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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오대산으로 가는 길(4)--돌이와 호랑이아저씨

돌이 | 2002.12.14 16:43:42 댓글: 0 조회: 254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1102
달빛 속의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는 돌이는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한편으로는 아쉽고, 그리고 화도 나고 그 마음 뭐라면 좋을까! 하여튼 돌이는 지금 모순된 심정으로 억지로 모순된 마음을 꼭 누르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쁜 토끼가 왜 승냥이하고 한편 해서 선량한 돌이를 해치자고 하는지 이해가 갑니까!

돌이는 이해가 안갑니다. 돌이는 승냥이보다 키도 크고 몸집도 크고, 그리고 사람중의 사람, 남자중의 남자, 군자중의 군자입니다. 모자라다면야 옷을 벗으면 털 하나 없고, 헤여봤자 다리가 두개 뿐, 땀은 흘려도 코물은 안흘립니다.

돌이는 슬픔에 잠겨 머리를 숙이고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돌연...

숲속에서 쉭~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시누런 그림자가 뛰쳐나오더니 돌이의 갈길을 막습니다.

"이 길은 나의 길, 내가 열고 내가 닦은 길, 여길 지날려면 길세를 내랑..."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춘 돌이, 돌이는 눈앞의 누런 짐승을 보고 또 다시 깜짝 놀랍니다.

아...이거 어쩌나... 눈앞에 산채같은 호랑이 한마리가 길목을 가로막고 서서 돌이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돌이는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쌀번 했습니다. 실은 용기가 모자란 돌이입니다. 승냥이하고 용감하게 나온 거는 승냥이를 개 정도로 생각하고 두려움이 없은 겁니다. 생각해보면 알만하지만, 토끼아씨가 귀여워도 자기 목숨보다 더 귀엽겠습니까!

호랑이 앞에 선 돌이는 고양이를 만난 쥐나 다름 없습니다. 돌이는 제꺽 땅에 업드려 네발로 절을 올렸습니다.

"호랑이님,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시키는대로 다 하겠으니...제발, 제발..."

호랑이란 놈 코방귀를 흥흥... 정신없이 절을 하는 돌이를 지켜보더니 입을 엽니다.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만, 요즘 고기 값이 많이 올랐어. 너 딸라 가지고 있어? 엔화도 괜찮으니..."

"미안하지만, 호랑이님, 전 일본에 가서 공부만 하다나니 돈 벌 새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인민페하고 한국지페가 몇장 있는데 모두 드릴게요."

돌이는 배낭속의 지갑에서 로비로 준비해뒀던 인민페 200원과, 쓸데없지만 만일의 비상시기를 위해서 몸에 지니고 있었던 만원짜리 한화 두 장도 같이 호랑이에게 내밀었습니다.

호랑이는 지페를 받아지고 헤여도 보지않고 궁둥이에 쑤셔넣습니다. 그러고는 하늘을 쳐다보며 쌍소리입니다.

"우, 재수없다. 오늘은 아침부터 시시한 전화만 오더니, 이런 재수없는 놈을 만나는구나. 임마, 이것 가지고는 모자라. 너의 몸도 나에게 바쳐. ㅎㅎㅎ…"

그 말 듣고 돌이는 두 눈을 꼭 감았습니다. 이젠 꼼짝 못하고 호랑이 밥입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일본에서 한시간 아르바이트 더 하고 오는 건데...

으아....씨씨씨...

죽는다는 생각이 드니 금시 부처님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돌이는 부처님을 외웁니다.

부처님, 부처님... 절 좀 살려줍소. 호랑이밥만 안된다면 영원히 부처님을 모시고 오대산에서 내려오지 않겠습니다. 나미아미타불, 나미아미타불…….

호랑이는 벌벌 떠는 돌이의 주위를 빙빙 돌기 시작합니다. 냄새도 맡아보고 슬쩍 돌이의 엉치를 발로 툭 쳐보기도 하고, 돌이의 길다만 머리채를 잡아당겨 보기도 하고... 돌이의 앞가슴을 슬쩍 건드려보기도 하더니 머리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야, 너 이놈 남자였구나. 빌어먹을 자식, 머리를 길게 기르고 뒤로 쪽져매니 여자인가 했다. 야, 임마, 빨리 가, 너 같은 놈은 먹을 알이 없어. 왜 비린내가 안 나는가 했더니... 웃씨, 재수없다....."

돌이는 죽다 살아난 놈처럼 멍하니 서있다가, 가란 소리만은 제대로 듣고 두 눈을 번쩍 뜨더니 배낭을 들고는 정신없이 도망갔습니다.

이런... 참 다행입니다. 하도 여자만 잡아먹는 호랑이를 만났으니 그렇지, 여자로 태여나지 않기 참 다행입니다.

한참 정신 없이 달아가다가 돌아다 보니 호랑이의 모습이 안보입니다. 후우...돌이는 한숨을 놓고 천천히 걸어갑니다. 걸어가면서 생각해보니 여자로 태여 나면 더 좋았지 않았을 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이 세상의 여자들이 시집 못 가는 걸 봤습니까! 가고만 싶다면야 남자들이 다 데려가지요! 돌이도 여자로 태여났으면 적어도 지금 오대산으로 갈 필요는 없었을 겁니다.

"여러분, 저의 말 맞지요!"

오대산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 험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장가가서 아들 딸을 한 광주리나 낳고 3룬 택시나 몰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건데...

왠지 한숨이 나옵니다. 나 그래도 장가 갈 기회가 많았댔습니다. 사실 장가란 장가가 뭔지 모를 때 가는 거였습니다.

후우...

여성동무들, 웃지 마세요. 시집도 한가지입니다. 아직 시집이 뭔지 모를 때 얼른 시집가세요. 저의 말 똑바르 들으면 후회가 없습니다. ㅎㅎㅎ..



PS:<돌이창작실>제작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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