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수 있을까? - 1 - ( 이상한 하루 )

건치달팽이 | 2022.11.08 20:21:16 댓글: 4 조회: 1613 추천: 7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416413


커피숍

친구 소개로 나는 지금 맞선 보러 나왔다.

약속시간 보다 조금 일찍 커피숍에 도착했다. 혼자 앉아 있는 

남자가 없는 걸 보아 맞선남은 아직 도착 전 인거 같아 나는 녹

차 라떼 한잔 주문하고 구석 조용한 자리에 앉았다.


오늘까지
하면 올해 들어 10번째 맞선이다.


20대의 나는 우연히 만난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
하겠다고

. 하지만 나이 들수 그런 우연 같은 건 없는 것임을 깨달

았고, 운명 같은 사랑도 없다는 걸 30대 되서야 깨달았다.


< 미안합니다. 차가 막혀서 제가 많이 늦었습니다..>


담배
냄새와 함께 앞에 나타난 한사람. 큰 키와 미안한 기색

이라고는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는 눈매를 가진 낯 선 남자가 아

주 편한 자세로 내 앞 자리에 앉았다.


< 네. 좀 늦으셨네요 >

라는 말과 함께 나는 살짝 미소만 지어 인사했다.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핸드폰과 차 키를 테이블 위에

려놓더니

< 오늘 차가 너무 막히죠? 퇴근시간 이라 그런 가?>

< 저는 지하철 타고 와서....>

< 그죠 지하철은 막히지 않죠, 대중교통 이용 안한지가 오래돼서 허.허.허.>

남자의 어이없는 말에 나는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차 키를 

슬쩍 쳐다보았다.


동그라미 네 개가 그려져 있었다.


남자는 말이 많은 사람이 였다.


어느 동네
집값이 많이 올랐고 어느 주식이 어떤 지 어제는

식이 많이 떨어져 서 속상했 다는지에 대한 얘기로 앞에서 

자신이 아는 지식을 모두 내뿜고 있다.

그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말을 할 때마다 그의 셔츠 안에 감춰

있던 뱃살들이 단추를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

앉아서 그 남자의 얘기만 듣고 있자니 나의 소중한 시간이 아

까웠다. 차라리 방구석에 누워 드라마나 볼 걸 그랬다. 어떻게 

하면 여기를 벗어 날수 있을지 고민 하다 친구한테 SOS를 보

나는 그렇게 친구가 걸어온 한통의 전화로 그곳을 벗어 

날수 있었다.




이름 윤하나

나이 31

직업 간호사

강아지상 얼굴, 의학의 힘을 빌어 만들어낸 반달 눈, 오똑 한 

코, 통통한 입술, 섹시 라곤 찾아 볼수 없는 저렴한몸매. 욱하

성격에 4차원 두뇌를 가진 다소 철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정 많고 책임 있는 마음 여린 여자다. 



주말


집구석
방바닥에 들어 누워 치코(강아지)랑 뒹굴뒹굴 거린다.

작년 까지만 주말에 친구들 만나 커피숍에 앉아 수다 

떨고 쇼핑 하고 맛집도 찾아 다니고 는데......,

나쁜 기집애 들 연애한다고, 결혼했다고 바쁘다며 만나주지 않

더니 남편이랑 남친이랑 싸우는 나 한 테 찾아

오는
나쁜 년들 지독 하게 나쁜 인간들.

-나도 사랑 싸움 하고 싶다. 나도 빨리 결혼하고 싶다. 주말에 

맞선 그만 보고 데이트 하고싶다.-


말도
못하는 치코 랑 혼자 중얼거린다.


< 찌이잉~~찌이잉~ >

발 밑에 있는 핸드폰 주워 오기 조차 귀찮아서 발가락으로

드폰을 주어 간신히 전화를 받았다. 


- 자매님~ 뭐하나요? -


- 치코랑 심각한 얘기 중이다 왜? 오늘 바쁘다며
만나주지

더니 전화할 시간은 있나 보네? -


- 흠~ 말투가 맘에 않든 다. 남자 소개 시켜 주려 그랬 는데. 패

스 할께 -

- 자매님~~ 제 말투가 어때 서요? 하려던 얘기 계속 ~~ 내

가 귀 쫑긋 듣고 있은데요.-

- 다음주 주말 소개팅 할래? 남편 친구가 사진 보고 자기

상형 이래 -

-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

- 내가 얘기 했어 사진보고 실물보면 실망한다고 -

- 너 그러고도 친구냐? 내 실물이 어때서? 송혜교 닮았다는 말

은 못 들어 어도 비슷하단 말은 듣고 다닌다  그래? -

- 그래서 결론은? 만나 볼껴? 어쩔껴? -

- 어떤 사람인데? -

- 괜찮은 사람이니까 소개하는거 지. 매너도 있고, 농담도 잘하

고 목소리도 좋아 나이는 너보다 세살 이상이고 직장은 우리 

남편이랑 같은 회사 -


- 어제 같은 남자는 아니겠지? 다음주는 안되고 그 다음주면 

될까? -

- 아! 깜박했네 너 다음주 궁상 맞게 혼자 여행 간다 그랬지? 

그래 다녀오면 보는 걸로 얘기 할께 -

- 야~~~~-




친구는 그렇게 매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여행 당일


오전 근무 마치고 떠나야 하기에 나는 캐리어를 끌고 병원으

출근했다. 혼자 흥얼거리며 들어오다 회의실에 사람들이 

모여 있길래 이어폰을 빼고 슬쩍 그쪽에 귀 울렸다.


<결혼 축하해요~>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청첩장을 하나씩 들고
누군가를 축하해 

준다.


- 이런 또
남자 한명이 줄어 드는구나. -

혼자 말로 중얼거리다 나는 쏠로 지옥에서 탈출하는 사람

 누군지 궁금해서 회의실 으로 몸을 아예 집어넣었다.

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축하를 받고 있는 사람을 보았고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5년전 나와 알콩달콩, 아카시아 벌꿀 보다 더 달콤한 사이였

던 그 사람이 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는 한발짝 내 앞으로 

다가와 디자인이 참으로 하얀색 청첩장을 건넨다.


기분이
묘하다.

분명 내가 먼저 이별을 선언했고, 후에도 몇 번 다시 잘해보면 

안되냐는 고백에도 흔들리지 았었는데....... 나는 지금 표정 

관리가 된다. 입은 축하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얼굴 근육이 

살짝 떨리 손은 얼음을 쥐고 있는 것처럼 점점 차가워 진다.


나는
청첩장 만 건네 받고 급하게 회의실을 빠져 나왔다.

사람이 결혼한다는 말에 그 상대가 다른 여자라는 것에

리고 내가 먼저 헤어지자 말하고 이재 와서 질투를 끼고

이기적인 내가 너무 한심하고 불쌍하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려고 떠나는 이번 여행이 5년전 헤어진 

옛 남친 아니 몇일후면 유부남이 될 그 사람을 내 기억속에서 

지우는 여행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오래전에 써 놓았던 글입니다. -------







추천 (7) 선물 (0명)
IP: ♡.25.♡.166
산동신사 (♡.173.♡.19) - 2022/11/10 09:06:30

제밋게 잘 읽었습니다.다음 내용도 기다려 집니다.추천 합니다.

건치달팽이 (♡.25.♡.253) - 2022/11/10 10:13:30

산동신사님 재미있게 읽어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탠두맘 (♡.34.♡.177) - 2022/11/10 13:52:41

우~1회부터재밌는데요 ~쭉 기대하겠습니다 .

로즈박 (♡.175.♡.27) - 2022/11/11 03:00:53

추천..꾹..잼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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