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가오는 소리1

하늘고기 | 2012.09.21 12:21:17 댓글: 2 조회: 1352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1074

 

내가 제일 잘 나가

Bam Ratatata Tatatatata

Oh my god

 

누가 봐도 내가 좀 죽여주잖아

둘째가라면 이 몸이 서럽잖아

넌 뒤를 따라오지만 난 앞만 보고 질주해

네가 앉은 테이블 위를 뛰어다녀 I don’t care

 

                        -------------2NE1 “내가 제일 잘 나가노래 중

 

 

나도 내가 제일 잘 난줄 알았다.

그게 뭐 진짜 인물 잘 나고 글래머하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다.

 

워낙 주위에 신경쓰지 않고 사는 성격때문에

나는 일을 할때는 미친듯이

놀때에도 미친듯이

심지어 잠을 잘때에도 미친듯이 24시간을 꼬박 잘 수가 있는..

뭐든지 지멋대로인 사람이다.

 

내 나이 28살 되도록 말이다.

물론 나는 자유로운 싱글이다. 5년차뭐 씁쓸한 얘기기는 하지만..

 

하지만

 

그날 아침, 눈을 뜨는 순간..

내 그 미친 잘났음이 순식간에 와르르르 무너지는 소리까지 나는 분명 들었다.

 

!!!너 뭐야!!!” 그렇게 소리쳐주고 싶지만쉬잇~

차마 소리도 못치겠다.

? 왜냐구?

어제 저녁일이 새록새록 살아났기 때문이다.

옆에서 잠자는 남자를 남겨두고 나는 소리없이 사우나 룸을 빠져나와

번개에 콩 볶아먹는 속도로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나와보니 아침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서 눈쌀이 찌프려 진다

 

어제 저녁

빌어먹을 어제 저녁..

~ 예전에는 술만 먹으면 필림 끊기더만

이번에는 왜 잊었으면 참 좋을 기억들이 그렇게도 새록새록 떠오르는지..

 

금요일 저녁

 

매주 그맘때면 맨날 만나는 칭구들과 맥주로 가볍게 시작을 하고 있다.

..니 또 일주일 내내 야근했니?” 범이가 그런다

..그렇지 머..;;;

보면 몰라 묻니? 얘 다크써클 장난 아니다

웬쑤년뭐가 속상하면 꼭 뭐를 꼬집는 숙이그래 니는 좋겠다.. 야근 없어서..

 

근데 말이야..술이 어째 좀 싱겁지 않니?”

그래서 어찌라구?”

좀 말아묵자…” ㅋㅋ 앗싸

누가 제안을 했는지는 중요하지조차 않다.

그러고부터 우리가 소맥으로 므흣해 질 무렵

숙이가 그런다

그 홍초 있자나..그거 소주에 타니까.. 마시기가 좋더라..걍 쥬스같어..”

 

그래서 결국에 소맥에 홍초까지 함께 말았다..

~하게..

물론 번마다 나오는 레파토리지만 나는 번마다 즐겁다.

역시 술은 말아야 제맛이란 말이지 ㅋㅋ

 

12시가 넘어가기 시작하자..다들 픽픽..쓰러진다.

 

숙이는 원래 절대 술을 취하게 먹는 애가 아니라..혼자 정신이 올똘하다.

꼴사나운 년..

 

한잔 더 하자는 나를 뒤로 하고 다들 집구석에 기여들어가는 꼬라지 하고는..

그래 니네들 잘 났다..다 애인 있어 좋겠다.....

 

외로운 금요일 밤알따름한 내 정신줄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이런 밤에는

 

당연히 나이트지!!!

 

입구에 들어서자 가슴을 쿵쿵 울려대는 이 신나는 뮤~~ㅋㅋ

오늘은 또 어떤 잘생긴 오빠야들이 있을런가? ㅋㅋ

아니 머..잘 빠진 동생야들도 좋고..

 

항상 찾는 자리..바로 스피커 옆 두번째 테이블..

근데..오늘은 그 자리에 누군가들이 이미 앉아 있네.

스피커 땜에 웬만해서는 이 시간대에는 빈자리였었는데

 

웨이터가 옆 테이블도 괜찮다면서 그리로 안내하길래 걍 앉았다.

그러면서 옆자리 흘끔흘끔..

보아하니 남자끼리만 왔나보다..

근데 오늘 물이 별로임.

쫘악한고패 스캔 끝

 

술이 한모금 더 들어가자..웬지..씁쓸해온다..

이제는 하도 혼자 다녀서 습관해질 만도 한데

외로운 금요일 밤에..

내가 고작..혼자 나이트나 기웃거린다는게 씁슬하기보다는

나를 버리고 지 애인 껴안고 있을 애들을 생각하니..그게 배 아프다.

뭐 외롭다는거는 마찬가지지만

이렇게..므흣해져 있는 외로운 금요일 밤에는 뭐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뭐 그런 묘한 기분도 싫지는 않다만....;;;

 

엄청 말아먹은데다가 오면서 찬바람 맞아 그런가..술 한잔에몸이 무거울라 한다.

 

에잇

혼자서는 스테이지로 잘 나가지 않지만..

오늘은 웬지 흔들고 싶다.

미친듯이..아주 미친듯이 말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나이트 갈때부터 마치 사고 칠려고 작정이라도 한 년처럼

왜 괜시리 혼자 므흣해서 그랬을가? 넘 오래 혼자였었나?!

 

신나는 음악에 맞춰..좌우로..흔들고..웨이브 한번 꺽고..앗싸 또 좌우로 흔들고..

 

좀 격하게 흔들었나 보다.. 옆에 누군가와 부딛쳣다..

머리를 살짝 숙여보이고는 나는 역시 무아지경..

 

또 부딛친다.. 피했다..흔드는데..또 부딛친다. 마구 노골적으로..

내가 아무리 취했거늘 이건 좀 아니자나

 

승질같아서는 확 머라하고픈데 혼자온게 쫄려서 조용히 테이블로 빠졌다.

 

기분이 영 아니올시다..

오늘은 안 되는 날인가 보다. 므흣하기는 덴장~ 가야긋다.

누나

나갈려는데 웨이터가 잡는다.

누가 부킹한잰 단다.

어머~ 이동네 부킹문화가 별로 없는걸로 아는데..누가?

혼잡한 내부에서 웨이터가 손가락질 하는 곳을 겨우 어렴풋이 가려서 보니

웬걸..

내 안고픈 자리에 앉았던 남자들이다.

그것도 무더기로 6명쯤..

이게 미쳣나..내 혼자 델고 어딜 6명한테 부킹하나?

 누나..다 아니고..저기 옆에.. 하얀 와이셔츠 입은 남자 있자나…”

어디?”

어두워서 생긴거는 잘 보이지 않는다. ..;;;

저기..있자나..단골이란 말이야..누나두 가다오다 봤을텐데?”

이게내가 여기서 사니~ ..;;;

 

하지만..

나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리고 웨이터한테 내 자리로 데려오라고 했다.

ㅋㅋ;;

 

남자가 맥주 두병과 잔 두개를 들고 옆자리를 타고 앉는다.

가까이에서 보니 딱 봐도 어려보이는

오늘 내가 웬 떡이냐  +_+;;

 

또 보네

말이 짧다. ? 그게 아니고..조선족이네??

~~~내가 오늘 정말 제대로 횡재하나 보다..

이런 곳에서 그것도 조선족이라니..게다가 어려보이기까지 하다니..므하하하하>>>>

 

언제 본적 있다고 또?”  댔고  몇살?”

“25”                                                      .

28이거든..”

그래서?”

걍 마여라

 

이곳에서 굳이 나이를 따지고 드는 나도 우습다.

고향이 연변이지?”

자주 봤는데..거의 매주마다 오던데?”

어머~~이 남자 좀 봐날 예의주시했다는 말인가? 흠냐냐..

 

그러는 너도 자주 오나보지?”

너처럼은 자주 아니야

 

너무 소란스러운 장소라아주 목청을 뽑아서 얘기를 해도 잘 전달이 되지 않는다.

남자가 내 옆으로 자리를 바꾼다.

 

나 이세명, ?” 소리치며 대화하다 말고 남자가 내 귀가에 가까이 대고 말한다.

웬지..간질간질..

..김연얼굴을 돌려 크게 말하려다보니 남자 얼굴이 너무 가까이에 와 있는게 아닌가..

가까이에서 보니 꽤나 잘 생긴 얼굴이다. 하야말끔하고.. 이목구비가 또렷한게 여자 꽤나 홀리게 생겼다.

 

스테이지 나갈래?”

난 별루..사람 넘 많어남자는 춤을 잘 추지 못하나 보다....;;;

그럼 걍 마이던 술이나 해..”

 

스테이지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

겨우 비집고 들어가니 흐느적거릴 공간마저 부족하다..

 

스적스적 스탭이나 밟을 수밖에..

그런 내 옆으로 조그마한 공간을 틔이며 이세명이 다가왔다.

 

너 싫다메?”

남자가 고개를 숙여서 내 얼굴쪽으로 다가왔고 나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서야 겨우 의사전달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남자의 손이 올려졌고 두 얼굴이 가까이 붙었다.

웬지 후끈후끈

 

좀 늦은 곡으로 바뀌자 나는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고..

옆자리 세명이네 친구들은 다 나갔는지 테이블이 비워져 있다.

 

..니 칭구들 너 버리고 다 갔나바..ㅋㅋ

그랬나 보네..”

야야..그러다가 내가 널 잡아먹기라도 하믄 어쩔려고 프하하

그래줄거야?”

내 귓가에 대고 세명이가 그래줄거야..하고 물어오는 바람에..

나는 흠칫했다.

 

장난인데..

놀라는 내 자신이 우스워..마구마구 웃어대자..세명이가 나한테서 멀어져 앉는다

 

ㅎㅎ

어느새 술 한병도 다 마이고..

세명이가 시킨 맥주도 10개 다 마이고..

 

오늘 술이 좀 과하게 들어왔나 보다..

슬슬 취기가 펴지가 시작한다..

 

나 간다..”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최대한 흐트러지지 않게 직선을 생각하며 걸었다.

웨이터를 찾아 계산할려고 하니.. 이미 했단다..세명이가. ..

 

어린애한테서 술까지 얻어먹고....

취하긴 했구나.

 

돌아보기 주춤했지만..뒤를 돌아보며 고맙다고 땡규~할려고 했더니

세명이도 주섬주섬 일어나서 나오고 있었다.

 

가게?”

그럼 혼자 놀게?” “데려다 줄게, 어디야?”

댔다..그냥 찜질방 갈라고..너무 흔들었더만 찝찝하다.”

 

물론 찝찝한것도 있지만 나는 주말에는 웬간해서는 아침에 집에 들어간다.

실컷 놀고 찜질방 가서 실컷 땀 빼고..조금 자네하다가..

아침이 밝아오면 그때에 집으로 기어들어가 온하루 자는게 내 주말일상이다.

 

그래? 그럼 같이 가자.”

???”

어차피 나 집 가도 문 따줄 사람 없어..애들 다 잘거야 아마

 

별 생각없이 같이 사우나에 갔다.

물론뒤에 상황을 봤을때 므흣한 상상? 혹은 기대쯤은 했을지도 모른다..

 

대충 씻고 홀에 누웠는데

열쇠를 발목에 차고 절렁거리며 세명이가 걸어오더니

여기서 어케 자냐고 위에서 빠곰히 내려다 보며 묻는다..

 

물론 내가 미친 짓 많이 하고 다니는 줄은 나도 안다.

물론 이왕이면 잘 생긴 남자가 좋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룸에 따라 들어간 건

술 깨고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미친 상 또라이 짓이다.

 

룸에 들어서기 바쁘게..

남자가 찐하디 찐한 딥키스를 해왔고

나는 마치 한오백년을 굶기라도 한듯이 거기에 더 진한 딥키스로 답을 했던게

마치 야동을 보는 것처럼 생동하게 기억이 난다.

화아미쳐블것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집에 와서 샤워하면서도

나는 도저히 거울조차 들여다 볼 수가 없었다.

 

어휴..어휴미쳐도 내가 단단히 미쳤지..

굶어서 갈비벼가 후치질 한다 해도 어케 생판 모르는 남자, 그것도 연하랑 원나잇?!

내가 이게 미쳤다 미쳤다 했더만 드디어 진짜로 미쳐가나보다..

 

누웠지만 잠도 오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안 되는 일엔 포기도 나름 빠르다.

 

일단 벌어진 일..

핸드폰 번호는 남기지 않았으니..다시 보지만 않는다면..

혹시 없었던 일처럼 지나칠 확율도 상당히 큰편이다.

 

내가 일하는데를 알려줬던가? 물론 노~

이름은 알려줬는데 이름 하나로 찾는다는건 부족하지..

혼자 갔으니까 다른 아는 사람을 통해서 알아내는 것도 신통치는 않을거고..

 

..

 

그럼 걍 나만 입 쓰윽 닦고나면 끝인가? 그런건가?

 

가만..가만..

 

근데 내가 무슨 상상을 하는거니? 지금!

왜 걔가 꼭 너를 찾는다고 생각하니?

~

상대에게 너도 원나잇 상대뿐일 수도 있자나! ~

 

김연! 가지가지 해라.

 

남자에게 내가 원나잇 상대라는게 살짝 기분이 음침해지긴 했지만..

덮어두기로 했다.

 

나만 원나잇으로 생각하고 상대는 그러지 말라고 하는건 좀 억지이지 않는가.

 

추천 (2) 선물 (0명)
IP: ♡.122.♡.42
quatsch (♡.203.♡.177) - 2012/09/21 14:30:18

꾸밈없이 가식없이 리얼하게 그려내는 글이 너무 좋네요...
착한척 얌전한척 내숭덩어리보다는 이런 털털한 글이 딱 내 취향인데 ^^
담회 기대합니다.

사라의하늘 (♡.226.♡.209) - 2012/09/25 09:19:12

잼슴다,,.,

추천~다음회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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