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 1 )

건치달팽이 | 2022.10.26 14:49:49 댓글: 2 조회: 1261 추천: 4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4413269

6살 딸아이가 내게 물었다.

엄마 하윤이는 태명이 꼬물이 라는 데 나는 태명이 머야?

음 우리 딸은 태명이라는 단어를 알아?

응! 알아 !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내 이름 이 태명이 라 그러던데

내 어릴 때 와 달리 요즘 애들은 아는 단어가 의외로 많은 거 같다

딸아이 태명은 어느 날 갑자기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툭 하고 튀어 

나온 이름이다. 그래서 좀 남다른 태명이다.

2016년 여름

여러 번의 유산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지쳐버린 우리에게 

한 생명이 찾아왔다.

임신 테스트기 두 줄을 보면서 우리 부부는 약속했었다. 너무나 소

중한 이 아이 이번만큼은 꼭 지키자고

그날은 말복이 지난 이튿날이었다.


하늘은 푸르렀고 아침 공기는 숨통이 트일 만큼 시원했다.

임신 테스트기 두 줄을 확인하고 며칠 이 지나 초음파로 우리 아기 

얼굴을 확인하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설렘과 그리고 약간의 걱정과 긴장감으로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주르륵....... 매번 유산할 때마다 느꼈던 그 느낌이었다.

설렘도 잠시 공포가 몰려왔고 이번에도 순탄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이번만은 어떻게 든 꼭 지키고 싶었다.



대학병원 산부인과

대학병원 산부인과는 응급 산모 혹은 나처럼 유산 경험이 많은 산

모 혹은 암 환자들이 많다.

교수님들이 진료 도중 가끔 응급 콜 때문에 진료실을 비워야 하기

에 대학병원 산부인과는 일반 산부인과에 비해 대기 시 간이 많이 

길다.

그날도 우리는 병원 파란 대기 의자에 앉아 초조해서 점점 차가워지

는 손만 만지작 거리며 거의 한 시간 가량 대기했었다.


드디어 교수 님과의 만남

우리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 시고 교수님은 일단 초음파로 확인하자고 하셨다.

<여기 보이시죠? 아기는 지금 6주 정도 되고 심장소리도 잘 들려

요 그리고 여기 아래 보시면 검은 거 보이시는데 이게 피고임이 에

요 지금 이것 때문에 출혈이 있는 거니까 일단 입원해서 지켜보는 

걸로 할게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엄마가 불안해하면 아기도 불

안하니까.>

내가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교수님 눈에도 보였던 거 같

다.


진료가 끝나고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입원실에 들어왔다. 6인실이

었고 월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병실에는 환자가 한 명 밖에 없었다. 

그리고 환경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깨끗했다.



남편은 입원 물품 챙기러 집에 갔고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되였다.

긴.. 한숨을 내쉬고 배를 만지 작 거리며 창밖에 지나다니는 차량을 

한참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데 간호사가 환자복과 사인할 서류 그리

고 환자 팔 찌를 들고 들어왔다.

환자복을 갈아입고 또 한참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수

액 밧을 든 간호사가 들어왔다.

환자복과, 링거 하루아침에 나는 환자가 되여 버렸다.



그리고 한참 후

< 환자분 이건 유산방지 주사예요, 입원하는 동안 오전 오후 두 번 

나눠서 맞을 거예요. 아파요 따끔해요 .>

<..........>

이건 따끔하는 정도가 아닌데?

< 그리고 환자분 지금부터 화장실 가는 외에는 침대에서 내려오시

면 안 돼요. 절대 안정 아셨죠?>

< 네.>

몇 분 전 까지만 해도 나는 그냥 환자였는데 지금은 중환자가 된 기

분이었다.

아까 맞은 엉덩이 주사는 점점점 더 아팠다. 한쪽 엉덩이가 돌덩이 

된 느낌이었다.

참으려 했지만 너무 아파서 간호사를 콜 했는데

< 엉덩이가 점점 돌덩이가 되는 거 같은데 어떡해요? >

< 유산방지 주사가 원래 그래요. 어쩔 수 없어요.  따뜻한 물을 유

리병에 넣어서 마사지해서 풀어 주시는 방법밖에   오후에는 저 쪽 

엉덩이에  맞으니 상관은 없는데, 내일 오전엔 또 그쪽 엉덩이에 맞

을 건미리 풀어 주지 않으시면 내일은 더 아플 거 예 요.>

< 아.....>

원래 아프니까 그냥 참으세요 라는 말을 야무지게 차근차근, 나긋

나긋 설명해 주었다.

절대 안정인 나를 배려해 나긋나긋 간호사는 유리병에 적당히 뜨거

운 물을 받아 가져왔다.








강력본드님이 100포인트 선물하셨습니다.
추천 (4) 선물 (1명)
IP: ♡.25.♡.136
로즈박 (♡.175.♡.27) - 2022/10/27 11:05:40

귀하게 얻은 애기네요..귀한 애기 태명을 머라고 지엇을지 궁금하네요..

건치달팽이 (♡.25.♡.38) - 2022/10/28 11:17:54

읽어 주시고 풀까지 심어 주시 다니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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