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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악마와 천사@-3

로란 | 2002.10.18 16:58:41 댓글: 0 조회: 333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952
  애들과 툭툭 치고 박고 쫓거니 뛰거니 하면서 마을에 거의 이르렀을 때였다.
맞은편에서 위생소의 호가가 황황히 걸어오더니 호걸이를 보고 소리쳤다.
<호걸아, 빨리 집에 가봐, 너네 외할아버지가 거의 숨이 넘어가고 있다. 지금 너만 애타게 찾고 있다!>
이 말을 들은 호걸이는 대뜸 굳어지고 말았다. 몇초동안 아무 반응을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다. 갑자기 강렬한 해빛에 눈앞이 가물가물 하면서 지평선너머로부터 주위가 온통 하얗게 바래졌다.
<얘, 멍청해 뭘하니? 빨리가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선 호걸이는  외할아버지네 집을 향해 허둥허둥 뛰어갔다.
눈물이 자꾸만 솟구쳤다. 눈앞이 뿌옇게 되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호걸이가 문을 떼고 들어갔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를 한없이 사랑해주던 외할아버지는 눈을 감고 조용히 누운 채 호걸이의 애타는 부름에 묵묵부답이었다. 숨을 거두기전에 가장 귀여워하는 외손자를 한번 보고싶었던 소원을 풀지 못한 채 총망히 떠나셨다.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셨다.
가엾은 외할머니는 뜻밖에 닥친 불행으로 어리둥절해진 것 같았다. 어제까지 펀펀하던 남편이 오늘 싸늘한 시체로 변하여 누어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창백한 얼굴에서 눈물이 줄줄이 떨어졌고 목소리는 이미 쉬어버렸다. 이미 시집간 두 딸을 내놓고도 아직 학교에 다니는 딸이 셋이나 있는데 혼자서 그들을 키울걸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딸들이 어머니를 안고 대성통곡했다.
외할아버지가 어찌하여 갑자기 돌아가셨을가?
전날 저녁에 외할아버지는 생산대 양돈장에서 야간근무를 하셨다. 그날 공교롭게도 밤중에 큰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밤중에 일어나서 돼지먹이를 주려고 밖에 나왔던 외할아버지는 조심하지 않아 진창길에 심하게 미끌어 넘어졌다. 술을 마신데다가 연세가 많은 그는 쓰러진채로 일어날수가 없었다. 장대같은 비줄기는 사정없이 땅을 후려치고 그속에서 외할아버지는 쓰러진채 장밤 비를 맞았다. 이튿날 아침에 다른 사양원이 할아버지와 교대하러 나왔다가 흙투성이가 되여 인사불성인 그를 발견하고 촌병원의 의사를 불러왔다. 하지만 너무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구급치료를 받았으나 효험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그 시절엔 의술이 낙후하고 좋은 약이나 설비가 없었지만 지금이면 혹시 구원할수도 있을 것이다.
외할아버지가 세상떴기에 외할머니와 어린 딸 셋이 시골에서 힘겹게 살아가야 했다. 여자들 넷만 시골에서 생존해나간다는것이 말이 아니였다. 그 무겁고 힘든 농사일을 연약한 여자들만으로는 할 수가 없었다. 생존을 위하여 외할머니는 쉰살에 아직 어린 작은 이모를 호걸이네 집에 맡기고 이웃마을에 재가 했다.
외할머니가 재가할때 호걸이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외할아버지의 사망에 뒤따른 외할머니의 재가로 어린
할머니가 개가한 후에도 호걸이는 시간을 타서 짬짬이 외할머니를 뵈러 다녔다. 아무리 바빠도 명절날이면 어김없이 외할머니를 찾아 갔다. 호걸이는 어릴적부터 남달리 따뜻한 애정을 지닌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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