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수 있을까? - 2-( 또라이 )

건치달팽이 | 2022.11.10 09:32:29 댓글: 6 조회: 1729 추천: 7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416980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

있는 힘껏 캐리어를 들어 기내 선반에 넣으려 는데 키가 많이 

부족하다.

젠장! 하이힐 신었어야 하는데.

까치발을 들고 다시 집어 넣으려 는데 뒤에서 누군가 캐리

어를 들어 가볍게 선반 안에 넣는다.

고맙다고 인사 하려 머리를 돌렸지만 ~ 지나가는 바람에 

인사 커녕 얼굴도 보지 못했다.

자리에 앉아 사람 찾으려고 뒤로 돌아 목을 쏘옥~ 내 밀었다

가 뒤에 사람들 눈길이 일제히 나를 향하는 거 같은 민망함에 

다시 정면으로 앉아 안전띠를 착용했다.


피곤해서 자려고 눈을 감았다.

자야지, 자야지. 자야 되는데. 좀!!!!!!

아침에 받았던 하얀색 청첩장이 자꾸만 내 눈앞에서 팔랑~팔

랑~ 날아 다닌다. 결국 나는 일어나 가방 안에서 아침에 받았

던 청 첩장 을 꺼내 펼쳤다. 거기에는 둘이 이쁜척 하고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 결혼합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었다.

신부가 이쁘다.

< 내가 너보다 먼저 결혼 했어야 되는데. 누구는 결혼하고 누구

는 5년내내 쏠로고 세상 이렇게 불공평 해서야 되겠어? >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청첩장을 찢어 입에 넣고 씹고 있는

옆자리 아주머니께서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민망함에 

찢다 만 종이 조각들을 다시 가방에 넣고 자는 척 눈을 감았다.

그렇게 나는 도착 할 때까지 민망해서 자는 연기를 해야만 

했다.



비행기 목적지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하나 짐을 챙겨 내리

시작한다. 사람들이 거이 빠져 나가고 나서야  나도 짐을 챙

겨 내리려고 어김없이 까치발을 들고 캐리어를 꺼내려 는데

역시나 손이지 않는다.

뜨억~

이놈의 작은 땜에 오늘 여러 번 실망한다.

< 여기....>

승무원 언니를 부르려 팔을 높이 들었는데 누군가 뒤에서

기럭지와 긴~ 팔을 이용해 내 캐리어를 쉽게 꺼내서 나를 주고

는 또 아무 말 없이 내 앞을 슥~ 지나간다.

모습이 아까 남자다. 나는 재빨리 고맙다는 인사 하려고 

가 아니라 얼굴 보고싶어서 그 남자 뒤를 쫓아 갔. 남자는 

긴 다리를 이용해 저벅저벅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짜리 몽땅 다리가 오늘 나를 세번이나 실망 시킨다.

베이지색 자켓을 입은 그의 뒷모습이 참으로 근사해 보였는데 

말이다.

공항 리무진 출발시간에 맞추어 간신히 버스에 올랐다. 생각보

다 사람이 많았다.내 자리를 찾아 앉으려 는데 너무 나도 익숙

베이지색 자켓이 내 눈에 들어왔고 나도 모르게 세 발짝

가서 슬쩍 얼굴을 확인 하려 는데 뜨악! 그 사람과 눈이 마

주쳤다.

순간 당황한 나는 자리를 찾는 척 두리번 거리 빈자리를

앉았다. 모습 보다 모습이 ! 더! 더! 근사 했다. 연예

인 뺨치는 그런 이미지는 아니지만 내가 먼저 고백하고 싶어 

지는 그런 사람이다. 더구나 오늘 저 사람과 두번이나 같은 장

소에서 마주 쳤다는 거다 .비행기안 그리고 공항 리무진 이건 

내가 그동안 상상만 했던 운명적 만남이다.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 이라고 일단 스쳐보기로 했다. 마

침 그 사람 옆자리는 공석이 였다.



어떻게 여기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그 사람 옆자리에 앉아있다.

내가 미쳤구나. 그래, 미친 김에 한번 더 미쳐 보기로 했다


< 你好 >


<.......>


남자는 눈을 껌벅 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중국 사람 아닌가?


< 안녕하세요.>


<.....>


대답이 없다.


그럼 일본사람인가?


< あの....>


<..........>


이번에도 대답을 듣지 못했다.

< 내 일본어 발음이 않좋은가? 아쒸~ 미친 척 전화번호 따려 

했더니 >

남자는 혼자 중얼 거리는 나를 힐끔 보더니 피식 웃는다.

나를 보며 웃는 거면 . 금. 내. 말. 알. 아. 들. 었. 다. 는건데 

머야? 그럼 내 말을 씹은거?


< 저기요~ >

< ..... >


! 씹였다.

표정 보면 내 말을 알아 듣는게 확실한데? 분명 한국사람 아니

면 조선족인데  나 가자미 눈으로 그의 얼굴을 계속 쳐다보

았다.

1초

2초

3초

4초

5초

< 얼굴 닿겠네 >

갑자기 , 치고 들어오는 그의 목소리에 무방비 상태로 있던 

몸 안의 내장이 여기저기 튕겨 다니고 있다.

한참을 멍~~해있다 내장들이 다시 자리를 잡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 말을 알아들었으면서 왜? 대답을 안해요? 못 알아 듣는 척 하

려면 계속 말을 하지 말던가 >

< 그럼 처음 보는 여자가 불쑥 옆자리로 와서 눈을 깜박거리며 

세가지 언어로 인사하는데. 제가 라고 대답 했어야 했나요? >

< 처음 보는 거 아닌데...아까 비행기 기에서 빨강 캐리어 기억 

안나요? >


<아~ 155 >


< 155? 그거 먼데요? >


< 키 155아니에요? 그 이상이면 선반에 손이
닿았을 텐데 >


~우 이 남자 생긴 거랑 다르게 완전 또라이네?


엄마
말이 맞았다. 사람은 얼굴보고 평가 하는게 아니 랬다.


< 저 156.5거든요 >


아차
! 나 지금 뭐라고 한거? 순간 당황해서 내 키를 말하고 말았다.


< 프. 155나 156이나 도토리나 땅콩이나 >


역시
내 눈은 썩은 붕어 눈이 확실했다. 이런 또라이 번호 따려

고 했다니 나도 참으로 한심한 인간이다.


나는
또라이를 한번 째려보고 내자리로 돌아가려고 일어나

려 는데 그는 아주 정확한 발음으로


< 어. 디. 가. 요. 전. 화. 번. 호. 따. 려. 고. 온. 거. 아. 닌. 가? >


( 야~~ 이 ㄱ ㅅ ㅇ ㅅ ㅇ )하마 트면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올 뻔 했다.


다시
자리에 앉아 눈에 힘을 ! 주고 정면으로 그를 보고 말했다.


< 생각
바뀌 였어요.>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 그래요?
번호 알려주려 했는데. 혹시 담에 또 만나면 제가 그

쪽 번호 따도록 할께요. >

~ 대박!!!! 이런 미친 슈퍼 또라이를 내가 직접 눈앞에서 보

다니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려다 빈자리가 없는 거 같아 자리에 

계속 앉았다.

그리고 옆으로 머리를 돌려 눈을 감고 도착 할 때까지 자는 

했다.

오늘 하루가 너무 다이나믹 한거 같다. 옛 남친 청첩장에 슈퍼 

또라이 까지 여행이 시작이 생각 했던 것처럼 아름답지 않았

.


추천 (7) 선물 (0명)
IP: ♡.25.♡.253
탠두맘 (♡.34.♡.177) - 2022/11/10 14:03:25

ㅋㅋㅋ 재밌어요 ~슈퍼또라이 ..

건치달팽이 (♡.25.♡.37) - 2022/11/13 19:13:57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로즈박 (♡.175.♡.27) - 2022/11/11 02:59:56

너무 잼잇네요..인연은 진짜 이렇게도 만나게 되네요..ㅎㅎ잘 보고갑니당~~

건치달팽이 (♡.25.♡.37) - 2022/11/13 19:14:55

댓글 감사합니다.좋은밥 되세요^^

산동신사 (♡.173.♡.19) - 2022/11/11 10:10:11

재미있는 드라마 보는것 같습니다.글솜씨도 좋구요.

건치달팽이 (♡.25.♡.37) - 2022/11/13 19:15:19

재미 있다 해주셔서 감동입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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