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스쳐지나듯 가벼운 키스가 나한테는 충격적일만큼 깊은 여운을 남겼고,
꾸밈없는 그 사람의 소탈한 모습과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내내 머릿속을 떠날줄 몰랐다.
쓰나미사건이후로, 나는 기계적으로만 움직이고 있던 나의 차가운 심장을 뜨겁게 해줄
그 한사람 같은거 아예 없을줄 알았고, 한치의 기대조차 한적이 없었다.
그 사람은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내 말이 무척이나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돌아가자바람으로 자신의 신분증을 스캔한 파일을 보내왔다.
파일내용을 확인하고서 조금은 황당했지만, 그 사람의 진심이 느껴진 순간이었고,
그런 엉뚱한 구석이 또 다른 매력으로 나한테 다가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일이 끝나고, 귀가한 후엔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꼭 멧세지를 남기거나
전화를 했다. 일 성격상 모임이 많았지만, 술을 마셔도 거의 티가 나지 않았고,
조곤조곤 얘기를 하지만, 필요이상의 말은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날도 자정이 거의 다가오는 시각에 난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당신이 너무 보고싶어서 전화했어.
날 이런 느낌 들게 해준 당신이 정말 고맙다.
우리 지금 만나면 안될까?
남자의 향기만 풍기던 그 사람이 가끔은 이렇게 애들처럼 투정을 부리기도 했고,
난 또 한참을 달래야만 했다.
만약, 설레임 하나만으로 남여사이의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된다면,
인생은 참 살아볼만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사랑은 두 사람의 감성코드가 잘 맞아야만 가능한 것이지만,
성숙한 두 영혼의 만남이여야만, 30대사랑의 가능성을 더 확실케 하는 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난 그 사람이 아주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라는 것을 보아냈다.
아니, 감지했다고 하는 것이 어쩌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사회에 진출해서부터 그 누군가의 수하에서 일을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라,
그 어떤 유형, 혹은 무형의 속박을 아주 싫어한다.
서로 완전히 다른 환경속에서 성장하고 살아온 두 사람의 만남이니만큼,
우선은 상대방의 생활방식이나 성향을 존중해줘야 하겠지만,
자유자재로 살아온 그 사람의 생활패턴만큼은 어느정도 보정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 사람은 노력을 하겠노라고 거듭 다짐을 표했고, 그때마다 난 그냥 조용히 웃기만 했다.
약속은 어쩌면 언어가 아닌 행동으로 표현이 됐을때야만 더 무한한 설득력이 있는지도
모른다. 다행이 난 내 자신이 그 어느 누구를 개변시킬정도로 막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다고
확신할만큼 미련하지가 않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가 않는다.
사람은 자기자신이 자신을 개변시켜야 할 충분한 이유와 계기, 그리고 거기에 걸맞는 철벽같은 결심이 섰을때야만이 비로소 자신의 개조를 위한 험난한 공정에 돌입할수가 있고,
거기엔 자율이라는 무형의 막강한 힘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게다가, 그 사람이 의도하는 노력은 결코 혼자하는 노력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생활하게 되면, 자신의 그런 자유분방함이 저절로 절제될 것이라고 하는,
아주 훌륭한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 어찌보면 나무랄데가 없는 제안이었다.
어른들은 늘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
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지만, 남자는 왜서 여자의 애타고, 피타는 노력끝의 탄생물이여야만 하는지? 지극히 정상적인 논리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려운
난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사람은 가끔 맞은켠에 앉아 그윽한 눈길로 날 한참을 응시하곤 한다.
설마 자신이 나한테는 꽤나 풀기 힘든 난제일줄은 꿈에도 알고 있지 못하는 눈치다.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인데, 그 눈길만큼은 깊고도 따뜻해서
눈길이 마주칠때마다 난 그냥 웃기만 한다.
--설레이냐?
그 엉뚱함에 난 그만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가능하다면, 나란 존재가 자유분방한 그 사람의 영혼의 울타리만은 되고 싶지가 않다는,
나의 이런 속깊은 마음을 그 사람은 알고는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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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넘치는 은난초님과 자유분방한 영혼이 어떤 사랑을
할지 참으로 궁금하네요.
오늘도 잘 보구 갑니다.
단스 님
저의 초라한 데뷔작에 오늘도 한걸음에 달려와 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다만, 카리스마라는 엄청난 타이틀을 달아주셔서 부담감이 백배입니다 ㅎㅎ
오늘도 변함없는 성원 고마워요.
새앙쥐219 님
첨 뵙네요.
저의 못난 글을 주목해주셔서 무엇보다 감사드리구요.
추천 고맙습니다.
흠.. 저도 사랑 다시 해봣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건 님의 글때문일까요? ㅋ
30대의 사랑은 안정적일까 아님 스쳐지나듯?
뒷이야기가 좀처럼 상상이 안되네요..
골드미스 님
사랑은 흔히 아픔과 희생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성장하는게 아닐까요?
인연은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는 일인입니다.
골드미스님에게도 화사한 인연이 내려지길 축복드릴게요.
조곤조곤 속삭이듯이 이어져가는 스토리에 잠간 머물다 갑니다..
공감되는부분도 많네요..ㅎㅎ감성깊은 분인것 같네요..
30대에 사랑 ...다음편이면 결과를 알수있나요?
과정을 즐기면서 살아가야하지만..사람들은 늘 결과에만 집념하죠 ㅎㅎ
담집 기대합니다..
yuyun 님
저의 글에 머물러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을 공감해주셔서 그 무엇보다 감사하구요.
결과가 궁금하신가 봅니다 ㅎㅎ
하는 제가 언제 올려드릴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같은 나이라서 그런지 맘에 딱 와닿는 느낌이 드네요 중편도 잘봤어요 담편 기대하면서 추석,국경날 잘 쉬세요
딸기따기 님
오늘도 어김없이 들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비슷한 연령대에 저랑 닮은 감성을 공유하신 분이라 소중한 지기를 만난듯한 느낌이네요.
딸기따기님도 행복한 추석, 국경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잘보았습니다..수고하세요.
monsterdis 님
들려주셔서 감사하네요.
머무른 시간동안 즐거운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감성이 풍부한 여쥔공...
그리고 엉뚱함이 매력인 남자쥔공...
사색의 계절 가을에 너무 잘 어울리는 글인것같아요.
국경절휴가 잘 보내시길 바래요.
황금단 님
저의 이전 글에도 다녀가셨더군요.
그런 엉뚱함이 묘한 매력으로 다가오긴 했지만,
자유분방한 영혼만큼 사람을 곤혹스럽게 하는 일 또한 없는것 같아요 ㅎㅎ.
황금단님도 여유로운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