않게 두어번 먼 발치에서 보기는 했지만
말을 나눠본건 아니고 그냥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정도
아저씨 마누라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꾸미지 않고 다니는 수수한 스타일이었다
아저씨 마누라는 나보다 몇살 위이다

훈이는 약속날을 기억했다가 만나자고 한다
일단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 했다
그래서 만났다
아까 카톡으로 훈이에게 어디로 갈까고 물어 봤는데도 종시 대답을 않더니
만나서도 어디를 가자고 화끈하게 대답을 못한다
근데 이 동네 음식점은 안 된다고 한다
나는 아무거나 괜찮으니 가자고 했다

그날 나이트에서 봤던 훈이는 양복밑에 입는 와이셔츠 차림이었는데
오늘 본 훈이는 패딩점퍼 차림이다
그날하고 다른 분위기
평범한 차림으로 돌아 왔다
약속을 한건 아니지만 나도 패딩점퍼 차림이긴 마찬가지였다
내 점퍼가 훈이보다 훨 두꺼웠다
목도리까지 꽁꽁 여미고 나온 나를 보고 훈이는 얼어 죽지 않겠네 라고 한마디 던진다
이번에야 제대로 본 훈이는 얼굴이 가무스름하고 둥근 편이고
짧게 자른 숱이 꽤 많은 컷은 머리카락이 꼿꼿이 뻗쳐 서 있었다
약간 동네 노는 형들 같은 분위기도 살짜기 비쳤다
뭔가 생일 선물같은거도 기대한건 아닌지 지금에야 되짚어 본다

어디로 갈까를 정하지 못하고 외곽지역으로 가자고 해서 갔는데 장사를 안 하네
겨울되고 한산하니 장사가 안 되어서 변두리쪽 식당들은 일찍 문을 닫는가 본다
훈이 말에 의하면 여기 사람들은 장사를 해도 인맥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아는 사람들이 서로 뭉쳐서 아는 사람 가게에 물건을 팔아 주는 식의 장사방식으로 장사를 하며
정으로 똘똘 뭉친 동네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내가 좋아 하는 그 아저씨도 특별히 인정이 많았다
그리고 아는 사람이 특히 많았다 부르는데도 많았다
거기다 무슨 감투까지 한개 하고 있으면 불리워 나가는데도 많은것 같다
정이 많은 아저씨는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친구 보증을 서줬다가
돈을 날리거나 불이익을 당한적이 한두번이 아닌듯
그런데도 아직도 아저씨는 누가 보증을 서 달라고 하면 서줘야 된다는 논리다
의리하나는 끝내준다
그래서 내가 아저씨를 좋아 하나봐

훈이 말에 의하면 여기 사람들은 의리가 강하고 똘똘 뭉쳐 살기에
한다리 걸치면 다 아는 사람이기에 소문같은게
디게 빠르게 난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은 오늘은 얘기를 안 해도 내일이면 금방 소문이 난다고 한다

훈이와 나는 여길 갈까 저기로 갈까 외곽으로 헤매다가 결국에 삼십분이나 떨어진
근처 도시까지 달렸다
내가 배는 별로 안 고프고 밥은 안 먹어도 되니 치킨집에서 맥주나 먹자고 하니 훈이가 그러자고 한다
훈이는 눈치를 보면서 행하는 그런 약간 조심스러운 남자였고
그에 반해 명이나 아저씨는 비싸것을 골라서 화끈하게 멕이려고 지가 나서서 이끌어 가는 스타일이었다
나는 호기스러운 아저씨와 호기스러운 명이 같은 성격이 더 맘에 든다

치킨집을 찾아 댕기다가 결국엔 닭발로 때웠다
내가 내줬으면 하는 눈치이기도 했다
훈이는 맥주도 못 마신다면서 작은병으로 한병시켜서 둘이서 한참을 먹었네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지만 별로 감흥이 없는 술자리 였다
내 맘은 콩밭에 가 있고 훈이는 어떻게 하면 언제쯤 나랑 연애 할 수 있을까에
뽀인트를 두는 것 같았다
계산을 할 때도 훈이는 갑자르는 스타일이었다
이틀전에 훈이 생일이라고 카톡으로 얘기한바가 있어서
은근히 내가 생색을 내줬으면 하는 눈치인거 같다
나는 모르쇠를 댔고 훈이가 계산했다

운전 때문에 내가 있는 동네에 가서 한잔 더 하자고 했다
그래서 나와 훈이는 다시 차를 타고 동네로 왔다
결국 동네에 가까워 지니 나는 술을 더 먹을 마음이 싹 사라져 버렸다

난 훈이네 동네에 가서 차를 세워 달라고 했다
거기서 내가 남편한테 전화 해서 데리러 오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속셈은 아저씨네 집 밑에 가서 차가 있나 한번 보고 싶었다
아저씨를 못 봐도 차만 봐도 난 안심이 되었다

그런 나를 보고 훈이는 자기 말고 딴놈 만나는거 아니냐고 의심해 왔다
훈이의 사고 방식은 나랑 비슷한 과 였다
그래서 내가 넌 남자인데 생각은 쫌 여성스러운거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훈이가 하는 말이 위로 누이들만 치렁치렁 여섯인 밑에서 커서 그런지
자기가 봐도 쫌 그런면이 있다고 했다

그런 훈이의 사고 방식을  보면서 나는 아저씨를 대하는 나를 보는것 같았다

내가 매번 아저씨를 만날 때마다 딴 여자 만나려고 일찍 가려 하냐
노래방 가서 아가씨랑 놀았냐 어쩌냐라고 물어 보듯이 ,,,
쩍하면 여자한테 연결시키는 내 사고 방식
쩍하면 딴 놈 하고 연결 시키는 훈이 사고 방식이나

이런 나의 사고방식이며 아저씨를 대하는 태도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아저씨를 향한 집착
말하는거 하며
행동하는거 하며
누가 나한테 이런 영향을 주었을까

훈이는 나와 헤어지기 싫다고 하면서 차에서 좀 더 있자고 한다
나는 가야 된다고 남편이 기다린다고 재촉했는데도 막무가내다
한적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훈이는 나와 좀 더 머물고 싶어 한다

내 손을 잡은 훈이의 손이 차갑다
맘도 차가운거 같다
훈이의 얼굴에서 나는 얼핏 마누라의 부재를 느꼈다
그러나 훈이는 자기는 결혼 했으며 딸 둘이라고 얘기한다
마누라는 집에 있으며 늦게까지 안 들어오면 그때서야 전화 한다고 한다
그렇건 말건 그게 내게 중요한게 아니다 훈이가 뭐라고 하든 나한테
별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훈이는 이 자그마한 동네의 상황에 대해서 소상히 꿰뚫고 있었다

아저씨들이 잘 가는 술집은 어디어디며 보통 노래방 가도 아가씨를 불러서 노는게 특성이며
모임이나 뭣 땜시 회식하면 술집이나 노래방으로 마무리를 짓는다고
그런데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노래방이나 술집보다는 고스톱을 많이 하는 추세란다

훈이한테 직업이 뭐냐고 물어 봤더니 끝까지 안 알려준다
말하면서 중간 중간 내가 들은것은 자기는 엔지니어이며
운전이 직업이며 회사를 차리고 직원한명에 경리아가씨 한명
델꼬 있었는데 경기가 안 좋아서 다 정리 시키고 혼자 뛰고 있다는거
그럼 그게 어떤 직업이지? 뭔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쎄콤이냐고 했더니 아니랜다
그럼 뭐지?

아무튼 훈이는 좀 더 같이 있고 싶다면서 차 안에서 땡깡을 부리다가 안되겠는지
결국은 내가 내려달라는 곳에 나를 내려줬다

나는 신랑이 데리러 올거라며 빨리 가라고 훈이를 보냈다

그리고 내가 향한곳은 아저씨네 집 밑이었다
오늘은 웬지 차가 없을꺼 같았다
아니나 다를가 집 밑에는 차가 없었고 꽉 차 있던 주차 위치들도 오늘은 휑하니
비어 있는데가 많았다
내 마음은 또 착잡해 오기 시작했다
훈이가 갈쳐준 그 술집들을 나는 하나씩 찾아 나섰다
그러나 아저씨 차는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고 아저씨한테 전화하고 싶지도 않았다
받지 않을께 뻔하니깐
웬지 우리의 헤어짐이 한치 앞에 다가 온 느낌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온다

비 내리는 밤 하늘을 혼자 배회하며 나는 나한테 물었다
왜 이렇게 하는거지 넌 도체 뭘 바라는 거니
아저씨한테서 넌 뭘 원하는 거니
돌아 오는건 어두운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뿐이었다
나는 머리에 비를 안 맞으려고 점퍼에 붙은 모자를 당겨서 썼다





추천 (1) 선물 (0명)
IP: ♡.85.♡.137
천당의심영 (♡.181.♡.29) - 2012/01/19 22:15:36

제가 처음이네...일집부터 쭉 읽엇습니다....일단 기대를 가지고 먼저 읽겟습니다

좋아함다 (♡.234.♡.96) - 2012/01/20 01:49:19

글은 잘 쓰는데 욕먹을 글 썼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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