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험 일화(어머니 작품)

우미공주 | 2012.09.20 11:19:26 댓글: 7 조회: 1163 추천: 3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1070
우선 이 글은 제가 쓴 글이 아니고 저의 어머님이 쓰신 글입니다.
젋었을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하셨던 어머니는 현실 생활땜에 글쓰기를 접고 장사를 몇십년간 해오시며
저를 대학공부시키고 시집 보내고 하셧습니다.
이제 좀 한시름이 놓이시는지 글쓰기를 다시 시도한것 같애요.
아래 글은 저의 어머니가 첨으로 인터넷에 오픈한 글입니다.
조글로 라는 사이트에 나와 있는걸 여기에 퍼왔습니다.
재밌지 않더래도 열씨미 봐주시고 많은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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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대학입학시험이 다가오면 희망과 랑만으로 벅차올랐던 지난 30년전으로 되돌아가는것 같다.
1979년 대학입시가 한창 고조를 일으킬 때 나는 “미대”에 대한 찬란한 희망과 무지개같은 아름다운 념원을 안고 스무살 청춘의 패기로 대학시험에 도전했다.
그러나 류수와 같은 무정세월속에 대학시험을 보던때가 어제같았는데 어느덧 3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면서 인생의 지천명에 등록했다.
야들야들하고 아련한 20대의 처녀가 물이 간 50대의 아줌마로 변한 오늘 대학입시 시험장에서 답안을 쓰지 못해 랭가슴 잡아뜯으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던 나머지 울음보를 터뜨려 시험관선생님을 감동시켰던 잊지 못할 추억이 오늘도 나를 울리고 있다.
 

선생님, 시험장에 앉은 지금의 마음을 무엇으로 표현할수가 있겠습니까?
저의 인생에 대학시험이란 있을수 없는 신기루와 같았는데 오늘은 대학입시생으로 수년간 바라던 꿈의 희망이 싹이 텄습니다.
저는 그 꿈을 위하여 먼지가 두텁게 쌓인 책들을 찾아 다시 펼쳐들었고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하여 필생의 정력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렇게 밤낮없이 책속에 파묻혀 나만의 공부에 열중할 때 앞집에 사는 녀인이 나한테 얄미운 푸념만을 늘여놓았습니다.
“애도 쓰지 말아라! 네가 무슨 배운것이 있다고 어벌통이 크게 아무곳에나 다 접어드니? 녀자란 직업이 있으면 다 된것이지 스무살이 다 된 처녀가 공부를 하여 하늘의 별이라도 딸줄아냐? 네가 대학에 가는 날엔…”
그 녀인의 차가운 랭대와 기시, 조소는 마치도 얼음장처럼 저의 뜨거운 가슴을 식혀버렸습니다.
아, 세상이 얼마나 원통하고 또 무심한것인지 저는 땅을 치며 통곡했답니다.
그래 이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정말 그렇게도 없단말인가?!
저는 돌아서는 앞집녀인의 너부죽한 뒤잔등을 바라보며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내가 무엇때문에 배우지 못했는가?
내가 왜서 대학입시자격증을 받고 시험준비에 몰두하면서 이런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하지만 저는 그 녀인을, 그리고 나자신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것은 바로 력사의 죄인인 “4인방”에 돌려야 하기 때문이죠!
이땅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겪은 비운의 운명은 오로지 력사의 씻을수 없는 죄악으로 다스릴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와같은 악렬한 조건하에서도 이를 악물고 시험준비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4인방”의 파괴와 교란으로 학창시절에 배우지 못한 탓에 시험문제답안을 쓰자니 눈앞에서 아물거리는 아지랑이만 저의 비여가는 머리속을 하나의 바위로 굳혀갔습니다.
아, 나는 어찌하면 좋을가요?
하느님이시여!
대학입학시험으로 향한 지름길이 따로 없는가요?
대학문이 열릴길이 있다면 내 전신을 불태워서 바치고 무릎이라도 꿇겠습니다.
저의 생에 한번밖에 없는 숨막히고 잔인한 대학시험은 이렇게 처참하게 끝나갑니다.
저는 대학입학자격증을 가슴에 붙안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습니다.
문과 제7시험장 학생번호 623322호…

 
희망과 신심으로 불타던 7월도 어느덧 서서히 뜨거운 열기와 함께 무르익어간다.
나는 또다시 깊은 사색의 바다에서 잊지 못할 추억의 3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30년의 세월과 더불어 쌓인 젊은 날의 원한이 7월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 내 메말라가는 가슴을 아픈 추억으로 불태운다.
오늘은 한줄기 자그마한 희망으로 내 마음을 지지누르던 대학입학시험장의 일화를 작가지망생이라는 아름다운 념원으로 무르익혀본다.
비록 석양의 색바랜 노을과도 같은 인생에 꿈꾸는 야멸찬 념원이지만 30년이 흐른 오늘도 대학입시장에 들어서서 필을 들던 그 순간적인 마음으로 작가라는 이 문학의 터전우에 한송이 아름다운 시를 적는것이다.
아니, 내 인생을 곱게 펼쳐본다.
이제 내 생에 아니, 래세에 다시 태여나더라도 그때에는 꼭 대학생으로 내 인생을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이다.

 
추천 (3) 선물 (0명)
IP: ♡.122.♡.170
피리터 (♡.85.♡.222) - 2012/09/20 15:24:44

인생은 한편의 극이라고 했던가요?
어떤 씨나리오에 어떻게 맞춰진행이 되는건지?
그럼 감독은 누가 하는걸가요?
님 어머님은 그 시대에 대학시험장까지 가보았지만
저는 학년 1등 성적으로 본과대 입학통지서까지 받고도
대학못갔습니다. ㅋㅋ~
세상이 살다보면 참 재밌는 일입니다.
아쉬움이 남아있는듯 한데 지금 시간이 되고 경제조건이
따라준다면 지금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50아니라 60나이 때도
대학 시험 다시 볼수 있습니다.
한번뿐인 삶이라 ~~아쉬움을 남기고 가기엔 좀 ....

yushi (♡.128.♡.184) - 2012/09/21 07:44:59

지금까지 살면서 그때일을 영원히 잊을수 없는 일인인 사람이 있습니다.그해 겨울의 그 나날 .부푼가슴을 안고 시험에 참가 하여 성적에 합격하였지만 부친이 소위 력사 반혁명분자로 몰리면서 정치 심사에 걸려 대학의 꿈은 물거품으로 되고 말았슴니다.후에 부친이 명예를 회복하였지만 시간은 되찾을수 없었습니다.

보물지도 (♡.2.♡.49) - 2012/09/21 10:33:38

어머님 글 솜씨 대단하십니다..
환갑 나이에 외국어 배우는 사람들도 전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어머님이 글에 소질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예전에 시대를 잘못 만났다면, 지금이라도 못다 이룬꿈 한편 펼쳐보심은 어떨까요..
잡지에 실리면 더 좋고, 아니면 여기 자작글란에서라도 하고 싶은거 원없이 해볼수 있잖아요..

우미공주 (♡.122.♡.170) - 2012/09/21 17:19:11

피리터님: 님도 대학시험 관련해서 아픈 추억이 있네요... 님 말대로 아쉬움 남기기엔 너무짧은 인생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아야죠..

우미공주 (♡.122.♡.170) - 2012/09/21 17:20:11

yushi님: 님 사연 보면 저희 어머님이랑 비슷한 나이신거 같네요.

우미공주 (♡.122.♡.170) - 2012/09/21 17:21:22

보물지도님: 과찬 감사합니다.저도 이제야 저희 어머니가 이런 소질이 있는줄 알고 놀라웟습니다.
그래서 님 말씀대로 어머님이 아직 피씨 다루는게 서툴러서 작품이 나오는 족족 여기에 와서 이렇게 올릴려구요.

wdb4019 (♡.203.♡.14) - 2012/09/24 08:24:12

우미공주어머님 글 잘쓰시네요.
원한스러웠던 그 시절 기실은 어머님만이 아닌 한세대에 걸친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꿈이 무참히 짓밟히였죠. 공부는 고사하고 무시무시하게 살벌했던 그시절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고 아파납니다. 그래도 괜찮네요. 어머니가 이루지 못한 꿈을 따님이 그 꿈을 이루어냈다니 참으로 행운이라겠습니다. 지난날을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세요. 지금도 늦지 않습니다.
좋은 글 기대합니다.
힘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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