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위험한 관계 6

sincerity | 2012.11.24 20:02:35 댓글: 4 조회: 2605 추천: 5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581251

6. 여자의 이야기.

 

토요일 아침이다.

머리가 빠개질듯 아프다.

맥주 한병이면 신경에 감각을 잃어버리는 난데.

테이블에 놓인 양주병, 백주병이 간밤의 사고현장을 말해주고 있었다.

퇴근하자 바람으로 옷도 안갈아입은채

집에 있는 술은 꺼내놓고 맥주컵에 되는대로 섞어서 목에 부어넣었던것 같은데

이렇게 정신이 혼미할 정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캄캄하기는 난생 처음인것 같다.

 

소파에 던져진 핸드폰이 보였다.

카톡에 메세지가 떠있는걸 보는 순간 심장이 했다.

뭔가 생각나는것 같기도 하고

꿈이였던것 같기도 하고

요즘 머리속을 휘젓고 다니는 남자의 애매한 말투

 

결국 어제밤 메세지 기록이 고스란히 범죄를 기록해놓고 있었다.

허리를 틀고 찍은 사진은 무슨

대체 누구였니 어제

차칫하면 옷까지 벗었을지도 모르는 술취한 여자.

구토가 났다.

피가 거꾸로 흐르고 몸이 수치로 떨려왔다.

 

갑자기 사진 한장이 떳다.

깨끗하게 정리된 흰색 테이블위에 투명 유리컵으로 담겨진 녹차 한잔.

-          좋은 아침이에요. MY LADY.

Oh, My god.

내가 미처 정신차릴새 없이 연달아 메세지가 들어왔다.

-          지금 보고있는거 알아. 너무 부끄러워서 쥐구멍 찾고있는것도 알고..

-          녹차나 한잔 . 알콜분해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머리는 식혀줄거야..

-          나랑 같이 마시자. 지금 같은 시간에 같은 비록 다른 공간이긴 하지만

-          너의 맞은켠에 내가 앉아있어..


메세지
뒤에 바로 뜨는 사진 한장..

낯선 남자의 얼굴.

상상했던 느끼한 얼굴이 아닌. 샤프하고 앳되보이는 준수한 얼굴이였다.

.. 눈길이 지금 꼬라지를 그대로 보고있는 듯한 착각에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손발이 어수선해졌다.

어째야 되지. 지금 뭐하는거지..

 

흐트러진 머리를 쥐어뜯으며 나는 샤워실로 들어갔다.

찬물로 머리를 적시고나니 정신이 드는듯 했다.

 

깨끗하게 씻고, 나름 단정하게 머리 묶고

테이블 치우고

어느샌가 손이 녹차를 타고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사람이 추천해준 라디오 프로그램. 올드 팝송… …

 

지금 순간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우리는 같은 차를 마시며 같은 음악을 듣고있다.

느낌이 묘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는 단지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있을 뿐이다.

이상 이하

아무 의미도 부여하지 말자.

 

남자의 이야기.

 

주말 아침이지만 다섯시에 잠을 깻다.

보통 10시가 주말아침의 기상시간인데 오늘은 눈이 절로 떠지는게 이상했다.

씻고, 면도하고 말도 안되게 여자들처럼

옷장에서 셔츠를 색갈별로 하나씩 꺼내서 입어본다.

내가 미쳣나보다.

반시간 내내 거울앞에서 난리를 떠는 내가 너무 어이없고 허무했다.

고작 셀카 한장 찍으려고 이러고있다. 내가.

 

여자란 존재는 계절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꿔입는 옷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한기준이가


결국
나는 다시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평소에 입던 하나 걸친채 사진을 찍었다.

해도 멋져. 내가 원래 이런 남자지

 

얼굴을 보이고 여자랑 조금 가까워지고 싶었다.

취한 이튿날 아침은 내가 자주 겪어봐서 안다.

더군다나 저처럼 보수적이던 여자가

남편의 외도에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으면

, 여자에 대해 많이 알고싶어졌다.

여자의 눈빛이 보고싶어졌다.

 

지금 나는 그녀와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같은 차를 마시고 있다.

내가 듣고있는 올드 팝송, 그녀에게 추천한 음악

얼마나 먼거리에 떨어져있던 같은 시간에 같은 주파수로

같은 감동을 느낄수 있는 클래식을

그녀도 지금 듣고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

추천 (5)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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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뽀지자 (♡.192.♡.65) - 2012/11/26 08:46:51

허걱~ 남편이 바람핀거 옛네용~ ㅠㅠ 그래도 불륜이 또 다른 불륜 낳으면 안되잖아요 ? 결혼까지 핸했는데 어떻게든 잘 해봐야 되는게 나을거 같은데 ~

가정용품 (♡.231.♡.242) - 2012/11/26 13:06:28

너무 짧아요,,ㅠㅠ 담번에는 좀 길게..써주세요.

비타민0210 (♡.226.♡.84) - 2012/11/27 10:06:10

제발 남편이 외도는 아니엿음 하는 바램이엿는뎅.... 추천누르구 담집두 기대합니다

호밀과자 (♡.129.♡.106) - 2012/11/30 21:22:17

다음 내용이 궁금해 오늘도 몇번이고 들렸는지... ^0^
글 재밋게 봤어요 담집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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