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가오는 소리5

하늘고기 | 2012.09.27 11:06:05 댓글: 4 조회: 935 추천: 5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1105

만약에 내가 간다면 내가 다가간다면

넌 어떻게 생각할까 용기 낼 수 없고

만약에 네가 간다면 네가 떠나간다면

널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자꾸 겁이 나는 걸

 

내가 바보 같아서 바라볼 수 밖에만 없는 건 아마도

외면할지도 모를 네 마음과 또 그래서 더 멀어질 사이가 될까봐

정말 바보 같아서 사랑한다 하지 못하는 건 아마도

만남 뒤에 기다리는 아픔에 슬픈 나날들이 두려워서 인가봐

 

                               ---------------태연 만약에노래 중

 

그리고 쭈욱 두달인가 시간이 흘렀고

나는 여전히 혼자이다.

 

여전히 별로 크게 변하지 않은 내 일상들이 지속된다.

 

다만 금요일 음주가무 시간을 토요일로 바꾼것 외에는

, 그리고 또 하나~ 사우나에서 자지 않는다.

걍 적당히 먹고 적당이 알딸딸할 때쯤 집으로 간다.

 

그리고 두번인가 부딛쳤었다. 이세명과..

한번은 가볍게 인사만 했고

다른 한번은 숙이랑 단둘이 저녁을 먹다가 봤는데

나가면서 계산을 할려고 하니 이미 계산을 했단다.

 

메세지도 없었고전화는 애초부터 한적이 없는지라..

메신저에서 눈에 껄쩍거리는 것이 싫어서 걍 차단삭제 처리를 했다.

 

그리고 어느덧 계절이 바뀌어 봄기운을 느낄 즈음~

나는 이세명을 거의 잊고 있었다.

 

띨리리링~

금요일 이 늦은 저녁시간에 누가?

 

어디야?” 이세명이다.

얘는 어찌할라고 잊어질 쯤이면 연락하고 그러냐!!!

 

쌩 깟다.

 

취했는데데릴러 좀 올래? 여기 소주카페

 

~ 내가 니 뭐라도 되냐? 이 야심한 밤에 니가 취했다면 데릴러 나가게?

 

기다린다

그러고는 잠잠해진 핸드폰.

 

그대로 디비져 1시간째 딩굴딩굴거리는 나..

 

기다린다, 소주카페

 

근데 얘는 취했으면서 메세지는 잘 하네, 나는 취하면 전화도 제대로 못하는데

덜 취했나부지..

 

그 순간 울리는 범이 전화

 

야야야, 언능 튀여온나, 소주카페다. 내 취했다 아이가..”

햐아..이것들이 금요일에 얌전해진 나를 기어이 꼬셔내네~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 스적스적 걸어서 도착하니

햐아..

입구에 있는 범이네 상과 바로 그옆에 있는 이세명이네 상~

 

진상이다 아주~

 

동시에 나를 보는 세명이와 범~

 

야야야, 늦다야, 내 취해서 걸기두 힘들다. 계산 좀 해도~”

젠장할, 그럴줄 알았다.

계산을 끝내고 흔들거리는 범이를 겨우 부축해서 나오는데

세명이가 따라 나온다.

 

나 좀 보자

? 그 연하남 아니야?”

금방까지도 취했다고 흐느적 거리던 범이가 갑자기 묻는 바람에

나도 화들짝 했다.

, ~ 가자

, 자알~ 생겼네

가자고!!!”

말 많은 범이를 겨우 택시에 집어넣고 가는데

전화가 울린다.

 

세명이다.

전화 받기는 처음인것 같은데..

 

와이…”

좀 있다 소주카페로 다시 오나. 좀 보자

“…”

좀 보자고, 한번 보자는데 뭘 그렇게 밍기적 거리니?”

세명이 목소리에서 좀 쎄~한 분위기가 났다.

 

그래, 좀 있다 갈게, 칭구 바래다 주고

세명이에게 다시 가면서 내내 생각했다.

계절까지 바뀐 후에 또 보자고 하는 이유는 뭘가?

 

칭구들은 다 갔는지 말끔히 정리된 상에 화채만 달랑 놓은채

세명이가 기둘린다.

 

들어서는 나를 보더니 담배를 꼬나무는 세명이..

 

왜 보자하는데?”

니 남친이야?”

누구? 범이? ㅎㅎ

남친이구나?”

말꼬리를 치켜올리며 묻는 이 말투는 또 뭐래?!

 

보자고 한 이유가 먼데?”

범이가 내 남친이냐고 그런 미친 질문할려고 보자고 한건 아닐거구~

 

내가 전화 안 하면 넌 연락도 없더라

용건이나 말해.”

조용해진 이세명..

 

얘는 나하고 뭘 할 얘기가 있다고 오밤중에 불러놓고는

이런 영양가 없는 질문이나 해싸고~

 

침묵이 젤 싫은데..

 

왜 불렀을가? 뭔 할말이 있을가?

우리에게 뭔가 할 얘기거라도 있나?

몸으로 대화하는거 빼고는 별로 얘기조차 해보지 못했는데....;;;

 

뭘 얘기하고 싶은데?”

 

아무말 없이 담배만 태우는 세명이가 웬지 할 얘기가 많은 사람처럼 보였다.

 

근데, 나 진짜 궁금한데, 너 왜 나하고 반말이야?”

걍 반말하기 싶어서..”

젠장, 싸 가지하고는

 

아까 그 남자 남친 맞는거지?”

내참내가 남친 있는데 너랑 잤겠냐? 사람 뭘로 보고는…”

그렇긴 하지..”

 

지하에 있는 술집이라 담배냄새가 잘 빠지지 않아 그런지

목이 아프다.

내가 켁켁 거리자 세명이가 담배를 비벼끈다.

 

화채를 한숟가락 뜨다말고 세명이가 넌지시 얘기한다.

 

이제와서 미안하다고 하면 구질구질하긴 한데, 그래도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미안하다라잘못을 저질렀으니 미안하다는 말이니까..

그럼..나랑 잤던거는 잘못이라는 얘기군..

 

그래 머, 알았어, 저번에도 얘기했었자나.”

 

 

세명이는 신경질적으로 화채를 한모금 들이켰지만 도저히 머라고 말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왜 이 여자를 또 보자고 했을가?

왜 갑자기 술에 취해서 또 기억이 났을가?

머리속이 정리가 되진 않았지만 내가 미안하다고나 말할려고 보자고 한게

아닌것은 확실했다.

 

어쩜 금방 남친일지도 모르는 남자를 집에 들여 보내고 나를 만나러 온 이 여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선수일지도 모른다.

 

아니구서야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나를 쳐다보냐?!

세명이는 갑자기 기분이 참으로 어두워짐을 느꼈다.

 

할 얘기 없음 간다.”

일어나는 김연, 세명이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남자가 있으면서 나 만났어?”

 

이 여자에게 나는 그냥 오다가다 만난 남자일 수도 있다.

걍 실수로 한번 잤고

어정쩡하게 두번 잔 그렇고 그런 사이밖에 아닐수도 있다.

남친 버젓이 두고도 이 남자 저 남자 호려먹는 어쩜 그런 여자일지도 모른다.

 

이런 미친 섹키가~

보자보자 하니까 진짜 사람 우습게 맹글어 가네

만나긴 뭘 만났다고 난시야!

 

만나긴 뭘 만나? 우리가 언제 제대로 만나기라도 햇나? 글구 서로 구속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닌거 같은데, 우린 말이야

다다다닥~ 쏘아붙이고 나니까 십년묵은 체증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럼 지금부터 만나자, 아까 남친 아니라며?”

 

!!!

얘가 지금 뭐라는거니?

순간 머리가 띠~~ 울렸다.

 

세명이도 그제야 뭔가 체증이 내려감을 느꼈다.

그래서 아까 갑자기 욱~하고 화가 치밀었던거구나..남친인줄 알고~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대로 술집을 빠져나왔다.

밖에 찬 바람을 쏘이니 그나마 정신이 좀 맑아지는 것 같다.

 

에이~ 걍 해본 소리겠지..

여기서 사귀자는 소리가 왜 나오겠어~

한번 두번 자고도 계절이 바뀔만큼 시간이 지난 이제야 사귀자는건 그건 좀

억지스럽기도 하지 않는가.

 

그럼 앞으로 사귀는거다

세명이가 뒤따라 나오며 다시한번 확인을 시켜줘서야

나는 어리둥절하게 이게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을 알아차렸다.

 

? ?”

왜라니? 자기까지 했는데 그럼 사귀는거 아니야?”

잤다고 사귀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보는데, 그것도 다 큰 청춘남여가…”

잤다고 사귀는게 아니야~ 아니 글구, 잤으면 또 당연히 사귀어야 되는거 아니야.”

 

얘가 뭐래~말장난 하냐~..하긴 그것도 말이 된다만..

 

나는 연하는 별루..”

.. 그러면서 왜 잤어?”

잔걸 그렇게 자꾸 말해야 데니?”

 

사람좋게 세명이가 허허 웃으면서 술 한잔 더 하자고 한다.

술 별로 먹고싶지 않은데..

 

문제는 술 먹은 후에 상상되는 다음 코스가..~~..;;;

 

미치미치~ 내가 완죤 색녀인가바.. 혼자 오버는 다 해요~

내 앙큼한 상상과는 달리 세명이가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잘 들어가

너도 잘가

 

집에 와서 누웠지만

세상에 참 이런 일도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했던 내 고민들과 달리

세상은 가끔은 우연으로 이어진 인연이라는 것도 있을수 있다는 것을

나는 몸으로 느꼈다.

 

세명이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할가?

 

혼자 집으로 걸어가는 이세명~

한적한 거리를 걸으면서 담배 한가치를 물어본다..

잘한건가? 맞는건가? 진짜 좋긴 좋은건가?

솔직히 잘은 모르겠지만,

소주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김연이 친구라는 그 남자를 보았고

아까 그렇게 메세지를 보내도 오지 않던 여자가

다른 남자 술값 계산해주기 위해 왔다는 것에 욱~하고 화가 치미는 순간,

하마트면 상을 엎을번 했다.

그 순간 왜 저 여자가 내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도통 알수가 없다.

 

, 그나저나 괜히 걍 보냈나?

야심한 밤에 혼자 집 가는것도 궁상맞아 보이는데....;;

추천 (5) 선물 (0명)
IP: ♡.122.♡.100
LevelOne (♡.255.♡.5) - 2012/09/27 11:12:25

ㅎㅎ 잘 보고 갑니다,.
분량도 길게 열심히 써주셔서 감사하구요,,

담집도 기대할게요! 추천 눌르구 갑니당

윤정맘 (♡.62.♡.116) - 2012/09/27 11:40:06

문장 참 잼있게 잘 쓰시네요.전에 쓴 글도 다 찾아서 읽어봤습니다.하늘고기님의 문장을 보다보면 자꾸 더 보기싶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조리있게 잼있게 잘 쓴글 아주 잘 봤습니다.빨리 담집 올려주세요.

아침이슬비 (♡.28.♡.90) - 2012/09/27 14:19:54

잘 보고 갑니다... 다음집 기대할께요...

사라의하늘 (♡.166.♡.245) - 2012/09/27 17:05:35

오늘도 잘 보구 감다~~

추천 빵빵~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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