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라 쓰고 운명이라 읽는다.1

기억잇기 | 2012.04.02 19:15:40 댓글: 12 조회: 1295 추천: 6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0616

1.

오쯔카레사마~”

~”

밟던 코스대로 첫잔을 쭉~ 원샷했다.

뭔 일이야?”

좋은 일이지.”

시물시물 웃으며 내 얼굴 가까이 뻗어오는 영이 손을 쳐냈다.

입가에 거품이나 닦아라,ㅉㅉ

니네 형 날 만나겠다니?”

기대감에 내 어투는 약간 흥분되였다.

아니~걔 보다 더 적절한 사람 있는데 만나보게?ㅎㅎ

?누구?”

더 적절한 사람이란 말에 내 기분은 점점 업되여갔다.

우리 연애 해볼가?”

~…”

목줄타고 넘어가던 술이 다시 입안을 멤돌며 쓴맛을 냈다.

금방 뭐라 했니?”

좋은 사람 소개한다구.”

아니,그 후에.”

연애 하자구.”

!!!”

?”

김영!”

높아진 목소리에서 당황해하는 나를 알수 있었다.

나를 당황하게 하는 장본인은 변함없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한다.

내 말은 남녀 연애가 아니라 계약연애.

부모님 재촉이 조용해지면 그때 계약종료,니좋구 내좋구 어떼?”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두 아니구,이런 개뿔같은 상황을 생각해낼수 있는 눈앞의

저 늠 머리속을 뛰여 들어가보고 싶다.

!!”

내가 뭐라 쏘아부치기 전에 오른 손 식지를 좌우로 흔들며 말을 이어간다.

니네 집에서 결혼 재촉이 심하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우리 집에서 맞선 소개가 끊어지지 않는다.”

~”

너는 결혼 할수 없는 상황이고 나는 결혼이 싫은 상황.”

이룬~나쁜새키!

겨우 아물어가는 상처에 소금을 치는가말이?

그래서?”

우리 연애하므 문제가 쉽게 풀리지.

너의 집에 우리 집에 인사 갔다오면 모든게 오케이 되지 않을가?

어떼?이거 완전 땡이지?ㅋㅋ

아주 큰 일을 성사라도 시킨듯 확신하며 생글생글 웃는 저 늠 얼굴을 확~페놓고 싶은

충동을 겨우겨우 스쳐보냈다.

술잔을 여러개 비워내며 생각을 굴려보았다.

날로 심해가는 엄마의 한숨소리와 재촉에 얼마전까지 가짜 남친이라도 구해볼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것도 아니고 오죽했으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저 늠한테 남자 소개를

부탁했으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 제안이긴 하지만 어쩜 저 늠 말대로 엄마의 걱정과 재촉을

잠재울수 있을지도 모른다.

조금씩 넘어가고 있는 내 속심이 읽어졌는지 영이는 유혹을 가한다.

솔직히 뗑기지?ㅎㅎ.”

그게…”

내 정도면 너의 집에서두 반대 하지 않을거다.

키면 키,얼굴이면 얼굴,거기다가 성격은 또 얼매 좋니?ㅋㅋ

ㅜㅜ 이런 왕자병 말기라곤,완전 불치다

이래서 니가 여자 없는거다,ㅉㅉ.”

니가 걱정이다.우리 엄마 눈이 엄청 높은데.ㅋㅋ

~그래 계약연애 그거하자.누가 빵구맞나 두고보자!”

영이 자극에 괜히 발끈해서 승낙하구 말았다.

싸인!”

얄꿎은 웃음을 보이며 영이가 내 앞으로 손을 내밀어왔다.

싸인…”

거슬리는 웃음에 왠지 일이 더 꼬일거만 같은 불안감이 느껴져 말을 더듬거리며 손을

내밀었다.

 

뜨르륵~뜨르륵~

요란스레 울리는 폰을 꾹 누르고 다시 잠을 청했다.

뜨르륵~뜨르륵~

눈을 부치기 바쁘게 폰이 또 울린다.

알람이 아닌 전화가 들어왔다.

화면에 뜬 발신자를 확인하자 저주부터 나온다.

이룬~죽일것!

아침부터 왜?”

ㅉㅉ,늦잠 자니까 몸이 퍼지지?”

몸이 퍼지든 말든 너랑 상관이냐?”

당연 상관이지,우리 애인이잖아.ㅋㅋ

놀구 있어라~애인 좋아하고 있네.”

연애계약서 메일로 넣었으니까 확인해라.

글구 꿀물 타 마셔라,속이 풀릴게다.”

~

통화가 끊어진 폰을 던지고 이불속에 쑥~들어갔지만 다시 잠들지 못한다.

목이 컬컬한것 보다 계약서 내용이 궁금해 잠이 오지 않는다.

메일함 제일 위에 <연애계약서>라고 거창한 제목이 떴다.

본계약은 김영과 천연하 자원을 기초로 한다.

계약 조항은 다음과 같다.

1.201141일부터 계약연애를 시작하며 계약기한은 1년으로 정한다.

2.연인으로서 갖춰야 할 예의과 책임을 지킨다.

3.사생활에 대한 간섭과 침해는 삼가한다.

4.그 어떤 이유도 계약을 파할수 없다.

5.말투는 <>체를 쓴다.

계약자:김영

계약자:천연하

201141

1.2.3.4 기분좋게 내려오다 5조항이 거슬렸다.

처음 만났을때 존대를 해주던것이 언제 부턴가 반말로 바뀌였다.

남자가 생겼다고 알렸을때 존대를 써주던것이 혼자가 된 그때부터 다시 반말을 질질

갈렸다.

영이는 2살 어린 친구같은 동생이다.

여자로 착각할수 있는 이름탓인지 덕인지 사사로운 비밀마저 웃으며 얘기할수 있는

서로에게 같은 성별친구 존재로 지내왔다.

~그래 너 늠이니까 귀엽게 봐준다.

지진 후유증땜인지 이성을 어디에 잠시 잃어버렸는지 영이의 유치한 자작극에 나는

동참하고 말도 안되는 우리의 계약연애는 이렇게 시작되였다.

 

4 1일 전과 다름없이 폰메일 주고받으며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며 한주일 보냈다.

금요일은 이유없이 해피한 하루고 저녘이 기다려지는 하루다.

한주 쌓인 스트레스를 술로 풀고 참았던 목청도 틔울수 있는것이 좋은거다.

영이는 잔업땜에 2차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선우랑 둘이 먼저 한잔 시작했다.

결혼준비는 다 되구?”

~간단한걸루 다 맞추고 왔다.

니까지 날 배신하는구나.ㅋㅋ

~니가 배신할땐 언제구.”

나쁜 뇬~딱 소금을 쳐야 지맛이니?”

영이랑 연애한다메?ㅋㅋ

~벌써 불었던?ㅜㅜ

니네 이러다 불 붙는거 아니야?”

!그게 말이 되나?”

ㅎㅎ 하긴 말이 안되지.”

아우~골 때린다.그 늠 도발에 넘어갔는데 왠지 도움은 커녕 더 꼬일거만 같다.”

그러게다.몇살인데 이런 장난을 하니?ㅉㅉ.”

그럼 어떻해?모든걸 확 터놓을수도 없구.”

최진은 아직두 연락없구?”

…”

언제까지 기다릴거니?”

“……”

오지도 않을 사람 기다리는 너두 참 바보다.”

,나 바보다.ㅎㅎ

 

시간이 강한것인지?기억이 나약한것인지?

처음이 아닌 두번째라서?

이젠 최진을 떠올리면 가슴은 찡해나며 여전히 반응을 보이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나에게 두번이나 같은 이별을 안기고 떠난 사람이다.

6년을 함께 한뒤의 처음 이별에 나는 사랑을 잃었고 배신을 얻었다.

3년을 다시 이어온 뒤의 두번째 이별에 나는 마음을 잃었고 분노를 얻었다.

이별을 택하는거 이해할수 있지만 말없이 하는 이별은 혼자서 해야 하는 이별은 이해할수

없다.기다림을 포기 할수 없다.

모습을 감추고 사라지면 이별인가?

마주하지 않고 보이지 않으면 헤여짐인가?

왜서 떠나는지?왜서 버림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밝히는게 이별의 마지막 예의가 아니였던가?

샤워실에 남겨진 면도기를 버리지 못하고 번쩍번쩍 거리는 문어구 전등을 바꾸지 않고 

침대옆 벽지에 뚫린 주먹자리를 메우지 못한채 여기 이 곳을 지키고 있는 나는 아마

그 이유를 기다리고 있는거 같다.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방을 잡고 주문을 마치자 영이가 찾아왔다.

연하야,얼매 마셔?”

누나한테 연하가 뭐야?”

우리 애인이잖아,벌써 잊었니?”

~그건 그거구 지금은 지금이지.”

내 말은 무시하고 선우에게 잔을 넘기며 건배를 청해온다.

~”

잔을 비워내고 나는 마이크를 잡았다.

<혼자가 아닌 나>

노래 제목과 함께 선율이 울려퍼졌다.

선우랑 영이는 약속이나 한듯이 두 손으로 귀를 꾹 막고 나를 흘겨본다.

이유는 간단하다,내가 음치였다.

노래가 아니라 소음에 가까운 웨침이라고 한다.

최진 앞에서도 노래 불러본적 없는 나지만 이 두사람 앞에서 만은 내 가면을 벗어 목청껏

소리 낼수 있었다.

고험같은 잔인한 웨침 시간이 몇분간 이어지고 멈추었다.

담곡은 내 꺼다.ㅋㅋ

선우가 이내 내 손에서  마이크를 앗아갔다.

얼마전 마이크를 놓지 않았던 기억이 두려웠나 본다.-_-

“27일 표로 예약했다,휴가 낼수 있지?”

아니,없다.니 먼저 들가라.”

인사하러 가는데 같이 가야지.”

대충대충 하므 되지,뭐이 그리 복잡하니?”

“2조항,계약동안 예의과 책임을 다한다.잊은건 아니지?”

같이 가기만 하면 되나?다른건 어쩔건데?”

이제부터 준비해야겠지?ㅎㅎ

말을 마치며 영이가 팔을 벌려 내 어깨위로 걸쳐온다.

이거 머하는 짓이야?”

이것두 연습이지.ㅋㅋ

니네 지금 내 앞에서 연애하니?”

무슨 그리 험한 말을 하니?”

내 보다 먼저 선우를 향해 반박하는 영이를 째려보며 대꾸했다.

~내 마음이 그말이다.”

……

두 시간 소리를 지르고 몸을 흔들었더니 맥이 빠진다.

막차를 향해 달려가는 선우를 바래고 우리는 집 방향으로 걸었다.

선우가 매번 혼자만 전철 탄다고 투덜거리지만 정작 딴곳으로 장소 잡으면 싫다고 한다.

 

여기서 집까지 걸어 15분 거리,영이 집은 우리 집에서 걸어 5분 거리.

여느때와 같이 침묵이 흐른다.

조용한 거리에 비춰진 익숙한 그림자를 따라 말없이 걷기만 한다.

 

어렴풋해 가는 기억을 잡고 놓지 못하는 나,

희미한 기억을 더듬거리며 나오지 않는 너,

우리 계약은 어떻게 씌여질가?

추천 (6)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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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g (♡.91.♡.171) - 2012/04/02 20:27:49

기억님..
기억님 글인줄모르구 스쳐갈뻔했슴다..

계약연애라..그것도 2살어린남자랑...
여주는 왜 결혼할수없는 상황임까?
무척 궁금함다...
그이유가 헤여진남자 최진이라는 사람때문에?
오늘은 1회라 간단히 리플남기고감다 ㅋㅋ
담회기다림다^^

쏘코쏘코 (♡.168.♡.99) - 2012/04/02 21:24:23

ㅋㅋ 자작글에 또 하나 좋은글 발견해서 좋네요

앞으로의 내용이 더욱 기대가 됨다 잘보구 감다

추천은 필수~~ㅋㅋ ^^

황금단 (♡.251.♡.90) - 2012/04/02 22:29:58

기억님 안녕하세요.
연하남이랑 계약연애인가요? 영이라고 이름이 ㅠㅠ여주랑 남주 헷갈렷네요 ㅡㅡ:;
담글 기대할게요.잼있게 잘 보구갑니다.

돌쇠와마님 (♡.166.♡.12) - 2012/04/03 08:46:08

기억잇기님: 갠적을로 운명이란 두글자 별루인데 사랑만큼은 운명이 잇을수 잇겟구나 여기는 사람임다.
두 사람이 어떤 운명적인 사랑을 할지 기대함다.
근데 그 사랑 내가 널 버린다 후편은 ? 언제 올림까? 결과를 고대 기다림다.
담집 지켜보겟음다. 추천 ㅋㅋ

기억잇기 (♡.213.♡.174) - 2012/04/03 09:01:08

돌쇠와마님 님

이번 글에두 들려 주셔서 감사함다.ㅎㅎ
제목에 또 운명을 넣게되서 망설였슴다.ㅜㅜ
여주가 앞으로
널 만날려고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말에…
그럼 다음 내용두 지켜봐주쇼에.ㅎㅎ

사랑 내가 널 버린다.
후편을 어디에서 끊어야할지 판단이 되지 않아서
미루고 있슴다.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형임다.ㅜㅜ
조금 더 지켜보려구 함다.
기다려주셔서 넘 기쁨다.ㅎㅎ
그럼 좋은 명절 보내쇼.

기억잇기 (♡.213.♡.174) - 2012/04/03 08:48:41

Ging 님

님글에서도 여기서도
이렇게 자주 만날수 있어 좋슴다.ㅎㅎ

이번 글은 결혼할수 없는 여자와
결혼이 싫은 남자의 변화를 적는 내용이 될거 같슴다.
궁금증을 이제 하나하나 풀어나가겟슴다.
첫자리 찍어주셔서 감사함다.ㅎㅎ
명절 잘 보내쇼.

기억잇기 (♡.213.♡.174) - 2012/04/03 08:50:53

쏘코쏘코 님

저의 글에 들려주셔서 감사함다.
다음 내용두 지켜봐주쇼~ㅎㅎ
좋은 명절이 되쇼.

기억잇기 (♡.213.♡.174) - 2012/04/03 08:55:15

황금단 님

닉네임 틀렸다면 죄송합니다.
잘 보이지 않아서요…

연하남과의 계약연애,계약이 어떻게 씌여질지
같이 기다려봐요.ㅎㅎ
남주 이름이 영이라서 여자로 착각하기 쉬운거 같아요.
재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명절 보내세요.

핑크프라워 (♡.167.♡.2) - 2012/04/03 10:38:38

기억잇기님 안녕하세요
전번글도 많이 기다렸는데 오늘 새로운 글에서 만나게 되네요
이번편은 어쩐지 계약이 잘 씌여질거 같아요
첫사랑에게 배신당하고 사랑을 현재할수 없는 여주에게
아직 결혼자체가 싫은 남주가 사랑을 다시 심어주지 않을가요
ㅎㅎ 아직 첫회인데 판단이 너무 앞서가는지 모르겠네요
잘보고 갑니다.담편도 기대합니다

기억잇기 (♡.12.♡.109) - 2012/04/03 17:57:17

핑크프라워 님
이번 글에서 또 만나게 되여 기쁩니다.
전에 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ㅜㅜ
결혼할수 없는 여자와 결혼이 싫은 남자,
두사람 계약은 어떻게 씌여질가?
앞으로 내용도 지켜봐주세요.ㅎㅎ
전에 글보다는 밝은 내용이 될거 같습니다.
그럼 좋은 명절 보내시고 담편에서 또 만나요.
늘 추천 감사합니다.

미쓰엔젤 (♡.19.♡.103) - 2012/04/03 10:38:43

1회만 읽어도,,,
내용하고 제목이 참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에,,
추천하고,, 다음집 기다리겠습니다,,,

기억잇기 (♡.12.♡.109) - 2012/04/03 17:59:41

미쓰엔젤 님
처음 봅니다.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제목이 길어서 싫었는데 좋은 얘기 해주셔서 다행입니다.
좋은 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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