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가 살해되었다 (18회)

죽으나사나 | 2024.01.19 02:16:02 댓글: 0 조회: 196 추천: 2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41390
내 여자친구가 살해 되었다. (18회)  너와의 데이트.
"남주혁. 괜찮냐?"
한숨을 돌린 민수가 아직 소파에 드러누워있는 주혁의 옆에 걸터앉아 걱정되어 물어본다.
"어..."
괜찮아진 거 같다. 아까는 진짜 다른 세상인 거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 자식 아직도 변한 게 하나도 없네. 아니지. 더 담대해졌다고 해야지."
민수가 혼자 중얼거렸다.
그래. 역시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게 아니라고 했다.
주혁은 새 잔을 갖고 와서 아직 열지 않았던 양주 뚜껑을 땄다. 이대로 집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걸 본 민수는 옅은 한숨을 쉬더니 자기의 잔도 주혁 앞에 조용히 내밀었다.
그렇게 둘은 말이 없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혜주의 몸에 들어가 있는 내 앞에 나타나 울고 있는 남주혁.
왜 눈물을 흘리는지 잘 알고 있다.
마지막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좌절감, 어릴 적 느꼈던 모멸감이 오늘 한 번 더 뼛속 깊이 느껴지는 거 같아서, 어디선가 모르게 뒷배가 좋은 지태한테 열등감도 있었나 보다. 이렇게 잘나가는 배우가 되었으니 이제 그 자식의 표정이 궁금하기도 한 거였다. 그래서 김기석 감독을 핑계 삼아 오늘 만나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보기 좋게 당했지만...
그래서 지금은 또 혜주한테는 너무나 무능한 남자인 거 같아서 눈물이 났다. 눈물 날 일이 참 많은 오늘이었다.
혜주는 어깨를 들썩이며 어린아이처럼 우는 주혁의 머리를 살살 쓸어주었다. 그때의 혜주가 이랬던 거 같았다. 비록 지금의 본인은 혜주가 아니지만 혜주로 알고 있는 주혁이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었다.
주혁은 한참을 흐느끼다가 그 자리 소파에서 꼬꾸라져 잠이 들었다. 혜주는 이불을 가져와 그의 배에  덮어주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은 까먹겠지. 혜주한테 할 말 못 할 말 다 하고선.
바보 같은 놈.
그게 결국 자신이지만 욕은 해야겠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로, 그것도 혜주의 몸으로 오게 된 나의 역할이 있을까. 누구를 위한 타임머신일까. 어차피 나는 현실로 돌아가면 내가 있었던 건 깔끔하게 사라지는 건데. 난 여기서 무얼 해야 되는 걸까. 갈피를 잡을 수는 없었다.
날이 밝으면  민수한테 전화를 해야겠다. 
아, 그 자식도 술을 많이 마셨는데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한편,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한 민수 때문에 골치가 아픈 민서가 있었다. 벌써 몇 번째 인지 모른다. 헤어진 지 언제인데 술만 많이 마신 날이면 민서를 찾는 하민수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
이미 헤어진 이상 그 집은 절대 다시 들어가기 싫었다. 
"빨리 오라고~~~. 김민서~~~!!"
전화기 너머에 어린애처럼 떼쓰는 민수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또 오피스텔 앞 화단에 걸터앉아서 전화를 하고 있겠지.
운전대를 돌리며 한숨만 쉬고 있는 민서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수는 전화기에 대고 속삭였다.
"보고 싶다. 김민서."
분명히 혜주가 아닌 내 이름을 부르니 가는 거다. 아니면 얄짤없어. 이미 헤어진 주제에.
"정신 차려봐, 하민수!  민수야! "
도착해 보니 역시나 그 큰 몸이 흔들흔들 위태롭게 화단에 걸터앉아 있는 민수를 보았다. 진작에 통화가 끊긴 휴대폰은 아직도 귀에 꼭 대고 졸고 있었다.
어휴... 몇 번째의 한숨인지 기억도 안 나는 민서는 자기 몸을 제대로 못 가누는 민수의 팔을 자기 어깨에 걸치고는 천천히 자리를 옮겼다.
그나마 매번 이렇게 부축하면 민수는 민서의 발걸음에 맞춰 자기도 어느 정도 비틀거리며 걷는다는 거다. 그게 아니면 그 덩치의 남자를 도저히 옮길 자신은 없을 거다. 
몇 번이나 넘어질 뻔 한 걸 겨우 중심을 맞춰서 도착한 곳은 민수네 집 근처에 있는 xx 호텔이다.
민서는 민수의 주머니를 뒤져서 카드를 꺼내서 결제를 하고 카드 키를 받고는 호텔의 그리 밝지 않은 조명들을 따라 방을 찾아냈다.
굳이 민수의 카드로 결제하는 건 자기의 흔적을 하나도 남기기 싫어서였다. 조금 있다가 또 카운터에다가 말할 예정이다. 혹시나 자기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해하면 혼자 온 거라고 말해달라고 할 거다.  어차피 민수는 모른다. 이렇게 만취일 때는.
"띠릭-"
카드 키를 대니 부드러운 소리가 나면서 문이 열렸다. 침대에까지 부축해서 거의 던지다시피  민수를 눕히고는 아픈 허리를 톡톡 치고는 민서는 나가기 전 민수의 얼굴을 한 번 더 쳐다보았다.
취해 자는 모습도 잘 생겼네. 
근데 그래서 뭐 하나. 내 것도 아닌데.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문쪽으로 가려는 순간, 손목이 잡혀 움직일 수가 없는 민서였다.
설마,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데 갑자기 강한 힘이 그녀를 확 끌어당겼다.
"아앗."
깜짝 놀란 민서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당겨진 힘에 의해 민서는 어느새 민수의 가슴 위에 넘어지고 말았다. 
그냥 자는 건지 민수의  내리 감긴 기나긴 속눈썹은 미동이 없었다. 
"뭐야..."
두근거리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민수의 가슴에서 멀어지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민수의 큰 팔뚝이 그녀의 머리를 확 자기 앞으로 당겼다. 그 때문에 민수의 가슴에 얼굴을 들이박은 민서다.
"아야.. 이  씨, 하민수 너 지금...!!!!"
아픈 코를 문지르며 머리를 바짝 쳐들어서 술주정 한번 요란하게 하는 민수를 욕하려는 순간, 자기랑 눈이 마주친 민수의 가는 눈을 보고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깼....어?"
당황해서 말을 더듬는 민서와 달리 눈도 깜빡이지 않고 민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민수. 그렇게 어색한 자세로 몇 초 있었고 민수를 불러서 이 커다란 팔뚝이나 치워달라고 말하려는데 돌아누우며 자세를 확 바꾼 민수 때문에 가슴이 덜컹 해진 민서다. 민수의 옆으로 누운 자세에 그의 팔뚝에 갇힌 민서도 민수의 위에서 같이 침대 옆으로 내려왔다. 이 자세는 흡사 남자친구가 팔베개를 해주고 잠든 모습이었다. 다시 잠이 들었는지 쌕쌕 소리를 내며 따뜻한 숨을 내쉬는 민수를 보며 피식 헛웃음이 나갔다. 

이 녀석이 뭐라고 이미 헤어진 마당에 전화를 한다고 덥석 와서는 혼자 심장이 벌렁했다가 철렁했다가 설렜다가...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얼마 있었을까. 잠이 푹 든 민수가 자세를 바꾸면서  민서는 그 자리에서 도망칠 수가 있었다.
오늘도 그냥 민수를 방으로 데려다주고 조용히 호텔을 나왔다.
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1년 넘게 옆에서 맴돌아 보았는데 술도 그렇게 많이 안 마실뿐더러 마셨다고 해도 정신을 똑바로 차린 민수의 모습만 봐왔었다. 근데 주혁이의 매니저를 하기 시작한 뒤로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매니저를 한다고 약속을 했으니 하긴 하겠지만 사실 뭐 주혁이 때문은 아니고 혜주를 한 번이라도 가까이서 더 만나고 싶은 마음에 시작을 했겠지. 
근데 알콩달콩한 그 둘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또 그냥 너덜너덜해지겠지. 이해를 할 수 없지만 이해가 갔다. 누군가를 짝사랑한다는 마음은 똑같을 거니.
아, 내일도 또 엄청 졸린 하루가 되겠네.
이제 민서도 그 팀에서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민수가 그렇게 갑자기 개인 사정이라고 팀장직에서 빠져나가고 다른 사람이 팀장직을 담당했다. 
민수를 잊기 위함도 있었고 2년 계약직에서 어떻게든 정직원으로 가려고 엄청 열심히 일했었다. 그 덕분에 당연히 정직은 달았고 지금은 조금 더 열심히 한다면 내년쯤은 작은 직급이라도 달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만큼 열심히 달렸다는 거다.
그렇게 마음잡고 잘 버티고 있는데 잊으려 하면 전화가 오는 민수 때문에 기껏 유지해오던 평정심이 무너진다. 좀 제발 전화를 하지 말았으면...
아니, 맨 정신으로 제발 했으면 싶다.
어차피 아침 일어나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갈 사람이 나한테 왜 자꾸 전화질이냐고. 씨...
복잡한 마음을 다잡고 자기 머리카락을 신경질적으로 마구잡이로 당기다가를 반복하면서 민서는 터덜터덜 집으로 향했다.
다음날,
혜주는 너무 빠르지 않은 오전 시간에 민수한테 전화를 걸었다.
"어~ 민수야. 너 속 괜찮아? 어제 술 많이 마셨잖아."
"어...음. 혜주야."
주혁이랑 같이 밤새 퍼마신 덕분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민수는 여태껏 잠을 자다가 혜주의 전화에 처음 뱉는 목소리라 제법 나른하고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내가 많이 마신 거는 어떻게 알아?"
"응? 그거야..."
"주혁이가 나보다 훨 더 마셨는데 제대로 집에 들어갔어? 난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네."
또 만취한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온 호텔 방을 둘러보며 민수가 입을 열었다.
여기에 무슨 사연이 있나, 왜 술만 마시면 자꾸  여기를 오는지 알 수가 없는 민수다.
"이 시간에 혜주 네가 웬일로 전화를 했어?"
아, 전화를 한 이유.
"어제 유지태를 만났다면서?"
뭐야, 벌써 말한 거야? 나보고는 술 마시면서 혜주한테 비밀로 하라고 그렇게 말하더니.
"어... 응. 그랬지."
주혁이가 어디까지 분 거야?
전화기 너머에 혜주의 낮은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주혁이랑 같이 술 마셔주느라 고마웠어. 너 술을 잘하는 편은 아니잖아."
적어도 주혁이 나랑 몇 번 마셔봤을 때 그랬어. 
혜주의 말에 민수는 피식 웃었다.
혜주 네가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나보다 빨리 취하면서.
혜주의 관심을 받는 거 같아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민수다.
"그 있잖아. 네가 혜주, 아니. 나한테 대해 좀 알잖아."
혜주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뜸을 들이기 시작했다.
"응."
"그래서 말인데..."
참, 민수 얘한테 묻기도 그렇다.
"그래서?"
뜸을 들이는 게 답답한지 민수의 질문이 급하게 들어왔다.
어차피 현실로 돌아가면 잊을 텐데 뭐.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평소에 내가 어떤 걸 하고 싶었는지 알아?"
"응?"
뜬금없는 질문이긴 했다.
"그때  예약이 그렇게 어렵다던 식당엔 우리 같이 갔었지?"
"응. 그랬지. 네가 맛있다며 극찬을 했지."
"그러면서 너한테 또 뭐 하고 싶다든지 그런 말은 없었어?"
"그게.... "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닫아버린 민수. 전화가 너머엔 너무 조용하다. 전화를 끊었나 싶을 정도로.
하. 내 질문이 좀 이상하긴 했지. 혜주가 뭐 기억상실이라도 걸린 것처럼 말했으니. 아무래도 이건 아닌가 싶어서 혜주가 입을 열려는데 휴대폰 속에서 민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중에 주혁이랑 공개 연애를 하게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을 말했었잖아."
분명히  어쩌다가 나하고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넌 또 주혁이 걱정만 했었지. 기억을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또 네가 네 입으로 그걸 꺼내네.
마음이 무거워지는 민수다.
"아, 그랬구나. 그게 뭔데?"
오늘의 혜주는 이상하다. 자기가 한 말을 까먹어서 물어보는 걸까. 목소리는 혜주인데 혜주가 아닌 느낌은 뭐지?
"뭐 그냥 일반 연인처럼 남의 눈 신경 안 하고  길거리 데이트를 하고 오락하고 그런 거?"
민수는 그때 들었던 혜주의 말을 생각해 보면서 시큰둥하게 대답을 했다.
"아... 그래? 알았어. 술 많이 마셔서 힘들 텐데 좀 더 자고. 오늘 스케줄 없지?"
내 기억으로는 지태를 만나는 다음날은 스케줄을 비워두었던 걸로 기억난다. 유지태를 만나서 크게 회포를 풀 생각이었으니.
"어, 오늘은 스케줄이 없지."
"그래. 알았어. 수고했어. 어제. 잘 자고. 안녕."
"저기 혜주야."
어찌나 성급한지 말할 틈도 안 주고 혜주와의 통화는 툭 끊겨버렸다.
뭐냐, 김혜주.
느닷없이 이상한 말만 하다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툭 끊어버리네. 나보고 잘 자라고? 잠을 다 깼다. 너 때문에.
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나 또다시 호텔 방을 둘러보며 머리를 갸우뚱하는 민수다. 
****
"야, 남주혁. 일어나 봐! 남주혁!!"
"아아!"
정신없이 자고 있는 주혁이의 등에 스매싱을 날렸다. 살살 흔들어서는 깰 리가 없는 자식이란 걸 내가 나를 잘 알기에. 등짝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아픔을 느낀  주혁은 그 자리에서  눈을 비비며 꼼지락댔다.
"왜 그래 , 김혜주~~"
"일어나 빨리. 밖에 나가자."
어디서 앙탈이냐. 죽을래?
"왜애~ 어데 가게."
졸리고 머리 아픈데.
이불을 다시 뒤집어쓰고 덩치에 비해 좁디좁은 소파에서 몸을 뒤집는 주혁이다.
"데이트하러 가자."
"...!"
잘못 들었나? 얘가 방금  뭐라고 했지? 하는 표정으로 머리까지 올렸던 이불을 천천히 내려서 눈만 빼꼼 보여주는 주혁이다.
"일어나. 나 김혜주랑 데이트하러 가자고."
혜주는 주혁이가 꼭 잡고 있던 이불을 확 열어젖혀 뺏고는  방으로 가져가 침대에 내던졌다.
데이트라... 사람이 많은 가로수길 같은 데로 가는 게 맞나?
혼자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는 듯한  혜주를 주시하며 갑자기 무슨 데이트를 나가서 하자는지 도통 이해는 안 갔지만 그녀가 하란 대로 샤워를 하고 옷도 갈아입은 주혁이. 평소의 혜주 같으면 절대 밖에 나가서 데이트하자는 얘기를 안 하는데. 뭘 잘못 먹었나? 싶다.
뭘 입을지 고민이 돼 이것저것 옷장에서 뒤지다가 도통 마음에 드는  옷이 없는 혜주는 잇새로 옅은 한숨을 내쉬고는 아까부터 가재 눈을 하고서 의심스럽게 자신을 쳐다보던 주혁이랑 눈이 마주쳤다. 정작 눈이 마주치자 주혁은 시선을 급히 다른 데로 두었다. 왠지 오늘의 혜주는 평소랑 달라서 무섭다. 어제 술을 마시고 무슨 실수를 했나 머리를 굴려보았는데 생각나는 게 없다.
너무 늦게 들어왔다고 그러나? 지금이라도 사과를 해야 하는 건가 싶다.
"야, 남주혁. 난 왜 이런 옷밖에 없냐?"
아무거나 눈을 감고 잡아도 비슷비슷한 트레이닝복. 데이트하기엔 너무 캐주얼하잖아.
"강남 가자. 새 옷을 사야겠어."
결심을 했다는 듯 머리까지 혼자 끄덕이는 혜주를 보며 주혁은  가슴이 덜컹했다.

새벽까지 너무 달려서 혜주가 화난 게 틀림없다. 어떻게 해야 혜주 마음이 풀어질까 내심 초사했다. 그리고 뭐? 옷을 사러 간다고?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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