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탐내도 될까? (86회) 완결

죽으나사나 | 2024.06.12 06:35:14 댓글: 1 조회: 571 추천: 4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76056
너를 탐내도 될까? (86회) 인정할게요.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하정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이 사람을 싫다고 했으면서 강은서한테 간다고 생각하니 죽도록 싫어졌다. 
그런 상상을 많이 했다. 강은서한테 훌쩍 가버린 이 사람의 모습을. 그러나 간다고 해도 잡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허나, 이렇게 정작 간다고 하니 못 보낼 거 같았다.

아이 아빠면서, 아무리 하정이가 밀어내긴 했지만 어떻게 바로 강은서한테 가야 한다고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차마 이 얘기까지 하지 못한 하정이 두 눈동자가 많이 불안했다.
"하정 씨."
기혁이가 떨어져 나간 그녀에게 다가갔다. 팔을 뻗어 그녀가 흘리다 만 눈물을 닦아주었다. 시선은 그녀의 작은 배로 향했다.
"울지 마요. 임산부는 우는 게 안 좋다고 합니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 차분하고 다정해서 또 하정이 속을  찔러댔다. 울지 말라 했는데 눈물은 더욱 차올랐다. 기혁이는 그런 하정을 꼭 끌어안았다. 배를 누르게 될 까봐 힘을 그리 주지 못 했지만 우는 하정이를 제 품에 쏙 넣었다.
"...지 마세요."
"네?"
품에 안겨 울던 하정이가 울먹이며 말했다. 그러나 너무 낮게 뱉은 목소리에 기혁이가 하정이 얼굴을 마주했다. 하정이도 기혁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이제 보니 잘생긴 그의 얼굴이 못 본 새 많이도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 역시 저처럼 마음 고생을 많이 한 모양이었다. 
그래, 그렇게 심한 말까지 뱉어버렸는데 그 어느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겠나 싶었다. 
"가지 마세요. 대표님."
하정이 다시 한 번 애원했다. 
기혁은 초조해 하는 하정을 바라보았다. 심장이 녹아내릴 거 같았다. 눈물 범벅이지만 너무 귀여운 모습이라.
왜 이럴까 궁금하긴 한데 이유 불문하고 이렇게 저 자신에게 가지 말라고 애원하는 하정이가 좋았다. 주눅이 들어 있어서 마음은 아프지만 밀어내기만 하던 그녀가 이러고 있으니 좋아 죽을 거 같았다.
얼마나 마주하고 싶었던 얼굴인가.
기혁이 하정의 얼굴에 손을 올리려다가 그녀가 먼저 뻗은 손길에 팔을 내렸다. 하정은 기혁이  뺨, 코, 입술까지 만지작거렸다.
"사랑해요. 대표님."
하정이 손을 내리면서 짙은 기혁이 두 눈동자에 다시 시선이 닿았고 그를 향해 나지막이 고백했다. 
"제가 잘못했어요. 아이를 포기한다는 말 진심이 아니었어요. 대표님이 밉다는 말도 다 진심 아니에요.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요. 제가 대표님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저는, 저는..."
하정이 또 다시 감정이 북받치면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압니다."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 하정이가 여전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눈물 때문에 눈 앞이 흐릿했지만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얼굴이라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알아요? 제가 거짓말한 거 다 안다고요?"
하정이 다그쳤고 기혁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입가엔 작은 미소가 걸쳐있었다.
"네. 압니다. 처음부터 윤하정 씨는 저를 많이 좋아했고 지금도 그리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가라앉은 짙은 눈동자에 여전히 시선이 머물렀고  제 뺨을 스치는 그의 손길이 부드러웠다. 

벗어날 수 없는 사람...

이렇게 좋은데 싫다고 가라고 밀어낸 자신이 싫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 알면서도,
그러면서도 강은서한테 가야 한다고 하다니...
"알면서 강은서한테 간다고요?"
하정이 뺨을 어루쓸던 기혁이 손이 멈칫 했다. 미간이 좁혀지며 기혁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누구한테서 들었습니까? 제가 스위스로 간다는 얘기."
잔잔하던 음성이 무거워졌다. 아니, 무서워졌다.
한편,
이한은 불안했다. 폰을 만지작거리며 제 상사에게 연락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 이한의 모습을 보던 정연이가 그에게서 폰을 앗아갔다.
"전화할 생각 하지 마요. 오히려 잘 됐다 생각할 걸요?"
정연이 눈을 가늘게 뜨며 이한을 쏘아보았다.
"그래도 정연 씨가 그렇게 말해버려서 반대로 하정 씨가 아예 포기를 하면 어쩌려고요?"
"걱정 마요. 하정이 공항으로 달려갔을 테니."
정연이 커피숍 소파에 등을 쭉 기대며 걱정 하나 없는 얼굴로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만일에 하나 일이 틀어지면 대표님께서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 같은데요."
"걱정하지 말래도요. 하정이가 대표님을 포기 못 해요. 분명히 정신없이 뛰어갔을 거고 대표님한테 가지 말라고 애원할 거에요. 하정이도 안달이 좀 나야죠. 대표님만 마음 고생 시킬 수는 없지. 누가 봐도 그렇게 대표님을 좋아하면서 아니라고 우기고, 싫다고 우기고. 내 친구지만 나도 짜증이 났어요. 걔도 좀 혼나봐야 돼."
심드렁한 얼굴로 아이스커피를 쭉쭉 들이켜는 정연을 보며 이한이 등에 찬 기운이 들었다. 
정연이가 참 냉정하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찌 되었던 그 둘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정연이와 같으니 불안한 마음은 접고 좋은 소식을 기다려야 겠다고 생각한 이한이었다.
**공항**
"이한 씨가 말해주었어요."
"이 실장? 제가 은서한테 간다고 얘기하던 가요?"
기혁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강은서한테 간다고 한 건... 이한 씨가 아니고 정연이었지만.... 맞잖아요? 강은서한테 가는 거."

하정이 낙담하 듯 중얼거렸다. 

재미있네. 

기혁이 눈빛이 순간 반짝이었다. 하정은 눈치를 못 챘겠지만. 
오 비서였구만. 하정 씨를 안달나게 만든 사람이. 
눈치도 있고 일처리도 잘하는 거 같으니 김도하 보고 잘 챙겨주라고 해야겠다 생각하며 기혁이 입매가 스르륵 올라갔다.
"저를 끝까지 밀어낸 건 윤하정 씨였습니다."
아주 잠시만 놀려볼까? 나를 매정하게 밀어내기만 했던 이 귀여운 여자를. 
"진심이 아니었어요!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저도 괴로웠어요. 둘 사이에 제가 끼여든 기분이라..."
죄인이라도 된 듯 축 처진 가련한 하정이 눈을 들여다보던 기혁이가 그녀를 불렀다.
"윤하정 씨."
하정은 어느새 기혁이 옷자락을 꽉 잡고 있었다.
"하정 씨는 끼여든 게 아닙니다. 나쁘다면 제가 나빴죠. 은서의 존재를 제가 직접 얘기해주었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우리가 이렇게 돌고 돌지는 않았겠죠."
"대표님도 괴로워했던 거 알아요. 강은서의 동생을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힘들었을 거란 걸 저도 느끼고 있었어요."
홍콩에서 저를 밀어내고 떠난 기혁이 모습을 잊은 게 아니었다. 

쓸쓸하고 촉촉했던 이 사람의 눈을 못 본 게 아니었으니… 

어찌 되었던 강은서를 좋아했던 사람이라 그 동생을 좋아하게 되었단 생각이 들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던 건 그 누구 아닌 이 사람이었을 거였다. 

어데 가서 얘기할 수도 없었을 것이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난 힘들어하는 그를 밀어내기만 했다. 
알면서 모른 척. 나만 피해자인 척 그랬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따지고 보면 이기적인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었다. 
일부러 속인 것도 아니고 차마 얘기를 못 했을 텐데 그걸로 트집을 잡고 이 사람을 괴롭혔다. 
강은서한테 이 사람을 보내줄 용기도, 마음도 없으면서 괜찮은 척. 안 아픈 척 했다. 
​​​​​"근데, 아이를 포기한다는 말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기혁이 시선이 다시 하정이 배로 달라붙었다.
"잘못했어요. 정말... 정말 그건 거짓말이었어요."
"아니란 걸 저도 알면서 다가가기 무서웠습니다. 진짜 그러기라도 할 가봐 두려웠었습니다. 지금의 하정 씨한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안 될 거 같아서 연락을 못 했고요."
"미안해요... 저 때문에... 정말 죄송해요."
또 다시 하정이 울음이 터지자 그녀를 너무 많이 울린 거 같아서 기혁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저는 포기를 안 했을 겁니다. 뭐, 하정 씨가 정 저를 보고 싶지 않아하면 아이를 낳고나서 그때 다시 찾아갈 생각도 했었고요. 어쨌든 하정 씨를 포기할 마음은 없었단 얘기입니다.”
느른하게 파고드는 목소리, 애틋하게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물들었다. 

이렇게까지 저를 좋아하고 생각해주는 줄 모르고 하고 싶었던 연락을 못 하고 전전긍긍했다.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매일 회사 앞으로 왔었다면서요. 몰랐어요."

기혁은 그제야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장대리를 보았다. 이들을 대 놓고 쳐다보긴 그래서 힐끔힐끔 보다가 기혁이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해하며 머리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네.”

하정이 말에 답하면서 기혁이도 장 대리에게 고맙단 인사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었다. 

기혁이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하정이 머리를 제 가슴에 당겨 묻었다. 조심스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입술을 떼었다. 

“하정 씨가 보고 싶은데 만날 수는 없으니 몰래 뒤따라 갔었죠. 그걸로도 만족했습니다. 오늘은 못 보게 되어서 아쉬웠고요.”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했으면서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저를 부르지 그랬어요. 동료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전 몰랐을 거에요.”

하정은 기혁이 허리를 꼭 감싸 안으며 투정질을 했다.

하아… 불러도 도망갔을 거면서… 

기혁이 올라가는 입매와 함께 두 눈이 반으로 접혔다.

“저에게 형이 있습니다.”

하정이 그의 품에서 살포시 고개를 들었다. 처음 듣는 얘기였다. 

“해외로 나갔다가 실종된지 오래된 형입니다. 여태 브로커를 통해 찾고 있었고 오늘 새로운 연락을 받았습니다. 형과 닮아보이는 동양인을 보았다고 그러더군요. 그 곳이 스위스였습니다.”

“정… 말요?”

하정이 놀란 두 눈망울이 토끼눈처럼 동그래졌다. 

“그럼요.”

“강은서한테 가는 게 아니었다고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을 한 하정을 사랑스레 내려다보던 기혁이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은서한테 가는 게 아닙니다. 은서는 나중에 하정 씨와 같이 만날 겁니다.”

견고한 그의 답에 하정이 흔들리던 두 눈동자가 뚝 멈췄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을 하정이 기혁을 빤히 올려다보며 두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기혁이 그녀의 옆머리를 귀 뒤로 쓸어주었다. 하얀 목선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하정이 거리를 좁히며 더 바짝 다가서자 기혁이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자꾸 그리 다가오면 곤란합니다.”

이제 출발해야 하는데 가고 싶지 않아졌다. 하정이 도톰한 입술에 시선이 내려와 닿았다. 

“뭐가 곤란하다는….”

하정이 영문을 몰라 입을 열었다가 성큼 다가온 기혁이 입술에 더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커다란 손바닥으로 하정이 얼굴을 감싼 기혁은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아무 생각없이 이들을 지켜보던 장 대리가 깜짝 놀라서 망부석이 되어버렸다. 

잘못 본 게 아니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는 공항 안에서 권기혁 대표가?? 

입맞춤은 길지 않았지만 여운이 길었다. 그의 입술은 젤리처럼 말랑했고 무척이나 달콤했다. 아쉬워하는 하정이 얼굴을 마주 한 기혁이가 피식 웃었다. 

“금방 다녀올게요. 정말 형이 맞다면 왜 사라졌었는지 알아야 해서 몇일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일주일. 아니, 3일 정도 기다려줄 수 있습니까?”

“그럼요!”

하정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또 귀여워 기혁이는 입꼬리를 당겼다. 

“얌전히 기다릴 수 있어요?”

“네. 얌전히 기다릴게요.”

“또 그때 가서 절 밀어내는 일은 없는 거죠?”

“네. 없어요. 죽어도 없어요.”

“죽지는 말고요.”

기혁이 하정이 이마를 톡 하고 튕겼다. 하정이 앗- 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제 이마를 매만졌다. 

“사랑합니다. 윤하정 씨.”

“저도 사랑해요.“

두 눈에 온통 저만 가둔 이 사람이 좋다. 
이렇게 좋은 걸. 좋아죽겠는 걸. 

강은서. 네가 어떤 심정으로 나한테 이 사람을 부탁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어. 근데 있잖아. 네가 아직 이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다고 해도 난 이제 포기를 못 할 거 같아. 난 이 사람이 너무 탐나. 

그래서 미안해. 난 네 마음을 헤아리는 것보다 이 사람을 택하게 되어서. 넌 나의 유일한 쌍둥이 언니인데 네가 아닌 이 사람을 택하게 되어서 미안해. 

네 말대로 노력할 거고 난 이 사람과 잘 되어볼게. 

나 이 사람을 탐내도 되는 거지? 

너를 너무 많이 아프게 하는 건 아니지? 강은서…

***

그날 밤, 

하정은 꿈을 꾸었다. 

<은지야! 일로 와 봐. 여기 개미떼가 있어!>

<뭐어? 개미떼? 어디어디?>

<여기. 지금 제 몸보다 백배나 큰 식량을 옮기고 있다?>

<와아… 진짜네? 너무 멋있다!>

작은 몸집의 쌍둥이가 동네 공원에 웅크리고 앉아서 식량을 옮기고 있는 개미떼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화면이 바뀌었다. 

<언니. 얼굴에 그 상처 뭐야?>

<아, 이거? 아진이가 장난감을 뺏으려고 해. 안 줬더니 걔가 날 손톱으로 긁었어.>


<봤지? 누가 내 은서 언니 건드리면 난 이렇게 복수를 할 거야. 내 언니는 누구도 못 건드려. 내가 못 참아.>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우리 맨날 이모들이랑 놀던 그 가게에서 다시 만나. 은지야. 넌 꼭 도망쳐.>


언니, 은서 언니, 언니야. 같이 놀자. 

어? 엄마가 왔다!!

와아! 엄마! 엄마…….

“엄마… 언니야……”

잠결에 하정은 은서를 언니라고 불렀다. 눈가엔 어느새 작은 이슬이 맺혔고 주르륵 흘러 베개를 적셨다. 


<완결>

— 하정이와 기혁이 알콩달콩한 모습은 외전으로 준비하겠습니다. 꾸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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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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