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푸르른 가을에 빨간 단풍을 보러 가는것이었다.
  
        시야에 온통 빨갛게 물들인 단풍속에 묻혀 여유롭게 마음에 와닿는 책장을 펼치면서 모든것을

잊고 그속에 푸~욱 빠지고 싶었다...
  
        산의 정상에서 목청껏 "야~후"를 외치면서 스트레스를 그 외침소리에 담아 내 몸밖으로 몰아내

고 싶었다...

        살아갈수록 슬픈것 투성이고 모두 염려투성이고 슬픈지 않는 일이 없는거같이 삶에 차이고 절망

할때마다 그 속으로 가고 싶었다...
  
        나에게 사랑이 느끼게 해주는 행복이 무엇인지,이별이 느끼게 해주는 고통이 무엇인지를 소리없

이 알려주고 사라진 그 사람이 내 마음속에 오래 머물렀었는데,이젠 단풍속에만 묻힌다면 마음속의

그 아픔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그 흔적이 희미해지도록 잊고싶었다....
  
        정말 단풍속에 묻히면 하고 싶었던것들이 이루어지겠는지는 몰라도 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남

들 보기에(?) 유치한 생각들은 오래동안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점점 멀어져가는 이 가을이 또다시 살아지는 만큼 그냥 막연히 슬프고 아파서 적어내려가는 나

의 바램도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거리의 락엽따라 또 한번 수포로 돌아갔다...

        이젠 방황하고 무거운 가을이 막을 내렸다.

        오늘 첫눈이 내렸다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