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천사-9

로란 | 2002.11.13 00:30:24 댓글: 0 조회: 281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1007
                                     개구쟁이의 중학시절


시골에서 공부를 잘해 현성의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대부분이 순진하고 선량했습니다. 그런데 현성에 와서 도시애들과 몇년씩 휩쓸리고나면 나쁜길에 들어서기가 십상이였습니다. 사춘기에 처한 애들이 부모님들을 멀리 떠나 숙소생활을 하여 곁에 단속하는 사람이 없기에 나쁜 물에 들기가 쉬웠습니다. 학생으로서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등 나쁜 짓을 다 배우는 것입니다. 심지어 도시애들과 함께 도적질하고 강도질까지 하는 애들도 있었습니다.

중국속담에 “주사를 가까이 하는 자는 붉어지고 먹을 가까이하는 자는 검어진다”고 하였습니다. 현성에 온지 반년이 지나자 호걸이도 차츰 나쁜 물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북도에서 온 형님들 중에는 나쁜 물이 든 애들이 몇 명 있었는데 그런 애들과 함께 한 지붕아래에서 생활하느라면 자연히 그들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개구쟁이 호걸이도 이미 청소년의 위험기인 사춘기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사춘기에 처한 소년, 소녀는 쉽게 충동하고 자기의 신체, 이성 그리고 주위의 모든것에 대하여 커다란 호기심을 품게 됩니다. 특히 자기보다 어떤 면에서 나은 사람을 맹목적으로 숭배하고 모방하기 좋아합니다. 지금 애들은 가수나 영화배우를 우상처럼 숭배하듯이 말입니다. 그 시절에는 영화가 적고 TV도 없었으니 애들이 숭배할만한 스타도 없었습니다. 사춘기의 애들은 사고방식이 극단적일 때가 많으며 감정이 아주 민감합니다. 때문에 사춘기에 길에 잘못 들어서면 한평생 불행할 수 있습니다.

북도에서 온 학생들 중에는 춘호라고 부르는 고중생이 있었는데 주먹이 세여 전 현성에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주먹이 센 그는 북도 학생들의 보호신이기도 했습니다. 도시 학생들중 주먹이 센 애들이 늘 시골에서 온 애들을 때려놓거나 돈이나 물건을 빼앗았습니다. 그러면 춘호가 북도의 패거리들을 거느리고 놈들과 영용히 싸웠습니다. 이리하여 하루는 도시애들 패거리들중 주먹이 제일 센 애가 춘호와 “약속”을 하게 되였습니다. “약속”이란 남자들의 세계에서 싸움과 관련된 ‘전용명사’인데 “약속”을 한 두 사람이 패거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1대1의 생사(?)결투를 벌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결투에서 지면 “항복한다(服了)”고 말하고 승리자앞에서 다시는 머리를 쳐들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자기의 부하들이 빤히 보는 앞에서 패배당하고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패배한 자의 패거리들도 승리한 자의 패거리를 다시 건드리지 못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날 춘호와 약속한 애는 리강이라는 애였는데 주먹깨나 세서 싸움군들 속에서 꽤 높은 ‘명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춘호처럼 키가 크고 근육질의 체격을 갖춘 그는 자그마한 뱁새눈에 두툼한 입술을 갖고 있었는데 늘 눈을 게슴츠레 하고 턱을 잔뜩 쳐들고 다니는 건방진 자식이였습니다.

춘호가 “약속”했다는 소문을 듣고 북도 애들이 몽땅 떨쳐나섰습니다.
(큰 형님이 ‘약속’을 했다는데 당연히 내가 함께 가야지.) 이것이 호걸이의 생각이였습니다. 마치도 자기가 없으면 “약속”이 실현되지나 않을 것 처럼 호걸이는 큰 애들의 뒤를 우쭐우쭐 따라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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