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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악마와 천사-2

로란 | 2002.10.08 20:40:57 댓글: 0 조회: 711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924
             
                                                 동년시절

총명하고 한심한 장난꾸러기인 김호걸이는 가난한 살림에도 아무탈없이 무럭무럭 잘 자랐다.물질면에서는 풍족하지 못하였지만 외할머니 일가와 부모님, 할아버지,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행복하게 자랐다.사람의 성격적 특점은 어린시절의 성장환경과 밀접한 연계가 있다.어렸을 때 가족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기에 호걸이는 가난하고 선량한 사람들에 대한 깊은 동정심과 주위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인정과 남을 배려할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수 있었다.혹시,그는 일반 사람보다 더 뜨겁고 더 감수성이 예민하고 더 여린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비록 자기의 경쟁적수나 적에 대해서는 악마처럼 독하고 무자비하지만 자기 부모와 형제, 친구, 직원, 나아가 우리 조선족에 대한 사랑은 너무도 뜨겁고 진실하였다.그는 악마와 천사가 한몸에서 나타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기작 아기작하고 겨우 걸음마를 떼던 호걸이가 어느새 궁둥이에 가방을 달고 우쭐우쭐 학교에 다니었다.그애의 뛰어난 총명은 이때에 벌써 나타났다.늘 하학하기 바쁘게 가방을 구들에 활 메치고는 날이 저물어 할머니가 찾으러 다닐 때까지 놀았으나 성적은 언제나 반에서1등이였다.이 애는 펀펀한 전기제품을 뜯었다가 다시 조립하기를 특별히 좋아했다.그리고 그믐때쯤이면 마을사람들이 다 자는 깊은 밤중에 조무래기들과 함께 남의 집마당에 불을 단 폭죽을 던져서 온 집식구들이 놀라 깨나는 못된 장난도 했다.
호걸이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외손자가 개를 추긴다>는 속담을 번연히 알면서도 그애를 쥐면 부서질가 놓으면 날아날가 하고 애지중지 키웠다.심지어 이 철없는 개구쟁이가 자기보다 몇 살만 이상인 막내고모를 업신여겨 울려놓을 때도 외할머니는 그를 두둔했다.그 정도로 외할머니가 호걸이를 사랑했기에 그애는 아무리 바빠도 명절날이면 꼭 외할머니한테 명절인사하러 갔다.동구밖에 나와서 손을 얹고 자기를 고대히 기다리는 외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하여 호걸이는 외할머니가 세상뜰 때까지 이것을 지켜왔다.
일생동안 백두산 밀림을 메주 밟듯 하고 다니면서 사냥을 해온 외할아버지는 호걸이가 너무 귀여워서 동네잔치에 갔을 때마다 주머니에 맛나는걸 넣어서 갖다줬다.호걸이가 외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사과랑 색과자랑 맛나게 먹는것을 보고 외할아버지는 참으로 기뻐하셨다.맛나는걸 먹으면서 다람쥐처럼 매달려 응석을 부리는 외손자에게 장포수는 정색을 하고 물었다.
<호걸아, 이 세상에서 누가 너를 제일 고와해?>
호걸이는 흑진주처럼 까만 눈을 반짝이며 일부러 고개를 갸우뚱하고 생각하는척하다가
<외할아버지!>
라고 대답한다.
<그럼 호걸이는 누가 제일 곱니?>
<당연히 외할아버지죠!>
라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할아버지 입에 사탕 한알을 넣어드린다.터실터실한 손으로 호걸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장포수의 주름진 얼굴에 흐믓한 미소가 스믈스믈 떠오른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장포수가 외손자를 키우는 천륜지락을 얼마 누리지 못하고 호걸이의 곁을 영원히 떠날줄을.
그날 소학교 3학년을 졸업하게 된 호걸이는 학기말시험에서 1등을 하여 상장을 들고 동네 조무래기들과 함께 우쭐우쭐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여름인지라 산과 들은 녹색으로 물들었고 파아란 하늘에는 하얀 솜그름 몇개가 미끄러가고 있었다.길가에는 희고 노랗고 빨간 꽃들이 피어 해빛아래 눈부시게 빛나고 풀잎에 앉았던 고추잠자리들이 발걸음소리에 놀라 <쌩->날아나버렸다.
외할아버지랑 부모님이랑 1등 상장을 보시고 기뻐하실것을 생각하니 신바람이 나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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