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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찾아서(제7회)

별꽃구름달 | 2011.10.16 03:08:45 댓글: 22 조회: 895 추천: 1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0093

7.

참으로 길고 긴 하루였다.집에 돌아오자 바람으로 나는 침대에 쓰러졌다.하지만 그것도 잠시,머리속이 삼검불처럼 엉켜붙은듯 하여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냉장고에서 냉수를 꺼내 한참 벌컥벌컥 들이켜셔야 어지럽던 머리속이 차츰 정리되는것 같았다.나는 저녁도 먹을념을 않고 노트북을 켰다.경이는 가사 일이 바쁘지도 않는지 퇴근후에도 항상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나로서는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있을수 없었다.

 

고민상담 좀 해주라.”

 

간단히 말을 건네자 경이가 바로 대답해왔다.

 

사직하는게 아니면 돼.”

 

이런내 손놀림이 잠깐 멎었다가 다시 다음 글자들을 열심히 입력하고 있었다.

 

우리 회사에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잠깐 A,B,C,D,E,F로 정하자.”

뭐가 그리도 많냐.”

 

경이의 타발을 나는 귀등으로 흘려버렸다.타자를 하는 내 속도가 점차 빨라졌다.

 

“A는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게 관리직을 줬어.하지만 이걸로 낙하산을 탔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아.게다가 난 A가 왜 날 뽑으라고 했는지,그 의도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되지 않아.”

…”

“B는 나를 싫어하는것이 분명해.내가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빨리 나갔으면 하는 눈치까지 보여.하지만 관건적인 시각에는 날 위기에서 구했어.그래서 난 B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위기에서 구하다니?”

출시도 안된 회사 신상 제품을 내가 모르고 입었어.그걸 A가 발견했는데,B는 그게 모델이 약속한 시간에 오지 않아 본인이 내게 입어보라 했다고 말했어.A는 잘 어울린다고 칭찬까지 해주고.”

신상 제품은 왜 입었는데?”

“F가 내게 고추장을 뿌려서 옷에 튕겼어.그리고 E가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 도와준다는 명분으로 신상을 바꿔입으라고 줬어.”

“F는 완전 싸.가지네.그리고 E는 널 해친거고.뭐라고 해놓지 그랬냐?”

퇴근전에 E에게 물어봤어.그리고 E가 얼굴 한가득 억울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어.자긴 그게 신상인줄 몰랐다고.F는 낮의 일로 불쾌했는지라 E편을 들어 내가 사람 억울하게 군다고 난리쳤고.”

내일부터 또 새로운 전쟁이겠구나.”

그러게 말야.”

 

나는 풀이 적어 타이핑을 멈췄다.그리고는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퇴근전의 상담실 아수라장을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뜨거워졌다.좀 더 깊이 생각할 사이 없이 권혜경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본 내 잘못이었던가.하지만 뭐든 껄끄럼한것은 속에 감추지 못하는 내 성격이지 않은가.

 

이래서 머리 긴 짐승은 기르지 말라고 했다고언니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떻게 나오는지 봐요.”

 

때를 만났다고 지영이가 난리치자,권혜경은 두려움 어린 눈빛으로 나를 보면서 바르르 입술을 떨었다.

 

그게 하필 출시가 안된 신상 제품이였다니세상에설마 제가 일부러 그 옷을 줬다고 지금 생각하는가요?아무 이유 없이?다만 한정아씨를 엿먹이려고?”

그런 얘기가 아닌걸 알잖아요.저는 그냥 한번쯤 확인하고 싶어서…”

 

그녀들의 반응에 오히려 내가 떨떠름해졌다.괜스레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그러는 내 표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권혜경이 굳은 얼굴로 재고칸 문을 열어젖혔다.그리고는 갈린 목소리로 투박하게 말했다.

 

여길 당장 정리해.주문팀에서 가져온 샘플들만 몽땅 가려내.이 일 끝나기전엔 누구도 퇴근 못해!”

진짜!나 오늘 약속이 있단 말이에요!”

 

지영이가 선코를 떼자 다른 직원들도 왁작 떠들어댔다.

 

그걸 꼭 지금 해야 하나요?”

누가 언니를 의심해요?머리에 뭐가 들어찼나봐.”

우리 여긴 왜 바람 잘 날이 없는지복잡해 죽겠는데 별란 사람까지 다 와서…”

 

여럿의 원망 섞인 눈길이 일제히 내쪽을 쏘아보고 있었다.나는 입이 열개라도 변명할 길이 없었다.하지만 망설임도 잠깐,나는 준비해둔 말을 내뱉었다.어쩌면 그것은 일종 선전포고이기도 했다.

 

오늘은 정리하지 말아요.내일부터 업무분담을 새로 할거에요.그러니 이의가 있으면 부장님이나 대표님께 직접 얘기해요.”

 

모든 사람들의 원망의 눈길이 삽시에 분노의 눈빛으로 변했다.나는 못본척 내 백을 챙겨들자 머리를 꼿꼿이 들고 상담실을 빠져나왔다.카운터 쪽을 흘낏 보았더니 황수민은 어느새 퇴근했는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멀리서 익숙한 한 그림자가 언뜰하자,나는 급히 엘레베이터쪽으로 향했다.그리고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자 바람으로 안으로 들어서던 나는,서류가방을 든 한 사람과 부딪쳐 그만 엘레베이터 안에 넘어질뻔 하였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몸을 가눈후 머리도 들지 않은채 입안으로 중얼거리는 내게,1층 버튼을 누르며 무심하게 대답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어딘지 귀에 익었다.나는 입술을 깨물고 굳게 닫혀진 엘레베이터 문만 뚫어져라 보았다.항상 밀폐된 공간에서 운 나쁘게 만나는 등뒤의 사람에게 이유 모를 적대감을 품은채로.

 

어쩌면 아까는 고마웠다는 소리조차 하고싶지 않을 정도로,내 기분이 최악이여서 그랬는지도 몰랐다.대표의 손에 들려있던 화보의 모델이 입고있던 신상과,내가 입고있는 제품이 같은 제품이라는것을 그가 설명했을 때 나는 분명 보았다.그의 입가에 떠오르는 그 경멸의 미소를.

 

모델이 오지 않아 한정아씨에게 입어보라고 했는데 사이즈가 안맞군요.고양이가 우산을 쓴 격입니다.”

잘 어울리는데 그래요.”

 

대표가 이렇게나마 말을 해주지 않았다면,나는 부장에게 주먹이라도 한대 날리고싶은 충동을 누르지 못했을것이다.그는 아마 모를것이다.내가 얼마나 자존심이 강한 사람인가를그리고 그 드센 자존심은 지나친 자비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걸.엘레베이터가 1층까지 내려올 동안 우리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그가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건물을 빠져나갈 때까지 나는 미동도 하지 않고있다가,그가 내 시야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춰서야 비로소 엘레베이터에서 내렸다.

 

상담팀과의 전쟁은 두렵지 않아.”

 

나는 라면을 터뜨려 끓인 물에 넣었다.그리고는 계속해서 경이를 향해 타자를 했다.

 

내가 제일 싫은것은 B.이유 모르게 싫어.이유 없이 내게 적의를 갖고있는것도 싫고,그래서 나도 그 사람에겐 적의를 갖게 되더라구.”

피할수 있으면 피해.”

상사여서 피할수는 없을것 같어.”

피할수 없으면 즐겨.”

 

경이의 하나마나한 대답에 나는 괜스레 화가 치밀었다.웬지 모를 서글픔도 몰려들었다.

 

자주 듣던 말이네.하지만 즐길수 있는상황이 아니잖아.”

일단 골치아픈건 생각하지 말어.그런데 CD는 어떤 인물인데?”

 

경이의 말에 나는 또 한번 깊숙히 미간을 찌푸렸다.

 

“C는 나를 잘 도와줘.굉장히 친절하고 호의적이야.내 유일한 아군이라고 할수 있지.”

“D는 아군이 아니라는 얘기네.”

원래는 아군이었는데내가 C랑 밥먹는걸 보더니 화를 내더라구.이것도 하나의 난제야.”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암튼 천천히 그 난제들을 풀어가길 바랄께.난 졸려서 이만…”

 

경이가 삽시에 오프라인을 해버린다.나는 화가 나서 풀풀거리다가 라면 그릇을 들여다 보았다.면발이 다 불러서 그릇에 넘쳐날 지경이었다.그대로 쓰레기통에 쏟고는 냉장고의 음료수로 허기를 달래다가 그제야 생각나서 새에게 먹이를 주었다.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볼뿐 도통 먹이를 먹을념을 하지 않았다.

 

왜 안먹냐?늦게 줘서 화내는거야?”

 

내가 궁시렁거리자 새는 고개를 가슴속의 깃털에 묻고 잠을 청하는듯 했다.나는 한참 멍해서 새를 바라보다가 옷장 문을 열고 갈색 정장 한벌을 꺼냈다.내일부터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것이니 그 누구에게나 너무 허술하게 보여선 안될 터였다.정장을 다려놓고 힐까지 준비해두자 나는 그제야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이튿날 나는 평소보다 반시간 일찍 일어났다.차림새를 갖추고 뻐스에 끼이기 싫어 큰맘먹고 택시를 잡아탔다.이런저런 생각으로 안전벨트를 만지작 거리다나니 어느새 회사 건물앞에 이르렀다.택시비를 지불하고 택시에서 내리려는데 누군가 탁 하고 뒷문을 열고 들어와 앉는다.나는 머리도 돌리지 않은채 택시에서 내렸다.바로 그때 드르륵 하고 택시 창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누굽니까.오늘은 웬 일로 정장 차림이네요.요즘같은 날씨에 덥지 않던가요?”

 

주영진이었다.나는 잠깐 멈췄다가 뒤로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건 제 사정이에요.주영진씨는 어디로 가는 길이세요?”

거래처로 가요.점심전엔 돌아올수 있는데 12시에 5,어때요?”

 

주영진은 싱글벙글 하는 얼굴이었고 나는 피씩 입꼬리를 올렸다.무의식적인 거부반응이었다.

 

어쩌죠?사내 식당보단 도시락이 더 맛있어 보여서…”

제가 맛있는 집을 알아요.점심전에 올때 두개 사갖고 올께요.그럼…”

 

미처 내가 거절할 사이 없이 부웅 하고 택시가 출발했다.나는 억이 막혀 잠깐 서있다가 정문쪽으로 몸을 돌렸다.45층에 이르자 오늘은 황수민이 카운터에 앉아있는게 보였다.나는 꼿꼿히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수민씨,우리 얘기 좀 해요.”

 

내 태도가 지나치게 당돌했는지 황수민이 의아한 얼굴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나는 앞장서서 비상구 쪽으로 향했다.문을 열고 층계를 두어걸음 내려가서 나는 층계 하나를 깔고 앉았다.황수민은 주저주저 하더니 내 옆을 스쳐 두어걸음 더 내려간후 나를 마주하고 섰다.그녀의 얼굴이 해쓱하게 질려있었다.

 

무슨 일인가요?”

제게 오해가 있는듯 보여서요.”

 

나는 그녀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뭔가 놀라움이 스치는 눈동자를.그리고 금세 냉정을 회복하는 눈빛으로 그녀가 담담하게 말했다.

 

한정아씨가 오해했네요.”

“…”

제가 짝사랑 했어요.주팀장님을.”

 

황수민의 느닷없는 말에 나는 은근히 놀랐다.모든것을 털어놓는 황수민의 용기도 용기거니와,저런 젊은 나이에 팀장이라니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되었다.

 

주영진씨가팀장인가요?”

.주문팀 팀장이죠.밝고 정직하고또 모든 직원한테 친절하게 잘해줘요.저한테도 예외가 아니었고그래서 짝사랑 했었는데 고백했다가 거절 당했어요.바로 한정아씨가 입사한 첫날에.”

 

입사 첫날,카운터에서 몰래 눈물을 훔치던 황수민의 모습이 떠올랐다.나는 저도 모르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랬군요.그래서 어제 식당에서…”

식당에서 그런건 죄송해요.저희 일은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어요.그런데 한정아씨와 같이 밥먹고 친하게 지내니 제가 표정관리가 안되더라구요.그러고는 후회했어요.제가 쿨했어야 하는건데…”

아니에요.”

 

나는 급히 머리를 흔들었다.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녀의 선한 마음을 나는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나는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가볍게 한숨을 흘렸다.그리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주영진씨와는그냥 좋은 친구일뿐이에요.금방 입사한 제게 모르는걸 많이 알려주셨고하지만 저는 이 회사에서 수민씨같은 친구도 사귀고 싶어요.그러니 불필요한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알았어요.”

 

황수민이 나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보내왔다.나는 개운한 마음으로 상담실로 들어섰다.하지만 상담실 직원들의 얼음같은 얼굴을 마주하자,금방까지 개인 날씨같던 마음이 금세 먹장구름이 끼었다.나는 말없이 내 자리에 앉았다.누구도 내게 말을 걸어오지 않았고,곧 상담실에 따분한 전화소리들이 울리기 시작했다.나는 컴퓨터를 켜고 주영진이 알려준대로 사이트 주소를 입력했다.그리고는 사이트 모든 구석구석을 까근히 훑기 시작했다.대충 일에 윤곽이 잡힐무렵,문득 누군가 이어폰을 벗어 내동댕이쳤다.

 

허구한날 진상 고객들에게 시달리기만 하고우리 노고는 누가 알아봐주나.”

 

입사 첫날에 상담실 밖으로 뛰쳐나왔던,나이 좀 어려보이는 직원이었다.나는 허리를 굽혀 내 발치에 그녀가 내동댕이친 이어폰을 주어들었다.그녀가 머쓱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변명삼아 중얼거렸다.

 

하도 진상고객이어서…”

 

바로 이때 그녀의 전화벨소리가 또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삽시에 울상이 되어버렸다.

 

저 진상바로 또 전화오는걸 봐요.”

 

나는 말없이 그녀 곁으로 다가가,이어폰을 끼고 전화기 위의 빨간 버튼을 눌렀다.신호가 들어오더니 화난 고객의 목소리가 거칠게 들려왔다.

 

여보세요?여보세요!”

,퀸즈입니다.담당자 바꿨습니다.”

 

나는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응했다.하지만 나의 이런 태도도 화난 고객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

 

,지금 장난하는거야?무슨 또 담당자 바꿔?!난 금방 그 아가씨 찾는다고!!!”

고객님,불만사항 있으시면 제게 말씀해주시겠어요.최대한 빠른 조치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난 처음부터 끝까지 불만이야!그리고 뭐?빠른 조치?너네가 빠른 조치 한게 뭔데?!!”

고객님,불편 끼쳐드린 점 너무 죄송합니다.어떤 불만이신지 제게 말씀해주시면…”

 

문득 옆에서 누가 내 팔을 건드렸다.그리고 급히 모니터를 가리켰다.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주문서에 그녀가 기록해놓은 몇줄의 메모가 있었다.나는 빠른 속도로 그 메모를 눈빗질하면서 말했다.

 

고객님,우선은 고객님께서 화를 내시는 입장도 충분히 이해합니다.그리고 상담에서 미흡한 부분은 최대한 빨리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이번 건은 배송이 이루어져서 변경된 건이기때문에,이제 받으시게 되는 제품은 원래 주문하신 사이즈로 받으시게 될것입니다.다만…”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난 작은 사이즈를 원한다고!!!못알아들어?작은!!!사이즈!!!!!스모오오올!!!안더스땐???””

 

나는 잠시 이어폰을 귀에서 멀리 했다.고객의 목소리가 얼마나 높은지 귀가 따가웠다.나는 한참 기다렸다가 그가 흥분을 가라앉히길 기다려 다시 말했다.

 

,충분히 알아들었습니다.작은 사이즈를 원하시면 배송전 변경을 하셔야 하는데,제품은 이미 저희쪽에서 출발을 했기때문에 변경이 어렵네요.죄송하지만 먼저 받으신 다음 교환하시는게…”

!그러면 여름이 다 지나가!!!난 언제 입으라고!!!”

 

이 고객은 분명 억지를 쓰고있었다.나는 잠시 숨을 들이켰다가 그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말했다.

 

,고객님지금은 6월이기때문에 여름이 지나려면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저희 배송이 왕복 5일에서 7일이니 고객님께서 우선 제품을 받으셨다가 다시 반송하셔도 열흘을 초과하지 않게 되거든요.죄송하지만 이번 건은 저희 책임이 아니므로 고객님께서 조금만 더 기다리시는게…”

,너 이름이 뭐야?니가 뭔데 이렇게 따박따박 대들어?니네 책임이 아니라고 하면 다야?내가 인터넷에 쫙 소문내면 니네 사이트가 어떻게 되는지 알지?”

괜찮습니다,고객님소문을 내십시오.다만 저희 전화는 모든 고객님들의 문의를 녹음하는 기능이 있기때문에 저희도 인터넷에 모든 시말을 같이 올리겠습니다.다만 저희 사이트와 주소가 오픈되어 있지만 고객님의 성함이나 전화번호,집주소도 다 저희에게 오픈되어 있다는걸 잊지 마십시오.”

?뭐야?네가 감히 협박질이야?”

협박은 고객님께서 먼저 하셨습니다.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상담원에게 반말을 한거,이건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닐텐데요.인터넷에서 서로 맞불 놓아서 신상 털리면 구경 누가 더 피해를 볼까요?”

뭐 이런게 다 있어?”

,감히 이런게 있어서 죄송합니다만,이젠 서로 차분히 가라앉히고 대화를 할수 있겠습니까.혹시 마음이 상하셨다면 사과 드리겠습니다.혹 더이상 저랑 대화하기 싫으시다면 교환 게시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제품 받으면 교환게시판에 남길께요.”

 

내 말을 자르며 고객이 이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나는 이어폰을 벗어 옆의 직원에게 넘겨주었다.그녀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게 느껴졌다.나는 빙긋 웃었다.

 

왜 그렇게 봐요?”

저기무섭지 않으세요?”

 

그녀가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로 물어왔다.나는 의아한 느낌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머리를 기웃했다.

 

무섭다니요?”

인터넷에 안좋은 소문나는거메일로 상담원 클레임 들어오는거저희 부장님 이런거 굉장히 중시하시거든요.부장님께 알려지기만 하면…”

부장님도 시비를 가리지 않고 무작정 상담원들을 혼내진 않겠죠.”

 

나는 덤덤히 그녀의 말을 받았다.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웃었다.나도 그녀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었다.맞은켠에서 줄곧 우리를 지켜보고있던 권혜경이 머리를 숙여 뭔가 전화를 받고있었다.그러더니 곧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부장님께서 지금 오라는데요.”

?저를요?”

 

나는 깜짝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설마 부장이 이 상담실에 도청기라도 달았단 말인가.그런 나의 의혹을 아랑곳하지 않은채 그녀가 냉랭한 어조로 말했다.그녀의 눈은 6월임에도 불구하고 한겨울의 삭풍처럼 싸늘했다.

 

상담실에서 제일 한가한 사람이 오라고 하시는데요.여기에 한정아씨 내놓고 또 누가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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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샤 (♡.245.♡.211) - 2011/10/16 20:22:59

안녕하세요 들르기는 처음인것 같슴다 ^^ 예전부터 자작글마당에서 뵙긴했는데 한번도 읽어보지 않아서 감히 들르지 못했구요 ㅋㅋ 그에대해서는 죄송합니다 ㅋㅋ
자작글 백회를 돌파하신분은 님이 처음인것 같아서 그때부터 너무 멋져보엿습니다 ㅋㅋ 아직 글은 보지못했지만 ..얼굴비추러 왔습니다^^ 강추드리고 갈테니 화이팅입니다^^ 글을 중간 중간 읽어 봤는데 .. 역시 글짜임새가 저랑은 확연히 틀리네요 탄탄한 글 너무 부럽습니다^^ 그럼 즐거운시간되시고 ㅋㅋ 앞으로도 들를게요 ^^

복돌이네 (♡.64.♡.252) - 2011/10/17 09:10:46

여주 이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건가요? 상담전화 내용을 보니까 제가 기분이 확 풀리네요.ㅎㅎㅎ
그나저나 저 복잡한 상담실 직원들 어떻게 관리를 하죠?
담집 기다릴게요.

나경맘 (♡.180.♡.4) - 2011/10/17 09:38:55

정아가 고객 상대하는거 보구 그 고객을 상대하던 직원이 좀 정아한테 호의를 보일가 하니까 권혜경이라는 여자가 더 살벌해지나봄다..
글두 이번에 고객대하는거 보니까 상담실문제도 잘 해결할수 있을거 같슴다..
황수민하고는 글두 잘 풀린거 같애서 다행임다..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23:48

시냇물님,ㅋㅋ일빠했네.아직까진 한정아가 제일 한가하긴 하지.이제 슬슬 바빠질거야.

아이샤님,자작글에서 자주 뵙는데 저 역시 글은 못읽었던것 같습니다.제 글 답글 달기도 시간이 없어서.ㅠㅠ무리한 시작을 했는데 일단 열심히 쓰고 나중에 시간되면 정주행 하겠습니다.지루한 글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앞으로 자주 뵐께요.

복돌이네님,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건 다음회 부터일것입니다.^^살짝 여주의 성격을 보여주었죠.자기 일을 똑 부러지게 하는건 쉬워도 사람관리는 어려울듯 합니다.다음집에서 뵙겠습니다.

나경맘님,여주가 일은 잘해도 사람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기대해주세요.저 역시 더듬으면서 쓰는 과정이랍니다.저 상황이 되면 저는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ㅋㅋ아마 무서워서 벌벌 떨지도 모르죠.황수민은 선한 사람이니 너무 큰 위협은 되지 않을듯 합니다.

겨울국화 (♡.19.♡.217) - 2011/10/17 10:07:27

역시 한정아의 패기는 멋있었어요
상담할때 그 언어 정말 쥑이는데요
그동안 상담팀 직원들에게 맺혔든 어혈이
툭툭 터져 나가는듯한 시원함이였어요 ㅋㅋ
이제 황수민과도 오해가 풀리고 일에서도 본때를 슬슬 보여줘야겠죠?
이번집은 너무 시원하게 보고 갑니다 담집도 무지 기대 ㅋㅋㅋ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25:12

겨울국화님,상담이나 관리나 사람을 상대하는것이여서 쉬운듯 보이지만 또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이번편 시원하셨다니 다행이네요.한정아가 일에서 본때를 보일 날이 분명 올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니 (♡.214.♡.34) - 2011/10/17 16:46:29

상담팀에서 젤 한가한 사람 오라 하니까 한정아를 보내는 권혜경이라...
혹시 부장님도 젤 한가한 사람 보내라 하면 한정아를 보낼걸 알고 그렇게 말을 했을까여?
똑부러지게 진상고객을 대하는 한정아씨 멋지네여^^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26:29

강니야,부장은 한정아를 지목하지 않았을지도.^^벌써 호감 가지면 안되지.ㅋㅋ이번편 한정아 멋지다고 하니 다행이네.다음편부터 조금씩 더 발전하는 모습 보일거야.

작은 도둑 (♡.248.♡.174) - 2011/10/17 17:26:39

일단 잼있어요.^^

직장생활가운데의 여러가지 선과 악, 시기 질투 -견제 그러면서도 또 의리와 의욕같은게 있어서 좋았어요. 어쩌면 우리 모두가 사는 방식이 아닐까 싶어요..누가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또 사람으로부터 치유가 된다고 했어요. 초반의 설정을 쎄게 깔아서..점점 극복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할것 같습니다. 이외에...B의 정체도 궁금하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29:44

작은도둑님,잼있다고 해주시니 그 한마디로 기분이 날것 같습니다.우리 모두가 하루 8시간을 겪는 직장생활,최근엔 일을 할땐 즐겁게 일하는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하지만 즐기는 기준은 사람마다 틀리겠죠?보통 제일 많은 경우는 일에서 인정을 받는것이 제일 즐거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답플을 단다는게 제 좋은 소리만.ㅋㅋB의 정체도 정체거니와 극복하는 과정 쓰는 재미도 쏠쏠합니다.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꽤 많네요.다행이 배경이 직장이다보니 쓸거리는 부족하지 않습니다.사건사고가 제일 많은 곳이 바로 직장이니까요.^^

미원 (♡.40.♡.109) - 2011/10/17 20:47:19

한정아가 또 한건 했네요.
말발 하나는 지지 않아요.흠...똑부러진모습 상상 가네여
권혜경이 이젠 대놓고 무시하네요...글케 흥분하는거 봐서는 여주가 만만치 않게 느껴지나 봐요..함 해보자 이건가..
부장한테 갈까요..여주가...
담집 기대 합니다.

..오늘 보내오신 쪽지 잘 받았습니다. 회답 보냈습니다만...아주 답이 없는 문제라는건 알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다기에 체면불구하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33:07

미원님,한정아가 제 앞의 일은 괜찮게 할것 같은데 사람 관리에선 좀 애먹을것 같기도 합니다.권혜경을 관리하기는 또 더 힘들겠죠?여주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것 같습니다.

미원님 문제에 대해서는 제 일처럼 안타깝네요.제대로 조언을 못해드린거 같아 죄송합니다.시간이 날때 다시 자세하게 얘기 나눠봤음 좋겠어요.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은 지나가게 되어있으니 꼭 화이팅 하세요.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해피투데이 (♡.37.♡.11) - 2011/10/17 20:48:17

역시 님의 글은 감칠맛이 난다니까요~
모이자 자작글에서 님의 글 만큼은 조금 더 길었으면,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마도 한주/한회당이니 너무 적어서 그런듯 합니다~
그래도 바쁜 일상에 글을 꼬박꼬박 올려주는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이만 감상문에 들어가봅니다.ㅎㅎ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메신저에서 푸는 여주.
요즘 세상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제한되다보니... 사람들은 자신의 각 분야에서 얼마만큼 소외된채 살아가는것 같아요. 그래서 찾는것이 메신저인것 같고, 그냥 구구절절히 얘기하다보며는 날리게 되는 스트레스, 그것이 은근히 좋아지는 이유는 아마도 대화상대를 부단히 찾아나서는 사람들의 공성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한정아는 더 얘기 나누고싶어하는데 경이는 오프라인 해놓고 도망가버려서 조금 허탈해하는 여주로부터 잠깐 느껴보는 생각들입니다.
그리고 역시 여주는 패기가 넘치네요~ 고객과의 상당에서도 그렇고, 수민과의 대하에서도 그렇고... 또 A부터 F까지 가설도 재미났어요 ㅎㅎ

이번 회도 잘 읽었습니다.
또 긴긴 한주를 보내면서 님의 글을 기다려야 할것 같네요 ㅋㅋ
편한 밤 되시구요~ 건필하세요^^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37:46

해피투데이님,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신다구요?^^저는 일주일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한답니다.ㅠㅠ왜 눈깜빡할사이에 토요일이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주에게 메신저는 심리상담 창구일지도 모릅니다.경이는 심리상담사 역할을 하구요.경이가 조금씩 바빠진다면 여주로서는 대체할 사람을 찾을지도 모르겠습니다.직장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누구나 다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여주로서는 메신저가 그 방법이겠죠.

상담에서 보여준 여주의 위기대처 능력과,수민과의 대화에서 보여준 인간관계 관리능력을 통해 여주의 앞날이 그리 비관적이진 않다는걸 표현하고 싶었는데,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A부터 F까지의 가설이 잼있다고 하니 기분이 좋네요.항상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노벨과개미 (♡.131.♡.252) - 2011/10/18 14:01:55

멋진 상담에 로그인하게 되네요..멋진 정아씨를 응원합니다..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38:32

노벨과개미님,한정아는 기분이 좋겠어요.응원하는 사람이 많아서.^^

눈과비 (♡.62.♡.6) - 2011/10/20 10:31:56

금방 진도 따라 잡앗슴니다...한정아 어쩌냐...진상들 속에서 살아 남을려면 젖먹던힘까지 더해야겠는데...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39:32

눈과비님,처음 뵙겠습니다.한정아 너무 걱정을 안하셔도 될듯 합니다.나름 순발력이 괜찮은 친구니까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이러스3 (♡.160.♡.2) - 2011/10/22 12:50:11

5부터 7까지 한꺼번에 보는 느낌 꽤 좋은데요...한달만에 들어오는 기분입니다~~~
하하 ...한정아라고 동생있는데 지금 한국서 디자인하고있거든요...이글 보면 디따 좋와하겠다..당돌하고 아이디어가 상큼하고..하하


파랑새에 한정아하고 같이 크는 느낌입니다...

여기서 이런 선배가 아닌 회사에서 아래직원들인생에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고싶습니다...

회사를 사직해도 늘 생각나는 그런선배가 되고싶네요..

파랑새를 찾아서 화이띵~~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41:11

바이러스3님,한정아라는 동명이인이 있었군요.ㅋㅋ이름 중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나름 머리를 굴렸는데 말이죠.파랑새도 크고 한정아도 크고,그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도 크는거겠죠?바이러스님은 아래 직원들에게 좋은 선배일거라 생각합니다.^^

guo79 (♡.36.♡.6) - 2011/10/22 13:49:45

회사 인물들을 ABCDEF로 설정하고 여주와의 관계를 조리정연하게 잘 설명을 해줘서...잼있고 좋았어^^
갈수록 흥미진진하네..ㅎㅎ다음집 기대..

별꽃구름달 (♡.66.♡.127) - 2011/10/23 06:41:53

거북아,갈수록 흥미진진하다는 말에 힘 돋네.다음집에 좀 더 흥미있도록 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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